"정체성을 담아라"…진정성 시대의 홍보전략 `익스프레션`
브랜드 의인화로 광고 그 이상을 담는다 |
기사입력 2012.01.27 13:42:57 | 최종수정 2012.01.27 14:0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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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현대카드 사옥 1관 로비 전경. 사옥에도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정제된 기능성’ 이 반영돼 있다. <사진 제공=현대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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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미지를 광고 하나로 만들어가던 시대는 지났다. 매체 환경이 다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이 기업과 브랜드를 경험하는 경로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표현되는 방식과 매개체가 광범위해질수록 일관성 있게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들은 기업이 하는 모든 활동과 보여지는 모습에 고유의 정체성과 전략을 담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는 광고(advertisement)가 아니라 `익스프레션(expression)`으로 표현될 수 있다. 광고와 익스프레션은 어떤 점이 다를까. 광고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이 알리고 싶은 사실이나 이미지를 고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로 만들고 어울리는 미디어를 선정해 유통해 나가는 방식이다. 얼마든지 기업의 실체와 다른 모습으로 포장할 수 있고, 전달 방식도 일방적이다. 그동안 광고 운영 방식은 체계화된 전략 속에서 실행되지 않고 제품이나 사안에 따라 일회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방식은 기업과 고객과의 접점이 많아진 상황에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 반면 익스프레션은 회사의 전사적인 전략 속에서 수행된다. 또 소비자와의 다양한 접점을 고려해 일관적인 메시지와 이미지로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대표적 사례가 애플이다. 애플은 `애플답다, 애플스럽다`는 표현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지 제품 디자인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애플이 선보이는 제품, 서비스, 심지어 프레젠테이션하는 방식에서도 `애플스러움`을 찾을 수 있다. 보드카 브랜드인 `앱솔루트`도 병 모양과 폰트, 광고 등에 앱솔루트만의 정체성을 반영해 다른 보드카와 차별화되고 있다. 일종의 `브랜드 의인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익스프레션 영역은 기존의 CI, BI, 광고 등의 시각적인 영역을 넘어서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경험인 상품 혜택, 숍 디자인, 사옥까지도 포함한다. 독특한 광고와 마케팅을 선보이는 현대카드를 보자. 이 회사는 애플이나 앱솔루트처럼 광고 외 영역에서도 `현대카드스러움`을 나타내려 노력한다. 카드 디자인, 배송되는 청구서, 기업이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와 서비스에는 반드시 `현대카드스러움`이라는 의미가 담기도록 애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세계적인 거장을 초청해 여는 슈퍼콘서트, 많은 초청료까지 부담해 가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맞붙게 하는 슈퍼매치 등의 이벤트를 여는 것은 단편적인 문화마케팅 차원이 아니다. 이러한 활동은 현대카드의 회사 전체 전략 내에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대카드가 추구하는 정체성은 뭘까. 현대카드는 자사의 정체성을 `정제된 기능성`으로 표현했다. 우선 직관적이고 명쾌한 제품과 서비스를 추구한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제로카드`가 좋은 예다. 제로카드는 사용설명서가 필요없을 정도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할인 혜택에도 아무런 조건이 없다. 현대카드의 정체성은 소비자와의 접점뿐 아니라 회사 내부에도 적용된다. `회사를 구성하는 사람` 머리에 회사의 정체성이 박혀 있지 않다면 회사의 정체성이 반영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효율적인 회의 문화, 7시간 내 이뤄지는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은 `정제된 기능성`이 회사 내부에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사람을 담는 공간`인 사옥도 주차장 표지판에서 사무용품까지 일관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사옥은 회사가 어떤 생각을 가진 조직인지 말해줄 수 있는 현장이다. 공간의 변화가 생각의 변화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광고 방식이 한계에 다다른 이유에 대해 "과거 마케팅은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즉 한마디로 제품을 요약할 수 있어야 했지만, SNS가 활성화하면서 요약된 하나의 단어로는 소통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한 사람의 진정성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다양한 측면을 모두 알아야 하는 것처럼 이제 기업도 다면적 검증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현대카드는 이런 흐름을 빨리 간파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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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말썽꾸러기, CEO 만들기 (上)
IBM 창업자 왓슨 사고뭉치 2세때문에 후계자 선정 큰 애로결국 세일즈맨 능력 발휘 간신히 대학 입학시켜…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
기사입력 2012.03.02 14:01:44 | 최종수정 2012.03.02 14:3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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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처음으로 일으킨 창업주의 최대 고민은 아마도 후계자 선정일 것이다. 누구로 정해야 자신이 물러난 이후에도 회사가 흔들리거나 쇠락의 길로 접어들지 않고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가장 치열하게 했던 인물 중 하나는 바로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의 창업자 토머스 왓슨(Thomas J. Watson Sr.)이다. 그는 1936년 미국의 고소득자 명단에서 맨 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당시 미국 최고의 부자 중 하나였다. 동시에 그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세일즈맨이기도 했다. 그에게는 말썽꾸러기 장남이 있었다. 왓슨 2세(Thomas J. Watson Jr.)는 초등학교 시절에 대부분의 성적이 D와 F였다. 특히 성적 중에서도 가장 낮았던 것은 바로 품행점수였다. 그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벌점이 50점이면 퇴학 처분이 내려졌는데 그의 점수는 항상 40점과 50점 사이를 오가는 수준이었다. 왓슨 2세는 초등학교 시절 전설적인 일화들을 남겼다. 그 중 하나는 스컹크 사건이다. 그는 사냥을 다니는 친구에게 스컹크 항문선에서 뽑은 액을 산 후, 수업을 듣다가 지루해졌을 때 학교 건물 전체로 통하는 환기구에 스컹크 액을 통째로 쏟아 부었다. 엄청난 냄새에 학교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 학교 전체의 수업도 중단되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사는 범인이 누군지 한눈에 눈치챘다. 왓슨 2세의 가방에서 주요 증거물들을 확보한 후 교장선생님은 그 벌로 스컹크 액 병을 그의 목에 매달아 계속해서 냄새를 맡게 했다. 처음에는 견딜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치던 왓슨 2세는 잠시 후 후각이 마비된 다음부터는 다시 생글거리며 웃고 돌아다녔다. 그러자 분개한 교장 선생님은 최후의 수단으로 그의 아버지를 호출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절대로 체벌을 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라는 듯이 그를 쫓아왔고 끝없는 술래잡기가 벌어졌다. 말썽꾼으로서 왓슨 2세의 청소년기는 유년 시절만큼이나 화려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낙제를 거듭하면서 세 군데의 학교를 거쳐 간 끝에 무려 6년 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그가 낙제를 거듭하면서 방황을 하다가 흘러들어갔던 고등학교는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던 때에도 바지 뒷주머니에 위스키 병을 꽂고 옆구리에는 여학생을 끼고서 돌아다니는 건달들로 득실거리는 곳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탕아들의 필수과목인 마리화나에 손을 대기도 했다. 놀랍게도 왓슨 2세는 대학에 진학해야 할 시기가 왔을 때,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가장 명문에 속하는 프린스턴대학에 진학하겠는 포부를 밝혔다. 아버지 왓슨은 말썽꾸러기 아들을 둔 죄로 거액의 기부금과 함께 입학을 간청하러 갔다가, 프린스턴대학의 학장에게 뼈아픈 수모를 당했다. 왓슨 2세의 성적표를 본 프린스턴 대학의 학장은 왓슨 2세를 `천부적인 낙제생`이라며 비아냥댔다. 포기를 모르는 천부적인 세일즈맨이었던 왓슨은 아들을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별도로 전용 차량을 준비시킨 후 아들과 함께 닥치는 대로 대학을 수소문하였다. 미국의 모든 대학이 그를 받아주지 않을 것 같았던 절망적인 순간에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때마침 브라운대학의 총장이 아버지 왓슨이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그는 신의 은총으로 브라운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난다. 아버지 왓슨은 2세를 세계적인 기업인 IBM의 성공적인 CEO로 키워낸 것이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진짜 비즈니스에선 사람이 전부다"
낙타·향신료 팔며 시장 경험한 코너 우드먼인도서 남아공 칠리소스 파는것처럼 고정관념부터 뒤집어야 사업 성공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는 `윤리적 소비` 서양서 한국식 예절교육하면 통할 것 |
기사입력 2012.03.02 14:04:00 | 최종수정 2012.03.02 14:4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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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의 저자 코너 우드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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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ㆍ회계와 물류, 인사는 학교에서 배울 수 있죠. 나중에 따로 공부할 수도 있어요. 근데 사람과 만나 부딪치면서 익히는 사업의 정수 `진짜 거래`는 현장이 아니면 배울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하루에 100만원을 벌던 사나이가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낙타와 카펫과 향신료를 팔러 개발도상국을 돌아다녔다. 아프리카 수단을 시작으로 6개월간 15개국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팔아 약 2만5000파운드(약 5000만원)를 번 독특한 청년. 바로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의 저자 코너 우드먼 얘기다. 매일경제 MBA팀은 2012 MBN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를 지난달 28일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가 익힌 `진짜 거래의 세계`와 스스로 깨달은 비즈니스의 법칙을 들었다. 우드먼은 "경제학을 열심히 공부했고 단말기 앞에서 회사의 실적을 평가하고 가치를 매기고 금융거래를 했었다. 하지만 각 나라의 실제 시장을 오가며 상품을 팔다 보니 경험 많은 베테랑 상인들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다른 문화와 관습 속에서 어떻게 협상하고 어떻게 거래해야 할지를 하나하나 배웠고 진짜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진짜 비즈니스`란 무엇일까. 우드먼은 단연코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드먼은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알아둘 것이 있다. 사업은 논리와 디테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업은 결국 모두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여러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만난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사업가의 기질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그토록 열정을 갖고 열심히 공부했던 경제학이라는 학문 분야도 다시 생각해 보면 결국 사람과 그 심리에 대한 연구가 아니었을까 한다"며 "회계, 선적하는 방법, 여러 가지 문서 작성과 물류관리는 나중에 다 공부할 수 있지만,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거래를 하는 사업의 정수는 절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 이외에 우드먼이 들려준 `진짜 비즈니스`의 또 다른 정수는 `생각 뒤집기`와`타이밍 잡기`다. 우드먼은 자신이 직접 거래를 하며 겪은 최악과 최선의 성과가 나온 사례를 각각 들려줬다. 최악의 성과는 중국에 가서 말을 팔려 했던 일이었다. 카자흐스탄에서 중국으로 넘어가 말을 팔려던 그는 때마침 터진 `말전염병`과 중국 국내사정으로 입국이 거부됐다. 다급한 마음에 초원에서 말과 함께 잠을 잔 뒤 카자흐스탄 시장에서 말을 거래했다. 물론 베테랑 상인들과의 거래에 실패해 큰 손해만 보고 돌아섰다. 중국의 사정을 고려한 정확한 사업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단순히 중국에 가서 말을 팔겠다는 `아이디어`만 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최고의 거래 성공사례 중 하나는 인도에 칠리소스를 팔아 이윤을 남긴 일이었다. 그는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파는 게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얼음집 때문에 진짜 얼음이 필요한 건 에스키모가 맞다"며 "바로 그런 생각 뒤집기로 향신료의 원조국가인 인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리소스를 팔았다"고 말했다. 향신료가 많은 나라라 사람들이 향신료에 대한 관심이 높고, 최근의 경제성장과 소득 증대로 수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 좋은 사업아이템은 무엇일까. 우드먼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윤리적 소비`, `녹색소비`가 대세여서 이를 잘 노리면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소비행태는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영국 소비자들만 봐도 저개발국가의 근로자들에게 낮은 임금을 주거나 혹사시키거나 환경을 파괴한 제품을 잘 사려 하지 않는다"며 "더 많은 돈을 내고서라도 그들이 사려 하는 윤리적인 상품과 친환경 상품을 발굴해 공략하라"고 강조했다. 공직이나 대기업 등 안정된 직장만을 선호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삼성에 입사할 생각만 하지 말고 스스로 또 다른 삼성의 창업자가 되는 꿈을 꾸고 실행하라"며 "세상에서 제일 `섹시한` 직업은 바로 사업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의 축이 아시아로 옮겨오고 있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이 바로 아시아에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기회가 열렸다. 서구로 수출하는 기회가 아니라 아시아 내부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했다. 한국 젊은이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소통하기도 한다는 우드먼은 "한국 젊은이들은 굉장히 예의가 바르다"고 말한 뒤 이내 눈빛을 번뜩였다. "잠깐만요! 한국에서 `동양의 예의`를 가르치는 비즈니스를 해보면 괜찮겠네요. 서구 부모들이 아주 좋아하겠어요. 기꺼이 돈을 낼 겁니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외국기업 `1인 지사` 노리세요
EU·미국·중국과 줄줄이…FTA시대 채용시장 대응 어떻게스펙 따지는 대기업보다 경력 우선 외국계 `유망`직원 수 갈수록 늘면서 고속승진 → 지사장 유리 |
기사입력 2012.03.09 14:05:12 | 최종수정 2012.03.09 14:38: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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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씨는 대학 졸업 후 1년 정도 국내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작은 외국계 기업의 영업사원으로 이직했다. 약 10년 동안 영업을 배운 후 경쟁사인 J사의 1인 영업 에이전트로 영입됐다. J사는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산업기기 제조 영업법인이다. 혼자 대기업 상대로 영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자금도 부족하고 영업뿐 아니라 관리까지 해야 하는 탓에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차츰 경영에 대한 지식과 경력이 쌓이면서 매출이 증가해 10여 명의 영업사원을 둔 부품대리점으로 승격했다. `최고의 대리점` 상을 받았고, 본사로부터 한국지사 설립 제의도 받았다. 에이전트에서 지사장으로 타이틀이 변경되면서 본사의 지원도 늘었다. 기존의 일반 부품영업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맡게 됐다. K씨는 지난해에만 5명을 채용했고 올해도 5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이제는 본사에서 지급되는 스톡옵션도 받고 있다. 한·유럽연합(EU), 한ㆍ미 FTA가 체결된 데 이어 한ㆍ중 FTA도 논의되고 있다. `FTA 시대`가 도래하고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이 늘면서 앞서 소개한 것처럼 1인 지사 성공사례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또한 채용시장에서 `스펙`보다 경력이 중시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의 시작은 외국계 기업이다.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보다 많은 외국 기업이 한국에 진출할 게 확실하다. 특히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 먼저 현지 에이전트를 뽑는다. 일종의 `1인 지사`인 셈이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직원 수를 늘리게 되는데, 이때 주로 경력직을 뽑게 된다. 당연히 출신학교나 토익 점수 대신 이전 직장에서의 영업 실적을 보고 채용한다. 결국 FTA 시대에는 외국계 기업의 에이전트가 이직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커리어가 될 수 있다. 실적만 뒷받침되면 고속 승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이전트는 현지 국가와 외국계 기업 모두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하면서 지사 규모가 커질 경우 곧바로 지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적에 따라 그 이상도 가능하다. 실제로 강남파이낸스센터 서울파이낸스센터 아셈타워 등에는 외국기업 1인 지사의 입주가 늘고 있다. FTA 시대에는 국내에서 졸업한 인력들의 취업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HP나 IBM, P&G처럼 국내시장에서 기반이 잡히기 전에는 외국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는 데다가, 국내 대기업들도 FTA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대학 졸업자보다는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외국 대학 졸업자나 해외 교포들을 채용하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치펌(헤드헌팅) 관계자들은 대기업만 고집해 `취업 재수`를 하기 보다는 일단 중소기업에 취직해 경력을 쌓으라고 조언한다.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틈틈이 외국어 구사 능력을 키워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노리라는 것이다. 한 컨설턴트는 "외국 기업들은 소위 `스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관련 업계에서 실적이 좋고, 외국어 소통 능력이 된다면 얼마든지 외국 기업에 이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직 기업 임원들도 `FTA 태풍`의 영향권에서 예외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대기업 임원들 중 상당수가 결재 서류에 날인만 하는 `관리형 임원`인 반면,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은 임원 본인도 일을 하는 `실무형 임원`"이라며 "근무 환경이 글로벌화되면서 관리형 임원의 운신의 폭은 줄어들고, 실무형 임원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한국인 임원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고 있는 영역은 인사 분야다. 향후 본격적으로 해외 인재를 채용하기에 앞서 이들을 뽑을 수 있는 외국인 인사 담당자를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치펌에서도 국내 기업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얼마전 글로벌 채용팀을 출범시킨 커리어케어가 대표적이다. 전일안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를 채용해본 경력이 있는 외국인 인사 담당자를 채용하고 싶어한다"며 "이들을 추천해줄 수 있는 해외 출신 컨설턴트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직 후보자와 같은 문화권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 컨설턴트만이 효과적으로 후보자가 원하는 정보를 주면서 이직을 설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외에도 대기업들은 급여수준, 복리후생, 인사시스템 등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채용된 외국인 인재가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직 자체가 글로벌화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피곤하죠? 이해해요" 한마디면 충분하다
긍정과잉시대 피곤한 소비자 `힘내세요` 위로에 더 큰 공감박카스·잡코리아 등 대표적 |
기사입력 2012.03.16 13:43: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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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트렌드 / 나를 알아주는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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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렇게 피곤한가? 오죽 사는 게 피곤했으면 한 재독 철학자의 `피로사회`라는 책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진입했을까. 철학적ㆍ사회학적으로 제시하는 해법은 복잡하겠지만, 지친 마음을 달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네 마음 내가 안다`는 교감과 위로, 이른바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면 피로가 어느 정도 가시기 마련이다. 광고업계도 `모두가 피로한 사회` `항상 앞을 보고만 뛰어온 사람들`의 지친 마음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긍정 과잉의 시대`에 등장했던 "당신의 꿈을 00기업이 응원한다"는 광고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 `약국에 있다` 던 피로회복제, 마음으로 들어오다 취업을 앞둔 대한민국 대학생들은 입버릇처럼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던 고3 수험생 시절이 차라리 그립다`고 말한다. 종종 남성 직장인들은 시간만 보내면 어떻게든 끝이 보였던 군대시절이 업무에 치이고 상사에게 시달리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직장생활보다 나았다고 회고한다. 모두가 한숨 섞인 푸념을 하는 이 모든 상황을 광고에 고스란히 담았다. 제일기획이 만들어 최근 `대박`을 치고 있는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다. `대한민국에서 000으로 산다는 것`을 카피로 내세운 이번 박카스 광고는 과거 다소 익살스러운 면을 강조했던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의 후속 시리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회사원을 부러워하고 있고, 회사원은 군생활 중인 이등병을 부러워하고, 군대 생활을 시작한 이등병은 누워서 TV를 볼 수 있는 청년 실업자를 부러워하고 있다. 이 광고를 보는 회사원, 이등병, 청년실업자들은 `어떻게 내 마음을 저렇게 알았지?` 하며 자연스레 닫힌 마음을 열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날이면 날마다 야근 하는 직장인, 아이 키우랴 일하랴 정신없는 워킹맘, 군인, 청년 실업자 중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는 것. 즉 어떤 상황에 있든 어려움을 겪고 고민을 하고 있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잡코리아 광고도 마찬가지다. 광고 시청자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회사 생활의 직급별 어려움들을 재미있는 카피와 함께 비꼰다. 결재를 올릴 때마다 묵혀두는 국장에게 당신은 `국장이냐 청국장이냐`고 속시원하게 말해버린다. 또 미운 직장동료들을 회사 밖으로 날려버리기까지 한다. 이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여러 상황 속 내 생각과 같은 광고에 마음을 열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의 새로운 캠페인 `뒤`편 역시 이 같은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인기모델 공유가 출연한 이 광고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뒤가 든든해야 한다는 점을 단편적으로 언급하면서 사람들 마음을 파고든다. ◆ `공감마케팅` 을 넘어서는 `아웃사이드 인` 전략
공감은 본래 광고의 기본요소이기 때문에 `공감 마케팅`이라는 용어 자체는 구문(舊文)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 단순한 공감을 넘어 소비자를 이해해주는 `나를 이해해 주는 광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회에 팽배해진 극심한 경쟁논리와 `긍정과잉`에 대한 피로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는 지치고 고단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큰 공감을 살 수 있는 방법은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당신이 가장 피곤하다. 이해한다`고 위로해주는 것이다. 광고 전문가들은 이를 `아웃사이드 인 어프로치 (Outside-in Approach)`라고 설명한다. 이 접근은 단편적인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설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의 관점에서 마음은 물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까지 헤아려 광고를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조경식 제일기획 마케팅전략본부 본부장는 "최근 아웃사이드 인 어프로치와 같은 접근 방식을 활용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박카스와 잡코리아 광고가 눈에 띄는 이유는 무엇보다 브랜드가 나를 이해한다는 사실이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찌 보면 소비자들이 살기가 더 팍팍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있는 자원, 즉 위로를 먼저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친밀감을 확보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트렌드와 맞물려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승연 기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시니어 임원 채용 `Best`보다 `Right`
기업, 좋은 인재 뽑으려면…채용후엔 권한 부여를…즉흥적 인사발령 자제시니어, 재취업 잘하려면…다양한 근무경험 유리…전문가 모임도 큰 도움 |
기사입력 2012.03.23 13:44:39 | 최종수정 2012.03.26 11:1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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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헤드헌팅 업체 컨설턴트는 요즘 50세 이상 시니어 고객에게서 하루에도 전화를 수십 통씩 받는다.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은퇴 후 진로 설계에 대해 묻는 상담이 대부분이다. 그는 "특히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한 임원들이 자주 문의 전화를 한다"며 "실적 압박이 강한 외국계 회사 특성상 이직 주기가 짧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우수한 시니어 임원들이 채용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기업들이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재를 활용해 내부 인력들이 생소해하는 분야를 개척하려 하는 것이다. GS그룹 삼성전자 효성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임원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던 한 대기업은 올해 임원 13명을 동시에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어떤 시니어 인재들을 선호할까. 전문가들은 "직무에 대한 성과 관리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관리, 평판 관리를 잘한 임원들이 비교적 쉽게 재취업된다"고 말했다. 기업들 중에서는 한국 대표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 임원 출신들이 여전히 인기가 좋다. 전문가들은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해 평소 전문가 네트워크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가령 IT 전문가들은 IT 전문가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세미나를 연다면 서로에 대한 실력과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어 상대방을 적재적소에 추천할 수 있다. 한 대기업 기획팀 근무자는 "삼성, LG, 현대 등 그룹 기획팀끼리 교류가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 기획팀에 자리가 생기면 서로 연락을 해준다"고 말했다. 전문성에 기반한 네트워크가 이직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 직장에서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오너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헤드헌팅 업체인 커리어케어 박선규 컨설턴트는 "자리가 사람을 만들어준다"며 "오너 지시를 잘 따르는 직원이 높은 자리까지 승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요직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이직할 때도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또 회사에 큰 기여를 했음에도 회사가 알아주지 않는다며 불평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나 혼자 성과를 내기 어렵다. 자신만의 업적이라고 생각하고 우쭐대면 더 이상 승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시적으로 좌천이 되더라도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좌천을 극복하고 사장까지 승진한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팀 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윤 사장은 갑자기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프로젝트팀으로 발령이 났다. 사람들은 좌천된 거라며 수군거렸다. 그럼에도 윤 사장은 묵묵히 업무에 매진한 결과 독일ㆍ영국 근무를 거쳐 결국 삼성전자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렇다면 회사는 새로 채용한 시니어 인재들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위를 둘러보면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너와 잘 안 맞아 회사를 그만뒀다는 임원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한 컨설턴트는 "기업들이 인사동정 기사에 들어갈 새 임원 프로필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기 때문에 임원 성격보다는 무조건 화려한 경력을 가진 임원을 고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대외적인 과시를 위해 `스펙`이 좋은 임원들(best people)을 뽑기보다는 자사에 맞는 인재(right people)를 채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니어 인재들을 채용한 후에는 책임과 함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박선규 컨설턴트는 "`관리의 삼성`이라고 불리는 삼성그룹 출신 임원들을 채용하기만 하면 저절로 삼성그룹과 같은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삼성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삼성 출신 임원에게 여러 가지 권한도 부여해야 하는데 이를 꺼리는 중견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너 2ㆍ3세가 외부 인력을 채용할 때 시니어 임원 채용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밑바닥 업무부터 해보지 않은 경영 2ㆍ3세들이 임직원들을 마치 기계 부속품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어 임원들을 쉽게 내친다는 것이다. 한 컨설턴트는 "특히 입지가 불안한 경영 후계자일수록 단기 성과에 급급해 어렵게 영입한 임원들을 쉽게 내보내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 후계자를 참치 어선으로 보내 직접 조업해보도록 한 동원그룹처럼 혹독한 경영수업을 쌓고 올라오지 않은 후계자들은 인재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갑판에서 일하는 한 선원이 잘못해도 배가 뒤집히는 경험을 해본 경영자만이 임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는 최근 "최전방에서 일하는 승무원 일을 직접 해보며 회사 업무를 익히겠다"며 승무원 교육을 받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인사 관리에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 전문가는 "현대차처럼 특별한 원칙 없이 즉흥적으로 인사 발령을 하면 직무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임원들이 오너만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업 역량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통해 본 문화마케팅 성공 비결
고객편의가 가장 우선…음식물·통화·자리이동 자유롭게소통으로 공감대 형성…관객들 불러내 즉흥적으로 공연뒤풀이도 더 의미있게…한달에 한번 팬들 함께모여 파티 |
기사입력 2012.03.30 13:47:38 | 최종수정 2012.03.30 14:2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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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롱런하고 있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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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문화생활을 즐기는 문 모씨(30)가 한 달에 한 번씩 꼭 찾아가는 소극장이 있다. 대학로에 위치한 `다르게 놀자` 소극장이다. 매주 같은 영화관을 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멀티플렉스 시대이다 보니 한 영화관에 여러 개의 상영관이 있고 매주 다른 영화가 개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극장은 최소 몇 달, 최장 몇 년까지도 같은 연극을 한다. 그렇다면 매달 같은 연극을 보는 문씨가 이상한 것일까. 아니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매번 다른 스토리가 전개되는, 매번 새롭게 창조되는 연극이 있고 문씨는 바로 그걸 보러 다니는 것. 그가 사랑하는 연극은 바로 대학로에서 롱런하고 있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다. 제조업이나 유통업에 속한 기업들은 고객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게 당연시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예술ㆍ문화 부문에서는 상업적인 기업이 아닌 좀 더 고귀한 문화를 보여준다는 명목하에 관객들을 제재한 것이 많았다. 음식물 반입 금지, 휴대폰 전원 끄기, 공연 도중 이동 금지 등 여러 가지 지켜야 할 `매너`가 많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이러한 기존 관념을 송두리째 버렸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예쁜 여배우가 갓 뽑아낸 커피를 자리로 가져다 준다. 커피향과 배우의 미소에 취해 있노라면 미남 배우가 나와서 공지사항을 전달한다. "저희 연극을 보실 땐 휴대폰을 끄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화가 오면 받으셔도 됩니다. 급한 전화가 오면 받아야죠. 대신 옆사람에게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받아주세요. 연극 도중 화장실이 가고 싶으시면 그냥 일어나서 다녀오시면 됩니다." 공연이 시작하기도 전에 관객석은 술렁인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관객의 편의를 생각하는 공연`의 시작이다. "우리 공연은 객석의 불을 끄지 않아요. 다른 공연도 여러 번 했지만 객석의 불을 안 끄는 것은 처음 경험해보는 일입니다." 극 중 호텐쇼 역할을 맡은 배우 정준교 씨의 말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항상 일방적으로 무엇인가를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늘 영화나 극 중 배우들에게 쏠려 있다. 아무리 작은 대학로 공연장이라 해도 객석 불을 끄면 배우들은 극 속으로 빨려들어가 대본대로 극을 진행하기 마련. 하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객석의 불을 켜놓는다. 한 명 한 명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다. 극 중 비앙카 역할을 맡고 있는 이종대 씨는 "사실 다른 작품들도 관객에게 말을 거는 작품은 많다"며 "하지만 아예 관객을 불러내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관객이 내뱉는 말을 재치 있게 스토리 구성에 넣는 작품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관객이 나와 무슨 말을 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매번 긴장하지만 볼 때마다 다른 공연이 되는 재미는 굉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씨는 극 중 관객석을 뛰어다니고 관객과 박수도 치고 대화도 나누며 관객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는 배우다. 캐서린으로 나오는 김태형 씨는 "다 까놓고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다소 거칠게 표현했다. 배우는 항상 `무대화장`을 하고 있어서 실제로 관객에게 말을 걸더라도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그래서 말괄량이 길들이기에는 무대화장이 빠져 있다. 분장도 안 하고 관객에게 그냥 막 다가가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뜻이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중간중간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들여 극을 진행한다. 신기하게도 어색하지 않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바로 극중극으로 들어가는 상황이다. 처음 연극이 시작될 때는 여러 명의 친구들이 `말괄량이 길들이기 연극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중 감독 역할을 맡은 친구가 극중극과 감독 역할을 오가며 연기를 지도하고 나선다. 극 감독이자 루첸티오를 맡은 하현수 씨는 "극 중 사회자 역할과 루첸티오 역할을 함께하면서 관객과 가장 많이 소통하고 있다"며 "극중극으로 빠져들어가는 것과 관객과 소통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일들이 배우로서 더욱 성숙해지는 길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원의 나무, 캐서린의 청혼자, 결혼식장 코디, 비앙카를 구해주는 사람, 요리사 등 다양한 역할이 관객의 몫이다. 극 중 캐서린의 청혼자가 진짜 여자친구에게 청혼을 하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고, 요리사 역할로 무대에 올라온 중년 여성은 "음식이 이게 뭐냐"는 배우의 대사에 가방에서 떡을 꺼내 먹여준 적도 있다. 매번 결혼식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우르르 나와서 `코디`를 해준다. 신부의 이름도 정해주고 그날의 디자인 컨셉트도 관객이 정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관객이 맡아 하면서 직접 극 속의 배우가 된다. 밤 10시께 대학로에는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배우들과 놀기 바쁜 관객들도 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니다. 무대 위로 관객들이 몰려나와 대화도 하고 웃고 떠든다. 함께 사진을 찍는 재미도 있지만 마치 오랜 친구처럼 대화하는 재미는 신선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두 달에 한 번씩 `말괄량이 길들이기 파티`를 연다. `다르게 놀자` 소극장 3층은 `다함께 놀자` 공간이 마련돼 있다. 파티는 관객과 배우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로미와 줄리엣` `맹진사댁` 등 하나의 극을 선택해 함께 연기를 해본다. 대본이 준비되어 있고 두 팀으로 나눠 미션이 주어진다. 배우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도 있고, 전혀 모르는 관객들끼리 친구가 되는 장이 되기도 한다. 대학로에는 현재 130여 개 소극장이 있고 90여 편의 공연이 올라와 있다. 배우 최상림 씨는 "예전에는 마로니에공원에서 길거리 공연도 하고 좋은 풍경이 많았는데 요즘은 마로니에공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집회 현장뿐"이라며 "대학로 메인 거리를 제외하고는 너무 어두워 밝은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 국가와 사람들이 풍요로워져서 대학로도 뉴욕의 브로드웨이처럼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게 문화인으로서 소신이라고도 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실제로 날씨가 따뜻할 땐 길거리 공연도 감행한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만의 특별한 축제도 만들고 바깥에서 관객들과 만나면서 관객과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고심 중이다. 수십억 원을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급의 외국 영화는 물론이고 거액을 투자해 만들어진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만든 뮤지컬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 대학로 공연들은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색다른 전략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매주 극단 멤버들끼리 모여 전략회의를 한다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그 선두에서 새로운 `문화 코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황미리 연구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소비자 마음 얻는 길? 설득말고 공유하라
위스키 캠페인에 직장인 참여…가치·비전 공유하는 노래 제작미녀 앞세운 화장품 광고 한계…신제품 개발부터 `경험 마케팅` |
기사입력 2012.04.06 14:43:25 | 최종수정 2012.04.06 15:1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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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트렌드 / 메타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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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걸로 넣어주세요." 1990년대 중후반, 미녀가 등장해 이 같은 `중의적`인 카피(광고문구)를 던지면서 소비자에게 각인됐던 이 주유소 광고는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광고의 대표적 사례였다. `섹스어필` 광고와 `티저` 광고를 거쳐 IMF 외환위기 과정에서 등장했던 `감동코드`, 그리고 최근에도 자주 등장하는 `코믹` 광고까지. 광고는 계속 소비자들이 반응할 만한 욕구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똑똑해진 소비자, 광고에 지친 소비자들은 이제 광고를 거부한다. 일각에서는 "광고는 끝났다"는 도발적 주장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ㆍ광고 전문가들은 어떤 해법을 찾아냈을까? 이들은 "소비자를 설득하려는 광고의 시대는 저물었다"며 "광고는 이제 `설득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아예 경험을 함께 공유하게 만드는 `메타커뮤니케이션`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김정환 이노션월드와이드 국장은 "다양한 매체로 인해 스마트해진 소비자는 문을 꼭꼭 닫고 광고가 주는 정보에 거부감을 느낀다"며 "소비자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오게끔 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침투시키는 예전 방식과 달리 소비자 스스로 경험하여 메시지를 받아들이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험`을 제공하라, 구전효과를 지배하라! 위스키 브랜드인 윈저의 `셰어 더 비전(Share the Vision)` 캠페인은 업무의 연장으로서 술마시고 노래하며 회식이나 비즈니스 접대를 하는 직장인들의 `경험`을 아예 광고로 만들어 대박을 쳤다. 할리우드 국제광고제에서 은상을 차지했고, 소비자들의 `윈저`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이 광고를 만든 이노션월드와이드는 `술자리`가 또 하나의 업무인 직장인들의 경험에 침투하면서 `음주는 부정적`이라는 이미지부터 바꿨다. 30ㆍ40대 직장인들이 업무상 중요한 술자리에서 위스키를 마시고 이어지는 자리에서 함께 노래도 부르며 가치와 비전을 공유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이 자신의 꿈과 비전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노래를 제작해 유통했다. 그들이 회식자리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와 경험의 소재를 제공하고 나선 것. 4곡의 `비전송`을 바탕으로 톱배우 이병헌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까지 만들어 상영회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새로운 `비전송`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콘서트도 열었다. 전형적인 경험기반 소통 전략인 `메타커뮤니케이션`이다. 홈플러스의 사회공헌활동 광고 역시 소비자 `경험`을 기반으로 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례다. 모두가 유행처럼 `사회적 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떠들고 광고하다보니 홈플러스의 사회공헌활동도 뻔한 요식행위로만 인식될 위험이 컸다. 여기에서도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도입됐다. 경험과 참여를 통해 소비자에게 홈플러스가 사회적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생명의 쇼핑카트` 캠페인은 홈플러스와 협력회사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캠페인인데, 협력회사들이 지정한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해당 제품 판매금액의 1%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홈플러스도 동일한 금액을 기부한다. 캠페인 참여 제품은 매대마다 캠페인 엠블럼이 붙어 있어 소비자가 참여제품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일부러 참여해야 하는 경험이 아니라 일상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쇼핑과정에서 경험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이승연 건국대 교수는 "단순히 이미지 전달 광고가 실패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광고ㆍ마케팅 전략이 최근 활용되고 있다"며 "예전에는 화장품 샘플 제공 수준이었던 경험 제공 마케팅이 기존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증과 스마트 기기 발달 속에서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소수의 경험이 폭발적인 구전효과를 가져오는 상황에서는 경험을 제공하는 자가 구전효과를 지배한다"고 덧붙였다. ◆ 이제는 소비자경험관리(CEM)의 시대 전통적인 마케팅의 핵심인 CRM(소비자관계관리)는 이제 CEM(소비자경험관리)의 시대로 넘어갔다. 단순히 광고를 하고 물건을 팔고 고객의 소리를 듣고 관리하는 것으로는 똑똑해진 소비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소비자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 태도이고 이 태도를 지배하는 것이 인식"이라며 "인식의 영역은 기존의 CRM 전략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제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소비자의 `인식`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메타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설문조사를 해서 드러나는 고객만족도나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이 혼합돼 나타나는 `평균값`이기 때문에 이를 쪼개서 부정적인 경험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제공해야만 기업과 제품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구체적인 CEM 전략의 하나로 최근의 화장품 판매ㆍ판촉 전략을 예로 들었다. 예전에는 백화점이나 화장품 전문 매장에서 특정 상품을 구입하면 관련 샘플을 끼워주는 정도의 판촉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신제품 개발과정에서부터 소비자들에게 먼저 제공하고 구전효과를 노린다는 것. 그는 "섞어 쓰는 화장품 같은 경우 매장에서 이제는 직접 경험해보고 섞어보도록 한 뒤 구전효과를 발생시키는데 기업들이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예쁜 여자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 이미지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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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1 뚫은 젊은 임원의 성공방정식 |
기사입력 2012.04.13 15:13:13 | 최종수정 2012.04.14 11:5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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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최고의 로망`은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신입사원 100명 중 1명만이 임원이 된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최고경영자나 임원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그런데 30~40대라는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어떻게 최연소 임원이 될 수 있었을까. 매일경제 MBA팀은 헤드헌팅업체인 엔터웨이파트너스와 함께 최연소 임원들의 공통적인 성공 방정식을 추출해봤다. ■ 가장 빠른 임원승진 코스 / 해외 명문대 석·박사 + 외국계 전략컨설팅사 현재 10대그룹의 기획실 상무로 근무하는 A씨는 소위 말하는 `임원 승진의 최단 코스`를 밟은 전형적인 인재다. 국내 명문대인 S대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예일대에서 석ㆍ박사를 마쳤다. 그는 귀국 후 외국계 전략컨설팅회사에서 마케팅전략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고객사로부터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고, 국내 유명 기업의 임원들에게 신사업 및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했다. 그는 3년 후 국내 대기업 회장 직속 기획실 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한 컨설턴트는 "`명문대 학사+해외 명문대 석ㆍ박사+글로벌 전략컨설팅회사`의 공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30대 임원의 지름길 / 마케팅 사관학교 3년에 한 번씩 이직 Y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C씨는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MBA를 취득하고 귀국해 한국P&G에 입사했다. 그 후 3~4년을 주기로 굴지의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전문가로 이직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웠다. 그가 있었던 P&G, 펩시콜라, 씨티은행 등은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마케팅 전공자들에게 이상적인 커리어로 꼽힌다. 여러 쟁쟁한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C씨는 40대 초반의 나이에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스카우트됐다. 김경수 엔터웨이파트너스 대표는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것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니게 된 지 오래다. 3~4년을 주기로 이직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점프시켜 30대에 임원이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 공학 전공을 경영에 접목 / 국내 명문대 석·박사 + 대기업 연구개발 D씨는 국내 명문대인 S대에서 전자공학 학사부터 박사까지 모두 마치고, 대기업에서 관련 분야 연구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상용화돼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간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하지만 연구개발자로서 경영진이 될 수 있을 것인지가 늘 심각한 고민거리였다. D씨는 주변 선배들의 커리어를 살폈다. 연구소장이 되거나, 기술 관련 분야의 임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마케팅, 기획 등 실질 경영업무에 가까운 선배는 많지 않았다. D씨는 고민 끝에 커리어를 연구개발에서 기술마케팅으로 전환했다. 제품을 개발하게 된 배경과 기술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마케팅 전략 수립이 가능했다. 마케팅으로 직무를 전환한 지 얼마 안 돼 D씨는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만큼 공학과 경영을 잘 아는 인재가 적었던 것이다. 기업 전면으로 진출해 기업의 발전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싶어 하는 연구개발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경영 지식을 보완할 경우 기술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발전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 희소가치 있는 자격증 획득 / 국내 명문대 + KICPA + AICPA J씨는 Y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 재학하는 동안 KICPA(한국 공인회계사 자격증)를 취득하고 회계법인 E사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국내 유명 그룹사의 회계감사 및 경영진단, 원가구조 분석 등을 담당하다가 한 대기업 본사의 재무팀 차장으로 스카우트됐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AICPA(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를 취득해 미국회계기준에도 정통한 재무전문가가 됐다. 그 후 미국계 자동차기업의 부장으로 이직했고, 40세가 되기 전에 다른 외국계 기업의 경영관리 이사로 스카우트돼 임원에 올랐다. 현재는 한 글로벌 기업의 경영관리본부 상무로 재직하면서 기업의 주요 전략과 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찌감치 자신의 목표를 CFO에 두고 꾸준하게 자기계발을 했기 때문이다. KICPA뿐 아니라 1990년대 후반 당시 소지자가 드물었던 AICPA를 취득해 미국계 기업의 회계전문가로 발돋움했다. 다른 회계 전문가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 서울 중위권대 + 해외 석사 서울 중위권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K씨는 대학 시절 영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어학연수도 빠지지 않고 다녀와 높은 어학점수를 획득했다. S그룹에 입사한 그는 자신의 커리어 목표를 리조트개발 전문가로 정했다. 리조트산업의 특성상 국내에서는 전문가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미국으로 건너가 관광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에 돌아와 S그룹에서 계속 리조트 전문가로 활약하며, 레저ㆍ테마협회를 비롯해 리조트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전문가 네트워크ㆍ세미나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점점 K씨의 개인 브랜드는 높아졌고, K씨는 이제 `리조트개발=K씨`라는 공식이 생길 정도로 국내 리조트개발 업계에서 선두주자가 됐다. 신계숙 엔터웨이파트너스 전무는 "K씨처럼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개인브랜드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면 생소한 분야라도 얼마든지 커리어 영역을 넓혀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계발뿐 아니라 전문가 네트워크가 성공의 필수 요소라는 설명이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경영자의 꿈 찾아서…이공계 박사 `U턴시대`
1년 20~30명 뽑던 한국기업 R&D확대로 채용 대폭 늘려억대 연봉 인재모시기 경쟁 전기·전자·화학분야 등 유망 |
기사입력 2012.04.27 14:28:18 | 최종수정 2012.04.27 16:24: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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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H대학을 나온 A씨(43). 미국에서 통신기술 분야 석ㆍ박사를 마치고 모토롤라 본사에서 10여 년을 근무하다가 최근 한국에 돌아왔다. A씨는 모토롤라나 다른 미국 통신기업에서 경영자가 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언어 능력이 현지인보다 떨어지는 외국인으로서는 한계가 있음을 감지했다. 이에 한국 기업으로 눈을 돌린 것. 한국에는 S사 등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대기업들이 있었다. 마침 신사업을 구상하던 S사와 연락이 닿아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 미국에서처럼 억대 연봉은 아니었지만 충분한 계약금(사이닝 보너스)을 받았다. 주변에서는 A씨가 임원 바로 전 단계의 직책을 맡았기 때문에 2~3년 정도 성과를 보이면 무난히 임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그토록 원했던 경영자 꿈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 이공계 박사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예전에는 대기업들의 경우 각사가 매년 20~30명의 이ㆍ공계 박사급 인재을 채용했다. 그러던 게 요즘은 하나의 사업부에서만 20~30명을 뽑을 정도로 이ㆍ공계 박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서치펌 솔로몬서치의 이영진 본부장은 "실리콘, 유ㆍ무기 소재, 화학ㆍ화공 재료, 2차전지 분야 기업에서 인재를 찾고 있지만 마땅한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 한국 기업, R&D 투자 호기 맞아 이 같은 현상은 한국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증가한 사실과 맞닿아 있다. 미국 유럽 일본 경쟁업체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주춤하자, 한국 기업들은 지금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호기라고 인식하고 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최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995년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R&D 인력을 찾아 미국 현지 채용 행사에 참석한 것을 보더라도 R&D에 대한 최고경영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서치펌 업체인 엔터웨이파트너스 관계자는 "한동안 비용과 노력 대비 비효율적이라고 여겨졌던 해외 현지 채용이 이공계 박사 인력 채용을 위해 다시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기와 같은 부품 회사에 R&D는 기업 역량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이들 기업은 신수종 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면서 더 많은 이공계 박사급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나 데스크톱, 전력 관련 기기에 들어가는 파워서플라이 부문에서 인력난이 심각하다. 전기자동차가 자동차업계의 미래 먹을거리로 떠오르면서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도 파워서플라이와 차량용 반도체 개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통신, 반도체, TV, 디스플레이 부문의 개발 인력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많다. 특히 선진 업체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선호된다. 미국에서 대학 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대학을 나온 경우에도 모토롤라나 히타치 같은 유명 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인재들은 좋은 대우를 받으며 한국 기업으로 이직하고 있다. 재료ㆍ기초소재 분야 인재가 각광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일본 지진 때문이다. 일본 업체로부터 원자재와 부품을 공급받던 한국 업체들은 일본 지진 이후 일본 업체의 생산시설이 파괴되면서 수급에 큰 차질을 빚었다. 그후 한국 업체들은 그동안 소홀히 했던 재료ㆍ기초소재 분야 자체 역량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 이공계 인재, 국내외 기업에 인기 이공계 인력 채용이 늘면서 외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던 한국인 인재들 중 상당수가 줄지어 한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봉급이 다른 글로벌 기업보다 20~30%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본국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경영자가 되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이다. 서치펌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은 외국인 엔지니어에게 경영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잘 안 준다"며 "최근 한국인 이ㆍ공계 인재들이 경영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이 주어지는 한국 기업으로 오고자 하는 엔지니어가 많다"고 말했다. 이ㆍ공계 박사에 대한 러브콜은 중견기업에서도 뜨겁다. 반면 이ㆍ공계 인재들의 중견기업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설경훈 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는 "사실 중견기업 중에도 탄탄한 기술력과 높은 세계 시장점유율을 가진 기업이 많다. 경영자가 되고픈 이ㆍ공계 박사들은 중견기업에서 근무할 경우 더 많은 경영 관련 경력을 쌓을 수 있어 향후 이직할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분야가 많아지면서 한국 기업에 근무하던 엔지니어가 해외 기업으로 나가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시스템온칩(SOC)을 애플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 SOC 관련 학위를 받은 사람은 해외 인력 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 전기ㆍ전자ㆍ소재 분야 앞으로도 유망 그렇다면 이공계 박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대우를 받고 있을까. 서치펌 관계자는 "이ㆍ공계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대개 대기업 과장으로 입사하며, 기본급으로 5000만원 중ㆍ후반을 받는다.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평균적으로 7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잘나가는 부서의 경우 8000만~9000만원까지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초 소재 분야 인재에 대한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ㆍ공계열 박사급 인재 전문 컨설턴트인 전훈 엔터웨이파트너스 이사는 "전기ㆍ전자ㆍ소재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기초소자들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이 잘하는 산업 분야를 목표로 하되, 재료나 반도체 설계와 같은 기초 분야로 세부 진로를 정하면 시류를 덜 탈 수 있어 위험이 적다"고 구직 예정자에게 조언했다. 기본이 주목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新소비자 `에코부머` 잡는 3가지 키워드
착한 소비·핑크색 망치·온라인 추천 |
기사입력 2012.05.11 14:02:29 | 최종수정 2012.05.11 14: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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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인&컴퍼니와 함께하는 新소비트렌드분석 / ① 새로운 소비세대 `에코부머`가 온다
슈퍼볼(프로 미식축구 결승전)은 미국의 국민적인 축제다. 모든 소비재 업체들은 이 축제의 하프타임을 비롯한 모든 주변 시간대 광고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들어 이러한 흐름에 묘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시작을 펩시가 열었다. 23년 동안이나 슈퍼볼 광고에 거금을 투자했던 펩시가 2010년 270억원에 달하는 광고 예산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대신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SNS를 통해 환경, 교육, 예술 등 6개 분야에서 `세상을 신선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소비자들에게서 접수해 투표로 최종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리프레시 캠페인(Refresh Campaign)`을 전개하기로 한 것. 처음에 사람들은 펩시의 이런 시도를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데미 무어나 케빈 베이컨 등 유명 인사들도 캠페인에 참여했고 수백만 명의 소비자가 투표에 나섰다. 펩시는 덕분에 브랜드 선호도와 인지도가 높아졌으며, 탄산 음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후 캠페인은 규모를 더욱 확대해 진행됐다. 펩시의 새로운 시도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부머(Echo-Boomer) 세대`를 타깃으로 한 것이다. 이는 광고 캠페인이 전통 미디어에서 SNS로, 제품 위주에서 사회 공헌으로 대전환함을 의미한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펩시가 급변하고 있는 소비자 지형을 제대로 읽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마케팅 용어로 등장한 에코부머는 베이비붐 세대를 이어 1980~1995년 사이에 출생한 소비자들을 통칭한다. 부모 세대로부터 소비력 등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에코부머(메아리 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은 Y세대 혹은 밀레니엄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랐고, 컴퓨터와 휴대폰 사용에 익숙하며, 해외 연수나 유학 등으로 글로벌 관점까지 갖추고 있다. 20ㆍ30대가 된 에코부머들이 최근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하면서 소비자 지형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들의 특징에 맞춰 마케팅 전략과 소비재, 유통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 특성 1 : 상품 구매는 자아 표현의 수단
에코부머는 물질적 풍요에 익숙한 세대다. 부모 세대처럼 연필이 닳았다고 볼펜 깍지에 끼워 쓴 경험이 없다. 명품 브랜드의 확산으로 인해 브랜드 제품이라고 해서 특별히 감흥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이로 인해 에코부머의 상품 구매는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자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에코부머 소비자 중 34%는 제품 선택 시 브랜드나 제조 기업의 사회적 가치도 함께 고려한다고 답했다. 펩시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서 성공한 것은 `Refresh(기분전환)`라는 제품 고유의 컨셉트를 유지하면서도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강조해 에코부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일회성 마케팅 캠페인으로 그치지 않고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로서 업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탐스 슈즈(Toms Shoes)는 고객이 구두 한 켤레를 살 때마다 저개발 국가에 구두 한 켤레를 기부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소비=기부`라는 새로운 공식이 만들어졌다. 이 회사는 자연스럽게 경쟁사에 비해 품격 있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 특성 2 : 여성이 지갑을 장악한다 미국의 에코부머 관련 연구 결과 가장 두드러지는 시사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의 구매력이 급증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의 `지갑 장악`이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전체 가계 지출액 중 여성이 직접 소비하거나 여성의 영향을 받은 소비는 미국과 유럽이 70% 이상, 일본은 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패션이나 화장품 영역은 물론 전통적으로 남성의 소비 영역으로 간주됐던 자동차나 디지털 제품에서도 여성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동시에 독신 여성 가구의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가장 창의적으로 반영한 곳이 여성용 정비공구 전문업체인 톰보이 툴스(Tomboy Tools)다. DIY 공구는 전통적으로 여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집기를 고치거나 수리하는 일은 남성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톰보이 툴스는 생각이 달랐다. 정비 공구 세트에 여성스러운 분홍색을 입히고 제품도 여성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아담하고 가볍게 설계했다. 여기에 교육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여성의 니즈를 충족시키자 매출은 단기간 내에 급증했다. 미국 잡지 기업가(Entrepreneur)는 이 회사를 미국의 100대 `창의 기업(Brilliant Company)`으로 선정했다. ◆ 특성 3 : 온라인 추천,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다 에코부머들은 모바일 기기와 SNS를 생활의 일부로 삼는다. 온라인을 통해 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준거 집단의 의견도 수시로 청취한다. 수면 시간을 빼고 이들이 오프라인 상태로 있는 시간은 하루 1시간도 채 안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런 만큼 온라인을 통해 얻는 정보나 네트워크는 이들의 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베인&컴퍼니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상품 판매대 앞에서 가격이나 제품 평판을 조회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접속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60%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자신이 자주 드나드는 커뮤니티나 SNS에서 상품평을 얻는다는 게 이들의 답변이다. 놀라운 사실은 화장품 등 본인의 성향이 중요한 제품이라도 일면식도 없는 온라인 추천만을 바탕으로 제품을 초도구매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비자 경향을 가장 잘 대변하는 컨셉트가 `큐레이션(curation)`이다. 큐레이션은 미술관 큐레이터가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선정해 보여주는 것처럼 온라인에서 넘쳐나는 정보와 상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가공해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때문에 각 기업은 소비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상품 위주로 제공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큐레이션 쇼핑(Curation Shopping)`이라는 개념을 내세운 오픈스카이(Opensky)가 대표적이다. 오픈스카이는 패션에디터 출신 등 전문 큐레이터를 통해 회원들 성향이 파악된 내용을 바탕으로 관심 상품을 개별 추천해 준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 단계지만 온라인에서 맞춤화된 추천을 신뢰하는 최근 소비자 경향을 공략한 혁신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에코부머가 주요 소비층으로 전면에 등장한 것은 최근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많은 시도를 해왔지만 아직은 성패가 엇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성공의 관건은 이들을 선입견 없이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일이다. 특히 표면적인 소비행태뿐 아니라 거시적인 사회 트렌드에 기반해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자기 기업에 가장 잘 맞는 성공 공식을 내재화해야 한다. [송지혜 베인&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상무]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新 소비트렌드분석] 브랜드 성장을 위한 4가지 전략
① "아하! 이 거" 독특한 연상을 제공하라② 중간가격 전략을 경계하라③ `매장내 활동` 으로 승부수④ 기존제품·신제품간의 균형 |
기사입력 2012.05.18 13:35:38 | 최종수정 2012.05.18 13:4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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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인&컴퍼니와 함께하는 新소비트렌드분석 ② ◆
한국 소비재 기업은 크게 두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내수시장 자체의 지속적인 성장률 둔화이고. 다른 하나는 유통 기업과의 경쟁 심화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도 현재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을 이미 10여 년 전부터 경험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몇몇 기업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베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소비재 업체 중 약 5%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새로운 소비자들의 심리와 행동 패턴 등 변화 트렌드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이에 맞는 유통 전략을 펼쳤다는 점이다. 이러한 트렌드 중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소비 확산과 전반적인 고객 브랜드 충성도 감소다. ◆ 스마트 소비의 확산 경기가 어려울 때 소비자들은 전체적으로 씀씀이에 민감해지고 최대한 아끼려는 심리가 발동한다. 다시 말해 소비의 거품을 줄이려는 트레이딩 다운(trading down) 현상이 보편화된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 시기에는 현재 쓰지 않고 모으는 돈에서 기대할 수 있는 미래 투자 이익률도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아이템에 대해서는 고급품에 대한 소비, 즉 `트레이딩 업(trading up)`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고성장 시대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20~3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서 트레이딩 다운과 트레이딩 업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 소비재 시장에서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 감소 제조사들이 소비자들에 대해서 흔히 착각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서 평소에 많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자사의 제품을 많이 쓰는 소비자는 충성도가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평소 소비재 브랜드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을 별로 안 한다. 그러다가 구매 니즈가 생겼거나 실제 구매가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머리에 떠오르거나 눈에 띄는 브랜드 중 조건에 따라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베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재 카테고리의 약 90%에서 소비자들의 브랜드 섞어 쓰기 현상이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약 10%의 카테고리에서만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재 브랜드는 어떻게 시장을 상회하는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소비가 양극화되고 소비자 충성도가 감소하는 시대에서는 브랜드 성장을 위해 크게 네 가지 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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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성장 전략 1 : 아주 좋거나 혹은 아주 싸거나 스마트 소비 시대에는 중간 가격 제품은 설 자리가 없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면 확실히 차별화된 다른 가치로 승부해야 한다. 명품이 존재하는 카테고리 시장에서는 명품과 부분적으로 비슷한 가치를 주는 매스티지 브랜드로서 승부를 노려볼 수 있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나 마르니 등의 명품 디자이너와 콜래보레이션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글로벌 의류 브랜드 H&M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일반적인 소비재 시장의 경우 저가와 중고가 시장으로 양분되는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소비재 기업인 P&G는 애매한 중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최소화하고 저가와 중고가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세제 가격의 반값 수준인 `게인(Gain)` 브랜드를 론칭하는가 하면, 고급 면도기 `질레트 프로글라이드`를 출시하는 등 양분화된 제품 정책을 펼치고 있다. ◆ 브랜드 성장 전략 2 : 브랜드 현저성(brand salience) 브랜드 섞어 쓰기가 보편적인 소비재 카테고리에서 브랜드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고려군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 90% 이상의 소비재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낮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아무 브랜드나 산다는 뜻은 아니다. 시쳇말로 `듣보잡` 브랜드는 여전히 설 자리가 없다. 이런 브랜드 고려군에 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브랜드 현저성, 즉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연상을 구축해야 한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현저성은 반드시 그 브랜드의 효능, 맛 등 본질적 특성상의 차이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색깔, 소비자 머릿속에 각인된 캐치프레이즈나 CM송, 독특한 패키지 등도 브랜드를 눈에 띄게 하고, 두드러지게 만드는 물리적 속성들이다. 평소 브랜드를 생각하지 않는 소비자라도 해당 카테고리가 필요한 시점에는 자동적으로 그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기억 구조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 브랜드 성장전략 3 : 마지막 승부는 채널에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확실한 가치와 브랜드 현저성을 확보했다면, 많은 경우 브랜드 성장의 결정적 승부는 채널에서 난다. 따라서 소비자의 결정적 구매 시점의 채널을 커버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예전 소비재 마케팅에서는 소위 판촉이라고 부르던 활동들을 이제 많은 선도 소비재 기업들이 `매장 내 활동(in-store-activation)`이라고 폭넓게 정의한다. 단순한 할인이나 끼워 팔기가 아니라, 매장 내에서 브랜드를 검색하고 구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눈에 띄도록 배치하고 구매를 설득하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 브랜드 성장전략 4 : 신제품 출시가 능사 아니다
소비재 업체에서 제품 혁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객의 니즈와 구매 시점을 고려해 새로운 세부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는 제품 혁신일 경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건강한 과자라는 고객 니즈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과자의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국내 `마켓오`는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이런 성공사례에도 불구하고 국내 과자 시장에서 시장 1위는 새우깡이다. 한국만 이런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많은 소비재 카테고리의 리딩 브랜드들은 수십 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존 핵심 제품과 신제품 간의 균형이다. 베인의 글로벌 소비재 프로젝트 경험에 따르면 성공적 신제품이 성장을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업체에서 기존 핵심 제품의 성장률이 더 높다. 많은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핵심 브랜드와 제품들이 이미 클 만큼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의 예외 없이 기존의 핵심 브랜드와 제품은 신제품만큼이나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신경자 베인&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이사]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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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오감을 두드리면 고객이 몰려온다
광고 트렌드 /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광고속 톱스타의 일상, 오프라인 이벤트와 연계오감체험형 마케팅으로 소비자 참여 이끌어내야 |
기사입력 2012.05.18 13:43:05 | 최종수정 2012.05.18 18:5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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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감기에 걸린 듯 훌쩍거리며 무언가를 마시는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배경으로는 아름다운 사랑 노래가 흘러 나온다. 노래의 제목은 `감기약`. 삐딱한 일부 감상자들은 `감기약 회사 좋은 일 하는 노래 제목이자 뮤직비디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진짜 감기약, 테라플루의 광고`다. 한국 노바티스가 HS애드와 손잡고 전통적인 TV CF 형식을 버리고 팝듀오 `가을방학`을 지원해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내가 아플 때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면`으로 시작하는 디지털 싱글 음원은 발표되자 각종 음원차트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부문에서 차트 상위에 랭크됐다. `인터랙티브`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소비자들이 뮤직비디오에 자기 사진을 넣고 변형할 수 있게 만들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 참여와 체험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게시판에 글 남기는 건 참여가 아니다. 오감으로 느끼고 함께하지 않으면 물건은 절대 팔리지 않는다." 최신 광고 트렌드는 이 두 문장으로 요약된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광고에 넣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기존의 영화나 뮤직비디오와 똑같은 형식과 콘텐츠로 진행을 하는 것, 그래서 소비자는 충분히 관객이자 참여자로서 즐기고 끝나는 것. 그게 바로 이 시대의 광고인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이른바 `오감체험 마케팅`이다. 흑맥주 기네스 역시 대표적인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사례다. 최근 기네스가 진행하는 `I AM MORE(아이엠 모어)` 캠페인은 `대담한 선택이 대담한 인생을 만든다`는 주제로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 그대로 구현되는 기법을 사용한다. 이 `인터랙티브 무비`에서 배우 정우성은 아침에 일어나고 출근하고 일을 한 뒤 퇴근해 쉬다 잠드는 반복적인 일상을 보여준다. 이 일상에서 정우성이 대담한 선택을 하는 4가지 경우가 각각의 다른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현실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정우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오프라인 이벤트로 연계될 예정이다. 모든 감각을 이용한 현실체험이 없으면 광고는 그대로 사장되기 때문이다. 연예인 자체가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LG전자가 연 온라인 사이트 `김태희닷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이트는 국내 업계 최초로 전자제품 브랜드가 스타의 이름을 직접 걸고 진행하는 인터랙티브 사이트다. 방문자가 메인페이지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김태희가 등장해 검색어에 대한 답변을 해준다. `매직 스페이스`라고 입력하면 김태희가 `매직 스페이스`와 일반 홈바의 사이즈를 직접 비교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김태희라는 스타의 이름값, 브랜드와 즐거움이 결합되는 형태다. 황보현 HS애드 상무는 "기존의 일방적 메시지, 단순 참여는 더 이상 마케팅ㆍ광고에 적용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오감으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브랜드를 체험해야만 물건이 팔리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 오감을 극대화하라, 그래야 광고가 뜬다 이러한 오감체험 마케팅,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로의 진화는 비단 한국 광고 업계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아니다. 오는 6월 열리는 세계 최고의 광고제인 칸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옛 칸 국제광고제)은 올해 최초로 `브랜디드 콘텐츠&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신설했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고 만들어가는 영화, 뮤직비디오와 오프라인 경험이 이미 광고의 대세가 됐다는 뜻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확한 타깃을 설정해 집중 공략하는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과 이를 활용한 광고기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이수환 베인&컴퍼니 팀장은 "소비자가 광고에 노출되고 이를 인지하고 수용하면서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전형적인 `광고 효과`가 사라졌다"며 "이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광고의 양이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정보의 객관성ㆍ진실성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광고라고 인식하기 어려운 영화ㆍ뮤지컬ㆍ뮤직비디오 등 최대한 오감을 극대화하는 형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참여까지 확실하게 유도함으로써 비로소 상품을 각인시킬 수 있고 이게 바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매체비를 줄일 수 있는 SNS, 인터넷 환경에서 제작비에 집중해 오히려 스케일이 크고 콘텐츠가 좋은 `광고 같지 않은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미래가 마냥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임채운 교수는 "오감체험형 마케팅은 소비자 참여가 강해지는 만큼 마케터가 광고의 진행을 통제할 수 없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며 "정해진 틀을 유연하게 바꾸되 소비자가 장난스럽게 광고를 비꼬고 틀어 제품 이미지를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는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다른 광고가 진실성과 객관성의 측면에서 신뢰를 잃은 것처럼, 반복되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역시 그저 `또 하나의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될 염려가 있다"며 "체험을 강화하고 스케일과 콘텐츠 측면에서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내야만 그 효과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승연 기자] |
[Trend] 잘나가는 그녀들, 글로벌기업서도 당찼다
남성 못지않은 스펙·업무력에 외국어 능통·해외 사정 밝아 국내 대기업서 모시기 경쟁 |
기사입력 2012.05.25 14:32:21 | 최종수정 2012.05.25 22:2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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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임원 성공 공식
#1. A씨는 1960년대 생으로서는 흔치 않게 고교 시절부터 미국에서 수학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지 기업에서 경력을 쌓다 귀국했다. 이후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에서 마케팅, 브랜드 전략 등으로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뤘다. 특히 날카로운 시장 분석력으로 새로운 브랜드의 설립 기획부터 시장 정착까지 전 분야에 걸쳐 눈에 띄는 성과를 내 국내 리딩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녀는 글로벌 기업 소비재 분야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국내 대기업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녀는 이 회사의 유일한 외부 영입 임원이며 현재 부사장으로 승진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아우르는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물론이고, 시장에 대한 정확한 직관과 판단, 그리고 신사업 추진에 대한 적극성이 그녀를 유일한 여성 임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다. 또 프로 못지않은 골프 실력과 에너지로 업계 인물과도 돈독한 네트워킹을 쌓았다. #2. B씨는 대학 졸업 후 그룹사 최초 여성 공채에 합격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3년차가 되던 해에 국내에 막 진입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 이직해 10년간 로컬 마케터로 활약했다. 해외에서는 유명한 대기업이지만 국내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을 업계 선두 업체로 우뚝 서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정확한 소비자 요구 및 시장 분석 능력 때문이었다. 그녀는 유창한 외국어 구사 능력으로 미국 본사와 끊임없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글로벌 전략을 한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이후 또 다른 글로벌 소비재 기업 마케터로 이직해 마케팅 총괄업무를 수행하다가 국내 유명 유통대기업 임원으로 스카우트됐다. 그녀의 성공포인트는 남성 못지않은 스펙과 업무력, 추진력이겠지만 이와 더불어 조직을 리드하는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이다. 부하 직원을 잘 이끌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끌고, 대인관계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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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심수옥 부사장ㆍ이영희 전무ㆍ박원 상무, GS칼텍스의 손은경 상무, 기아차의 채양선 상무의 공통점이 뭘까. 우선 이들은 모두 여성 임원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 전략기획으로 수년간 경력을 쌓았고 외국어와 글로벌 시장에 능통하다는 점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라 현재 대기업의 여성 임원들은 대부분 글로벌 기업 출신이다. 홍병문 엔터웨이파트너스 상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능통한 인재를 외부 영입하여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글로벌 기업 출신의 여성 임원을 스카우트한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국내에서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한 업체는 2년 뒤 있을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국내 시장 진입에 맞서 국내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외부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려고 한다. 이 국내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10위권 안에 드는 우수한 기업이기는 하나 기업 규모가 확연히 다른 대형 글로벌 기업이 국내로 진입했을 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변화를 계속 추구해야 하는 기업 특성상 국내 인재로는 한계를 느꼈다. 따라서 해외 우수 인재 혹은 글로벌 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인재를 영입할 계획인데 여성 글로벌 인재라면 보다 따뜻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리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서 오래 근무한 여성 인재는 국내 기업으로 스카우트되면 `텃세` `조직 적응력` `대인관계`에 대한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국내 대기업으로 스카우트된 C씨는 남성 위주의 임원 조직을 갖고 있는 기업에 외부에서, 그것도 국내 기업과 조직문화가 다른 글로벌 기업 출신으로 가는 것을 처음에는 매우 꺼려했다. C씨는 여성으로서 상당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지닌 인물이지만 `텃세`를 심각하게 고심해 이직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직 이후 C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외국어 능력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력과 추진 전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홍병문 상무는 "C씨는 40세에 빠르게 임원이 된 케이스로, 글로벌 기업의 빠른 승진문화가 임원 스카우트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성 인재를 글로벌 기업에서 찾는 이유는 국내 대기업들이 여성 임원들이 성장하기에는 척박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기업은 상대적으로 차별이 적어 여성 인재들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성장할 수 있다. 서치펌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지 않고 있다, 필요가 있을 때마다 글로벌 인재를 글로벌 기업에서 찾다보니 여성 인재가 많이 포진해 있어 의도치 않게 외부 여성 인재 영입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임원의 채용 분야가 유통, 소비재, 패션, 호텔, 외식 등 생활을 기반으로 한 산업 즉, 전통적 `여성산업`에 치우쳐 있다는 한계가 있다. 중공업, 건설, 토목, IT 분야 등에서는 여성 임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쇼퍼마케팅 성패, 3초안에 결판난다
`합리적 vs 충동적` 고객 차별 접근소비재 상품 소비패턴 DB 만들어 프레임 구성·매장 진열땐 매출 `쑥` |
기사입력 2012.06.01 14: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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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나 설 연휴가 다가오면 많은 이들이 선물을 구매한다. 그들은 분명 `쇼퍼`(shopper)다. 하지만 해당 물품의 사용자(user)나 소비자(consumer)는 아니다. 최소한 1년에 두 번 대부분의 유통업체와 소비재 제조업체들은 `소비자ㆍ사용자 마케팅`이 아닌 쇼퍼를 대상으로 하는 `쇼퍼 마케팅`을 펼치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쇼퍼마케팅`이 이제 모든 제품군의 상시적인 마케팅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에서 아예 `쇼퍼마케팅`을 연구해 책을 내놓은 이유다. 쇼퍼마케팅 전문가 중 한 명인 김상용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자동판매기에서 음료수를 구매하는 쇼퍼는 사용자 또는 소비자일 확률이 높지만, 슈퍼마켓에서 음료수를 사는 사람은 마시는 사람, 즉 사용자가 아닐 수도 있다"며 "이걸 깨닫는 순간 `쇼퍼 마케팅`의 개념이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 쇼퍼의 구매 결정은 무의식적이다 쇼퍼가 매장 내에서 구매 의사 결정에 사용하는 시간은 3초에 불과하다. 눈 깜짝할 시간에 물건이 팔릴지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것. 제일기획에 따르면 쇼퍼는 보통 매장 내 머무르는 시간의 80%를 상품 구매와 상관없이 보내고 있다. 이들은 겉으로는 신중하게 물건을 비교하고 따져서 제품을 고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브랜드 선택에 있어서도 쇼퍼의 절반 이상이 진열대 앞에서 순간적이고 무의식적으로 구매의사를 결정한다는 얘기다. 한 컨설팅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상세한 쇼핑목록을 정리하는 구매자는 식음료에서 28%, 잡화에서는 27%, 건강ㆍ미용에서는 17%에 불과하다. 또 이렇게 목록을 작성하고 간 구매자의 30%는 쇼핑목록에 적어놓은 것과 다른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의식적인 구매 결정의 3초를 잡아내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이유다. 일본 코카콜라는 `방문고객을 구매자로 전환하라`는 특명을 내걸고 고객의 영수증 데이터베이스, 매장 내 구매행동 관찰, 패널조사를 활용해 어떤 진열대에 어떤 광고와 함께 콜라를 배치해야 할지를 정했다. 매출이 급격히 뛰었음은 물론이다. 유통기업도 소비자의 구매가 이뤄지도록 함께 작업을 진행한다. 아침식사 대용 `시리얼` 역시 대표적인 쇼퍼마케팅 대상이다. 만약 시리얼이 과자 코너에 있다면 주부들은 이를 `간식`으로 인식해 잘 구매하지 않지만, 식빵과 함께 배치하면 `영양가 있는 식사`로 인식하고 구매를 한다는 것. 쇼퍼마케팅의 기본 원리는 이처럼 실제로 물건을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매하는 사람의 인식과 패턴을 파고드는 것이다. 면도기를 남성용품 코너에 비치하지 않고 피부관리 섹션에 배치했을 때, 주부가 이를 집어드는 것 역시 쇼퍼마케팅의 원리를 적용한 사례다. 기저귀 판매대 옆에 맥주를 두는 것 역시 아이의 기저귀를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아버지들이 자신을 위한 맥주를 담도록 하는 방식의 또다른 쇼퍼마케팅이다. ◆ 마케팅의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에서 일주일 동안 1억2700만명의 소비자가 월마트를 방문한다. 이들이 바로 구매의사를 갖고 현장에 나타난 `쇼퍼`다. 저녁뉴스를 시청하는 6800만명은 단순한 소비자에 불과하다.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잠재적인 소비자보다 `구매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김상용 고려대 교수는 "지금까지 막연하게 고객 중심의 마케팅을 실행해온 기업들이 많다"며 "이제는 구매가 실제 일어나는 쇼퍼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 혹은 잠재적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트렌드가 쇼퍼마케팅으로 대전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수환 베인&컴퍼니 팀장은 "정보가 다양해지고 전체적인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한 사람이 구매하는 양 자체가 늘어났고 구매에 수반되는 인지의 과정이 매우 복잡해졌다"며 "매장도 대형화되고 단독전문매장이 아닌 복합매장으로 형태가 변화하면서 실제 구매 현장을 찾은 고객에게 순식간에 제품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샴푸`하나를 구매하겠다고 마음먹고 샴푸 코너나 화장품가게를 찾으면 됐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는 것. 엄청나게 많은 샴푸 상품군에 다양한 기능과 브랜드가 즐비하기 때문에 가격이나 성능이 `합리적`으로 보이거나 최소한 광고 등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자극을 받은` 제품을 구매하고 이 과정에 기업이 마케팅 전략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합리성을 중시하는 고객인지 좀 더 충동적인 고객인지에 따라 차별적인 접근까지 해야 완벽한 `쇼퍼마케팅`이 이뤄질 수 있다"며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재ㆍ저관여 상품에 대한 소비패턴을 데이터베이스화한 후 이를 토대로 제품 프레임을 구성하고 매장 내 진열 등을 할 때 쇼퍼마케팅이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제일커뮤니케이션 연구소의 박소연 디렉터는 "매장 방문 전 쇼퍼의 정보수집이 기존 TV광고 등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대"라며 "쇼퍼인 소비자를 위한 가치를 설계하고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승연 기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회사 내 개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인맥 외줄타지 말라…경조사는 꼭 챙겨야팀원은 유연한 태도 가장 중요…스펙보다 소프트스킬 쌓아야음주·골프 참여도 인맥 도움 |
기사입력 2012.06.08 13:43:14 | 최종수정 2012.06.08 16: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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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마케팅은 회사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임직원들도 회사에서 자신의 평판과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 서치펌 엔터웨이파트너스의 김경수 대표는 "개인 브랜드란 간단히 말하면 회사에서 신뢰받는 것이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상사는 같은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믿을 수 있는 직원에게 기회를 준다. 한번 기회를 잡았을 때 잘 해내면 계속해서 중요한 일을 맡게 되면서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게 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MBA팀은 회사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서치펌 업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 줄서지 않더라도 회사 판도는 파악하라 개인 처지에서 볼 때 혈연과 학연에 의존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 하는 시도는 위험하다. 잘 나가던 임원이 회사 내 인간 관계를 잘못 맺어 한순간에 한직으로 밀려나는 일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L그룹의 A부회장이 B부회장으로 교체되면서 기존 A부회장 라인이 한꺼번에 한직으로 밀려났던 일은 유명하다. 조주연 엔터웨이파트너스 이사는 "줄서는 것은 자신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잘못되더라도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꼭 줄을 서지 않더라도 회사 판도를 이해하고 있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직한 사람은 어떨까? 개인 브랜드 관점에서 볼 때 이직한 사람은 새로 옮긴 직장의 공채 출신보다 불리하다.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과 같다. 박선규 커리어케어 상무는 "기업뿐만 아니라 회사원도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직한 사람은 새 직장에 자신의 브랜드가 굳건히 자리잡도록 뛰어난 적응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주연 이사는 "이직하면 기존 직장과 문화가 다를 수밖에 없다. 새 직장의 문화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으면 동료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설사 팀장으로 이직했다 하더라도 팀 문화를 무리하게 바꾸려 하기보다는 기존 팀 문화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뻣뻣한 팀원, 자기과시형 팀장은 곤란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팀장과 팀원이 신경써야 할 부분은 다르다. 조 이사는 "말단 팀원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데 있어 업무능력보다도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단언했다. "입사한 지 얼마 안된 팀원이 업무 능력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회의 때 선배나 상사 의견에 대해 무조건 아니라며 반박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일단 수긍하면서 조심스럽게 이견을 제시하는 스킬이 필요하다. `뻣뻣한 팀원`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된다." 팀장도 개인적인 업무 능력보다는 리더십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개인 브랜드 측면에서 유리하다. 조 이사는 "리더십을 카리스마, 혹은 단순히 군림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팀원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진짜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대표는 "팀장은 `실패는 내 탓, 성공은 팀원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말하더라도 회사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팀의 성과가 팀장의 리더십 덕분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자기계발은 스펙 쌓기가 아니다 회사에 근무하는 중 유학을 가는 등 자기계발을 하는 것은 개인 브랜드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박선규 상무는 "계속 같은 직장에 머물러 있을 생각이라면 장기간 유학을 가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유학하는 동안 회사 내 동료와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오히려 개인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회사에 머물러 있는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 유학을 가고자 한다면 유학하는 동안에도 네트워크 관리를 잘 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면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정현호 HR맨파워그룹 이사는 "20ㆍ30대 초에는 외국어 능력을 기르고 SNS를 통해 인맥을 쌓는 것이 좋다. 30대 후반ㆍ40대라면 오히려 오프라인 상의 인적 네트워크와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자기계발을 `스펙 쌓기`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키우는 것이 개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진정한 자기계발"이라고 말했다. 소프트 스킬이란 기업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협상, 팀워크, 리더십 등을 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 술, 담배, 골프가 안되면 경조사라도 챙겨라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골프, 술, 심지어 담배에서도 나타난다. 한국 사회에서 술, 담배, 골프는 단순한 기호식품 또는 취미가 아니라 회사원들의 주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술과 담배를 좋아하지 않아도 술자리, 흡연자리에 빠지지 말고 참여하면서 함께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술자리 후 상사를 집에 모셔다 주는 것은 상사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자신을 잘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또 "골프는 임원이 되고 싶은 직원들의 필수 코스"라며 "술자리에 있는 시간보다 긴 시간 자연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욕탕도 허물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꼽힌다. 반면, 조 이사는 "술이나 담배가 자신에게 안맞다면 억지로 참여할 필요는 없다. 대신 경조사를 빠지지 않고 챙기는 것과 같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인맥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기, 특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모임에서 사회를 보거나 운동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면 회사 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공장증설 보다 마케팅이 먼저다
`하얀국물 라면` 매운맛 넘어서려면…작년 12월 전체 매출 300억, 올 4월에는 절반이하로 뚝매운맛 중독 쉽게 못바꿔 안정단계 올라 설때까지 공격적 마케팅 멈추면 안돼 |
기사입력 2012.06.15 13:5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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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얀 국물 라면`은 국내 라면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이었다. 순식간에 최고 인기상품으로 올라섰고 매출액도 치솟았다. 라면업계 지각변동을 예상하는 사람들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 인기는 급속도로 식었다.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 같은 존재였다고나 할까. AC닐슨 조사에 따르면 하얀 국물 라면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기스면` 등 3종 매출액은 지난해 12월 약 300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그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올해 1월에는 240억원, 2월 200억원, 3월 180억원, 4월 115억원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라면애호가들 호기심을 자극하며 라면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하얀 국물 라면이 불과 출시 6개월 만에 퇴조 곡선을 그리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50년 동안 고된 삶을 풀어주던 국물 맛에 중독 라면은 1963년에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 1960년대 초 먹을 게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에 `꿀꿀이죽`을 대신해 주린 배를 채울 음식으로 주목받았다. 그때까지는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맛의 출현`이었다. 라면은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손쉽게 서민의 주린 배를 채워주면서 한국인 혀를 길들였다. 김연수 푸드테라피스트협회장은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룬 80~90년대를 거쳐 지금까지도 라면이 우리 식생활을 지배하는 이유는 고된 삶에 찌든 속을 얼큰하게 풀어주던 그 오묘한 국물 맛과 그 맛에 중독된 혀의 기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매운맛의 중독성ㆍ금단증상, 짠맛보다 심해 맛 자체도 중독성에 영향을 준다. 음식을 먹으면 혀의 미각세포들이 반응해 대뇌 특정 부위를 활성화하면서 호르몬이 분비된다. 흔히 불안하고 초조할 때 초콜릿, 과자, 케이크 등 단 음식을 찾는 이유도 단맛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쾌감을 증대하는 도파민을 분비하도록 촉진하기 때문이다. 뇌세포와 직결된 미각세포가 인지하는 맛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짠맛, 신맛, 단맛, 쓴맛 등 4가지. 그 밖에 제5의 맛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바로 조미료 맛으로 음식의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맛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미각 정보를 감지하는 뇌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김연수 협회장은 "음식 맛은 혀에서 복합적인 화학작용에 의해 뇌로 전달되는데 그 과정에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혀의 중독성이다. 특히 김치와 찌개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에게 짠맛과 매운맛은 더욱 중독되기 쉬운 맛"이라고 말했다. 현대인들은 매체와 인터넷 등을 통한 넘쳐나는 의학정보 덕분에 소금이 많이 들어간 짠 음식이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세월 길들여진 입맛을 단번에 싱겁고 덜 매운 음식으로 바꾸기란 쉽지 않다. 체내 염분 농도가 갑자기 감소하면 담배나 술을 끊었을 때처럼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일종의 금단 현상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특히 매운맛은 중독성과 금단 증상이 짠맛에 비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매운맛을 느끼는 것은 미각이 아닌 통각이다.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 뇌에서는 입과 혀에서 느끼는 통증을 보상하기 위해 진통 작용을 하고 쾌감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엔도르핀을 다량 분비한다. 결국 매운맛을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감 때문에 엔도르핀이 더 많이 분비되기를 갈구하면서 점점 더 강한 매운맛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혀가 짠맛과 매운맛에 중독되면 미각세포에 강한 내성이 형성돼 점점 더 자극적인 맛을 원하게 되고 과잉 섭취하게 된다. 빨간 국물라면을 쉽게 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바뀌기 힘든 입맛, 지속적인 마케팅이 답이다 최근에 하얀 국물 라면 인기가 떨어지면서 빨간 국물 라면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 투자에 나섰던 하얀 국물 라면 업체들은 저조해진 판매량을 다시 늘리기 위해 리뉴얼한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속속 진행할 예정이다. 오용석 언스트앤영 한영 매니저는 "꼬꼬면을 만든 팔도는 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을 키울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팔도 측은 소비자 입맛이 쉽게 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간과했으며, 라면 시장 대세가 하얀 국물 라면으로 기울어졌다고 오판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신제품 판매량이 손익분기점에 다가가는 속도를 보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초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일상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꼬꼬면은 안정화 단계가 아닌데도 섣불리 공격적인 마케팅을 중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용석 매니저는 "하얀 국물 라면이 마케팅을 소홀히 해 인기가 시들해진 만큼 다시 SNS나 생활밀착형 마케팅을 통해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광고 트렌드] 기술 평준화 시대, 다시 사람과 교감하라
첨단기술 익숙해진 사람들 스펙 자랑은 더이상 안통해현대차·캐논 카메라 등 `동반자` 내세운 광고 눈길 |
기사입력 2012.06.22 13:41:12 | 최종수정 2012.06.22 13:4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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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한판 붙자!` LG전자가 삼성전자와 한창 TV의 3D 구현 방식을 놓고 우열을 디투던 1년 전 광고 문구다. 약 3년 전부터 시작된 스마트 혁명 이후 모든 첨단 전자기기 제조회사들은 `기술`을 광고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TV 전쟁`은 평면기술에서 3D 기술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최대의 승부 중 하나였다. 이동통신사들도 마찬가지로 LTE시대로 넘어가면서 데이터 전송속도와 이를 보장하는 기술력과 인프라를 홍보하는데 집중했다. 작년 말부터 벌어지기 시작한 LTE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12년 여름, 첨단 IT산업과 제품 광고 흐름과 마케팅 전략도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얼굴을 한 디지털 기술`을 홍보하는 것이 유행했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식상한 억지감동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평범한 사람들이고 그 사람의 인생에 기술이 마치 친한 친구처럼 `동반자`가 된다는 메시지가 강하다. ◆ 억지 감동이 아니라 `동반자` 강조 SK마케팅앤컴퍼니가 만들어 최근 론칭한 SK텔레콤 기업 이미지 광고 `가능성의 릴레이`는 전형적인 `휴머니즘` 광고다. 특히 기술이 한 사람 인생의 동반자가 된다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아픈 학생을 위해 교실이 병실로 찾아오고 소통하는 장면, 매일 할아버지의 건강을 진단해주는 거울, 잠 못드는 아이를 위해 아름다운 밤하늘이 되는 천장 등은 모두 기술 진화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걸 다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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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캐논 EOS 600D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카메라 `스펙`(각종 기능과 사양을 일컫는 specification의 약어)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면서 `몇 초에 몇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식의 광고가 아니라 카메라가 사람에게 어떤 기쁨을 줄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아이가 생기면 아이에 맞춰 집도, 차도, 가구도 바꾸게 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자라는 아이의 모습을 완벽하게 남기라고 주문한다. 더 좋은 카메라가 더 멋진 사진을 남긴다는 내용은 없다. 오직 `최고의 기억을 아이에게 선물하라. 그 길에 캐논 카메라가 함께하겠다`는 이야기뿐이다. 첨단 전자기기에서 시작된 휴머니즘 광고, `동반자` 강조 열풍은 자동차ㆍ기계, 심지어 B2B 사회기반시설 산업에 있는 중공업까지 확산됐다. 최근의 현대자동차 기업이미지 광고에서도 주제는 `사람들의 인생`에 맞춰져 있다. 한 사람 인생에서 기쁜 순간, 힘들었던 순간, 보람찼던 순간에 함께했던 자동차를 보여주면서 자동차와 자동차 기업이 인생의 동반자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두산중공업 광고 역시 태양과 가까이 살지만 늘 빛이 부족한 중국 쓰촨성을 배경으로 아이들 등하굣길의 보호자가 되는 두산중공업 기술을 강조한다. 김현주 SK마케팅앤컴퍼니 그룹장은 "첨단 기술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더 이상 기술의 혁신에 놀라지 않는다"며 "기업이 소비자와의 교감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시 사람을 중심에 둔 광고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광고 패턴은 반복되며 진화한다 1980년대 삼성전자의 캐치프레이즈는 `휴먼테크`였다. 인간과 기술의 결합. 최첨단 클라우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화두와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첨단 기기나 자동차 같은 기술위주 제품에서 신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다음에 `고객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건 지극히 일반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손원상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신기술이 처음 등장하는 단계에서는 자기 제품의 기술이 더 우월하다고 강조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다 고만고만한 기술을 갖게 되면서 마케팅전략이 바뀐다"며 "다만 시대에 따라 그 형태가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지금보면 유치한 예전의 억지감동과 달리 지금은 `동반자`, `친구`로서의 기술이 강조된다"며 "이는 가족이 해체되고 300만 가까운 1인가구가 존재하는 시대에 가족이자 친구는 바로 자신이 사용하는 첨단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맥킨지 디지털전략 전문가인 도준웅 컨설턴트는 "원래 첨단 기술이 필요한 제품에서는 초기에 기술에 대한 과대광고전이 펼쳐진다"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충분히 기술에 대해 인식을 하고 나면 기업들은 다시 고객들이 반복구매를 할 수 있도록 전략을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의 `휴머니즘`광고 트렌드와 관련해 "기존에는 디지털 기기에는 분명한 `얼리어답터`가 존재했지만, 이제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모두가 얼리어답터가 됐다"며 "첨단기술이 완전히 생활 속 일부가 됐기 때문에 다시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마케팅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동반자`적인 관점에서 인간성을 강조하다가도 `휘어지는(Flexible) 디스플레이 패널` 등 신기술 적용이 다시 시작되면 또 한 번 기술우위를 강조하는 광고전략이 등장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EO 심리학] 멀티플라이어 CEO와 디미니셔 CEO
재능계발 도와주는 멀티플라이어는 디미니셔보다 직원역량 2배 더 활용한국같은 나라에선 3배로 확대 |
기사입력 2012.07.06 13:33:20 | 최종수정 2012.07.06 13:35: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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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의 총리 윌리엄 글래드스턴은 사람을 만날 때면 자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려 노력했다. 반면에 유대인이라는 한계를 딛고 총리에 오른 그의 라이벌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누구를 만나든지 자신이 만났던 바로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주었다. `멀티플라이어 : 최고의 리더들은 어떻게 사람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라는 책의 저자들인 리즈 와이즈먼과 그렉 맥커운은 윌리엄 글래드스턴 같은 사람을 디미니셔(Diminisher) 그리고 벤저민 디즈레일리 같은 사람을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라고 명명하였다. CEO도 `멀티플라이어 CEO(능력강화형)`와 `디미니셔 CEO(능력약화형)`로 구분할 수 있다. 디미니셔 CEO는 직원들의 재능을 사용하고 직원들에게 명령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직원들을 통제한다. 반면에 멀티플라이어 CEO는 직원들의 재능을 계발하고 직원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하며 직원들과 상의하고 직원들의 업무를 지원해 준다. 디미니셔 CEO는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지만 회사 내부에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는 일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디미니셔 CEO는 사람들의 지성과 재능이 고정된 것이라서 바뀌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국 디미니셔 CEO는 직원들이 개인의 자원을 낭비하도록 만듦으로써 그들의 업무수행 능력을 떨어뜨린다. 반면에 멀티플라이어 CEO는 사람들의 지성과 재능이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멀티플라이어 CEO와의 만남은 직원들에게 인생이 점화하는 최고의 순간을 선사해 줄 수 있다. 리즈 와이즈먼과 그렉 맥커운의 연구에 따르면, 멀티플라이어 CEO는 디미니셔 CEO보다 직원들의 역량을 2배 정도 더 잘 활용한다. 이는 결국 멀티플라이어 CEO는 돈을 더 들이지 않고도 디미니셔 CEO에 비해 직원 수를 2배로 늘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점을 뜻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한국처럼 위계질서가 강한 나라에서는 멀티플라이어 CEO와 디미니셔 CEO의 차이가 3배로 더 확대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멀티플라이어가 되고 또 어떤 사람이 디미니셔가 되는가? 이 물음과 관련해서 기억해 둬야 할 중요한 사실은 멀티플라이어를 실제로 만났던 사람만이 진정한 멀티플라이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 경영학의 태두인 피터 드러커가 그 좋은 예다. 멀티플라이어계의 전설답게, 그는 사후에 사람들이 그 자신을 "여러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왔던 사람"으로 기억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가 이러한 멀티플라이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13세 때 프리글러(Pfliegler) 신부를 만났기 때문이다. 드러커에 따르면 훗날 졸업 60주년 동창회 때 그의 친구들은 한결같이 전형적인 멀티플라이어, 프리글러 신부가 자신들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멀티플라이어를 실제로 만났던 사람만이 진정한 멀티플라이어가 되는 이유는 오로지 실제로 경험한 사람만이 그것의 가치와 방법을 온전하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가 천재 CEO를 위한 무대였다면, 21세기는 그러한 천재를 만들어내는 멀티플라이어 CEO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화두를 던져볼 필요가 있다. 나는 멀티플라이어인가, 아니면 디미니셔인가?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은 멀티플라이어인가, 아니면 디미니셔인가? 만약 이 물음에 분명하게 답할 자신이 없다면, 다음에 할 일은 분명하다! 곧바로 멀티플라이어를 찾아나서는 것이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화 `맨인블랙3`의 MIB, 경영학적 관점서보니…
수평조직에 유리천장 없는 평생직장비서도 CEO 승진가능…개인 특성별 업무 배치…조직원 충성도도 높아 |
기사입력 2012.07.06 13:5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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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인블랙(MIB)`이 처음 상영된 게 15년 전인 1997년이다. 당시 세계 영화팬들은 영화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액션에 열광했다. 제작진은 엄청난 대히트에도 불구하고 속편인 `맨인블랙 2`를 5년 후인 2002년에 내놓는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흐른 올해 `맨인블랙 3`가 개봉됐다. 이 영화 시리즈는 잘된다 싶으면 마치 드라마처럼 1년에 한 번씩 만들어내는 시리즈물 영화와는 다르게 다가온다. 마치 옛 소중한 기억을 생각나게 하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7월 4일 기준으로 한국 관객 337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맨인블랙 3`는 가족과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야기 전개도 괜찮고 외계인과 싸우는 장면을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단순한 재미를 뛰어넘어 경영학적인 해석을 해보는 것도 훨씬 의미가 있을 듯하다. ◆ MIB에서는 누구나 승진이 가능하다 MIB 사무실은 극히 폐쇄적인 조직이다. 외부에서는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매우 다양하고 열린 조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처음 시작하는 장면에서 `오 국장(Director O)`은 중요한 연설을 말도 안 되는 외계어로 수행한다. 당연히 지구인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이를 보면 MIB 조직은 `다르다는 사실`을 매우 잘 받아들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조직 구성원을 살펴보면 온갖 행성에서 모여든 외계인을 비롯해 모든 인종이 있다.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해 온갖 문제에 직면해야 하는 일반 직장에 비해 정말 `다름`을 잘 인정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다. 오 국장은 과거에 단순직무를 도와주던 `미스 오`였다. 그녀는 에이전트 케이(토미 리 존스)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고 전화를 받고 다른 에이전트들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준비해 주는 역할을 주로 맡아서 하던 여직원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40년 동안 근속하면서 차근차근 승진을 하더니 결국 MIB의 최고경영자인 국장에 이르기까지 했다. 자신만 열심히 한다면 미래가 보장되는 완벽한 직장이 아닐 수 없다. 여자라서, 그리고 특별한 경력 없이 잡일만 하던 직원이라고 어떤 한계나 `유리천장` 따위에 부딪히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MIB 조직은 현대인들이 가장 원하는 `평생직장`에도 해당된다. 제이(윌 스미스)나 케이 같은 에이전트들은 물론이고 경비아저씨조차 오랜 세월 바뀌지 않는다. 항상 MIB 문을 지나면 똑같은 할아버지가 신문을 읽으며 에이전트들을 맞이한다. 경비라고 해서 전혀 홀대를 받거나 직위의 높고 낮음의 차이를 느끼지도 않는다. ◆ 위계질서와 인재 배치 매우 수평적인 조직도를 갖고 있는 MIB이지만 한국처럼 선후배 사이의 강력한 위계질서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한 장면이 있다. 바로 제이가 어지럼증을 느끼고 초콜릿우유를 달라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킬 때다. 그 사람이 예전의 미스 오처럼 에이전트들이 필요한 것을 도와주는 역할의 직원인지 신입 에이전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MIB 조직 안에서 어느 정도의 연륜이 쌓인 제이가 지나가는 아무에게나 "초콜릿우유 좀 갖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은 서양문화 기반에서 만들어진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 신입사원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 직원은 제이에게 쩔쩔매며 초콜릿우유를 대령한다. 초콜릿우유를 대령했지만 늦었다는 이유로 제이에게 핀잔을 받기도 한다. 어쩌면 MIB에서는 신분의 차이나 직책의 차이보다는 장유유서와 같은 `기수 문화`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외계인 직원들을 둘러보면 MIB식 적재적소 인재 배치에 대해 알 수 있다. `맨인블랙 1`에서부터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벌레 외계인들을 기억할 것이다. 이들은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 댄다.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고 어지럽히는 것도 좋아하지만 말의 빠르기만큼 눈치도 빠르다. 이들은 함께 한 팀으로 묶어 두면서 발빠른 정보력을 얻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덩치가 크고 손과 눈이 많은 외계인들은 전 세계 지도를 보면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니터할 수 있는 곳에 배치해 두었다. ◆ 조직 충성심의 끝판왕 MIB MIB의 특별한 조직문화는 이들의 `충성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제이나 케이 또는 다른 에이전트들은 그들의 목숨을 걸고 MIB를 지킨다. 제이와 케이 사이에서의 우정도 한몫하긴 하지만 MIB 조직 자체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조직이 아니라 국가와 지구를 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MIB 조직원들은 외부에서 그 어떤 인정도 받지 못한다. 매일같이 지구를 지켜내면서 단 한 번도 영웅 대접은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조직에 대한 충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고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울 것이 있을 때는 지위를 막론하고 서로 도우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가 최고인 MIB. 심지어 아주 낮은 직책에서 시작해 평생직장으로 가져갈 수도 있고 노력만 한다면 누구든지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는 MIB. 한국인의 `정 문화`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이 조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분명 `기억에 남을 만한` 경영학적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외계인들과 싸워 이기는 쾌감을 느끼면서 말이다. [황미리 연구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EO 심리학]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멘탈 피트니스
자전거 몸으로 배워서 타듯 행복의 기술도 훈련 받아야승진·고액연봉의 기쁨 짧아 감동·친목의 행복 알려줘야 |
기사입력 2012.07.13 13:35:27 | 최종수정 2012.07.13 13:4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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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발표를 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Happiness Index)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로 나타났다. 1위 국가인 덴마크는 한국보다 행복지수가 두 배나 더 높았다. 한국보다 낮은 순위는 터키와 멕시코뿐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왜 이렇게 낮은 것일까?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의 심리학적인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점과 관계가 있다. 아마도 자기계발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심리학적인 방법에 대해 잘 모른다는 주장에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중의 자기계발서들에는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행복의 기술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일(Yale) 목표 연구`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1953년에 한 연구팀은 예일대학 졸업반 학생들에게 인생에서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어 놓은 것이 있는지 질문했다. 그리고 20년 뒤 그 졸업생들을 추적ㆍ조사했더니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던 3%의 사람들이 다른 동창생들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무척 쉬운 일이 될 것이다. 그 연구에 따르면, 행복해지려면 구체적인 목표를 적은 후에 지갑에 소중하게 보관하면서 살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놀라운 이야기에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연구가 실제로는 행해진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복과 관계된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에 관한 언어적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행복과 관계된 암묵적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암묵적 지식은 언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그만큼 어려운 기술을 말한다.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아이가 자전거 타는 법에 대해 말로만 설명을 들은 후 곧바로 자전거를 탈 줄 알게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전거 타는 법은 말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몸에 배는 것이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행복에 관한 기술도 마찬가지다. 행복의 암묵적인 기술을 다루는 대표적인 심리학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멘탈 피트니스(Mental Fitness)다. 신체적인 피트니스가 사람들이 신체적인 건강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멘탈 피트니스는 사람들이 정신적 번영 상태로서의 행복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암묵적 지식 중 하나는 `직원들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많은 회사들은 주로 직원이 원하는 것을 주려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직원들의 행복감을 높여주기 어렵다. 직원들이 주로 원하는 것들, 즉 고액 연봉과 승진은 그들의 기대만큼 행복감을 높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재미, 감동, 자기 효능감 그리고 회사 내 친목 활동은 행복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따라서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CEO는 직원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행복한 회사를 위한 멘탈 피트니스의 기술 중 하나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칸 광고제 사로잡은 S·P·A |
기사입력 2012.07.13 13:38:17 | 최종수정 2012.07.16 10: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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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광고제는 전 세계 광고인의 최대 축제다. 올해 행사가 열린 광장 한복판에서는 대한민국의 자동차가 그 자태를 뽐냈다. 한류 스타 2NE1이 등장하는 세미나에는 수백 명의 금발 소녀 팬이 몰려들었다. 10여 년 전이라면 이러한 장면은 그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그리는 인위적인 광고로 인식됐을 것이다. 하지만 2012년에는 칸에서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 제일기획과 이노션 등 한국의 광고기획사들은 이번 칸 국제광고제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에 성공했음은 물론 모두 합쳐 10개가 넘는 분야에서 수상했다. 매일경제 MBA팀은 이노션과 함께 2012 칸 국제광고제에서 나타난 광고 트렌드를 짚어봤다. 이번 칸 광고제는 3개 테마로 압축된다. △사회적인 연결과 관심(Social) △역설적인 면을 부각한 마케팅(Paradox) △할 수 있다(Able)는 희망의 메시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박재항 이노션월드와이드 이사는 "환경이나 사회의 갈등 극복에 기업이나 상품이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에 더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자신이 사회의식이 있는 사람으로 비치길 원한다"며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면서 사회성이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상용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칸 광고제의 변화를 보면서 최고경영자(CEO)나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짜는 사람들은 `톱스타 마케팅`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서서히 버릴 때가 됐다"며 "변화하는 시장과 변화하는 소비자, 사회적 소비자를 다시 연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Social(사회에 대한 관심)
올해 칸 국제광고제의 첫 번째 핵심 화두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다. 패션브랜드 베네통은 이명박 대통령과 지난해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키스 장면을 광고로 만들어 `이 정도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들마저도 키스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페레스 평화연구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기원하는 헌혈 캠페인으로 이스라엘 사람의 피를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팔레스타인 사람의 피를 이스라엘 사람에게 헌혈하도록 했다. `진짜 피를 나눈 혈연 관계를 해칠 것이냐`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끝없이 제기돼온 기업과 소비자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은 올해도 칸 광고제의 화두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예전에 `당위`를 강조했다면 올해에는 `어차피 해야 할 일`인 사회공헌활동을 `조금 더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메시지가 많았다는 것. 한 일회용 반창고 회사는 피를 흘릴 경우 찾게 되는 반창고를 판매할 때 그 안에 편지봉투와 면봉 키트를 함께 넣고 자신의 피가 묻은 면봉을 편지봉투에 넣어 우체통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이 `피 묻은 면봉`은 의료단체로 넘어가 골수 이식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사용된다는 아이디어다. 한국의 대형 유통업체 홈플러스가 국제구호개발NGO `굿네이버스`와 함께 추진한 `100원` 캠페인 역시 성공적인 사례로 꼽혔다. 카트를 사용할 때 쓴 100원을 다시 자신의 주머니에 넣는 것이 아니라 카트 보관함 옆에 비치된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모금함에 넣을 수 있도록 한 것. 소비와 함께 남을 돕는다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했다. ◆ Paradox(역설 마케팅)
올해 칸 국제광고제의 두 번째 특징은 `역설`을 강조한 마케팅으로 요약된다. 신문ㆍ잡지 등 종이인쇄 매체의 중요성을 최첨단 동영상으로 강조해주거나 `~이 없다면`이라는 전제로 `부재를 통한 가치 증명`을 시도했다. 인도 신문 뭄바이, 영국의 가디언 등의 영상 광고가 대표적이다. 가디언의 경우 종이신문을 보지 않고 뉴미디어에만 의존할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3마리 돼지` 동화에 빗대 영상으로 표현했다. 사건이나 사회를 종합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꼭 종이신문을 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부재를 통한 가치 증명`은 다른 광고에서도 많이 활용됐다. 콜롬비아의 한 스포츠신문은 콜롬비아에서 축구가 사라진 상태라고 가정하고 축구 기사를 뺀 채 지면을 발행해 `축구경기장 폭력`을 막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개봉한 지 60일이 지나면 활자가 지워지는 책을 발간한 한 출판사는 쌓아둔 책을 읽으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김상용 교수는 "이러한 전략을 `공포 호소(Fear Appeal)`라 하는데, 주로 보험회사 광고에서 많이 쓰이다 최근 다양한 방면으로 퍼져나갔다"며 "공포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엇인가가 사라졌을 때, 혹은 없을 때의 부정적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최첨단 영상 기법을 활용해 신문과 같은 종이 매체를 홍보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신문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엘리트가 반드시 읽는` 수준 높은 매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신문 읽는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동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Able(할 수 있다는 믿음)
2012년 칸 국제광고제에는 `할 수 있다(Able)는 믿음`과 긍정의 메시지, 특히 장애 극복의 메시지도 넘쳐났다. `윔피`는 시각장애인이 햄버거를 먹을 때 어떤 햄버거이고,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햄버거 빵 위에 참깨를 이용해 점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만든 햄버거는 남아프리카의 가장 큰 시각장애인 단체 3곳에 배달됐고 120만명의 시각장애인에게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번 광고제에서 PR 부문 금상을 수상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셈. 여기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그림을 말로만 설명하는 경매`를 진행하는 오디오 디스크립션 파운데이션의 캠페인 역시 극찬을 받았다. 함께 살자는 사회적 메시지에 장애인이나 어려운 사람들이나 모두 다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어야 하고, 실제로 가능하다는 믿음을 기술을 통해 실현해 가는 것이다. 박재항 이사는 이러한 장애 극복 열풍과 관련해 "일반적인 상품조차 단순히 제품 설명서에 적힌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도 하고 자기 방식의 사용법을 고안하고 제품 개발에도 동참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대에 장애가 있다고 해서 제품 사용과 개발 참여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건 `부당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광고나 캠페인에서부터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EO 심리학] 행복한 CEO·불행한 CEO
끝없는 스트레스를 `광기`로 표출할까`은총`으로 여길까 기준부터가 다르다 |
기사입력 2012.07.20 14:07:13 | 최종수정 2012.07.20 14:1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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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서두에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가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있다"고 적었다. 톨스토이의 이러한 관점은 CEO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불행한 CEO들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그들의 공통점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행복한 CEO들에 관해 알고자 한다면 비교적 쉽게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장기-종단 연구인 하버드대학의 그랜트 스터디(Grant Study)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좋은 시사점을 준다. 비록 그랜트 스터디의 원래 목적이 CEO들의 특성을 연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지라도, 그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행복한 CEO와 불행한 CEO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선사해 준다. 첫째, 세상의 CEO는 행복한 CEO와 불행한 CEO, 이 두 유형으로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 개인적 야망의 달성 여부, 사회적 봉사, 대인관계, 결혼생활 만족도, 신체적 건강, 정신질환 여부, 여가생활 등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분명한 차이를 나타낸다. 둘째, 행복한 CEO와 불행한 CEO를 가르는 것은 한두 가지의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점이다. 자동차 드라이브 중에 실수로 잘못된 길로 접어들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CEO들의 삶의 행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단 한번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해서 드라이브 코스 전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셋째, 행복한 CEO와 불행한 CEO는 고통스러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기준에 의해 구분된다는 점이다. 즉 행복한 CEO라고 해서 고통스러운 사건을 안 겪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불행한 CEO들의 삶에서 갖가지 스트레스는 `광기`의 형태로 발산되는 반면에 행복한 CEO들의 삶에서 스트레스는 `신의 은총`의 형태로 발현된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CEO와 불행한 CEO의 차이는 일상적인 상황보다는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훨씬 더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CEO와 불행한 CEO를 가장 잘 구분해 줄 수 있는 심리적인 지표는 `적응기제(adaptive mechanism)`에서의 차이다. 적응기제는 문제 상황에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보기 위해 사용하는 심리학적인 대처방법을 말한다. 스탠더드오일의 설립자인 존 록펠러(John D. Rockefeller)와 게티석유회사의 설립자인 폴 게티(J. Paul Getty)의 삶은 적응기제가 행복한 CEO와 불행한 CEO의 핵심적인 차이 중 하나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폴 게티는 게티박물관을 설립한 후 전 세계에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의 총가치의 25배가 넘는 분량의 예술품들을 사들였다. 하지만 그는 예술품 거래를 통해 경제적 차익을 얻는 데 집착해서 진품 여부가 불확실한 작품들도 무분별하게 구입했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받았다. 이처럼 폴 게티는 신경증적인 적응기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자신의 부와 소장품이 주는 즐거움을 거의 향유하지 못했다. 반면에 같은 석유재벌이었던 존 록펠러는 성숙한 적응기제를 통해 자신의 재산을 교회와 대학을 설립하는 데 기부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가장 모범적인 기업가로 존경받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CEO가 된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숙한 적응기제는 행복한 CEO가 되는 것을 보장해 줄 수 있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간장녀 코드에 접속하라 |
기사입력 2012.07.20 14:11:55 | 최종수정 2012.07.23 19:0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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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된장녀`라는 단어가 갑자기 대한민국을 휩쓴다. 된장녀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이를 보면 △비속어인 `젠장`이 `된장`으로 전이되었다 △된장을 발라주고 싶을 만큼 꼴불견인 여성이다 △실제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해외 명품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대변과 된장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비꼬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명품으로 치장을 해봤자 정작 자신들은 순수 국산으로 된장 냄새에 익숙한 존재라는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등이 있다. 어떤게 정확한 유래인지는 모르겠으나, 그후 거의 7년간 `된장녀`는 늘 화제가 되는 단어였고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었다. 그런데 2012년, `된장녀`와 상반되는 개념의 `간장녀`가 갑자기 주목받고 있다. 이미 퀴즈쇼의 문제로 나오고 포털 검색 1위까지 차지한 `간장녀`는 현재 최고 트렌드다. 간장녀는 절약정신을 의미하는 `짠순이`란 단어와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간장녀들은 무조건 지갑을 열지 않는 자린고비와는 다르다. 외모를 꾸미고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면서도 최대한 실속을 추구하는 합리적 쇼핑을 한다. 즉, 능력도 없으면서 부모님이나 남자친구에게 의존해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철 없는 된장녀와 달리 명품가방을 사더라도 최저가격으로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사는 독립적이고 멋진 여성을 뜻한다. 광고업체인 금강오길비의 양혜정 국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기불황으로 과시보다 실속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실속형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과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광고업계에서도 `간장녀`와 같은 유행어를 포함해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권하는 광고가 크게 환영받고 있다"고 최신 트렌드를 소개했다. ◆ 유통업체의 간장녀 공략법
합리적인 쇼핑을 추구하는 간장녀는 요즘 유통업계의 화두다. 간장녀는 무조건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속적이라고 생각하면 지갑을 여는 소비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통업계에서는 얼마만큼 `실속있게` `합리적으로` 마케팅 하느냐가 훨씬 중요해졌다. 간장녀란 기본적으로 트렌디하고 스마트한 여성을 일컫는 단어다. 그만큼 간장녀에게 통한다면 다른 고객들에게도 만족을 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유통업계에서는 포장비용을 줄이고 내용을 실속적으로 채운 대용량 제품들을 선보이는 등 간장녀들의 입맛에 맞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들도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대형 세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력이 떨어져서이기도 하지만 간장녀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일반 세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량(VIP) 고객 초청 세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미 물건을 구매했던 적이 있는 고객에게 문자로 브랜드 세일을 하는 것. 실제로 7월 18~19일 이틀 동안 청담동 프리마 호텔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주최하는 국내 의류 브랜드 VIP 초청 세일이 있었다. 2012년 신상품을 60~70%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획을 해 간장녀들의 구미를 당겼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간장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화장품 업계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LG생활건강은 해외 명품에 맞서 좋은 성분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많은 간장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에센스를 80㎖에서 150㎖로 두 배가량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은 8만원에서 13만원으로 적당히 높인 것이다. ◆ 카드업계의 간장녀 공략법 요즘 간장녀가 화두에 오르면서 카드사들의 마케팅은 한층 더 격렬해졌다. 롯데카드의 광고 마케팅 포인트는 `합리적 소비`이다. 광고를 보면 쇼핑하는 한 남자가 쇼핑을 마음껏 했는데, `쇼핑한 만큼 쌓이지 않는` 이상한 포인트 시스템에 의심을 품는 장면을 보여준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한마디와 의심의 눈초리, 그리고 흘리는 땀 한 방울은 TV 화면을 보고 있는 모든 간장녀들이 맞장구칠 것만 같은 광고다. 쓴 만큼 있는 그대로 포인트 적립을 해준다는 롯데카드는 그야말로 간장녀들이 공감할 수 있는 광고. 여기서 더 나아가 대놓고 간장녀를 공략한 광고가 있다. 바로 외환카드 2X의 광고다. 돈도 있고 스타일도 있는 배우 하지원이 간장녀의 생활을 직접 보여주는 이 광고는 간장녀들의 공감을 100% 끌어내고 있다. 새로 입주한 아파트 벽을 못질 실수로 뚫어버리고, 늦은 오후 멋진 커피전문점에서 우아하게 커피를 즐기다 쏟아버리고, 화보촬영용 드레스를 입고 우산으로 골프 스윙을 하다 옷을 찢어버리는 하지원은 실수의 연발에도 계속 웃는다. 아파트 벽을 뚫어버린 후에는 `아파트 관리비 할인이 6개월 뒤엔 2배니까!`라며 웃는다. 커피를 쏟은 후에는 `6개월 뒤부터는 커피값도 반값이니까`라며 지나가는 멋진 남자에게 눈웃음을 치는 것으로 마무리해버린다. 그러더니 우산을 골프채 삼아 스윙을 날리다 찢어진 드레스를 보면서도 `6개월 후 골프장 할인이 2배잖아!`라며 웃기 바쁘다. 어떻게 보면 이 광고는 간장녀를 주로 삼았다기보다는 진정한 간장녀가 원하는 삶을 보여준 광고다. 외환은행 측은 실제 신용카드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면밀히 분석 후 각 연령대에 맞는 서비스를 반영했기 때문에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외환카드 2X는 이러한 공감 광고에 힘입어 외환카드 사상 처음으로 출시 한 달 만에 10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황미리 연구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EO 심리학] 대표적인 CEO리스크 `스트레스` 대처 기술
물속서 계속 발버둥치는 백조타입 노력은 역효과운동·음악감상·대화통해 스트레스 해소 경험해야 |
기사입력 2012.08.17 14:39:20 | 최종수정 2012.08.17 14:44: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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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원숭이 무리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심하게 받는 존재는 서열이 가장 낮은 조직원이 아니라 가장 높은 우두머리다. 개코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자가 거의 같을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도 피라미드식 형태로 매우 유사하다. 이를 고려해 보면, 사람들이 만든 회사 조직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 즉 서열이 가장 높은 CEO가 일반 사원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경험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에서 600명이 넘는 CEO들의 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성 질환의 발병 빈도가 일반인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이런 점에서 스트레스는 대표적인 CEO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CEO 리스크란 회사의 발전을 위협하는 잠재적 요인을 뜻한다. 한 대학병원 암 연구소에서 진행한 스트레스 실험은 CEO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심리적인 대처 기술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연구진은 스트레스가 생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전기 충격 실험을 진행했다. 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투명한 유리 상자에 넣은 다음 한 집단에는 정해진 시간마다 심각한 수준의 전기충격을 주고, 다른 집단은 전기충격을 받고 있는 집단을 관찰하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객관적으로 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은 전기충격 조건의 쥐였다. 하지만 실제로 암과 같은 스트레스성 질환에 더 많이 걸린 것은 전기충격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전기충격을 받는 쥐들을 지켜봐야 했던 관찰조건의 쥐였다. 극심한 전기충격을 받은 쥐들은 실험 초기에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이 치솟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관찰조건의 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준이 증가하여 결국 실제로 전기충격을 받은 쥐들보다 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삶에서 정말로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지 여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고통을 어떤 형태로든지 단 한 번이라도 벗어난 적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기충격을 받은 쥐들은 외견상 단순히 고통에 몸부림을 치기만 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전기충격이 주어질 때마다 있는 힘을 다해서 뛰어올랐고 비록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더라도 명백히 고통을 피할 수 있었다. 비록 전기충격이 주어질 때마다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인 방법은 아닐지라도, 이러한 본능적 시도는 희망감을 유지시켜 줌으로써 유기체를 보호해 준다. 반면 관찰조건의 쥐들은 전기충격을 받는 쥐에 비해 경미한 고통을 겪었지만 그들은 단 한순간조차도 고통을 피할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주요한 CEO 리스크로서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는 찰나일지라도 스트레스로부터 실제로 벗어나는 체험을 하는 것이다. 단, 이때 중요한 것은 수면 위에서는 우아한 몸짓을 하고 있어도 물속에서는 끊임없이 발을 움직여대는 백조 타입의 노력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렇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 누구든지 24시간 내내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하루 중 몇 분을 온전하게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가능하다. 소중한 사람과의 대화, 음악 감상, 운동 등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하루 중 찰나의 순간이라도 온전하게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활동을 실제로 하는지 여부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업들, 야구장을 놀이터로 바꾸니 놀라워라!
[Trend] "야구는…광고다!" |
기사입력 2012.08.31 14:45:09 | 최종수정 2012.09.01 15:16: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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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지독하게 미국적이다. 괴물 같은 투수에 맞서는 영웅타자 혹은 외롭게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운명을 책임지는 투수. 미국적인 `슈퍼 히어로` 스토리가 만들어지기가 딱 좋다. 야구가 이보다 더욱 미국적인 건 바로 어떤 방식으로든 마케팅과 광고효과를 만들어내는 게임의 특성이다. 자유시장경제의 본고장이자 비즈니스 천국인 미국에서는 운동 경기 자체의 재미만큼 기업들이 스포츠를 이용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가도 아주 중요한 문제다. 야구는 회마다 쉬는 시간이 있어 중계 중간에 엄청나게 많은 편수의 광고가 들어갈 수 있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도 관중 수가 지난해 역대 최다인 68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의 경우 419경기만인 8월 26일 600만명을 돌파했고, 700만 관중 입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그동안 적자를 내면서도 거의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막연한 홍보효과만을 생각하던 후원 기업들의 눈빛도 달라지고 있다. 그 때문에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가 국내 프로야구에서 시작되고 있다. ◆ 야구는 여백의 스포츠 야구는 자주 `인생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터뜨린 만루홈런`은 온갖 어려움을 겪다가 마지막에 설움을 한방에 날린 `인생역전`스토리를 설명하는 상투적인 표현이 됐다. 야구를 보고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야구가 곧 인생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야구는 광고다. 그것도 놀라운 광고 효과를 보장하는, 각 기업이 가진 홍보비나 마케팅 비용의 적정 수준에서 어디든 한번 공략해볼 만한 매력적인 광고 매개체다. 광고기획사 SK마케팅&컴퍼니에 따르면 야구는 `여백의 스포츠`다. 축구나 농구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과 달리 야구는 기본적으로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까지는 멈춰져 있다. 이 순간 TV 화면에 겹쳐지는 `가상광고`를 넣어도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별로 없다. 중계 화면상에 광고를 넣을 공간이 아주 많고 시청자(소비자)들도 오히려 정지된 시간을 채워주는 오락적 요소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게 끝이 아니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타자가 공을 받아치는 순간 등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곳곳에 광고가 숨어있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장면을 보면 선수 모자와 좌우, 팔, 바지, 목 뒤 등에 총 6개 후원사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극적인 투구 장면이 신문 등 인쇄매체에 한 컷만 나와도 또다시 수백만 명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온갖 브랜드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뒤에서 잡은 중계화면에는 역시나 옥외광고가 자리 잡고 있다. 야구의 정적인 특성상 사람들이 광고판을 쳐다볼 확률이 그 어느 스포츠보다 높다. 이 같은 야구의 광고효과가 기업들에도 강하게 인식되면서 잠실구장의 옥외광고 사용권 금액은 연 72억원까지 치솟았다. 최정훈 SK마케팅&컴퍼니 부장은 "공개입찰을 진행한 잠실구장 외에도 최근 각 구장들의 옥외광고 가격이 2년간 두 배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 `홍보효과`를 넘어선 진짜 마케팅의 시작 야구가 중계되는 모든 미디어, 경기 결과를 보도하는 모든 매체에 돈을 지불하지 않고 언제나 회사이름을 노출시키는 건 바로 구단을 가진 기업들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아무리 `기아` `삼성` `LG` `두산` `한화`라고 입에 달고 다녀도 단지 팀 이름으로 이를 인식할 뿐이라는 것. 더 중요한 `브랜드 동일시 효과`는 별로 검증되지 않았다. 실제 구단 운영기업들은 `막연한 홍보효과`만을 생각할 뿐 기업의 마케팅 차원에서 구단을 활용할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소장은 "이기고 지는 승부에 집착하는 순간 야구가 갖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된다. 그저 `플레이오프 진출하고 혹시라도 우승하면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고 홍보가 된다`는 식의 기존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로서의 야구에서 승패는 병가지상사지만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야구는 기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마케팅의 신세계가 열리게 된다. 최근 SK와이번스가 국내 구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를 깨닫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SK와이번스는 최근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야구경기 개념을 잡고 인천 문학구장의 좌석을 뜯어고쳤다. 아예 삼겹살을 먹으면서도 야구를 볼 수 있다. 구장에 와서 야구만 보는 게 아니라 입장 전 유흥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볼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사방에 SK 계열사의 로고가 박혀 있고, 실제 파는 상품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쯤 되면 구단 이름 자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기업의 이름과 브랜드가 팬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된다. 이 지점에서 야구팀과 브랜드를 소비자가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는 놀라운 효과가 일어난다는 것. 구단의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이득이지만 이쯤 되면 그건 부수적인 것에 불과할 정도가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도 `거시적 스포츠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기업들의 구단활용 전략, 야구활용 전략은 아직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헌수 건국대 교수는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마케팅 자체에 아직 과학적인 분석과 거시 마케팅 차원에서의 전략적 설계가 부족한 게 우리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스포츠 스타나 구단을 후원했을 때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다양한 광고 효과를 계산하기 시작한다면 기업들에 야구를 비롯한 많은 스포츠는 앞으로 오히려 마케팅의 신세계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임원의 첫째 조건, 능력아닌 윤리성
부적절한 인재가 기업 미래 망쳐…인재 스카우트땐 前직장 평판 따져 |
기사입력 2012.09.07 14:16:16 | 최종수정 2012.09.07 14:2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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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외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임원급 마케팅책임자 채용에 나섰다. 여러 후보자 중에서 후보자 C씨는 원어민 못지않은 뛰어난 영어실력과 유창한 프레젠테이션 스킬 등으로 면접관들을 사로잡았다. C씨는 만장일치로 채용됐다. 평판 조회도 거치지 않았다. 그러나 C씨는 채용된 후 외국출장 때 사용하지도 않은 경비 영수증을 가짜로 만들어 회사에 거짓 청구하는 등 비윤리적 행동을 반복했다. 몇몇 직원들은 이러한 내용을 개인 SNS에 올려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결국 C씨는 채용 6개월 만에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C씨 인터뷰를 진행했던 면접관들은 다시는 `인터뷰 달인`에게 속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 올해 초 한 외국계 IT 회사는 한국지사 부사장을 채용할 때 외부 인사 영입을 고려했다. 그동안 성실하게 근무해온 영업부장 A씨가 유력한 승진 대상자였으나 최근 몇 년간 판매 실적을 고려할 때 A씨 업무 능력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뛰어난 실적으로 업계에 소문나 있던 3명이 영입 대상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과 수차례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결국 A씨가 부사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외부 인재 3명을 상대로 2시간 이상 인성 테스트와 4~5차례에 걸친 대면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비슷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 일관성이 없었다. 결국 능력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윤리성을 믿을 수 있는 내부 인재를 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윤리성이 부족해 임용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 내 비윤리적인 구성원에 의한 문제가 자주 발생하면서 임직원 도덕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임직원 윤리성은 기업 존폐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임원 횡령 사건으로 회사 주가가 하락하고, 담당 직원이 고객 정보를 의도적으로 빼돌려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담당자가 기업 내 핵심기술을 의도적으로 유출한 사례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이비우 유니코써어치 이사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윤리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다. 한 기업 임원은 `경영자`로서 조직문화를 이끄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사평가 때 도덕성과 윤리성에 대한 비중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하급 관리자까지는 승진 심사 때 능력을 중시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능력보다 윤리의식 중요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 평판 조회 중요성 커져 최근 각종 SNS가 보편화한 것도 윤리성이 중요해진 이유다. 윤리에 어긋난 구성원 언행이 순식간에 일파만파로 퍼져 기업이 하루아침에 치명상을 입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상신 유니코써어치 대표는 "과거에는 회사에 이익이 된다면 비윤리적인 행동이라도 옹호되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에는 아무리 회사에 이익이 되는 행동이라 하더라도 보편적 윤리성에 어긋나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기업이 궁지에 몰릴 수 있는 환경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윤리성을 판단하기 위해 인재 채용 때 평판 조회를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한 외국계 제약회사는 2시간이 소요되는 인성에 관한 전화테스트를 한국지사와 외국 유명 컨설팅회사가 각각 별도로 진행한다. 몇몇 국내 중견기업도 임원급을 채용할 때 7~8회에 걸쳐 까다로운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10회가 넘는 면접을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서치펌 관계자는 "회사가 지금까지 성공에 그치지 않고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 고객에게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윤리성을 큰 요소로 다룰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외국계 기업, CFO는 반드시 외국인에게 맡기기도 외국계 기업은 친분과 정(情)을 기반으로 한 한국 내 문화적 특성을 경계한다. 한국지사 재무책임자(CFO)에 반드시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임명하거나 싱가포르 홍콩 호주 등에 위치한 AP(아시아ㆍ태평양)시장 총괄지사가 직접 한국지사 재무관리를 맡도록 한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전자기기 업체인 B사도 최근 신임 한국지사장으로 한국인 대신 본사에서 근무하던 미국인을 임명했다. 그동안에는 국내 사정에 밝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한국 인재를 지사장으로 채용해왔다. 그런데 한국인 지사장은 판매량 강제 할당, 접대성 문화 등 협력업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사례가 많았다. B사는 이런 문제가 외부에 노출되면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판단해 앞으로 한국인을 아예 지사장 후보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득템의 시대` 제품 단점까지 보여줘라
고관여제품 범주 車·집서 의류까지 확대"이제품을 잘 안다" 소비자에 확신 줘야 |
기사입력 2012.09.14 14:0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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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드 마케팅`, `게임을 활용한 광고전략`,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쇼퍼마케팅`. 듣도 보도 못한 마케팅 신조어가 매일 엄청나게 쏟아진다. 기업들은 어떻게 소비자들이 무의식의 몇 초 안에 자신의 제품을 집어들게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겨냥하는 건 식음료, 소비재, 생필품을 비롯한 대표적인 `저관여 제품`들이다. 비용 부담도 크지 않고 맘에 안 들면 다음에 다른 제품을 구입하면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복잡한 사고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별다른 고민없이 선택하는 `저관여 제품`만으로 폭을 좁히면, 소비자는 절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 고민을 해서 구입하는 물건, 자동차나 주택 등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절대 먹혀들지 않는다. 워낙 값이 비싸고 한 번 사면 교환할 수도 없는 데다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과 옵션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바로 `고관여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이때 진짜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변한다. 문제는 예전에 `저관여 제품`으로 분류됐던 상당수 품목이 `고관여 제품`으로 바뀌었다는 데에 있다. 예전에는 `입지`와 `가격`만 맞추면 팔리던 대표적인 `고관여 제품` 주택도 2000년대 초반 래미안과 자이가 성공을 거두면서 `브랜드 가치`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고관여 제품`으로 바뀌었다. 온라인 쇼핑과 검색이 생활화되면서 작게는 수만 원, 크게는 수십만 원대의 물건을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제품 하나를 고를 때조차 온갖 고민을 하면서 가장 좋은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하는 걸 `득템했다`(아이템을 얻었다는 말의 약어)며 기뻐한다. 매일경제 MBA팀은 `득템의 시대`, 복잡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의 김홍탁 마스터와 글로벌 전략컨설팅사 베인&컴퍼니 마케팅 전문가 이수환 팀장을 만났다. ◆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건 `리스크 회피` 이수환 베인&컴퍼니 팀장은 기업이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것이 고관여 제품인지 정의하는 방법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얼마나 비싼가`나 `얼마나 중요한 물건인가`의 여부만 놓고 고관여 제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면 마케팅 전략 수립에 오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식음료의 경우 `의식주` 중 하나라 아주 중요하지만 저관여 제품에 속하고,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게 선택하는 `주택`은 높은 지불비용에도 불구하고 중관여 이하 제품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는 "고관여 제품이란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다른 선택지가 많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정의했다. 돈을 많이 지불했는데, 비슷한 가격대와 성능의 다른 상품에 비해 못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되고, 이러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의 기회비용, 즉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 그는 "명품백이나 의류는 이후 `트렌드에 뒤처진 싸구려 상표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없애야 하고, 자동차는 신뢰할 만한 사람들의 솔직한 시승기와 장단점 공개를 통해 `나는 이 차를 다 알고 선택한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 `득템`도 고관여다 특정 품목이 갖고 있는 `관여도`는 고정적인 게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예전에 명품을 제외한 `중저가 의류`는 비교적 중관여ㆍ고관여에 속했지만, 패스트 패션이 등장하면서 `저관여 제품`군으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무관여 상품` 떡볶이는 브랜드 떡볶이가 등장하면서 `관여도`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대별로 같은 제품에 대한 관여도도 달라진다.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는 젊은 소비자들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예전에는 저렴한 물건일수록 사람들은 그저 `한번 사서 써보고 다음에 안 사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 기업이 그렇게 접근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충고했다. 합리적인 구매를 `스마트하고 시크(세련)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들은 같은 제품이라도 희귀하고 몇 개 안 남은 걸 사고 `득템했다`고 자랑한다. 또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라는 말을 써가며 자신의 구매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스마트했는지를 과시하고 싶어한다는 것. 함부로 자랑했다 더 좋은 제품이 있다는 걸 알고 `민망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예전 초고가 상품을 구매하면서 소비자들이 거쳤던 복잡한 비교와 심사숙고 과정을 거친다는 말이다. 여기에서도 역시나`리스크 회피`가 소비자 마음의 중심에 있다는 뜻이다. 이들 세대에게 가격이 싸더라도 구매 방식은 고관여 제품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마스터는 "이때 기업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사야만 시대를 선도하는 시크한 젊은이`라는 관념을 심어주는 게 구매를 촉진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 `전통미디어`로 관계 유지의 끈을 놓지 마라 `복잡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방법은 오히려 단순하다. 셀 수 없이 많은 미디어와 플랫폼이 존재하는 시대에는 평소에 이 같은 다채널을 활용해 `제품 이미지`를 확고히 해두면 된다. 다채널 시대는 소비자 입장에서 `모르지만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입소문마저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이수환 팀장은 "이 과정에서 고객과 장기간 관계를 맺고 신뢰를 획득한 뒤, 제품이 출시돼 최종 선택을 앞둔 상황에서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안겨주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많은 미디어가 등장했어도 여전히 가장 신뢰할 만한 `최종병기`, 신문이나 TV광고에서 이미 제품을 구입할 마음을 먹은 사람들에게 `드디어 제품이 출시됐다`는 메시지를 주면 게임은 끝난다는 말이다. 김홍탁 마스터는 "다채널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다가 권위 있는 인쇄매체나 방송, 특히 해당 제품 고객군이 주로 보는 신문 등에 최종 마침표를 찍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고승연 기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EO 심리학] 퍼스트 클래스 CEO가 되는 기술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의 `商卽人`처럼 사람 마음 움직이면 결국 세상도 움직여이해·진실·존중이 1등 CEO의 덕목 |
기사입력 2012.09.21 13:37:37 | 최종수정 2012.09.21 22:2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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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CEO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CEO들 중에서도 세상을 움직이는 특별한 CEO를 퍼스트 클래스 CEO(First Class CEO)라 한다. 퍼스트 클래스 CEO는 세상을 움직이는 경영자다.`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는데, 퍼스트 클래스 CEO는 그런 측면에서 분명 `하늘이 돕는 CEO`다. 하늘이 돕는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하늘이 사람을 어떻게 돕는다는 것일까? 많은 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지만, 사실 `하늘이 사람을 돕는다`는 말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분석 심리학자 칼 융(Carl G. Jung)의 주장부터 살펴보자. 융은 인생의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정신 현상에 내재한 상징성에 눈 뜨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삶에서 심리학적인 상징의 세계는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작품에서부터 기업가들의 비즈니스 활동에 이르기까지 무한하게 펼쳐져 있다.사람들이 삶에서 부딪히게 되는 난제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행하는 노력들이 모두 상징적인 조작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삶의 문제들의 상징적 성격을 알지 못하고 또 그러한 문제들을 상징적 언어로 재해석해내지 못한다면, 고의로 제 눈을 찔러 멀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심리학적인 상징의 관점에서 볼 때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에서 하늘은 바로 사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세상 사람들`(하늘)이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을 성공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이러한 말과 상통하는 예로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또는 동학(東學)의 인내천(人乃天) 사상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점은 경영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조선시대의 거상인 임상옥의 상도정신(商道精神)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상즉인(商卽人)`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그의 상도정신은 경영의 본질이 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결국 세상을 움직여 나가는 데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정리해보면 최고의 CEO는 하늘이 돕는 사람이고, 여기에서 하늘은 세상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사람들이 자신을 돕게 만들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세상을 경영해 나가고자 하는 CEO라면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Carl R. Rogers)의 이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칼 로저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실천적인 덕목으로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하였다. 첫째, 공감적 이해(empathic understanding)이다. 둘째, 진실성 및 일관성(genuiness &congruence)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unconditioned positive regard)이다. 그에 따르면 이 세 가지 덕목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돕는 최고의 비법에 해당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경영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학적인 기술, 즉 칼 로저스가 제안한 세 가지 덕목들을 익히고 실천하라. 그러면 퍼스트 클래스 CEO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제3세계 언어하는 당신 `스페셜 원`
아랍·인도네시아어 등 개도국 언어 우수자에 상사·제조업·건설업체 높은 연봉과 승진혜택교환학생·인턴십 등 현지국가 경험있으면 전문가 될 큰 자산 |
기사입력 2012.09.21 13:3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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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씨(33)는 지난해 S전자 인도네시아 법인에 최종 합격했다. 미국 명문대 학부와 국내 일류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였다. 중간에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등 공백이 있다보니 30세가 돼서야 취직 전선에 뛰어들었다. 대기업은 나이가 많아 불합격, 중소기업은 스펙이 너무 좋아 불합격이었다. 방황 끝에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아버지의 지인이 운영하는 기업에 취직했다. 직원이 2명밖에 안 되는 작은 기업이었다. 2년 동안 근무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언어와 문화를 익혔다. 주변에서는 인도네시아에 무슨 비전이 있느냐면서 혀를 찼다. 인도네시아 경력이 명문대 출신에게 맞지 않아 오히려 커리어를 망친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에 돌아와 한국 기업에 다시 문을 두드렸다. 마침 경력직원을 찾던 S전자의 인도네시아 법인장과 인터뷰를 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대학원 졸업 학력과 인도네시아 근무 경력을 인정받아 본사 대리급의 처우와 함께 집과 차를 제공받았다. #2. B씨(36)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근무하다가 H중공업 입사에 성공했다. H외국어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한 B씨의 삶은 전화위복 그 자체였다. 그는 학부 졸업이 임박했을 때 응시한 기업들로부터 줄줄이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스페인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모교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남들이 잘 안 가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건너가 3개월 동안 일했다. 언어도 더 배우고 경력도 쌓을 겸 인턴십이 끝난 후에도 도미니카공화국에 남아 2년간 미국계 생산법인에서 근무했다. 아예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정착할 생각으로 현지인과 결혼도 했다. B씨는 한국계 생산법인이 도미니카공화국에 들어오자 관리자급으로 이직했다. 영어와 스페인어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한국의 H중공업이 중남미 언어와 문화에 익숙한 경력직원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해 합격했다. 현재 미국 지사에 근무하면서 혼자서 중남미 전 지역을 커버하고 있다. 과장 승진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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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재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최근 자원 개발 때문에 수요가 급증한 러시아어 특기자는 기업들이 구하지 못해서 아우성이다.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인재의 수요도 꾸준하다. 상사, 제조업, 건설업에서 이들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을 위한 어학연수나 인턴십도 미국, 유럽, 호주 위주에서 벗어나 개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어만 잘해도 취직하던 시기가 가고 개도국 언어도 잘해야 우대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개도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현지인보다 현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한국인을 고용하고 싶어한다. 기본적으로 한국 출신 인재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지 언어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더 비싼 연봉을 주더라도 현지 인력보다 한국 인재가 낫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실무를 현지인에게 맡기더라도 대리 이상의 관리직은 한국인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지사장이 자신과 손발이 맞는 한국인을 곁에 두고 싶어하는 이유도 있다. 전문가들은 개도국 근무 여건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전한다. 개도국에 진출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2~3년 경력자가 받는 연봉은 상여금을 제외하고 3000만~4000만원 정도다. 집도 제공된다. 그럼에도 지원자가 많지 않다. 현지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데다 그 이후의 커리어를 이어가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구직자들의 오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컨설턴트는 "슬로바키아에서 공급사슬관리(SCM) 업무를 수행하던 한국인은 한국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많은 이직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고사하고 현지에 남았다"며 "SCM 전문가나 면화감별사처럼 한국 내 수요가 많지 않은 직무 담당자의 경우 전공을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외국어 특기자에 대한 수요는 사실 예전부터 있었다. 서유럽ㆍ미국ㆍ일본ㆍ중국이 아닌 개도국 언어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고승희 커리어케어 책임컨설턴트는 "예전에는 읽고 쓸 수만 있어도 외국어특기자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일상적인 대화까지 할 수 있어야 외국어특기자로 인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현지 진출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공식 언어인 영어를 구사하거나 현지인과 현지 문자로 소통할 수 있기만 해도 충분했다.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서서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현지 언어의 뉘앙스와 문화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가령 평생 미얀마에서만 근무할 것이 아니라면 미얀마어만 잘하면 안 된다. 서치펌 컨설턴트들은 "개도국 언어 구사력만 있는 인재는 해당 개도국에서 철수할 경우 더이상 회사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당장의 취직만 원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근무하기 위해서는 영어 능력도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이러한 인재가 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그 지역에서 살아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같은 해외 봉사를 추천한다. 교환학생이나 인턴십,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개도국에서 체류해 보는 것도 권장한다. B씨가 H중공업에서 남미 총괄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일해본 경험 덕분이다. 남들이 안해본 경험을 해본 사람은 그 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이 쉽다. 특히 기회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이 아니라 개도국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컨설턴트는 "미국이나 유럽은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네트워킹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을 가본 사람의 경험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고 전했다. 또 그는 "같은 영어권이라 하더라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곳의 현지 전문가는 여전히 희귀하다. 중국도 베이징, 상하이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방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살짝 틀었을뿐인데 광고가 달라보이네
광고 새 트렌드 `변형기법`새로움과 반전서 벗어나 익숙함 살짝 변형해 어필 |
기사입력 2012.10.26 14:02:51 | 최종수정 2012.10.27 11:3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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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엔진을 가속하면 도미노라는 브랜드가 보이는 도미노피자의 `가속소음 변형 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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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시각, 완전히 다른 각도로 접근하라!` 광고는 늘 이런 식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발상, 역설, 반전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 광고 매체가 영향력 있는 인쇄매체와 TV 등 몇 개로 한정돼 있을 땐 이 공식이 맞았다. 하지만 `티저 광고(정보가 전부 알려지지 않아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광고)`조차 더 이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역발상과 기발함`에 사람들이 식상함을 느끼게 됐다는 뜻이다. 어떤 광고보다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기발한 상황이 됐고, 이를 지구촌 수억 명이 클릭해 보는 현실이다 보니 `기발한 광고`에 대한 대중의 식상함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SK마케팅앤컴퍼니는 `새로움과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린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의 익숙함을 보여주되 딱 각도를 1~2도만 틀어버리는 `변형 마케팅` 기법이다. 각도가 1~2도 틀어지면 당장에는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가 벌어지면서 어느 순간 소비자의 머릿속에 오히려 훨씬 신선한 광고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 `하면서 한다`, 당연한 걸 새롭게 LTE는 빠르다. 음성 통화뿐 아니라 각종 동영상 전송과 시청, 네트워크게임, VoLTE(LTE망을 활용한 고품질 통화)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만든다. 단순히 빠르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최근 SK마케팅앤컴퍼니가 만든 SK텔레콤의 `하면서 한다`는 광고는 바로 모두가 LTE 서비스의 속도에만 방점을 찍고 있는 광고에서 약간의 변형을 가해 `동시에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사실 LTE 서비스 특성상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그동안 강조되지 않았다는 점을 노린 전형적인 `변형 마케팅`이다. 야구장에 걸린 건설회사 광고 역시 야구에서의 `홈`의 의미를 살짝 변용한 것이다. SK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 같은 도시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SK건설은 자신의 아파트 브랜드인 SK VIEW를 강조하는 `Welcome Home` 브랜드 캠페인을 벌이며 `플래카드 자판기`를 만들어 몇 달 전까지 운영했다. 야구에서는 홈플레이트로 돌아와야 점수가 나고, 공항에서는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의미에서 `홈`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환영받는 홈`은 바로 SK VIEW 아파트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 캠페인은 엄청난 역발상이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게 아니다. 어쩌면 말장난 같을 수도 있는 `여러 상황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뜻`을 그저 비튼 것뿐이라는 얘기다. ◆ 세상은 이미 너무 피곤하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마` 국내에서 SK마케팅앤컴퍼니가 도입한 `변형 마케팅`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의 소비자들도 과도한 광고에 지쳐버린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레드오션`인 피자점 판촉에서는 최근 도미노피자 네덜란드가 보인 `오토바이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아무리 새로운 재료를 쓰고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온갖 기발한 광고를 만들어도, 어디에서나 그 맛이 그 맛인 피자를 돋보이게 만들긴 어렵다. 도미노피자는 아예 `배달 안전사고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오토바이 엔진을 가속하면 `도미노`라는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들리도록 만들어 주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피하면서도 위험을 감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채널 마케팅, 소셜미디어 활용 등의 강박관념을 버리고 오히려 실제 돌아다니는 배달 오토바이에 이런저런 메시지를 담아낸 셈이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매체가 다양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원칙을 세웠다는 말이다. 안 그래도 볼 게 많고 피곤한 시대에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오프라인 배달에다 아이디어를 더하는 단순한 `가속소음 변형`이 만들어낸 광고다. 불황의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생존을 위한 경쟁은 기업이나 소비자나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다. 한 철학자의 `피로사회`라는 단어가 설득력을 얻는 시대에 `계속되는 신선함`과 `새로운 채널`은 이제 그냥 `피로`라는 말이다. ◆ 일상을 살짝 비틀어라. 그게 진짜 광고다! 세상이 지독하게 복잡해지자 일상이 중요해졌다. 복잡한 세상에 광고는 오히려 단순해지기 시작한 것. 이수환 베인&컴퍼니 팀장은 "광고효과는 다른 어떤 것보다 `소비자 참여ㆍ개입(engagement)`이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각종 정보가 난립하고 새롭고 기발한 것으로 하루하루 변화가 빨라 오히려 피로감이 느껴지는 시대에는 참여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새로움`, `기발함`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오히려 반대가 되는 정서적 공감을 일으켜 줄 수 있느냐가 광고의 성공 포인트가 됐다"며 "편안하고 익숙한 것이 소비자의 정서적 공감을 가져와 소비자 관심과 참여를 촉발하기에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던 시기에는 기발한 모든 것이 소비자들을 끌어당겼지만 `파격`을 통한 자극이 정서적 피로감을 불러일으키는 현재에는 잘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일상`과 `단순함`에 집중하는 광고는 자칫 `너무 무난해지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일상을 1~2도 비틀어버리는 `변형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고승연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자신만의 브랜드 가진 린치핀 돼라
영화 `007스카이폴` 통해 본 인사·경력관리 |
기사입력 2012.11.02 13:36:54 | 최종수정 2012.11.02 13:5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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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네임 이스 본드, 제임스 본드."(My name is Bond, James Bond.) 첩보 영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떠올리는 데는 이 문장 하나로 충분하다. 1962년 `007 살인번호`가 나온 이후 50년간 대중과 함께했다. 올해 개봉된 스카이폴은 시리즈의 23번째 작품이자 50주년 특집이다. 찰스 영국 왕세자 부부가 직접 시사회에 참석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007 시리즈가 인기를 끈 데에는 그 속에 인간사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스카이폴은 등장 인물의 갈등 구조를 통해 경영학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기업의 인사관리와 개인의 커리어 관리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직원은 부품이 아니다" "007이 맞을 수도 있어요."(본드의 동료 요원 이브) "그냥 쏴버려!"(MI6본부 국장 M) 007시리즈의 안방마님 MI6 본부 국장 M(주디 덴치)은 피도 눈물도 없이 일을 우선시한다. 임무를 수행할 수만 있다면 007(대니얼 크레이그)의 목숨이 위태로운 것쯤은 감수할 수 있다. 적과 한몸이 돼 격렬하게 싸우는 상황에서 그냥 총을 쏴버리라고 M은 명령한다. M은 과거에도 조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부하를 버리는 결정을 했다. 영화에서 007과 맞서는 최강의 적인 `실바`(하비에르 바르뎀)가 M에 의해 버림을 당한 전직 MI6 요원이다. 실바는 복수심으로 MI6본부에 테러를 가하고 M을 죽이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다는 결정이 날카로운 날이 돼 M에게 꽂힌 꼴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조직은 개인을 우습게 생각할 때가 있다. 한 사람의 직원을 대체 가능한 부품 정도로 생각한다. 특히 취업난에 시달리는 오늘날에는 더욱 그렇다. "너 아니어도 일할 사람은 많아"라며 직원에게 무리한 일과 충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조직은 자신들이 버린 1명의 개인이 치명적인 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스카이폴에서 M이 그랬다. 실바는 적에게 고문을 당하면서도 MI6에 충성을 다하기 위해 입을 열지 않았지만 M은 실바를 버렸다. 1명의 요원을 버림으로써 6명의 다른 요원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물론 현실에서는 영화에서처럼 드라마틱한 변신을 통해 개인이 기업을 망가뜨리려 하는 모습은 잘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직원 개개인을 대체 가능한 부품 취급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기업에 제시한다. 직원에게 요구하는 충성심만큼 기업도 직원에게 충성해야 한다. 실제로 직원들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려면 엄청난 돈과 시간이 필요할 때가 많다. 한 명의 직원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결국 기업에도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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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를 린치 핀으로 만들어야" "취미는?"(MI6 심리상담자) "부활."(007) 실바와 비슷한 배신을 당했다고 느낄 법한 상황에 놓인 007. 그는 동료 요원이 쏜 총에 맞아 강 밑으로 추락하고 종적을 감췄다. 터키 시골에서 방탕한 삶을 살고 있었던 그는 선술집 TV 뉴스를 통해 MI6 테러 사건을 알게 된다. 007은 당장 영국으로 돌아온다. 자신을 총으로 쏴버리라고 말한 M을 돕기 위해 다시 몸을 만든다. 나이도 많고 더이상 현장에서 뛰기 힘든 신체조건과 심리상태지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007이 말한 것처럼 `한물간 퇴물`에서 현장요원으로 `부활`한 것이다. 여기서 정말 대단한 점은 자기 자신을 `린치핀(대체 불가능한 중요 부품)`으로 만든 007의 커리어 관리다. 007은 조직에서 배신을 당했지만 높은 충성심을 보이며 자신을 조직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들었다. 007은 MI6국 요원들이 사용하는 전통적인 싸움법이 실바에게 먹히지 않자, M을 데리고 자신의 고향집으로 간다. 자신이 잘 아는 자신의 집에서 실바와 싸우기 위해서였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장소를 싸움의 장소로 선택한 것이다. 고향집에서만큼은 007은 조직에 꼭 필요한 `린치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007은 M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 실바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 결국 007은 또다시 MI6에서 최고 존재로 자리하게 된다. 자신이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승부를 본 게 주효했다. 젊은 요원들은 자신의 노련함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게다가 조직에 배신을 당한 상황에서도 높은 충성심을 보여 주었다. 만약 007 같은 사람이 조직에 존재한다면 그는 평생 조직이 놓치려 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개인의 커리어를 쌓는 방법은 이런 것이다. 조직에 남든 아니든 `린치 핀`으로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영화 스카이폴은 다른 007시리즈와 달리 화려한 액션만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다. 보스와 조직원의 애증관계와 복잡한 심리 싸움을 통해 인사관리의 덕목에 대한 교훈을 준다. 개인에게는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황미리 연구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비추면 열린다 …`증강현실의 세계`
광고·교육·검색 등 활용분야 다양 2016년 시장규모 6000억달러 전망 |
기사입력 2012.11.23 13:4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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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난생 처음 사본 A씨. 컴맹에 가까운 A씨는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설치하기 위해 내장된 설명서를 참고했다. A씨는 설명서를 꼼꼼히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색 케이블을 어느 위치에 끼워야 할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애프터서비스(AS) 담당 직원을 불러 출장비까지 지급하고 나서야 공유기 설치를 마칠 수 있었다. # 2. B씨는 무선 인터넷 공유기 뒷면에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췄다. 스마트폰 화면에 증강현실로 구현된 가상 케이블이 안내원의 목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먼저 회색 ADSL 케이블을 여기에 꼽으세요. 그다음 이곳에 전원 케이블을 꽂고 마지막으로 노란색 이더넷(ethernet) 케이블을 저쪽에 꼽으시면 됩니다." B씨는 무선 인터넷 공유기 설치를 단 5분 만에 마쳤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ㆍAR)이 자신의 영역을 빠른 속도로 넓혀가고 있다. 증강현실은 현실세계에 3차원(3D)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뜻한다. 증강현실 개념은 1990년대 미국 보잉사의 톰 코델(Tom Caudell)이 항공기의 복잡한 전선 조립을 돕기 위해 고안했다. 이미 20년 전 생겨난 개념이지만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혀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대다수의 사람들이 손 안에서 증강현실 구현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휴대하게 되면서 해당 기술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세미코(SEMICO)는 2016년까지 증강현실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가 최대 6000억달러(약 65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미코는 2014년 증강현실 기능이 가능한 스마트폰 보급 수준이 총 8억6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증강현실 시장이 쑥쑥 성장하는 가운데 영국의 `아우라스마(Aurasma)`가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우라스마가 만든 동명의 증강현실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인 `아우라스마 라이트(Lite)`는 안드로이드 마켓을 제외한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4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테크플러스포럼 참석차 내한한 맷 밀스 아우라스마 글로벌 영업 총괄(26)은 "이제 정보를 얻기 위해 단어를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기만 하면 관련 정보를 3D 동영상과 함께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며 "증강현실을 구글(Google)과 매우 흡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밀스는 본인의 명함을 꺼내 직접 아우라스마를 시연해 보였다. 그의 명함 뒤편에는 미국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Nighthawksㆍ그림)`이 아우라스마 로고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자신의 아이패드에서 아우라스마 앱을 실행시킨 뒤 명함 뒤편을 비추자 그림 속의 우울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단숨에 깨졌다. 거대한 3D 로봇이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타나자 명화 속 종업원이 산탄총을 쏘아댔다. 밀스는 "이것은 단순하게 재미를 위해 증강현실을 이용한 것이지만 교육과 광고 등 다방면에서 아우라스마를 활용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파트너사 1만곳과 증강현실 작업을 마쳤다"고 말했다. 아우라스마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우선 스마트폰의 아우라스마 앱을 작동해 명함이나 신문 기사, 사진 또는 건물 등 증강현실을 적용할 사물을 정한다. 그다음 해당 사물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췄을 때 보여줄 3D 동영상을 연결해주기만 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밀스는 디지털 콘텐츠와 실제 사물을 연결해주는 고리를 `아우라`라고 불렀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이미 아우라스마를 광고 분야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유럽을 대상으로 한 i40 홍보용 앱에 아우라스마 플랫폼을 탑재했다. 해당 앱을 실행한 뒤 스마트폰 카메라로 i40 광고를 비추면 광고 속 i40가 실제로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아우라스마 앱이 탑재된 갤럭시탭을 통해 영국 정부와 공동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관람객이 갤럭시탭에 탑재된 아우라스마 앱으로 그림을 비추면 작가와 배경 등 그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미디어 업계의 반응도 뜨겁다. 영국 GQ 매거진은 지난해 9월 광고와 기사를 포함한 모든 페이지를 증강현실화 했다. 아우라스마를 비추면 해당 기사나 광고와 관련된 동영상을 2D 또는 3D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나흘 만에 총 18만명의 영국인이 아우라스마를 통해 GQ를 구독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밀스는 "구글은 검색 결과와 노출 위치에 따라 광고비를 받는다"며 "아우라스마는 사용자들이 앱으로 해당 광고를 본 횟수를 세어 광고비를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QR코드와 차이점에 대해 그는 "모나리자 그림에 작품 정보를 담은 QR코드를 심을 수는 없지 않으냐"며 "아우라스마는 코드를 심을 필요 없이 이미지 자체를 겨냥하기만 해도 인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도 증강현실 시장의 잠재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구글은 증강현실 기능을 탑재한 `구글 글라스(Google Glass)`를 이르면 내년 초에 출시할 계획이다. 밀스는 "이미 플랫폼은 개발된 상태기 때문에 3개월이면 안경 또는 소프트렌즈 등 다양한 장비에 증강현실 기능을 이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증강현실 직접 체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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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안드로이드마켓 또는 애플 앱스토어(아이폰4ㆍ4S, 아이패드2ㆍ3만 가능)에서 `아우라스마 라이트(Aurasma Lite)` 앱을 자신의 스마트기기에 내려 받으세요. ② 아우라스마 앱을 실행시킨 뒤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기기 내장 카메라를 위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그림에 고정시키세요. ③`로딩(loading)` 글자가 기기 화면에 표시된 뒤 5~10초 후에 3D 증강현실 동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차윤탁 기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편집매장의 변신
`상위 1%` 그들만의 가게에서 개성찾는 대중들의 공간으로청담동서 접근성 좋은 가로수길로 매장 속속 이전의류·패션부터 1만원대 라이프스타일 상품 `불티` |
기사입력 2012.11.30 13:43:22 | 최종수정 2012.11.30 14:1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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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편집매장 `쿤위드어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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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에 다니는 주미진 씨(27)는 더이상 백화점을 가지 않는다. 쇼핑 장소로 가로수길을 선호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옷`을 찾기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건 싫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주씨는 가로수길에 들어선 새로운 편집매장들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깔`을 입혀준다고 했다. # 개인사업을 하는 김영희 씨(57)는 주말이면 아들 부부와 함께 신사동 편집매장을 찾는다고 했다. "식사도 하고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아이들 장난감에서부터 아들 옷, 며느리 옷은 물론이고 인테리어 제품들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쇼핑 목적이 아니더라도 복합문화공간 기능을 하고 있는 편집매장들이 특정 세대뿐 아니라 대중 전체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다. 대중에겐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편집매장들이 친근하게 변신했다. 과거 편집매장 하면 청담동 일대에 상위 소수만을 위한 매장이었다. 1세대 편집매장들은 분더샵, 쿤, 10꼬르소 꼬모 등이었고 한국에 미입점 브랜드 중에서 특히 값비싼 옷들이 즐비해 연예인이나 특정 몇몇만 드나드는 곳이었다. 하지만 요즘 편집매장들은 대중을 위한 곳이다.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게끔 접근성이 용이한 가로수길에 모여 있다. 매장들에는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1만원대 저렴한 물건들부터 부담스럽지만 보는 재미를 더하는 최고가 제품들까지 다양하다. 현재 가로수길에는 언더앤오버, G533, 매그앤매그, 에이랜드, 어라운더코너 외에도 편집매장이 즐비하다. 처음 편집 매장이 시작된 것은 패션 감각이 있는 디자이너나 상품기획자(MD)가 자신이 지향하는 컨셉트에 맞는 옷을 모아서 한 곳에서 팔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주로 패션쇼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과감한 옷들과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들을 모아 편집매장을 열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다가서기 어려운 고가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편집매장들이 매장의 독특함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에게 쉽게 다가서기 위해 변하고 있다. 편집매장의 이러한 변화는 바로 소비문화 변화 때문이다. 요즘은 `자기 지향적 소비`가 각광받는 시대다. 즉 남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소비하는 문화다. 남들과 같은 것을 싫어하고 자신만의 `다름`을 추구하기 때문에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것에 집착한다. 과거 소수에게만 찾아볼 수 있던 자기 지향적 소비가 대중에게도 나타나면서 편집매장들은 이런 소비문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상의 공간이 되었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편집매장들에서는 국내 미입점 브랜드들을 만나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신진 디자이너들 옷도 만날 수 있다. 비단 패션에 관련된 의류나 액세서리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비누, 가구와 라디오, 이어폰 등 전자기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새롭고 독특한 것들이 매장 안에 자리한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편집매장은 바니스 뉴욕이다. 1923년 아주 작은 가게로 시작한 바니스 뉴욕은 80~90년대 가장 유명한 편집매장이 되면서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현재 바니스 뉴욕은 편집매장을 넘어 백화점으로 자리 잡았다. 80~90년대를 풍미했던 `바니스 스타일`이 대중에게도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사업이 확장된 것이다. 바니스 뉴욕도 당초에는 항상 럭셔리를 지향했으나 최근에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대중에게는 조금 먼 스타일과 가격대로 할리우드 스타나 상위 1%고객이 즐비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바니스 뉴욕은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독특하면서도 저렴한 생활 아이템이나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는 코너도 만들었다. 발레파킹을 하고 우아하게 들어서야 했던 매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접근이 용이한 길가에 자리하면서 오가는 대중 시선을 사로잡았다. 카페를 열어 의류를 구입하지 않는 손님들도 끌어들었다. 바니스 문화를 만들어 마치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감상하듯 아이쇼핑(Eye Shopping)만으로도 많은 충족감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타 브랜드에서 저렴한 스타일을 찾기 어렵자 직접 옷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청담동 일대에서 소수만 대상으로 진행되던 한국 편집매장도 변화했다. 1세대편집매장 쿤에서 지난 10월 새롭게 태어난 `쿤위드어뷰`는 편집매장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 1세대 편집매장 쿤은 초창기 바니스 뉴욕처럼 주로 배우들이 쇼핑하는 공간이었다.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도 쉽지 않아 꼭 자가용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쿤위드어뷰는 대중에게 초점을 맞췄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사동 가로수길을 택했다. 오픈한 지 한 달 남짓 된 쿤위드어뷰는 예상외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층에 자리한 카페 앤드 그릴에는 브런치를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외국에서 들여온 의류 90%가 팔려나갔다. 한 브랜드에서 30벌 정도만 사전 확보했던 MD들은 오픈한 지 2주 만에 일부 상품이 동나기 시작하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이러한 뜨거운 반응에 대한 이유를 이상재 쿤위드어뷰 본부장은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날마다 다른 아이템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회전율이 빠르면서도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독특함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로 연결된 것"이라며 "이는 요즘 대중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쿤위드어뷰는 한국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 의류, 집안 곳곳을 장식할 수 있는 작은 제품들부터 장롱과 쇼파와 같은 덩치 큰 인테리어 제품까지 준비돼 있다. ■ <용어설명> 편집매장 : 특정 컨셉트 아래 여러 가지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놓은 매장을 뜻한다. 마치 규모가 작은 백화점과 같이 다양한 브랜드와 디자인들을 한 곳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셀렉트숍, 멀티숍, 컨셉트스토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황미리 연구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점포위치가 가깝다고 단골고객 되지는 않아 |
기사입력 2012.12.07 13:2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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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경영 논문 ◆ 영업시간이 길고 점포까지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짧다는 사실 자체가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에게 쉽게 떠오르는 점포라고 해서 `단골고객`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대 경영학부의 최낙환 교수와 김민지 박사과정은 최근 경영학연구에 게재된 `소비자의 습관적 점포 충성도의 개념과 영향 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소비자의 이용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이용유용성`, 손쉽게 점포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이용편리성`은 습관적 충성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줬지만, 쉽게 해당 점포를 떠올리게 하는 `인출현저성`과 영업시간 및 점포까지 이동 소요 시간은 습관적 충성도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점포는 단골고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손쉽게 안정적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당수 단골고객은 여러 대안 중에서 최선이기 때문에 특정 점포를 즐겨 찾는 것이 아니다. 구매가 반복되면서 습관이 됐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기존에 점포를 이용하면서 큰 문제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같은 점포를 이용하게 된다. 저자들은 이를 `인지적 잠김(cognitive lock-in)`으로 설명했다. 기존의 충성도 이론은 이러한 `습관적 점포충성도`를 설명하지 못했다. 대부분 할리 데이비슨과 같은 오토바이에 왜 소비자들이 열광하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다. 이 논문은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즐겨 찾는 점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심리학적 분석을 시도했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점포의 관리자는 소비자들이 점포 이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인턴십 비켜라 리턴십 나가신다
투입즉시 `골` 터트릴 이는 지단 같은 노련한 베테랑불황기에 새내기 키우느니 은퇴자 뽑는 기업들 부쩍 |
기사입력 2012.12.14 14:15:31 | 최종수정 2012.12.14 14:3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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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프랑스 축구국가대표팀은 이듬해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젊은 신예들로 팀을 꾸렸다. 목표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 그러나 프랑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을 불과 10개월 앞두고 유럽 예선에서 조 4위로 추락하는 등 본선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에 다다르게 됐다. 결국 프랑스축구협회는 유로2004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던 `베테랑` 지네디 지단에게 대표팀 복귀를 요청했다. 복귀전에서 바로 골을 터뜨린 지단은 유명한 `박치기 사건`과 함께 프랑스 대표팀에 준우승을 안겼다. 최근 대다수 기업이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불투명한 미래를 이유로 경력이 전무한 대학 졸업예정자 또는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프랑스 축구국가대표팀의 지단처럼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경력직 인력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호소하고 있다. 현실 속 기업들이 지단처럼 직장에 복귀하자마자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우수 경력직 인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설령 우수 경력직 인력이 직장에 복귀하더라도 예전만큼 성과를 못 낼 수도 있다. 은퇴 이후 첨단 기술이나 업계 동향 등에 대한 `감`이 떨어졌을 수도 있고, 당장 경력에 걸맞은 높은 연봉을 지급하기도 꺼림칙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이런 고민에 빠진 기업을 대상으로 `리턴십(Returnship) 프로그램`이 각광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리턴십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일정 실무기간을 거친 뒤 최종 채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인턴십(Internship)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그러나 인턴십이 주로 신규 채용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리턴십은 육아나 출산, 투병 등 불가피하게 경력이 단절된 재취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리턴십 프로그램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골드만삭스는 2006년 한 세미나에서 뛰어난 경력을 갖춘 우수 여성 인력이 출산과 육아 때문에 직장을 떠나는 상황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우수 인력들이 직장을 떠났고 그후 경력이 단절됐다. 그들은 육아 부담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수년간 발생한 공백기간 때문에 직장에 돌아오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재취업 희망자들이 현 직장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리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도입 첫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8주간의 유급 리턴십 과정을 통해 참가자 11명 중 6명을 다시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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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작년까지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총 120명의 재취업 희망자를 직장에 성공적으로 복귀시켰다. 골드만삭스의 리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재취업 희망자 중 절반이 정규직을 얻는 데 성공했다. 불황기에 기업들은 리턴십을 통해 실무 경험을 갖춘 고급 인력을 부담 없이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재취업 희망자들도 뒤바뀐 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리턴십 프로그램이 신규 고용 창출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치펌 관계자는 "리턴십 참가자들과 신규 채용자들에 대한 수요가 서로 겹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리턴십을 통해 중장년층과 출산ㆍ육아 문제로 직장을 떠난 여성들의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리턴십과 유사한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 서치펌 업체 유앤파트너즈는 최근 퇴직 후 경력이 단절된 대기업 임원급 인재들을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임원으로 연결시켜주는 사회적기업 `시니어앤파트너즈`를 출범했다. 중소기업들은 시니어앤파트너즈를 통해 재취업 희망 경력자들을 3~6개월간 저임금으로 고용한 뒤 성과에 따라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리턴십 프로그램이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유니코써어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고용 유연성이 낮은 데다 어떤 이유로든 휴직기를 가졌던 사람들을 환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재취업자를 위한 연구소 `아이리런치(iRelaunch)`의 공동대표 캐럴 피시먼 코언(Carol Fishman Cohen)은 기업의 성공적인 리턴십 도입과 운영을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리턴십 제도를 소규모로 유지ㆍ운영하라. 소규모로 운영할수록 참가들에게 높은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과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0년 리턴십 프로그램의 질적 유지를 위해 모집 인원을 30명에서 16명으로 대폭 줄였다. 리턴십 프로그램 참가자들에 대한 멘토를 확보하라. 재취업자들은 조직 내부에 자신들의 복귀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운영하던 인턴십 프로그램을 모방하라. 리턴십 과정은 인턴십과 모집 대상과 성격 면에서 여러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운영 방식이나 기간 등 기본 틀은 인턴십과 매우 유사하다. 인사 담당자들에게 리턴십 참가자들을 적극 소개하라. 어느 회사든 조직을 일정 기간 떠난 인력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재취업 희망자들의 재능과 열정을 인사 담당자들에게 보여준다면 고용에 대한 그들의 망설임이 사라질 수 있다. 조직 내 성공적인 재취업 롤모델을 만들어라. 경력 공백기를 뚫고 회사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직원들은 리턴십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재취업 희망자를 위한 대학 채용설명회를 열어라. 대학교에는 학부 졸업예정자들 외에도 MBA와 석ㆍ박사 과정 등을 이수 중인 잠재적인 재취업 희망자들이 많다. 교육기관과 다양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최근 많은 취업 프로그램에서 인턴십 과정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처럼 재취업 희망자들이 주로 이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리턴십 과정을 넣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차윤탁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파란색에 느린음악 깔면 웹사이트 만족도 올라가 |
기사입력 2012.12.21 14:1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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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경영 논문 ◆ 느린 음악이 나오는 파란색 계열 웹사이트가 소비자에게 보다 큰 만족도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나라 홍익대 교수와 신창엽 홍익대 박사과정은 최근 경영학연구에 실린 `웹페이지에 사용된 색과 음악 간의 의미 부합이 소비자 반응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 등은 "느린 음악이 나오는 파란색 웹사이트에서 고객들은 다운로드 속도가 빠르다고 느낀다"며 "이는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가상의 전자서적 웹사이트들을 제작해서 학부생과 대학원생 257명에게 노출시켰다. 웹사이트들은 색깔이 파란색과 노란색, 음악 속도가 빠른 음악과 느린 음악으로 총 네 가지 조합이었다. 그리고 전자서적을 내려받는 17.5초 동안 실험 대상자들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노란색보다 파란색에 노출된 실험 대상자들이, 그리고 빠른 음악보다 느린 음악을 들었던 실험 대상자들이 다운로드 속도가 빠르다고 인지했다. 특히 파란색과 느린 음악이 만났을 때 실험자들은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느꼈다. 그로 인해 웹사이트에 대한 추천이 가장 많았다. 그동안 단일 감각의 효과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여러 가지 감각이 결합된 감각을 근간으로 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자들은 "두 감각을 함께 자극시켰을 때는 두 감각을 각각 자극시켰을 때의 단순 합을 넘어서는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Trend] SNS와 결합한 TV광고 뜬다
美슈퍼볼 코카콜라 북극곰 광고 트위터·페이스북서 대화하며 경기·제품 자연스럽게 연계 |
기사입력 2012.12.21 14:1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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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30분. 학원 다녀온 아들은 인터넷TV로 `무한도전`을 보며 밥을 먹고 있고, 엄마는 옆에서 태블릿PC로 `애니팡` 점수를 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막 소파에 앉은 아빠는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살피다가 이따금씩 TV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낄낄댄다. 요즘 우리집 일상의 한 단면이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올해 10월 시장조사 업체 이마케터(eMarketer)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 성인들은 하루 평균 TV를 278분 시청한다고 한다. 조사기간 4년 내내 TV가 큰 변동 없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온라인이 173분으로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라디오가 92분, 음성통화를 제외한 모바일 미디어 사용이 82분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미디어 사용이 2009년 22분에서 올해 82분으로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지표가 미국 성인의 미디어 이용 패턴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라 단정 지을 순 없다. 국내 사정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가 이와 같다는 데는 대부분의 전문가 견해가 일치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의 미디어 소비 시간을 모두 더하면 하루의 절반인 거의 12시간에 가깝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잠을 자고, 일은 언제 하는 것일까. 어느 이동통신회사의 광고 문구처럼 `하면서 하는` 멀티태스킹 현상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 성인들 가운데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보유한 사람 중 40%가 매일같이 TV를 시청하면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웹서핑과 쇼핑을 하면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한다고 한다. 무려 85%에 달하는 인구가 이처럼 TV 시청 중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세컨드 스크린(second screen)` 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잠시만 주변을 돌아보더라도 쉽게 수긍이 가는 현상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 조사 자료가 시사하는 바는 TV가 여전히 양적으로는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미디어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TV프로그램과 광고에 대한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TV 환경 변화는 다른 각도에서 지적되어왔다. 리모컨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이 시도때도 없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광고가 나오는 시간에 채널을 넘나드는 `재핑(Zapping)`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시청 행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광고를 노출하기 위한 광고 기법이 발전해왔다. 우리나라도 2010년 방송법 개정으로 간접ㆍ가상 광고가 허용돼 인기 드라마나 음악 프로그램 등에 상품이나 브랜드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노출시키기도 한다.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경기 중간마다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변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최근 미디어 소비 행태의 변화는 간접ㆍ가상 광고 기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본질적인 관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TV와 콘텐츠를 TV로만 보지 않는 N스크린의 확산이 대표적이다. 미디어 소비 행태의 패러다임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전통적인 광고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제 `하면서 하는` 시대에 맞춰 TV광고에 대한 시각과 접근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광고를 만들고, 광고를 노출하는 전파를 계획적으로 구매하고 노출시킨 뒤 구조화한 시청률 조사방법에 따라 광고 효과를 분석해서는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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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슈퍼볼 광고 <사진 제공=SK마케팅앤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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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TV를 보는 중에도 다른 모바일기기를 이용하는 세컨드 스크린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광고의 노출 측정 외에도 관여도(engagement)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트위터가 닐슨과 손잡고 `트위터 TV 시청률`을 측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가을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트위터 TV시청률은 TV 시청자들의 소셜 활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해당 TV 프로그램이나 광고가 트위터에서 어느 정도 논의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가 광고 효과의 측정 기준과 방법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TV광고 제작 기법도 변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TV에 집중하지 않을 때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세컨드 스크린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Super Bowl)` 경기 중 방영되는 광고는 최근 TV광고 변화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편성된 슈퍼볼 광고의 80% 이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또는 앱과 상호작용을 반영해 제작됐다. TV광고의 소셜화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 중인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카콜라의 `북극곰과 함께하는 슈퍼볼` 캠페인 광고다. 코카콜라는 슈퍼볼 경기 흐름에 맞춰 북극곰 캐릭터의 다양한 동작과 감정을 담은 영상을 몇 십 편씩 사전 제작해놨다. 슈퍼볼에 북극곰이 등장하는 TV광고를 내보낸 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북극곰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코카콜라 상징인 북극곰이 경기 흐름에 따라 실시간으로 감정을 표현했다. 각각의 장소에 흩어져 있는 시청자들이 북극곰의 동작을 보면서 경기 내용에 대해 실시간으로 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슈퍼볼 게임 경기 내내 시청자들이 코카콜라 브랜드와 즐거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전통적인 방법과 관점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향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광고뿐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는 그에 따른 새로운 아이디어와 조직 구조를 요하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 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 현실의 울타리에 갇혀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광고하는 사람들만 하더라도 조금씩 변해가는 광고주의 요청 사항과 경쟁 프레젠테이션 과제에 맞닥뜨리고 있다. 대한민국광고대상과 칸 광고제의 수상 경향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제 TV광고는 예전과 달라져야 한다. `하면서 하는` 시대를 맞아 시청자들의 관심을 놓치지 않아야만 절박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강영훈 SK마케팅앤컴퍼니 커뮤니케이션 이노베이션그룹장][ⓒ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이제 광고의 목표는 노벨평화상?
판매위한 광고기능 `NO`…인류애 가치 전달 `YES`아프리카 물기부 캠페인에 CJ워터 인지도·판매 늘어 |
기사입력 2012.12.28 13:37: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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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광고제에서 상을 받는 것이 목표라면 우리 회사에 잘못 지원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노벨평화상입니다." 구글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ECD) 로버트 왕이 자기 회사에 지원한 사람에게 던진 말이다. 칸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것이 사실 모든 광고인의 가장 큰 명예이거늘 어찌 광고인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이는 노벨평화상을 거론한 걸까. 노벨평화상은 다분히 상징적인 목표지만,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언설은 아니다. 광고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제품의 가짓수가 많지 않고 TV를 통해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밀어넣는 것이 중심이던 마케팅 환경에서 광고는 `물건을 팔아야 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임무였다. 동시에 브랜드의 인지도와 호감도까지 높여야 하는 임무도 요구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TV광고로 정보를 얻지 못해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없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삼성 갤럭시폰이나 애플 아이폰의 새로운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사람들이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형국이 아닌가. 사람들은 광고를 통하지 않아도 제품에 대한 정보를 이미 머릿속에 빼곡히 채워 넣고 있다. 이제 광고활동은 제품의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프레임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구글 크리에이티브랩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구글의 기술력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2007년 설립된 부서다. 구글 크리에이티브랩은 `인간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human)`이란 철학을 근간으로 차가운 기술을 온기로 감싸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쳐 왔다. 이미 `조니 캐시 프로젝트(Johnny Cash Project)` `코카콜라 리브리프(Coca Cola, Rebrief)` 캠페인 등을 통해 놀라운 기술력이 어떻게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그 결과 올해 칸 광고제에서 무려 35개의 상을 쓸어 담았다. 굴지의 글로벌 광고회사도 거두기 어려운 실적을 하나의 부서에서 일궈낸 것이다. 목표를 칸 광고제 수상에 두지 않아도 회사와 구성원의 생각이 인류애라는 가치지향적인 목표에 모아져 있다면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올해 칸 광고제에 새로 신설된 모바일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구글 크리에이티브랩의 코카콜라 리브리프 캠페인은 모바일앱을 통해 내가 원하는 장소에 직접 코카콜라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 가령 뉴욕에 있는 한 남자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길거리에 있는 자판기에 원거리 조종으로 코카콜라를 전달하는 식이다. 원하는 장소를 선택해 콜라를 보내면서 `코카콜라를 즐기세요(Enjoy Coke~!)`란 메시지를 입력하면 메시지가 구글번역기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언어인 스페인어로 번역돼 전달된다. 이어 구글 맵과 구글 스트리트뷰를 통해 콜라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날아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길을 걷던 사람이 콜라를 받는 깜짝쇼가 연출되고, 이번엔 콜라를 받은 사람이 자판기에 설치된 자판이나 웹캠을 통해 텍스트 또는 영상으로 뉴욕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다. 영상메시지는 구글이 소유한 유튜브에 업로드되면서 구글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콜라 전달 프로젝트가 완성된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지구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TV가 주된 광고매체였던 시절에는 `코카콜라의 상쾌함을 함께 즐겨요!`란 식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이처럼 휴대폰에 내려받은 앱 하나로 실제 콜라를 지구 반대편까지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구글 크리에이티브랩이 추구하는 정신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참여하면서 브랜드를 경험하게 되고 거기서 느낀 감흥을 자발적으로 전달하면서 예전에 가질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진행한 `CJ 미네워터 캠페인`도 같은 맥락이다. 아프리카에서 오염된 물을 먹고 병에 걸려 죽어가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은 사실 귀찮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은 있어도 실천을 못하는 것은 게으르기 때문이다.
CJ 미네워터는 바로 이러한 통찰력에서 출발했다. 기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CJ 미네워터 캠페인의 핵심 컨셉트다. 먹는샘물 병에 물방울 형태의 바코드를 하나 더 만들어 넣고, 먹는샘물을 구입할 때 물방울 바코드를 한 번 더 스캔하면 100원을 기부하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자신이 먹는 물을 구입함과 동시에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깨끗한 물을 기부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의 판매량을 높였음은 물론 기부문화를 일상생활 속에 확산시키는 모범사례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광고는 단순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다양해지고 온ㆍ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디지털테크놀로지와 소셜미디어가 참여를 통해 나누고 돌보는 사회문화환경을 조성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마크 웨시 등 영향력 있는 문화인류학자들은 "소셜미디어가 형성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중심에 가치를 나누고자 하는 진정성의 문화가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각 기업들도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공헌활동을 중요한 브랜딩 활동으로 생각하고 있다.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광고는 물건을 팔리게 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광고를 통해 노벨평화상을 받겠다는 포부가 포부로 그치지 않는 데에는 이처럼 이유가 있다.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착한 소비` 광고로 불황 넘는다
기업간 기술·제품 차이없을땐 소비자는 사회공헌기업 선호진정성없이 `착함` 만 강조하면 양날의 검처럼 위협이 될수도 |
기사입력 2013.01.25 13:36: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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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기업과 소비자를 잇고, 사람들의 주머니를 열게 만들어야 하는 자본주의의 첨병이다. 광고는 불황의 시기마다 생존을 위한 변신을 꾀해왔다.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선을 돌파하며 성장에 가속력을 붙이던 1990년대 후반에 IMF 외환위기라는 쇼크가 국민에게 찾아왔다. 당시 광고에는 어느 때보다 태극기가 많이 등장했다. 당시 기업들은 너도나도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오는 국민기업`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그중 모 증권사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캠페인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광고 모델로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던 CF도 있었다. 어두운 경기 전망이 계속됐던 2000년대 후반에는 애국심보다 격려와 응원의 광고들이 줄을 이었다. 광고들은 당장 달라질 게 없는 현실 속에서 소비자를 격려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배가 만삭인 채로 회사 업무를 보는 워킹맘의 이미지를 통해 엄마들을 격려하거나, 부하직원을 대리운전 기사로 만난 상사의 목소리로 "낮에도 대리, 밤에도 대립니까? 내년엔 둘 다 끝냅시다"라며 격려했다. `당신의 내일을 응원합니다`란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만성화된 경기침체를 통과하고 있는 올해의 광고 키워드는 `착한 소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현대인들이 자신이 세상의 속도에 뒤처지거나 실패하지 않을지 늘 걱정하고, 지금의 삶의 수준에서 급격히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소비를 주저하고 있다. 기업들의 인력 감축과 현대인들의 경쟁심화로 인해 개인이 갖게 되는 압박감이 심리적 불안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자사의 제품을 구입하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며 `좀 더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식의 또 다른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던지며 그들을 유혹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또한 경쟁 제품 간 차이가 많지 않으면 사회공헌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소비자에게 "내가 누군가를 생각하며 고마워하는 마음을 소비를 통해 표출함으로써 나는 좀 더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든다"는 자위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마케팅 전문지 `마케팅(Marketin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영국인의 85% 이상이 "품질이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윤리적인 과정을 통해 생산 또는 거래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겠다"고 답변했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착한 소비`를 원하면서 기업들도 `착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소비자에게 광고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착한 소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신발브랜드 탐스(TOMS)는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a Better Tomorrow)`이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소비자들이 탐스 신발을 한 켤레 사면 한 켤레의 신발이 아프리카ㆍ아르헨티나 등 신발이 없는 저소득층의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제공된다. 국내에서도 `착한소비` 캠페인 전개가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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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 자사 뷰티 브랜드인 `비욘드`를 위해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기금마련펀드 `세이브 어스(Save Us)`를 설립했다. LG전자 트롬세탁기는 신제품 출시 전 `러브 핸즈(LOVE HANDS)`란 캠페인을 실시했다. 트롬이 엄마의 손빨래와 같은 효과를 낸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소비자 개개인이 생각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을 찍어 SNS상에 올리는 홍보활동을 한 것이다. `착한 소비`는 기업 간 기술과 제품 차별화에 한계가 있는 현 상황에서 경쟁기업이 모방하기 힘든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소비자의 욕망에서 비롯된 상업 광고의 `착한 소비` 추구는 광고가 경기침체기에 살아남기 위해 가장 `자본주의`적으로 변한 경우다. 그러나 진정성을 잃어서는 안된다. 모두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초연결사회 속에서 `착함`을 가장한 눈속임과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는 도로 관리가 잘 안돼 도로 곳곳이 움푹 파여 있었다. 정치인들은 선거 전에는 도로 정비를 약속하는 `착한` 모습을 보였다가 당선 후에는 모른 척하기 일쑤였다. 이때 한 인터넷매체가 움푹 파인 부분이 입모양이 되도록 도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림의 주인공은 바로 예카테린부르크 도시의 시장과 부시장이었다. 이들의 얼굴 밑에 그들의 공약을 써놨다. 이 사연은 SNS를 통해 러시아 전국에 퍼지면서 결국 시장과 부시장이 공약을 지키도록 만들었다. 정치인들의 공약처럼 기업들의 `착한` 브랜드 구호도 그들의 행동과 일치하지 않으면 마치 양날의 검처럼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기업들은 착한 소비란 강한 신념과 철학을 지속적으로 증명해 나가야 한다. 기업은 자신의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가치가 교차하는 공적 영역에서 새로운 공유가치를 발굴하고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 진정성을 전달해야 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소비자에게 있어 `착함` 또한 하나의 경쟁이다. 소비자들은 같은 활동과 같은 플랫폼으로 움직이는 수많은 기업들에 전부 `착하다`는 찬사를 결코 보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착한 소비`에도 창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광고는 앞으로 기업의 어떠한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어 보이며 착하게 보일 수 있을지, 어떻게 감탄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더 많은 창의성을 쏟아야 한다.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착한 세상이 올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더 착하게 보이게 만들 것인가`에 달려 있다. [박용무 HS애드 BS그룹장][ⓒ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허리케인 올때 맥주 쌓아둔 월마트, 왜?
빅데이터 분석해보니 그기간에 가장 많이 팔려…예측경영의 힘 |
기사입력 2013.02.15 13:4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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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중년 남자가 미국 대형마트 타깃(Target) 미네소타점에 들어왔다. 타깃의 광고전단지를 한 손에 든 그는 화가 난 표정으로 매니저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제 고등학생인 내 딸에게 임부복과 유아용 침대를 사라고 할인쿠폰을 보내는 게 말이 되냐"며 "고등학생에게 빨리 임신하라고 부추기는 거냐"고 항의했다. 타깃 매니저는 이 중년 남자의 딸에게 임부복과 유아용품 광고전단지가 배송된 데에 대해 사과했다. 매니저는 며칠 뒤 재차 사과하기 위해 이 중년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이 남자는 "딸의 출산 예정일이 8월이라고 한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는 찰스 두히그 뉴욕타임스 기자의 책 `습관의 힘`에 나온 빅데이터(Big Data) 관련 사례다. 타깃은 빅데이터를 통해 그 중년 남자의 딸에게 임부복이 필요할 것을 예측해 할인쿠폰을 보낸 것이다. # 2. 맥주와 팝타르트(켈로그에서 만든 딸기가 들어간 과자), 휴대용 랜턴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 3개 품목은 세계 최대 기업으로 꼽히는 월마트가 2004년 8월 허리케인 `프랜시스`가 들이닥쳤을 때 급히 물량을 확보한 품목이다. 2004년 당시 미국은 그해 찾아온 알렉스ㆍ찰리 등 대형 허리케인의 발생 예보를 기점으로 어떤 소비패턴이 나타났는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허리케인 기간에는 맥주가 가장 많이 팔리는 데다 팝타르트 판매량이 평소 대비 무려 7배나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8월 허리케인 프랜시스가 카리브해 인근에서 발생한다는 예보가 나왔다. 월마트는 플로리다 지역 점포의 재고량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플로리다 점포들의 맥주, 팝타르트, 휴대용 랜턴 재고량을 급격히 늘린 것이다. 월마트 매출액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위 2개 사례를 통해 우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마트 두 곳에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 2개 회사에는 무한대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프로그램과 프로그래머들이 존재한다. 최근 한국 기업들도 빅데이터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많은 투자비용을 들여 마케팅에 적용하기 시작한 지 꽤 시간이 지났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 관련 각종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으로 재미를 봤다는 한국 기업들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한국 속담처럼 이런 데이터를 누군가가 꿰어 주어야 그 가치를 다시 알아차릴 수 있다. 타깃과 월마트는 고객들의 임신 예측모델과 허리케인 예측모델을 만들고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부서와 전문가들은 있지만 이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은 부족하다. 이언 에어즈 예일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슈퍼크런처(Super Crunchers)`에서 빅데이터 시대의 효과적인 분석법을 소개했다. 이 책에 따르면 오를리 아센펠터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빅데이터를 통한 수치분석을 통해 그해 생산된 와인의 미래가치를 예측해냈다. 와인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아센펠터 교수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날씨 데이터 수십 년치를 분석해 겨울철과 수확기의 강수량, 여름철 평균기온이 와인 품질을 좌우한다는 점을 알아챘다. 그는 세계적인 와인평론가들과 달리 와인 품질을 공식으로 풀어냈다. 아센펠터 교수는 이 공식으로 와인통에 술이 담긴 지 3개월 만에 와인의 미래가치를 예측했다. 그는 "1986년산 보르도 와인은 평론가들의 평가와 달리 질이 낮고 1989년산이 오히려 세기의 와인"이라며 "1990년 와인은 더 대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와인의 신비를 깨뜨리고 수학으로 난도질한 죄로 아센펠터 교수는 온갖 비난과 함께 괴짜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아센펠터 교수의 예측이 맞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와인 가격에도 아센펠터의 방식이 반영됐다. 이처럼 기업들은 가설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갖추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함과 동시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빅데이터와 트렌드, 미래예측 능력 세 가지가 종합한 예측경영이 미래 한국 기업들의 해답인 셈이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업체 홈디포도 예측경영을 도입했다. 홈디포는 월마트처럼 모터나 합판, 소독제와 손전등 등 재난에 필요한 도구를 준비했다. 더 나아가 애틀랜타 본사에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했다. 홈디포는 긴급 투입을 위해 복구에 필요한 제품을 가득 실은 수천 대의 트레일러를 미리 준비했다. 허리케인 지역 홈디포 매장의 피해에 대비해 이웃 지역 매장에도 재고물량을 넉넉히 쌓아놓았다. 홈디포의 사례는 예측경영이 단순히 데이터 패턴 분석으로 단기 미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 그 이상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디지털` 신고 거실로 들어온 나이키
아이팟 조깅族에서 영감얻어 운동화에 센서 `Nike+` 개발사람들 변화 읽고 과감한 투자…X박스 연동하니…집안서 운동 |
기사입력 2013.02.22 13:4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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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6월 셋째주 프랑스 칸 해변에서는 광고ㆍ마케팅에 종사하는 수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광고제가 열린다. 올해 60주년을 맞이하는 `칸 국제광고제` 이름에도 변화가 생겼다. 수십 년간 써오던 `광고제(Advertising Festival)`란 이름을 버리고 2011년부터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Festival of Creativity)`로 명칭을 바꾼 것이다. 전통적 `광고` 개념으론 복잡해진 브랜드 마케팅 현실을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일이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디지털`이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을 기술 그 자체적인 발전 측면에서만 바라보거나 뉴미디어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마케팅의 기능적인 관점으로만 축소해서는 오늘날 마케팅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다. 디지털은 사람들 행동양식과 소비패턴을 바꿔 놓는 등 과거 브랜드 마케팅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강력한 개념이다. 광고회사와 각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은 기술과 디바이스, 미디어 그 너머에 있는 `사람들`의 변화와 이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 시대 변화의 핵심은 다름아닌 `사람들`이다. 그냥 사람들이 아닌 `늘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바일 디바이스로 중무장한 채 자신들 정보와 의견을 언제든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개입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과거처럼 광고 메시지와 기호를 통한 인지와 설득만으로는 이들에게 충성심을 끌어내고 사랑받긴 힘들다.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브랜드와 관련된 지속적인 참여와 재미를 유발해야 한다. 또한 삶에 유용한 가치를 제공하는 `놀이터`를 만들어줘야만 성공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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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브랜드는 바로 `나이키`다. 나이키가 소비자 욕구를 파악해 제품을 개선하고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에만 힘을 써왔다면 수많은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로 남는 데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키는 일찌감치 디지털이 가져온 `사람들`의 변화에 주목했다. 신발과 의류를 만들어 팔던 아날로그 기업 `나이키`는 디지털 시대에 리딩 브랜드로 탈바꿈하기 위해 `나이키플러스( Nike+)`를 만들었다. 나이키는 당시 미국 오리건 `나이키 캠퍼스`(본사)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이팟(iPod)을 갖고 있고 그중 절반 이상이 달리면서 음악을 듣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나이키가 애플과 공동으로 사람들의 달리기 데이터를 아이팟과 동기화하기로 한 것이 나이키플러스의 시작이었다. 나이키 러닝화 안쪽에 센서를 부착하고 아이팟 또는 손목밴드와 연동시켜 달린 시간과 거리, 소모된 칼로리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개인 달리기 기록은 USB를 통해 나이키플러스 플랫폼으로 전송된 뒤 저장ㆍ분석된다. 서로 기록을 공유하고 즐겁게 경쟁할 수 있게 만든 나이키플러스 플랫폼은 2006년 출시 이후 전 세계 이용자 약 500만명이 연결된 하나의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2011년에만 이용자가 55% 증가했고 덕분에 나이키 러닝화 매출 역시 약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이키는 작년 초에 `퓨얼밴드(Fuel Band)`를 내놓았다. 손목에 차는 밴드 형태인 퓨얼밴드는 위치와 거리, 높이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내장해 일상의 모든 움직임을 감지한 뒤 이를 포인트로 변환시켜 준다. 나이키플러스가 `달리기`만을 측정했다면 퓨얼밴드는 일상의 모든 움직임을 측정해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운동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추가해 더 편리하게 나이키플러스 플랫폼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퓨얼밴드` 출시는 나이키 역사상 최고 제품으로 손꼽히는 `나이키 에어` 출시와 비견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나이키플러스 사이트에선 지금도 전 세계 이용자들이 만들어내는 `퓨얼` 수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나이키플러스는 가정까지 파고들었다. 나이키는 전 세계적으로 7000만대가 팔린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XBOX)`의 키넥트(동작인식시스템)를 통해 개인에 맞는 전문 트레이닝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들은 나이키플러스 커뮤니티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마치 게임을 즐기듯 운동할 수 있다. 나이키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서로 연결해주는 브랜드가 됐다. 나이키는 이제 `저스트 두 잇(Just Do It)`처럼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슬로건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를 던지는 브랜드에 머물지 않는다. 인체공학을 반영한 신발과 의류를 만들거나 최신 기술의 디바이스를 만드는 브랜드로 얕은 변화도 시도하지 않았다. 나이키는 사람들이 손쉽게 자기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한 전 세계의 연결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놀이터`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진화했다. 나이키의 이러한 성공은 브랜드 마케팅 관점 전환에 따라 2010년 신설된 디지털스포츠부문과 광고대행사 간 2년여에 걸친 공동개발과 마케팅 협업 덕분에 가능했다. 디지털스포츠부문은 MIT나 애플 출신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200명에 가까운 사람들로 구성됐다. 회사는 새로운 마케팅을 실험하는 데 있어 우수 인재 영입은 물론 과감한 투자와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 디지털 시대에 변화된 브랜드 마케팅 역량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전통적 관점의 마케팅 담당자들이나 15초 TV 광고 문법에 능한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들만으론 부족하다. 소셜과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사람들로 인력 구성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국내 광고업계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SK플래닛에 생겨난 `디지털 이노베이션팀`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이런 움직임은 광고회사뿐 아니라 기업의 마케팅 연관 부서에서도 활발히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영훈 SK플래닛 M&C부문 그룹장][ⓒ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족보없는 기념일? 진솔한 스토리 담아라
삼겹살데이 파이데이 키스데이 브라데이 고백데이… |
기사입력 2013.03.08 13:2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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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음력 5월 5일 단오나 7월 7일 칠석을 챙기자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일일이 기억하기도 어려운 무슨 날들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는 요즈음 이른바 데이 마케팅(day marketing)에 대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이어 3월 14일에는 화이트데이가 다가온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까지는 그래도 나름의 이야깃거리가 있어 봐줄 만하다. 그런데 포토데이(9월 14일), 와인데이(10월 14일), 무비데이(11월 14일), 머니데이(12월 14일) 같은 날들은 왜 이런 날이 생겼는지 알 수 없는 날도 많다. 어떤 사람들은 데이 마케팅이 어떤 특정 기념일을 정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찬성표를 던진다. 반면에 어떤 분들은 데이 마케팅이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한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다며 반대표를 던진다. 무슨 대단한 마케팅 이론도 아닌 주제를 놓고 눈에 쌍심지를 켜며 논쟁할 필요는 없겠다. 이벤트성 판촉 활동을 놓고 시장을 창출하는 새로운 전략이라고까지 포장하는 것은 아마추어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상술이 조금 얄팍하면 어떻고 조금 더 두꺼우면 어떻겠는가. 양쪽 다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 정확히 말해 `기념일 마케팅`의 별칭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 마케팅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다. 1965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의 마케팅 교수들이 "물적 유통으로 경제적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구조를 예상하고 확대하며 만족시키는 과정"으로 기념일 마케팅 개념을 제시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많은 날들 중에서 과연 기념일로 챙길 만한 것들이 얼마나 되는지 돌아보자. 기념일이 되려면 그 안에 풍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하는데, 이야기는 없고 날짜를 그럴싸하게 조합해 만든 것들이 많다. 커플데이(2월 22일), 삼겹살데이(3월 3일), 3.14 원주율에서 꿰맞춘 파이데이(3월 14일), 착한 일을 하는 천사데이(10월 4일)가 대표적이다. 학생들의 연애와 관련된 날들은 더 많다. 연인에게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다이어리데이(1월 14일), 선물을 받지 못한 솔로들이 자장면을 먹는 블랙데이(4월 14일), 연인끼리 장미꽃을 주고받는 로즈데이나 선물을 못 받은 남녀끼리 카레를 먹는 옐로우데이(5월 14일), 키스를 하는 키스데이(6월 14일), 은반지를 같이 맞추는 실버데이(7월 14일), 남자친구가 애인에게 브래지어를 선물해주는 브라데이(11월 8일), 연인과 포옹하는 허그데이(12월 14일)까지. 심지어 이 모든 날의 종합편이라고 할 `고백데이`도 있다. 사랑 고백을 하고서 첫 100일째 되는 날 특별 행사를 하기 위해 고백하는 날을 미리 정한다면 그것이 고백데이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계산해 9월 17일에 고백하고 사귀기 시작하면 12월 25일인 크리스마스가 100일째 되는 날이 된다. 키스하는 날도 정해두고, 껴안는 날도 미리 정해져 있고, 어쩌면 즉흥적으로 불타오르는 사랑 고백마저도 다가올 어느 날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계산하고 사는 청춘들의 영악스러움이 엿보인다. 그렇지만 마케터의 입장에서 보면 계산하고 싶어하는 사람만큼 `쉬운` 소비자는 없으리라. 그 계산된 욕구에 맞춰주면 되니까. 데이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그 계산된 욕구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담아주면 된다. 굳이 서사구조까지 갖추지 않아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면, 그 이야기는 순식간에 확산된다. 예를 들어 빼빼로데이는 1994년에 부산의 여중생들이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에 친구끼리 우정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그들은 빼빼로처럼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는 마음을 전달하는 뜻으로 빼빼로를 주고받았다. 이런 내용이 신문에 에피소드로 보도됐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롯데제과에서는 1996년부터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로 명명하며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1983년 빼빼로가 출시된 이후 빼빼로데이는 마케팅의 새로운 도약대가 됐던 셈이다. 이 사례에는 또래집단 사이에 쉽게 전파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스 고딘은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라는 책에서 "성공적인 마케터는 소비자들이 믿을 만한 스토리를 제공한다"고 했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많은 날들에 얼마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가? 그리고 그 이야기는 얼마나 확산 가능성이 높은가? 마케터들은 그동안 마케팅 공부를 많이 했을 테니까, 앞으로는 소설가나 시인에게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마케터는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을 유발하고 작용과 반작용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이야기의 확산 가능성을 `이야기의 가치(story value)`라고 하는데, 앞으로 마케터들은 시장분석이나 제품분석만 하지 말고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은 소비자집단의 세분화와 다양화에 따라 마케팅 전략의 효율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때 어떤 기념일에 자사의 브랜드를 연결해 판촉활동을 벌이는 것은 유익한 타개책의 하나다. 어떤 날을 정해 자사의 브랜드 스토리를 사회적인 이야깃거리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야 한다. 특정일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담아 새로운 기념일을 만들어가는 것도 브랜드 스토리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이니까. 정해진 어떤 날의 이야기 가치가 풍부하다면 어떤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의미의 상호작용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마케터들이여! 시댁 조상님의 제삿날을 그렇게 반기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제사상을 차리는 주부처럼, 주변 눈치를 보며 할 수 없이 하는 데이 마케팅을 기획하지 말고, 자기 자식의 첫돌 상을 차리는 새댁의 마음으로 데이 마케팅을 기획하시기 바란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일방적 메시지 전달 NO! 참여형 공익광고 YES
`노인은 위대한 스토리텔러다` 실버토크 캠페인실버 토크쇼 통해 젊은 아티스트에 영감작품 만들어 전시회…시민과 공감·소통 |
기사입력 2013.03.15 13:4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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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 말은 아프리카 작가 아마두 앙파데바가 유네스코 연설에서 한 말이다. 나이 든 사람 연륜과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인생 팔십을 살았다는 것은 10년을 여덟 번 넘긴 생물학적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80년간 쌓인 지식과 경험의 총합으로서 존재를 의미한다. 팔십 인생 중 4분의 1을 살아온 스무 살 젊은이들이 가질 수 없는 통찰과 혜안이 노인들에겐 존재한다. 우리에겐 `총, 균, 쇠` 저자로 잘 알려진 자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역시 그의 테드(TED) 연설에서 "나이 든 사람이 젊은이보다 잘할 수 있는 게 훨씬 많다. 그것을 잘 활용해야만 사회를 향한 도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솔직히 그러한 연륜의 중요성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노인 범주에 진입도 못하는 40ㆍ50대에게조차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에도 직장에 있으면 도둑놈) 같은 조기 은퇴 분위기를 조성하는 말들을 여과없이 쏟아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실버 세대가 점점 더 인구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것이기에 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는 식의 귀에 듣기 좋은 말만 쏟아내는 아이러니를 목격하게 된다. 노인들이 느끼는 존재론적 외로움은 경제적인 문제도 있지만 누구도 그들 말을 경청하지 않으려 한다는 소외감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인간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젊은 층과 노인층 간 대화 부족은 이 사회에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단절 현상을 초래한다. 젊은이들 에너지에 지혜를 접목해줄 방법이 차단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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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회자되고 있는 실버토크(Silver Talk) 캠페인은 나이 든 분들 말씀이 잔소리가 아니라 지혜의 말씀임을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된 캠페인이다. `노인은 위대한 스토리텔러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노인 네 분을 모시고 그분들 인생에 관한 얘기를 듣는 공식적인 무대를 마련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이 없는 그런 분들이 이 사회 주인공임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다. 그분들은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충실히 이행하며 살아온 이웃집 어른 같은 분들이다.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 젊은 작가들이 청중으로 자리하여 할아버지ㆍ할머니뻘 되는 분들의 굴곡 어린 삶의 얘기를 새겨듣고 거기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소셜 아트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 1월 19일 실버토크 콘서트 행사가 있었고, 그때 참석했던 아티스트들이 만든 창작물이 홍대 근처 한 갤러리에서 전시돼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시에서도 이 행사에 많은 관심을 보여 실버토크는 1차 전시가 끝난 후 서울시청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2차 전시를 하게 되었다. 전시에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으며 이 캠페인에 관련된 수많은 사진과 글들이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실버토크라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앞으로 크게 확장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징표라 하겠다. 실버토크는 노인 세대에 관한 문제를 커뮤니케이션 견해에서 다뤘다. 이전에는 정부의 제도적 관점이나 미디어의 사회인류학적 관점에서 노인 문제가 다뤄지곤 했지만 이처럼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실버 세대 문제를 공유하고 일반인들이 동참해서 하나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활동은 흔치 않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참여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형성이다. 광고 형식의 중심에 있는 TV광고는 15초에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고, 일방적인 메시지를 밀어넣기에 급급하다. 자연히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힘들고, 더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참여하고 나누는 일이 일상화된 작금의 상황에서 소비자 마음을 사기에 한참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메시지 자체도 광고가 종영되면 휘발되어 버리는 일회성 요소가 강하기에 광고 자체가 브랜드 자산으로 쌓이기에도 힘에 부친다. 1년에 공중파에만 실리는 TV광고가 2000편 이상이지만 그중 10편 정도를 기억하기에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그만큼 TV광고가 가진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때문에 `토크쇼+소셜아트`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사람들의 참여와 공유를 통해 자발적인 확산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실제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많아지고 있다. 자살의 다리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마포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전환시킨 프로젝트 역시 사람과 다리가 마치 친구처럼 상호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창출한 사례에 속한다. 마포대교 사례는 앞으로 다른 다리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관광자원과 교육용 텍스트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에 이 플랫폼은 또 다른 영역에서 쓰임새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결국 디지털 환경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은 바뀔지라도 인간에게 혜택을 주고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준다는 아날로그적 가치 창출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디지털적 따뜻함(digital warmth)을 가져다주는 플랫폼`이라는 표현이 요즘 커뮤니케이션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도 이를 잘 대변한다. 아마두 앙파데바가 노인의 위대함을 웅변으로 설파했다면, 토크쇼와 소셜아트의 결합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노인의 위대함을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노인이 위대한 스토리텔러인 것처럼, 이 같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역시 가치를 지닌 스토리텔러로 남을 것이다.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오프라인 - 온라인, 똑같은 물건 팔지말라 |
기사입력 2013.03.22 13:56: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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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잘나가는 A정수기 회사는 주로 판매원들을 통해 정수기를 시장에 내다 팔고 있었다. 판매원을 계속 늘리고 관리하는 데 한계를 느낀 A사는 인터넷을 통한 직접 판매 방식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판매원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였다. 또한 정수기의 판매 후 관리 등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을 고려한 경영진은 결국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A사는 인터넷 판매를 시작해야 할까. 만약 그렇다면 정수기의 관리 문제와 기존 판매원과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2. 주로 동네 슈퍼마켓이나 할인점을 통해 분유를 팔던 B사는 최근 받아본 자료를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옥션이나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분유의 판매량이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서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분유는 대형할인점의 세일기간 중 개인업체가 구매해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B사는 인터넷 개인 사업체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가격을 할인가로 계속 유지 판매해 시장가격을 교란시키고 있는 그들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온라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많은 기업이 온라인을 중요한 판매 또는 고객과의 소통 채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온라인 채널은 기존의 채널과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많다. 단순하게 기존의 판매 채널에 온라인을 더해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다. A정수기 회사와 B분유 회사가 고민에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업들은 싫든 좋든 온라인 채널, 더 나아가 모바일 채널을 기존의 채널 위에 더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채널과의 갈등을 해결하고, 채널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어느 상품을 어떤 가격에 어느 채널로 갖고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간 회사들도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의 많은 의류업체들은 온라인 판매 채널이 생겨난 초기에는 온라인과 기존 대리점 간의 갈등, 가격정책 혼선 등의 문제를 겪었지만 많은 시행착오 끝에 대리점과 온라인상품의 보이지 않는 차별화 전략을 도입해 성공했다. 하지만 채널 변화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회사가 큰 곤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IBM은 채널 정책을 바꾸기 위해 전체 판매정책, 즉 판매 지역 할당과 판매 조직에 관한 보상과 평가 문제, 이에 수반되는 재고 문제 등 모든 이슈들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했다. 이 와중에 조직 변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한때 위기까지 간 적도 있다. 기존의 판매방식에서는 컴퓨터 판매량당 수당이 가장 중요한 보상 방법이었다. 그러나 대형컴퓨터에서 개인용 PC로 상품이 바뀜에 따라 판매원의 능력에 의존하던 기존 컴퓨터 판매 방식을 바꿔야 했다. 이는 조직개편의 문제로 이어져 당시 많은 IBM 조직과 전략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했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기업이 직접 또는 다른 중간상인을 통해 팔되 채널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상품 차별화`와 `시장 차별화` 전략이다. 상품 차별화 전략은 말 그대로 인터넷과 오프라인에서 파는 상품을 각각 다르게 함으로써 채널 갈등을 줄이는 방법이다. 미국의 유명 와인생산 업체 켄달앤드잭슨(Kendall&Jackson)은 일반 와인은 기존 와인 대리점에서, 희귀한 와인은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택해 기존 와인 대리점들과 갈등을 겪지 않으면서 인터넷 채널을 구축할 수 있었다. 현재도 많은 기업이 인터넷에서 파는 상품과 다른 채널에서 파는 제품을 약간만 달리해 다른 상품코드를 갖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전체적 채널 전략이라기보다는 기업관리 측면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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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략은 시장을 세분하고 시장에 따라 다른 채널을 갖고 가는 전략이다. 인터넷 채널과 기존 채널의 조화를 통해 전체적인 판매망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조하자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미국 의류업계는 인터넷 채널과 기존 채널 간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원래 미국 의류업계는 주로 백화점 등의 대리점 판매망을 두고 있었다. 약간의 채널 갈등에도 성공적으로 인터넷 채널을 구축해 온라인으로도 의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넷 매출이 기존 오프라인 매출을 잠식하는 `제 살 깎기`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새로운 채널 전략을 생각해야 했다. 미국 의류업계가 생각해낸 모델은 이렇다. 의류산업은 유행과 계절에 민감한 산업이다. 미국 의류업계는 먼저 출시된 제품을 기존 오프라인 가게에서 판매를 했다. 이때 단기간별로 상품별 전국 매출액을 집계해 시장에서 반응이 즉각 오지 않는 상품들은 되도록 빨리 온라인 판매로 옮겼다. 온라인 고객은 제철 옷을 오프라인보다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만족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의류회사들은 주요 판매망인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 회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뿐더러 잘 안 팔려 추후 낮은 가격에 덤핑 판매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품들을 온라인을 통해 조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 재고처리 비용에 따른 리스크를 줄인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인터넷 채널을 기존 오프라인 판매 채널에 단순히 추가하던 전략에서 채널 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략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미국 전자제품 판매업체들은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입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받아가게 한다든지, 자동차 회사에서 새로운 색상의 차량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해 적은 비용으로 시장성을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창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준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테크놀로지에 `나만의 콘텐츠` 입혀라
메시지 담은 영상 보내는 위스키 캠페인처럼 `아날로그 감성` 연결시키는 아이디어 있어야 |
기사입력 2013.04.12 14:0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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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것이 연결된 세상` 소통 마케팅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상태를 `Internet of Things`라고 일컫는다. 좁게는 `사물 인터넷`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사람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연결되고, 사물과 사물은 센싱(Sensing)기술과 통신으로 연결되고, 다시 사람과 사물은 플랫폼과 인터페이스 등의 서비스로 연결되는 세상을 의미한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최근 조사기관 IDC가 페이스북의 의뢰를 받아 미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7446명을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4명이 잠에서 깨어난 지 15분 안에 자기 스마트폰을 집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10대, 20대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무려 90%에 육박한다. 눈 비비며 간밤에 온 문자, 전화, 이메일, 페이스북 친구들의 소식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며칠 전에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야심차게 페이스북의 새로운 서비스 `페이스북 홈(Home)`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홈을 미리 탑재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기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홈을 설치하면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화면을 페이스북 친구의 글과 사진, 대화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만약 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우리가 눈을 뜨자마자 챙겨 든 스마트폰 초기화면은 페이스북 `친구들의 생활`로 뒤덮일지도 모른다.
사물과 사물 사이의 연결 또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눈에 많이 띄었다. 몸무게, 근육량, 체지방량, 체질량 지수 등을 와이파이를 통해 폰과 웹에 자동으로 전송해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체중계는 기본이다. 블루투스를 통해 전송된 데이터를 분석해줌으로써 천천히 먹고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건강한 식습관을 코칭하는 포크까지 선보였다. 매년 3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음악, 필름, 인터랙티브 페스티벌인 `SXSW(South by Southwest)`에서 구글이 발표한 `말하는 신발(Talking Shoes)`은 블루투스로 연결된 운동화와 안드로이드폰이 대화를 한다. 공원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감지하면 `아, 정말 따분해`라는 메시지를, 슬슬 뛰기 시작하면 `바람에 스치는 이 감촉이 좋다`는 식의 상황적 대화를 스스로 전송하고 게시하는 운동화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 그리고 사람과 사물이 늘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구분이 없어진다. 또 모든 것, 하물며 운동화조차도 하나의 미디어가 될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이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른바 `빅데이터(Big Data)`가 축적된다. 위스키 회사 디아지오가 2012년 8월 브라질에서 어버이날(Father`s Day)에 즈음해 테스트했던 `+More` 캠페인은 좋은 예다. 선물용으로 위스키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병에 붙은 식별코드를 스캔해 비디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에게 선물할 생각이라면 자신의 사진과 아버지께 보내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 위스키를 선물받은 아버지 역시 해당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어서 자녀가 보낸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QR코드 캠페인은 진열장에 놓여 있는, 한 병의 위스키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개인화된 콘텐츠를 담을 수 있게 되는 순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특별한 경험, 하나의 방송 미디어로 바뀐다는 점이 새롭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선물하는 사람과 선물받는 사람의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지리적인 유통경로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이 사례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근거리통신기술과 클라우드(Cloud) 서비스 등의 테크놀로지다. 이렇게 테크놀로지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내고,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며, 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미국의 공화당에서조차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외부에서 채용하기에 이르렀다. 과거의 전통적인 접근방법만으로는 유권자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는 말이다. 지금과 같이 `모든 것이 늘 연결되어 있는` 마케팅 환경에서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와 활용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광고ㆍ마케팅 등 전 영역에서 중요한 경쟁력이다. 그렇다고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테크놀로지에 대해 심오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계속 쏟아져 나오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기본적인 인지와 이해를 바탕으로 내부의 전문가 혹은 외부의 전문가 집단과 소통하고 협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으로 시작하면 될 것이다. 또한 테크놀로지 자체만으로 충분하진 않다. 앞서 `+More` 캠페인 사례에서처럼 부모와 자식 간에 그저 흔한 선물을 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인사이트와 자신의 사진과 메시지가 담긴 영상 콘텐츠를 통해 서로 간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연결시켜 주는 아이디어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테크놀로지는 번거로운 것, 굳이 참여해야 할 이유를 못 찾는 것으로 여겨져 사람들의 피로도만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강영훈 SK플래닛 M&C부문 그룹장][ⓒ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다문화 시대, 通해야 산다
외국인 이주 늘며 2020년 인구의 5.5% 전망문화적 다양성 반영해 전략 짜야 |
기사입력 2013.04.19 13:3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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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국적 넘는 공존마케팅
최근 다문화라는 말이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서는 다문화 마케팅을 위한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2012년 6월에 1인당 소득 2만달러와 인구 5000만명 이상을 달성한 국가에 자격이 주어지는 `20-50 클럽`에 가입했다. 국제사회에서 1인당 소득 2만달러는 선진국 진입의 소득 기준이며 인구 5000만명은 인구 강국과 소국을 나누는 기준이다. 한국인의 출산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인구 50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을까. 불가능해 보이던 인구 5000만명 돌파의 원동력은 다문화 가정이었다. 다인종ㆍ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소수민족 마케팅(Ethnic marketing) 혹은 다문화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우리는 지금 다문화 사회라는 말만 구호로 외치고 있을 뿐 어떻게 다문화 마케팅을 전개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TV 광고의 흐름을 보면 외국인 모델이 등장한 광고가 2005년 이전에 비해 2006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물량 면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렇지만 외국인 모델의 역할이 광고에서 어떻게 묘사됐는지 분석해보면 한국인 모델의 역할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외국인 모델의 직업은 애매하게 묘사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인 모델의 직업은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역할 비중에서도 외국인 모델은 배경인물로 더 많이 등장하지만 한국인 모델은 주로 주요 역할과 부가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특정 외국인들은 주변적 존재로 묘사되거나 한국인 모델의 지위를 강화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그룹(2008년)의 기업광고에서는 놀이터에서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드는 여자의 모습과 함께 `베트남 엄마를 두었지만 당신처럼 이 아이는 한국인입니다`라는 카피가 흘러나오며, 아이가 밥을 먹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 먹고, 세종대왕을 존경하고 독도를 우리 땅이라 생각합니다. 축구를 보면서 대한민국을 외칩니다. 스무 살이 넘으면 군대에 갈 것이고, 세금을 내고 투표를 할 것입니다. 당신처럼!`이라는 내레이션으로 광고가 끝나며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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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에서는 외국인도 한국인이라는 마케팅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강조하면 할수록 외국인 모델이 한국인의 주변적 존재로 인식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밖에도 한국인 모델에 비해 외국인 모델을 더 열등하게 표현하는 광고가 많다. 여러 대중매체의 콘텐츠를 봐도 외국인에 대해 어떤 정형화된 스테레오 타입을 제공하는 사례들도 부지기수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하면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 규모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의 문화적 다양성과 취향을 반영한 마케팅 전략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국인에 비해 외국인을 열등하게 묘사하는 광고 마케팅 사례들이 눈에 띈다. 그런 사례들이 누적되면 앞으로 전개될 다문화 마케팅 환경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에서 발표된 2012년 인구통계 예측 보고서에 의하면 18세 이하의 미국인 절반 이상이 스스로를 `적어도 하나의 다른 인종과 결합된 흑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도 외국인과 그들의 자녀를 포함한 이주민의 인구가 꾸준히 늘어 2020년에는 전체 인구의 5.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사회가 바야흐로 인종적ㆍ민족적ㆍ문화적 다원화 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인구구성의 변화를 넘어서 새로운 문화질서의 형성을 예고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순혈주의 인식이 희박해지고 다문화 공존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가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케팅 관계자들은 다민족적 또는 다문화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문화적 가치 이동 현상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동시에 이를 토대로 한 소수민족 마케팅 혹은 다문화 마케팅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최근에 삼성, LG, 대한항공 등에서 기업광고를 중심으로 다문화 주제의 장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어 외국인 모델이 등장하는 마케팅 메시지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 기업광고의 대부분은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 제품광고로 보기에는 한계가 많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 마케팅 활동에서는 외국인의 취향과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 보다 세분된 마케팅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다문화 마케팅에서는 소수민족 사이의 유사성을 찾아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문화 광고 마케팅을 전개할 때는 외국인 모델들을 인물 간 관계성을 보여주는 역할로 묘사하는 등 역할 설정에서 보다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다문화`라는 키워드가 기존의 문화 질서를 뛰어넘어 문화적 역동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문제가 우리 앞에 닥쳐온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다문화 마케팅 전략도 `공존의 이유`를 제시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고객 `브랜드 체험` 마케팅…스포츠활용땐 홈런 날린다
국내 최다 관중동원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방송 PPL…반복적 노출로 브랜드 홍보 |
기사입력 2013.04.26 13:2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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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가 있었다. 그런 시대에는 제품 특장점만 잘 얘기해 주면 됐다. 독점이거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수록 더 그랬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고,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차별화가 필요했다. 소비자 체험을 늘려 기업 브랜드나 제품에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번트 슈밋은 `체험 마케팅은 신체적 체험 정도를 높이고, 행동과 라이프 스타일 유형을 제시하며, 체험 마케팅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는 체험적 욕구를 가진 살아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들 감각과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직접 즐겁거나 교육적인 제품 경험 기회를 제공해 스스로 브랜드 일체감을 갖게 해줘야 한다. 거기에 놀이 문화적 성격을 가진 스포츠가 브랜드 체험 기회를 자연스럽게 늘려주는 핵심 기능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자 가장 많은 관객을 가진 스포츠다. 국내 프로야구는 1982년 6개 구단으로 시작해 올해 32주년을 맞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프로야구는 작년에 총 관중 715만여 명을 기록했고 올해 9구단 참여에 경기 수 증가로 관중 754만여 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프로야구는 기업들에 다양한 홍보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야구는 삼성, 기아, LG, 두산 등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홍보수단으로 인식돼 왔고 스포츠 마케팅 관점에서 야구장 프로모션, 스폰서 참여, 중계방송 시 상품 노출(PPL), 야구선수 광고모델 활용, 유니폼 스폰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의 체험 마케팅 내지 브랜드 홍보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먼저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 참여로 브랜드를 활성화시키는 기업들 사례를 살펴보자. 2013년 프로야구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로 명칭이 정해졌다. 한국야쿠르트에서 새로운 신제품인 발효유 `세븐(7even)`을 론칭하면서 프로야구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주력 상품인 `7even`과 프로야구 이미지가 잘 어울려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며 활력 넘치는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할 뜻을 밝혔다.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는 기업 명칭과 브랜드가 현장 관객뿐만 아니라 중계방송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안방 소비자에게도 집중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야구팬이자 소비자들에게 직간접적인 브랜드 체험을 확대시키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시즌에는 CJ그룹이 프로야구에 참여하면서 `CJ마구마구 프로야구`란 명칭을 사용했는데 CJ그룹 홍보는 물론 CJ인터넷 야구게임인 `마구마구` 마케팅을 위한 전략이었다. 또 식품회사인 팔도도 2012 팔도 프로야구란 명칭으로 회사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꼬꼬면 등 제품 판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프로야구 스폰서로 참여했다. 프로야구 초기에는 타이틀 스폰서에 대한 기업 수요가 적었지만 관중이 늘고 스폰서 가치가 높아지면서 스폰서 금액이 올라가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시대가 됐다. 그만큼 야구팬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다. 야구를 통한 기업 홍보 노력은 구단 창단으로까지 이어졌다. 올해부터 NC소프트가 NC다이노스란 이름을 내걸고 아홉 번째 구단으로 창원을 연고지로 리그 경기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NC소프트는 컴퓨터 게임회사로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었다. 그러나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야구단을 통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과 게임회사라는 브랜드 속성에 맞추어 야구팬과 접점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구단을 창단 했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정보통신기업인 KT도 건설회사인 부영과 경쟁 끝에 창단 승인을 얻어냈다. KT는 `olleh` 브랜드로 대표되는 통신서비스뿐 아니라 스카이라이프, BC카드 등 다양한 소비자 서비스 상품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야구를 통해 기술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빅 테크테인먼트(Bic Techtainment)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빅 테크테인먼트는 프로야구와 정보통신을 융합해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적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KT는 수원을 홈으로 경기도와 수원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2015년 리그 참가를 목표로 팀 창단 준비를 하고 있다. KT는 야구장 장기 임대를 통한 구단 명칭 사용권을 포함한 경기장 광고권 확보 등 보다 공격적인 구단 운영과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야구를 이용한 마케팅은 미국으로까지 확대됐다. 바로 야구 스타 류현진의 힘 때문이다. 류현진이 미국 LA다저스에서 당당히 제2선발로 첫 시즌을 시작했다. 두 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따내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 스포츠 팬들에게도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류현진은 작년 12월 LA다저스가 한화에 지급한 포스팅 금액까지 합쳐 총 670억원에 이르는 큰 금액으로 계약했다. 류현진이 스포츠 스타로서 가진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LA다저스로서는 큰 투자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스폰서 판매, 한국 관광객 유치, 방송중계권 판매 등 다양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국 기업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미국 프로야구(MLB)는 미국에서 인기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류현진이 한국 투수라는 관점에서 한국 시장에도 커다란 반향을 가져오고 있다.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 동시에 홍보 효과를 겨냥한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류현진이 진출하면서 현대자동차와 LG전자가 다저스와 스폰서 계약을 했다. 스포츠 마케팅은 스포츠 선수와 팬 그리고 스폰서로 이루어진다. 기업들은 소비자를 찾아나서는데, 스포츠팬이 소비자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고객이 될 수 있다. 운동을 좋아하고 선수를 좋아하다 보면 기업이나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는 의미다. 스포츠에 경험적 감정이입(感情移入)이 통하는 것이다. [김주호 제일기획 마스터][ⓒ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rend] what 버리고 why로 소통하라
구구절절 제품 설명 지루해…소비자공감 자극해 긴 여운 |
기사입력 2013.05.03 13:27:56 | 최종수정 2013.05.05 07:0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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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화두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소통`일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적인 면에서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은 어떨까. 결국은 설득의 논리로 대변되는 수많은 이론과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그 어떤 것도 이미 대중이 알고 있는 수준의 정리 혹은 재생산에 머무는 느낌이어서 늘 지루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처럼 지루하기 쉬운 광고적 차원의 소통을 명쾌하게 정의한 강의가 있다. 바로 `Start With Why(`왜`에서 시작하는 통찰)`를 주제로 한 영국의 작가 사이먼 시넥의 TED 강연이다. `Start With Why`라는 한 줄의 메시지는 최근 광고 관련 메시지 중 가장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넥은 강연에서 이 같은 메시지와 통찰력을 가장 잘 활용한 기업으로 애플을 들었다. 시넥에 따르면 애플은 `우리는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인도 아름답고 사용도 편리해 사용자 중심에 맞춘 컴퓨터입니다. 한 대 사실래요?`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실제 애플 메시지의 패턴은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의 가치를 믿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현실에 도전하기 위함입니다. 현실에 도전한다는 것은 컴퓨터를 아름답게 만들고, 사용자가 편리하도록 사용자 중심에 맞춰서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이 멋진 컴퓨터를 한 대 사시겠습니까?`라고 한다는 것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같지만 순서에서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시넥은 이 차이를 `골든 서클(Golden Circle)`이라는 이론을 통해 설명했다. 대부분의 브랜드 혹은 기업은 소비자에게 `무엇`을 만들었는지(What)만 설명하고, 어떤 제품인가(How)에 매달려 제품 자랑에 바쁘지만, 실제 소비자는 왜 만들었느냐(Why)를 보고 구매한다는 것이다. 결국 골든 서클의 핵심은 원 정중앙에 있는 왜(Why)다. 이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진정한 소통의 핵심요소다. 그저 얘기만 한다고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Why 메시지`가 있어야 광고의 목적인 설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도 What 메시지와 Why 메시지의 차이를 보여준 광고ㆍ마케팅 사례가 있었다. 2년 전 대한민국 이동통신의 큰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온 LTE가 등장하면서 나온 `LTE 광고대전`이 그것이다.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선 LTE를 두고, 광고전쟁은 여전히 뜨겁다. 그런데 LTE라는 기술을 자세히 한번 뜯어보면, 소비자들의 인식과 공급자의 인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물론 대한민국의 LTE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이 투입됐다. 공급자적 생각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3G에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지내다가, 월등히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동영상과 향상된 음성 품질까지 갖춘 4G LTE가 등장하자 `당연하게` 여기며 느닷없이 나타난 이 기술을 그저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공급자는 이런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효과적일까? 초반에는 `What 메시지`가 득세했다. 지난 2년간 통신 3사는 자사의 LTE 기술이 어떤지를 자랑하는 광고를 하며 주도권 싸움에 매진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LTE 광고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가입자 수에서 `꼴찌`인 LG유플러스가 "LTE 하나로 다 되는 세상, 당신에게 가장 좋은 LTE를 쓰세요"라는 광고를 내보낸 것이 시초였다. 기술과 서비스가 좋다(What)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서비스에서 최고를 추구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선택해야 한다(Why)는 식으로 메시지 전달 방식을 바꾼 것이다. 시넥의 이론과 일맥상통하는 비슷한 광고마케팅 방식이 하나 있다. 바로 `감성마케팅`이다. 감성마케팅은 굳이 제품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박카스는 4800만 우리의 피로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담아내는 캠페인을 이어 오고 있다. 피로에 좋은 타우린이 얼마나 들었는지, 타우린이 어디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등의 `What`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4800만의 피로에 대한 응원을 위해 박카스가 존재한다는 이유(Why)를 말한다. 그렇게 소비자들은 오랜 세월 친숙한 박카스가 말하는 `Why`에 귀기울이고 있다.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라는 부제로 시작하는 대한항공 광고는 늘 보던 스튜어디스의 차분한 미소와 기내서비스 그리고 하늘을 가르는 747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 할 자유`라는 카피를 적은 포토북 속에 `미치도록 가고 싶은 몰디브` 안에 있는 나의 가족의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는 바다, 하늘, 신이 난 아이들, 사랑하는 남편을 실컷 바라보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린다고 말하는 아내의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바라만 보는 게 일상이다. 가족의 여행 속에 담긴 나의 이야기만 할 뿐, 국내 최대 항공사에 대한 자랑 같은 건 전혀 없다. 봄을 기다린 모든 이에게 봄을 알려주는 아지랑이 대신에 쏟아지는 기분 좋은 봄비를 보여주는 쏘나타 광고는, 차가운 자동차의 시동을 끄고 바로 내리는 모든 운전자에게 잠깐의 호흡을 준다. 30초만 늦게 내리라며 선루프의 새로운 발견을 얘기한다. 마지막에 브랜드 위에 올려 놓은 카피는 `자동차에 감성을 더하다`이다. 시원하게 달리는 주행성능을 강조하고자 하는 장면도 없고, 연비에 대한 자랑도 없다. 어떤 `What`도 없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차가운 자동차가 왜 당신에게 필요한지 `Why`만을 남겨 놓은 채 후속편 기대치를 올려놓았다. 혹여라도 지문이 묻지 않을까 조심조심 꺼내, 정성스레 촉촉한 거즈 수건으로 살짝 닦아주고, 손끝의 온 신경을 모아 파르르 얹어 듣던 LP판이 다시금 붐을 일으키고 있다. 돌아온 가왕 조용필도 신보를 LP로 발매한다고 들었다. 연일 매스컴에서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아날로그로의 회귀에 대한 문화와 사회적 현상을 말하고 있다. 흙을 밟기 힘들어지고, 별자리를 보며 딸아이와 얘기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디지털이 오감을 지배하고, 디지털이 빼곡히 채우는 생활 위에 서 있는 소비자들,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지금은, 따뜻한 가슴도 느끼고 사람의 향기도 맡을 수 있는 아날로그가 디지털의 미래인 것이다. 언젠가 또 다른 트렌드가 또 새로이 지평을 이루겠지만 최소한 지금부터의 광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 마음은 What이 아니라 Why에 있다. `What을 멈추면 비로소 Why가 보이는, 그렇게 그렇게 소비자 마음을 얻어 가는 것이 지금부터의 광고일 것이다. [전철구 엘베스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新 광고트렌드] `호모 루덴스`를 이해하라2012.02.24
일방적 보는 광고 대신 고객이 주인공으로 참여SNS 활용 파급력 무한대, 코란도C·지미추등 적용
◆ 新 광고트렌드 `게임 마케팅` ◆
인간은 `호모 루덴스(Homo Ludensㆍ놀이의 인간)`다. `놀이`를 빼고는 인간의 사회ㆍ문화ㆍ경제 발전을 논할 수 없다. 놀이를 통해 인류는 진화했고 다른 동물과 차별화시킬 수 있었다. 기업의 광고와 마케팅이 가격과 성능을 꼼꼼히 비교하는 합리적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에 초점을 맞추면 실패하기 쉬운 이유다. 지름신`에 휘둘리는 소비자, 지르고 나서 후회하면서도 이를 또한 즐기는 `불합리한` 소비자를 차라리 인정하고 그들과 함께 즐기고 노는 것, 그게 바로 최고의 마케팅이다. 사실 소비에 선행되는 일련의 소통과정부터 실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 자체는 일종의 놀이다. 어른들의 장난감 스마트폰과 소통놀이 공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게임 마케팅(Gamification)`은 이런 측면에서 최신 광고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 `보물찾기`의 추억으로 `코란도의 영광`을 재현하다 2011년 3월 코란도C 출시를 앞둔 쌍용자동차는 고민에 빠졌다. 법정관리 신청과 파업, 회생절차 돌입 등으로 위기의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쌍용차에 `옛 영광의 상징`인 코란도는 유일한 희망처럼 느껴졌다. 기존 매체를 통한 광고만으로는 이미지 쇄신이 어려워 보였다. 광고기획을 맡은 SK마케팅앤컴퍼니는 2010년 이후 한국 사회의 대세가 된 스마트폰과 앱을 활용하기로 했다. 물론 영상과 이미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스마트폰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았다. 광고회사는 해외에서 이미 많은 성공사례로 그 효과가 입증된 `게임`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코란도C를 찾아라` 게임 이벤트는 코란도C 출시일에 앞서 약간의 홍보를 하고 출시 당일 사이트를 열어 순식간에 10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대박`을 쳤다. 참여 방법도 어렵지 않았다. 전국에 총 140개의 보물열쇠를 숨겨놓고 참여자들은 온라인 마이크로 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보물을 찾는 추억의 `보물찾기` 형식이었다. 코란도C 광고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근 하이트 진로의 드라이타입 맥주 `드라이피니시d`에도 게임마케팅을 적용했다. 톱 탤런트 원빈과 함께한 인터랙티브 무비 `d 나잇 파티 데이트`는 2011년 12월 21일부터 현재까지 소비자가 직접 광고의 주인공이 되어 선택하는 내용에 따라 상황을 전개시킬 수 있고, 광고 속 모델과 실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소셜게임형 광고다. 현재까지 유튜브 방문자는 20만명을 돌파했다. SNS 채널 및 브랜드 홈페이지까지 합치면 총 48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 보물찾기, 술래잡기? 뉴미디어로 누구나 함께 논다 SK마케팅앤컴퍼니가 기획한 인터넷ㆍ스마트폰 `게임 이벤트`는 2010년 이후 세계 각국에서 벌어진 `게임마케팅`과 궤를 같이한다. 2010년 4월부터 한 달 보름간에 걸쳐 진행된 `Catch a Choo(추를 잡아라)`라는 숨바꼭질 형식의 게임이 대표적이다. 패션브랜드 지미추(Jimmy Choo)가 진행한 이 게임은 위치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포스퀘어(Foursquare)를 중심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한 온ㆍ오프라인 숨바꼭질 게임이다. 여성용 고급 하이힐 브랜드로 유명했던 지미추는 새로운 여성 스니커즈(운동화) 출시를 계획하며 소비자들이 `신상`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을지 연구했고 바로 `게임`을 만들어버렸다. 지미추 스니커즈가 런던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가장 트렌디한 장소에 `체크인`을 하면 소비자는 SNS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고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지미추의 스니커즈를 갖게 되는 게임이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아예 런던 도시 전체를 하나의 게임보드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놀 수 있도록 만들었다. 런던을 48개 지역으로 구분하고 지역마다 4개의 공중전화 부스를 지정해 참가자들이 지역과 지역을 달리며 공중전화 부스에 자신의 고유코드를 입력해 `체크인`하도록 만들었다.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행위`를 게임으로 만들어 강렬한 소비기억과 체험을 선사한 것이다. ◆ "이미 존재하던 마케팅…모바일에 맞춰 업그레이드" 이러한 `게임마케팅`이 최근에 새로 생긴 방식은 아니다. 다만 스마트폰 환경과 SNS 활성화 속에서 불특정 다수의 참여가 더 촉진됐고 파급 효과도 더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상용 고려대 경영대 마케팅 교수는 "예전에 맥도널드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글로벌 기업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소비자 참여 방식의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 놀이와 게임의 요소를 많이 넣어왔다. 하지만 이는 고객 서비스 차원이거나 이벤트성이 강했을 뿐 실제 매출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 SNS와 스마트폰 환경을 활용하는 게임마케팅은 집에서 PC로 인터넷에 접속하던 것과도 달리 완벽한 이동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아이템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겨버린 만큼 앞으로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따라 게임마케팅의 성공이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고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