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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웰스 리포트 ②한국 호시절 끝나나…싸늘해진 홍콩 금융권

ngo2002 2013. 3. 11. 10:07

한국 호시절 끝나나…싸늘해진 홍콩 금융권
무디스·S&P, 한국기업 신용등급 하락 경고
수자원·철도공사 공기업 첫 강등 우려
삼성전자·현대차 추가상향 어려울듯
기사입력 2013.01.28 17:48:42 | 최종수정 2013.01.29 08:36:0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 웰스 리포트 ② ◆

홍콩에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기업신용 담당 전문가를 만난 김에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어느 한국 기업에 투자하면 좋겠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크리스 박 무디스 이사는 "한국 기업 중 올해 크레디트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올 한 해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답했다.

무디스와 S&P 측은 한국 기업 3분의 1 이상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Negative Outlook)이라며 이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에 대해 애써 숨기지 않았다. 한마디로 한국 기업들이 후한 신용평가를 받는 호시절이 이제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홍콩 전문가들에겐 팽배한 듯했다.

그러면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에 대해 이들은 어떤 생각일까. 우선 환율이다.

미국 달러 및 일본 엔 대비 원화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을 압박하고 있다. 홍콩시장에서는 원화값 강세를 단기에 꺾기 힘든 중장기적 추세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조만간 1050원 박스권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했다.

원화값 상승에 가장 취약한 산업으로는 건설이 꼽혔다.

한국 건설사들은 해외 공사 비중이 높다. 공사대금은 달러로 받고 공사비용은 원화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하락 시 자연히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

수출 비중이 높은 화학, 자동차 산업은 물론 철강사들도 원화값 강세에 따른 마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철강의 경우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환율 하락 시 수입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이들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포스코, 롯데쇼핑, 이마트 등은 공격적 투자 행태로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을 내비쳤다.

박 이사는 "신규 사업 진출, 인수ㆍ합병(M&A) 자체가 기업의 신용도를 하락시키지 않는다"며 투자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도 자금조달 경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자금 중 일부를 자본으로 조달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한국 기업들은 유독 100% 가까이 부채로 조달해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영업실적 악화까지 겹쳐 신용등급 대비 재무상태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S&P는 특히 처음으로 한국 공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S&P는 지난 연말 한국 공기업 대부분의 독자신용등급을 한두 단계 하락시켰다. 그러나 이는 공기업 자체만 따진 등급일 뿐 정부 보증 등을 포함한 최종 등급은 전혀 하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최종 등급 하락 경고가 나온 것이다.

한상연 S&P 이사는 "특히 K-water와 철도공사는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재무구조 및 정부 지원 가능성이 점차 약해지고 있어 최대 세 단계 조정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K-water 및 철도공사의 자금조달 조건 및 금리가 급격히 악화됨은 물론 다른 한국 공기업들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이사는 "한국 공기업 신용도는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며 "정부에서 공기업 재무상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펀더멘털이 약화된 데다 이를 개선시킬 만한 방안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는 수도, 전력, 가스 등 공공요금이 대폭 인상돼야 하는데 이는 정치적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K-water의 경우 수변구역 개발 등 재무개선 계획을 내놨으나 국내 건설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철도공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지면서 시행사 부도, 수조 원대 자산유동화증권(ABS) 반환 등 이벤트 리스크가 존재한다.

올해는 삼성전자, 현대차에 대해서도 시련의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간 삼성전자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추월할 수 있을지 국내외 투자자들 관심이 모아져 왔다. 그러나 박준홍 S&P 이사는 그럴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연비과장 사태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었다. 그러나 인건비 및 원화값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데다 경쟁 업체들이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게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됐다.

홍콩 자본시장의 중심지인 센트럴 지역 도로를 홍콩 명물인 2층버스가 달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떠난 세계 투자자본이 홍콩 센트럴로 몰리면서 이곳에서 근무하는 투자자들의 전략이 국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매경DB>


▶▶▶한국기업관련 말말말

"한국 기업 중 올해 크레디트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

"올 한 해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주를 이룰 것"

[홍콩 = 김혜순 기자]

 

 

등급하락 막으려면 규제 불투명성부터 해결해야
작년말 바젤3 연기되자 홍콩투자자들 혼란
기사입력 2013.01.28 17:48:48 | 최종수정 2013.01.28 19:33:4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 웰스 리포트 ② ◆

홍콩에 있는 금융투자 인사들은 한국 기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로 정부 정책의 불예측성, 규제 확대를 꼽았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 정부가 은행 자본규제 강화를 담은 `바젤3`의 국내 적용 시기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하자 홍콩 투자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홍콩에 있는 외국인 큰손들은 한국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연기 발표가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해외 금융투자 업계는 한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시행 연기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디스는 "바젤3 시행을 연기함으로써 한국이 주요 선진국들보다 한발 앞서 은행권 규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차제에 한국 정부의 자의적인 규제 방침을 꼬집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 기업들이 맞닥뜨린 가장 큰 리스크는 규제의 불투명성`이라는 것이 요지였다. 크리스 박 무디스 이사는 "규제 리스크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은 이명박 정부 이후 규제 정책 투명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도 유틸리티 등 규제 리스크가 큰 산업이 존재하지만 한국의 경우 산업 전반에 걸쳐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상연 S&P 이사는 "한국은 정부 정책이 기업들의 사업 범위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편"이라며 "그러나 규제 방향과 강도 예측이 불가능해 신용평가를 할 때에도 다운사이즈 리스크(수익성 하락 위험)를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통, 통신, 금융, 정유 등은 규제 리스크로 인해 실적 악화가 염려되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한 이사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수 확대, 신규 출점 제한 등 규제가 유통업체들의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이후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이익률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통신사들 역시 가입비 폐지, 통신요금 인하 압력, 제4 이동통신사업자 허가 등 정부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극대화하고 있다.

정부 규제로 타격을 입는 것은 공기업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공공요금 규제, 정치적 고려에 따른 비수익 사업 확대 등으로 국내 공기업들의 재무 상태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국내외 투자업계가 보는 시각이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은 올려도 공기업 신용등급을 상승시키지 않은 것은 이들의 재무 구조가 정부 지원으로도 개선되기 힘들 만큼 훼손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콩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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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우 피치 이사, "한국경제 최대 리스크는 中企 불황"
기사입력 2013.01.28 17:48:55 | 최종수정 2013.01.28 18:42:2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 웰스 리포트 ② ◆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중소기업들의 불황이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에서 아시아 지역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맡고 있는 아트 우 이사가 한국 시장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그는 지난해 피치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 이사는 "얼마 전 다녀온 한국 출장에서 중소기업들 재무 현황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는 얘기로 인터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수익성 저하와 자금난 등으로 최악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시종일관 국내 중소업체들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우 이사는 "중소기업 부도율이 높아진다면 대출 금융회사가 부실해지고 내수경기가 위축되는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우 이사는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또 다른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0%, 가처분소득 대비 160%를 넘는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자산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까지 장기 침체에 빠져 가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고용 시장이 가계부채 리스크를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 이사는 "한국 고용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충격 여파가 상대적으로 작았다"면서 "다만 청년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 질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복지 지출은 한국 경제가 짊어질 또 다른 복병이라고 언급했다.

우 이사는 "지난해 한국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로 같은 AA등급 국가들 평균(30%) 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중기재정계획을 무시하고 빚을 늘려 복지 수요를 충당한다면 향후 국가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실험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북한 리스크는 많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아트 우 피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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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신용등급 적신호
무디스·S&P "한국 3社중 1곳 신용강등 검토"
기사입력 2013.01.28 17:49:57 | 최종수정 2013.01.29 10:20:3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 웰스 리포트 ② ◆

홍콩 금융중심가인 퀸스웨이로 들어서는 한국 기업 재무담당자들의 발걸음이 요즘 유난히 무겁다.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됐던 1년 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그때에는 이머징 경제 중에서도 한국의 차별성이 인정됐고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홍콩 금융계 시선도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요즘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게 이곳에서 만난 외국계 신용평가사 간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지난해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를 어떻게 설명하나` `올해 재무개선 계획을 설득시킬 수 있나` 등으로 질문도 바뀌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이곳에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를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가 자리 잡고 있다. 차로 10~20분 거리 주룽에는 또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있다.

이들이 매기는 신용등급에 따라 회사채 발행 조건과 금리가 결정되니 기업 자금 조달을 책임지고 있는 재무담당자들로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문제다.

올 한 해 재무담당자들은 신용등급 사수를 위해 뛰어야 할 것 같다. 무디스,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올 한 해 한국 기업 3분의 1 이상에 대해 신용등급 하락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2012년은 채권 종류에 관계없이 한국물에 투자한 투자자는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행복한 한 해였다.

그러나 올 한 해는 회사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채권 투자자는 "정책금리 하락 기조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반면 한국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 시 금리(크레디트 스프레드)가 급등할 수 있어 투자 손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호시절 끝나나…싸늘해진 홍콩 금융권
등급하락 막으려면 규제 불투명성부터 해결해야
아트 우 피치 이사, "한국경제 최대 리스크는 中企 불황"

[홍콩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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