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ew & Outlook] 샐러리맨을 위한 5가지 훈수 최고의 스토리텔러 만화 `미생` 의 작가 윤태호씨 | |
| 기사입력 2013.02.22 13:35:19 | |
매일경제신문 MBA팀은 최고 스토리텔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생의 작가 윤태호 씨(44)를 만났다. 그에게 팍팍한 현실을 사는 샐러리맨을 위한 다섯 가지 정수를 들었다. ◆ [1수] 삶은 언제나 미생이다 -미생은 아직 살아 있지 못함을 뜻한다. 제목이 왜 미생인가. "사람은 기본적으로 미생이다. 샐러리맨들 삶은 완생(完生)일 수 없다. 퇴직에 대한 공포, 자녀 교육에 대한 불안감 등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이 제목은 매우 적절하다. 재벌 오너도 미생인 것은 마찬가지다. 완생이면 왜 그렇게 욕심을 내면서 살겠는가." -미생을 보면 4명으로 구성된 팀 역시 미생이라고 독백하는 장면이 있다. 팀이나 회사도 미생인가. "바둑돌 4개면 한 집만 난다. 두 집이 아니면 미생이다. 4명으로 구성된 팀도 그런 뜻에서 미생이다. 물론 회사는 개인보다는 완생에 가깝기는 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미생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은행도 망하지 않았나."
-출판사에서 제안한 제목은 `고수`였다고 들었다. "바둑 고수 눈을 통해 샐러리맨 처세법을 다루자는 게 출판사 측 취지였다. 그러나 나는 고수 등 성공한 사람에게는 호기심이 없다. 그래서 바둑 입단에 실패해 종합상사에 인턴으로 취직한 장그래를 주인공으로 했다." -실패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정한 데는 작가의 경험도 한몫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20대에는 대입 실패에 따른 분노를 안고 살았다. 타인에게 내 분노를 투사하곤 했다. 주인공인 장그래를 통해 그런 점들을 반영하고 있다. 분노 때문에 남들에게 했던 실수 등을 기억하며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같은 자기 반성이 장그래에게 녹아 있다." -미생을 그리면서 스스로 성장한다고 말하는데. "그런 느낌 많이 받는다. 그림을 그리고, 콘티를 짜고, 페이지를 연결해보면 처음 기획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독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 `이 에피소드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많은 의미를 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미생을 그리며 나도 성장한다." -성공보다 성장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도 그래서인가. "성공할지 못할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 않나. 성공이라는 결과까지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면 끊임없이 실패를 맛볼 것 같다. 사람은 성공을 추구하는 과정에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 [3수] 가족 없인 완생을 향하지 못해 -미생에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장면이 꽤 있다. 맞벌이 여성인 선 차장 일화가 그렇다. 선 차장은 얼굴 없는 엄마 모습을 그린 아들의 그림에 한숨을 쉰다. 며칠 후 출근길, 선 차장은 아들 얼굴은 외면한 채 회사 전화를 받으며 집을 나선다. 그 순간 선 차장은 아들이 왜 얼굴 없는 엄마 모습을 그렸는지 깨닫는다. 항상 일에 바쁜 뒷모습만을 아들에게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선 차장은 돌아서서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는 `다녀오겠습니다`라며 배꼽인사를 한다. 이 장면은 많은 워킹맘들을 눈물 짓게 했다. "미생의 테마 중 하나가 가정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이유는 가정을 위해서다. 가정이 행복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없다. 직장인들이 야근을 많이 하는데 일이 넘쳐서 야근하는 날은 별로 없다. 상사 눈에 오래 띄어야 할 것 같고,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야근을 한다." -배꼽인사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나. "우리 집 아파트 1층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다. 오후 5시쯤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어슴프레한 거실에서 아이들 여러 명이 나오더라. 자기 부모가 왔나 싶어 뛰어나온 것이다. 속상했다. 아이들이 그 나이에 당연히 받아야 할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이들이 받아 마땅한 사랑을 주지 못할 만큼 회사가 가치가 있나. 배꼽인사 아이디어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보면서 얻은 것이다." ◆ [4수] 멍청한 초보라는 자세로 배워야 -독자들은 미생의 리얼리티에 놀란다. "처음 만화를 시작할 때는 과장과 부장 중에 누가 높은지도 몰랐다. 그러나 독자들이 미생을 읽으면서 `이건 우리 회사 얘기네`라는 느낌이 들게 하고 싶었다." -자료는 어떻게 얻나. "인터뷰를 오래한다. 굉장히 무식하고 멍청한 질문부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는 4~5시간씩 하게 된다. 요르단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주한 요르단대사를 6시간 인터뷰했다. 종합상사, 물류회사 등에 다니는 취재원들이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앉고 시도 때도 없이 물어본다." ◆ [5수] 철저히 현실에 기반해야 -장그래는 정사원이 되나. "그것은 지나친 판타지다. 장그래 행동을 따라 가면서 만화를 보면 `장그래가 큰일을 할 수 있겠거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사의 논리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그래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요르단 사업은 2012년도 10대 실적에 끼지도 못했다. 장그래는 고졸이고, 별다른 특기도 없다. 사업보고서를 자기 힘으로 쓸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바이어 전화를 혼자 처리하지도 못한다. 정사원이 안 되는 게 현재 상황에서 옳다." -만화든 경영이든 철저히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뜻인가. "미생은 특히 그렇다. 직장인들에게 자기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리얼리티는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말이 판타지로 가면, 리얼리티를 배신하는 것이다." [김인수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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