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ght] 낯설게 보라…신기술 뛰어넘는 혁신기술 나온다
에피파니 전략- Epiphany : (그리스어) 귀한 것이 나타났다 인식 전환으로 큰 성과 가능…`無에서 有 창출` 보다 효과적 필립스, 환자 공포심 줄여 의료영상시장 진입 대성공 | |
| 기사입력 2013.02.22 13:12:29 | |
에피파니 전략을 사용해 신제품을 개발한 간단한 사례로는 아이팟과 닌텐도가 있다. 기존 플랫폼 IT 기술을 이용하여 아이튠스라는 공간을 만들어 내었고, 이러한 아이튠스를 사용하는 아이팟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닌텐도도 이와 비슷하다. 기존에 개발되어 있는 동작 인식 기술을 게임에 적용한 것이다. 이 두 제품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독자적인 신기술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 플랫폼 IT 공간을 좀 더 잘 활용하고, 게임을 보다 즐겁게 할 수 있기 위해 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기존에 있던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에피파니 전략을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에피파니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짧아진 기술 수명 주기로 새로운 기술도 금방 옛것이 되어 버린다. 둘째, 에피파니 전략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는 특별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에게서도 혁신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기술 개발이나 마케팅 혁신 등은 뛰어난 소수 사람에게 의지해 혁신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기존 제품과 기술을 낯설게 보고, 거기에서 발전 가능성을 찾는 아이디어는 보통 사람에게서 도리어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에피파니 전략은 기존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점에 미루어 볼 때 에피파니 전략은 기술과 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지는 현 상황에 비추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혁신이며, 또한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서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에피파니 전략을 사용하여 큰 성공을 이루어 낸 기업이 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필립스 사례다. 제품을 낯선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센스 있게 재탄생시키는 필립스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립스는 의료영상 시장에 진입하고 싶어하였다. 1990년대 당시 CT와 MRI 시장 경쟁자들이 집중하고 있었던 것은 출력물 해상도를 높이거나, 검사시간을 줄이거나, 검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었다. 필립스는 생각이 달랐다. 그들은 기존 경쟁자들과 다른 시각으로 의료 영상을 낯설게 바라보았다. 그들이 본 의료 영상의 진실은 환자들의 공포심이었다. 그들은 영상 촬영에 대한 환자들 공포심을 줄여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다. 에피파니의 순간이었다. 필립스는 AEH(Ambient Experience for Healthcare), 즉 환자의 거부감과 공포심을 줄일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첫째, 고객 경험을 연구했다. 고객들이 소비하는 행태를 관찰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 경험을 재해석하고자 노력했다. 이때 소비자 경험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Interpreter)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학자, 연구원, 내부 직원,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공급하는 사람들,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낯선 시각들을 수집했다. 둘째, 이 같은 경험 단계에서 나온 다양한 통찰력의 결과들과 현재 보유한 기술을 이용해 고객 경험 프로세스를 재설계했다. 예를 들어 영상 촬영에서 고객 경험은 ①검사 전 ②검사 중 ③검사 후로 나눌 수 있다. 검사 전에는 진료와 검사를 하고, 진정제 주사를 투입한다. 영상 촬영을 하는 실제 검사를 마치고 나면 회복을 하고 퇴원을 하는 검사 후 단계가 있다. 이러한 고객 경험 프로세스를 따라 앞 단계에서 도출된 고객 경험에 비추어 기존 기술들을 접목해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행 단계다.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행해 보는 것으로, 필립스의 키튼 스캐너(Kitten Scanner)가 실제 상품으로 개발됐다. 영상 촬영에 대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 검사 전 단계에서 인형을 가지고 어린이가 직접 스캔을 해보는 체험을 해봄으로써 MRI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고, 인형이 스캐너에 들어가면 스크린에 인형의 스토리가 담긴 애니메이션이 나오도록 하여 영상 촬영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영상 촬영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검사 안내자가 아동에게 "자, 이제 인형과 함께 바다 여행을 떠나볼까요?"라고 말해 검사 전에 실시한 인형 이야기에 아동 환자를 동참시킨다. 이 제품은 영상촬영 검사에 대한 아동 환자들 불안감을 감소시켰다. 따라서 스캔 시간을 15~20% 단축할 수 있었고, 마취 아동도 30~50% 줄였으며, 방사선에 노출되는 사례도 25~50% 감소되었다. 기존 경쟁사들이 기술적인 시각에서 접근하여 혁신을 이루고자 한 것을 필립스는 영상 촬영이라는 것을 낯선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그 안에서 고객들 진심과 영상 촬영 본연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아이디어의 구체화가 기술적으로만은 달성할 수 없는 성과를 이루어내었다. 혁신은 행복과 같다. 한편으로는 무한히 멀리 있는 것 같지만 동시에 우리 곁에 늘 잔재해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생각을 바꾸면 달아났던 행복이 찾아오듯, 생각을 바꾸면 혁신도 행복의 날개를 달고 찾아온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주변을 낯설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진실을 찾아내면 작은 변화로 크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해답은 에피파니에 있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부학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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