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없는 공장, 조직없는 조직 이게 뭔소리야 | |||||||||||
이 사이트는 고객이 원하는 맞춤 신발을 직접 디자인해 주문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고객들이 사이트에 들어와 신발 재질, 색상, 사이즈, 로고 위치, 신발끈 등 10여 가지를 직접 선택해 `나만의 신발`을 디자인할 수 있다. 해리스 씨는 두 자녀, 아내와 함께 각자 취향을 살려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맞춤 신발`을 만들어냈다. 소비자가 직접 자신이 신고 싶은 신발을 디자인한 것이다. 그런데 나이키는 사이트만 만들었다. 디자인한 신발을 주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신발을 만드는 곳은 나이키가 아니다. 나이키와 생산계약을 맺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공장이다. 고객이 주문한 맞춤형 신발이 만들어지면 중국 내 나이키 공장에서는 주문을 한 미국 고객에게 중국에 있는 유통채널을 통해 직접 물건을 배송한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 회사 중 하나인 P&G에는 연구자가 7500명이나 있다. 이들 연구자는 회사 밖 전 세계 과학자ㆍ엔지니어 200명과 연결되어 있다. 이를 통해 150만명에 이르는 두뇌집단으로 구성된 무형의 조직을 갖고 있다. 2001년 1월 15일 지미 웨일스(Jimmy Wales)는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를 출범시켰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이트에 글을 올려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백과사전을 만들 공식적인 조직은 없었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전 세계에서 140만명이 참여해 9년여 만에 세계 최대 지식창고를 만들어냈다. 250개 언어로 600만개가 넘는 항목이 등록됐다. 200년이 넘는 역사 속에 탄생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정보량 12만건에 비해 50배가 넘는 양이다. 브리태니커에는 풀타임 에디터 100명과 전문 기고자 400명이 있다. 하지만 위키피디아에는 공식 조직이 없지만 네티즌이 `글로벌 조직`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공장 없는 회사, 조직 없는 조직이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등장한 인터넷의 힘에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영대가인 개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LBS) 교수. 그는 저서 `경영의 미래(The Future of Management)`에서 "현대 경영이 종언을 고했다"며 "경쟁 룰을 송두리째 바꿀 21세기형 혁신, 즉 진화가 아닌 혁명의 전략을 창조하라"고 주문한다. 20세기 경영학으로는 21세기를 이끌 수 없다는 진단이다. 최근 30년간 불어닥친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ㆍICT) 발달이 세상을 바꿔 놓고 있다. 기업 경영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근대경영학 이론과 지식들은 1900년대 초반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의 기본이라는 저서가 출간된 것을 시작으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 동안 놀라운 발전과 변화를 거듭해왔다. 이 같은 변화를 겪으면서 현대 경영학의 키워드는 생산성(productivity) 효율성(efficiency) 효과성(effectiveness)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제 21세기 경영자들은 생산성과 효율성이라는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존 경영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하거나 이해가 불가능한 새로운 경영방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래가 지금 우리 주위에 와 있다. 경영의 신창세기 시대가 시작됐다. 이제 기업인들은 포스트모던(Postmodern) 시대 탈(脫)경영을 준비해야 한다. 기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와해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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