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Hello Guru] 긍정적 탐문(AI) 이론 대가 론 프라이 교수

ngo2002 2012. 10. 26. 15:31

[Hello Guru] 긍정적 탐문(AI) 이론 대가 론 프라이 교수
약점 채워봐야 평균…그럴 시간에 강점 특화시켜라
기사입력 2012.10.19 13:34:04 | 최종수정 2012.10.19 16:35:0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어떤 조직이든 문제가 발생하면 으레 진상 규명과 함께 문제 재발 방지 마련에 나서게 마련이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까. 이상하게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문제가 반복된다. 이는 위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진상 규명 및 대책 마련`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님을 시사한다.

국내 A종합병원의 사례도 이를 잘 보여준다. 간호사의 이직률이 5%에서 30%로 급증하자 병원의 인사담당자에게 비상이 걸렸다. 그는 부랴부랴 진상 규명에 나섰고 여러 가지를 물었다. 간호사들로부터 △의사들로부터의 권위적 대우 △열악한 근무환경 △자기계발 기회의 결여 등의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이런 문제점은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간호사들은 과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만족도를 조사해도 뾰족한 대책이 없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굳이 성의 있는 답변을 줄 필요가 없었다. 조사자 역시 위에서 시키는 대로 피상적인 분석을 했고, 처방도 통상적인 범주를 넘어가지 않았다.

기존 문제 해결 방식이 가진 또 다른 문제점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누군가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는 점이다. 장영철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문제 해결 방식을 따르다 보면 필연적으로 서로 잘못을 미루게 되고, 조직 내 갈등이 증폭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조직원들은 외부 또는 위로부터 강요된 해법에 순종하거나 자포자기하게 된다. 심지어 조직을 이탈할 수도 있다. A종합병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식이 바로 긍정적 탐문(AIㆍAppreciative Inquiry)이다. 전통적인 문제해결방식이 조직의 문제점을 먼저 묻는다면, AI는 조직이 현재 잘하고 있는 점이 무엇인지를 먼저 묻는다. 조직원들이 미래의 이상적인 모습을 스스로 떠올리게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열정을 쏟게끔 한다.

A종합병원에서도 문제점을 찾는 대신, 반대로 남아 있는 간호사들이 이직을 하지 않는 요인들을 찾아봤다. 자신의 업무에 대해 보람을 느끼거나, 병원의 미래에서 비전을 발견해 이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꿈꾸는 병원의 미래상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함께 청사진을 만드니, 그들의 근무 의욕이 더욱 높아졌고 이직률도 30% 이상 감소했다.

매경MBA팀은 최근 한국을 찾은 AI의 창시자 론 프라이 교수를 만나 조직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들어봤다.

-AI란 무엇인가.

▶조직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조직역량 강화 모델이다. 과거와 문제 조직이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미래의 희망과 비전을 바라본다. 사실 모든 조직은 잘 운영되고 있는 측면이 더 크다. 모든 현상에는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이 중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현실화된다.

AI는 조직 구성원들이 과거의 성공 경험들을 떠올리게 하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조직 전반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게끔 유도한다. 조직원들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기업이 한 단계 더 진보하게 해준다. 조직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업무 몰입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AI는 기업의 리더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자아실현을 돕는 부모나 교사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성공 경험이 새로운 경영 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AI가 과거의 성공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복제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 내면에 있는 성공 요인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미래에 상황이 크게 달라져도 과거의 성공 요인들을 응용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대응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변화의 결과에 대해 조직원들이 막연하게 생각한다면, 선뜻 변화에 동참하기 어렵다. 조직원들이 과거의 성공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거의 구체적인 성공 경험이 미래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 때 조직원들은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한다. 조직원들이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려면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AI는 기존 이론보다 더욱 감정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것 같다.

▶AI는 사회 경제적(socioeconomic) 측면, 즉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간을 비합리적인 존재라고 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감정 또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변화 시도도 조직원이 느낄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다. 일방적인 상명하달이 아니라 조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에게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필요한 이유다.

-AI는 리더가 조직원에게 무엇을 물어보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 그런가.

▶운명주의자처럼 들리겠지만, 리더가 조직원에게 묻는 질문에 이미 앞으로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실마리가 담겨 있다. 리더의 의중이 질문 내용에 반영돼 있다는 말이다. 리더의 질문을 들은 조직원들은 리더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AI에서 말하는 질문은 사실상 `메시지`가 아닌가.

▶거의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질문은 변화에 있어서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리더가 진지하게 질문을 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질문이 의도한 방향대로 조직원이 나아가거나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AI는 질문이 가진 힘을 높게 평가한다.

-현재 많은 기업이 표방하는 `문제해결 중심`의 접근 방식이 혁신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하는데 그 이유는.

▶문제중심 접근법은 근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 보완을 통해 회사를 `정상궤도`로 돌려 놓고자 한다. 그런데 혁신이란 기존의 `정상궤도`를 뛰어넘거나 혹은 `정상궤도`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문제중심 접근법으로 혁신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문제중심 접근법을 취하면 조직원들이 조직의 부정적인 측면에 집중하게 된다. 조직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조직원들의 자존감도 떨어진다. 그 결과 조직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잃게 된다.

-기업이 못하는 점을 개선하기보다는 잘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업이 발전하려면 약점 또한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AI는 주어진 상황에서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해 자신이 가진 약점을 극복하라고 조언한다.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 봐야 평균밖에 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신의 강점을 발견해 이를 특화시켜 나가는 편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방편"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AI는 이를 실천하고 있는 방법론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조직 변화 모델이 가진 문제는 무엇인가.

▶기존의 대표적인 변화 모델인 `르윈의 변화 모델`에 따르면 변화는 △기존의 형태를 녹이고(unfreezing) △변화시킨 뒤(changing) △다시 얼리는(refreezing) 단계를 거친다. 지난해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가 "우리는 `불타는 플랫폼` 위에 서 있다"고 말한 것은 르윈의 변화 모델에서 살펴볼 때 변화에 앞서 녹이는 단계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는 조직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균형ㆍ안주를 유지하려는 저항세력을 감축시킨다. 그렇게 변화의 여건을 조성한 다음, 여러 가지 변화를 완성한 뒤 새로운 조직문화, 구조, 정책을 확립해 조직을 안정화시킨다.

그런데 녹이는 단계에서 조직원에게 심리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상황이 `불타는 플랫폼`과 같다고 위협하면서 빨리 뛰어내리라고 강요하면 조직원들은 `그래, 경각심을 가질게. 그런데 내 관심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불쾌하고 마음에 안 들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들과 달리 어른들은 위협을 받아 변화되는 것을 싫어한다. 조직원의 심한 저항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마음을 다른 방식으로 열 필요가 있다.

AI는 조직원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연결시켜서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어낸다. 과거의 변화 모델이 `밀어내기 전략(push strategy)`이라면 AI가 말하는 변화 모델은 `끌어당기기 전략(pull strategy)`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끌어당기기 전략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직원들은 변화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고 싶어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AI가 효과적인가.

▶바로 그 점에 주목해야 한다. 조직원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가운데 변화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 AI다. 녹이는 단계(unfreezing)에서 사람들을 공포에 떨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AI는 조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미래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이끈다.

-AI는 어떻게 실천에 옮겨야 하는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알려달라.

▶조직원들이 최근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경험들을 회의 때 서로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라. 조금 오래된 성공담도 괜찮다. 무엇이 잘 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의도적으로 질문하라. 조직원들은 과거 성공했을 때의 느낌이 무엇이었는지 자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연습이 반복되면 조직원들은 미래에 대한 꿈과 자신감도 가지게 된다.

-리더는 어떻게 회사 전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는가.

▶일단 리더가 조직원들의 성공담을 잘 들어줘야 한다. 조직원의 말에 경청하는 것은 항상 리더에게 중요한 자질이다.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질문을 조직원에게 던지느냐이다. 단순히 조직원의 의견을 물어보기보다는 그들의 경험 자체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일단 이야기가 표면화된 후에는 조직원들과 함께 그 경험이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토론해본다.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필요한 교훈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또한 리더가 일방적으로 그 교훈을 획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의 참여 속에서 함께 교훈을 생각해본다는 점이 중요하다. 리더는 조직원들이 말하고 생각하는 대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무엇이 망가졌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잘하고 있는 점과 그 비결을 더 많이 생각하고 얘기할수록 조직원의 몰입도와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하라.

-AI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인가. AI가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면.

▶AI를 활용할 수 없는 순간은 없다. 아무리 바쁜 순간에도 대화는 해야 한다. 직원 전체와 대화하기 어렵다면 일부라도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해야 하고,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조직원은 간접적인 방법으로라도 소통해야 한다. 다만,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거나 잠재력이 없는 직원에게는 AI의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AI는 리더와 조직원 간의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큰 조직에서는 이 같은 대화가 어렵지 않을까.

▶AI의 강점은 조직의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700명의 CEO, 월드비전의 조직원 8000명, BBC의 2만3000명을 상대로 AI를 적용해 성공한 적이 있다.

■ He is…

데이비드 쿠퍼라이더 교수와 함께 1980년대에 긍정적 탐문(Appreciative Inquiry) 이론과 방법론을 만들어낸 창시자로 꼽힌다. 25년 동안 포드, GE, 미 해군, 미탈 스틸 등을 상대로 인적자원개발과 조직 변화에 대해 컨설팅했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Case Western Reserve Univ.)에서 조직행동론을 가르치고 있다. 이 대학은 조직행동론에서 가장 앞서가는 대학 중 하나로 평가된다. 미국 UCLA에서 학부를 마치고 MIT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용환진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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