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재벌 총수·일가 징벌적 규제 필요”
ㆍ안철수의 멘토…“재벌 자연스레 해체·붕괴 중”
ㆍ“경제민주화, 태생적 한계로 새누리당에 부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68)가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강대 오피니언리더스클럽(OLC) 경제기자회 정례포럼에서 “재벌은 인위적으로 해체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분리·붕괴된다”며 “재벌개혁은 (금산분리 등과 같은) 소유규제로는 부족하니 (징벌적 처벌과 같은) 행위규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는 태생적 한계로 새누리당의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멘토’이다. 그의 견해는 안 후보의 경제정책에 언제든 투영될 수 있다.
■ “경제민주화는 새누리당에 부담”
이 전 총리는 “경제민주화 논의는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먼저 시작했는데 지금 오히려 새누리당의 부담이 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논의에서) 선명성, 이념, 정책의 적극적 투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우파적 생각부터 진보적 생각까지 포용하고 있는데, 보수노선을 걸어오던 박근혜 후보가 (선택적 복지 중심의) 사회보장을 버리고 (보편적 복지)인 사회복지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며 “(그 바람에 경제민주화 논의가) 진보적 이슈로 가버렸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경제민주화는 어제오늘의 화두가 아니다”라며 “(세 후보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위해선 이슈에 대한 정확한 현실 인식과 실현 가능한 정책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제민주화를 하면서 극단적인 완벽한 개혁추구는 사회적 긴장을 유발한다”며 “경제민주화는 세밀하게 기획한 뒤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재벌은 해체·붕괴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과거형 재벌식 기업은 더는 생존 능력이 없어 새로운 기업에 의해 대체돼야 하는데, 공정한 경쟁질서와 기회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대체 세력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재벌체제가 몇대째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며 “인위적 해체를 하지 않아도 재벌은 (경영권 및 생물학적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체·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경영권 시장원리는 일감몰아주기·중기영역 진입 제한 등의 흐름을, 생물학적 시장원리는 승계 대상 후손들이 늘어난 것을 각각 일컫는다.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승계를 위한 분리·분사 과정이 가속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재벌은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이 전 총리는 대표적 사례로 ‘LG가문’을 꼽았다. “LG그룹과 LIG, LG패션, LS 등 이미 3대째 분리가 진행돼 이제 LG를 재벌로 봐야 하는지 아닌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재벌은 가만 놔두어도 경쟁력에서 밀려, 설 땅이 좁아져 붕괴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어차피 붕괴될 재벌을) 대체할 산업을 찾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이 때) 재벌이 걸림돌이 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불법적 수혜, 총수·일가도 징벌”
이 전 총리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재벌개혁에 대해 “(금산분리와 같은) 소유규제뿐 아니라 행위규제를 병행해야 한다”며 “총수와 그 일가를 위해 (일감몰아주기, 연관 계열사 확장 등을) 열심히 일하는 행위자가 불법을 저질렀을 때 행위자만 처벌하지 말고 수혜를 입은 총수 및 총수 일가도 징벌적 행위규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 역시 공공성과 기업성이 동시에 존재해 소유규제뿐 아니라 행위규제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현재의 금융감독 체제와 감독의 질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구태의연한 감독 체제와 감독의 질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건전성 악화 등을 우려한 나머지 가계·직장인 대출에만 힘을 쏟고 모험적인 자산운용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 “산은 민영화 및 우리금융 외국자본 경영엔 반대”
이 전 총리는 “산업은행 민영화는 반대한다”며 “세계경제가 언제쯤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최후의 관리·감독할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서는 “경영권은 국내에서 보유 내지는 집행할 수 있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주권 강화에 “과도한 국가 간섭”이라고 반대했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서 주택문제를 덮고 간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위기의 원인이 주택가격 거품 등 부실자산에 기인한 것인데,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 있게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고, 할 수 있는 상황도, 능력도 없다”고 비난했다.
<김종훈 기자 kjh@kyunghyang.com>
ㆍ“경제민주화, 태생적 한계로 새누리당에 부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68)가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강대 오피니언리더스클럽(OLC) 경제기자회 정례포럼에서 “재벌은 인위적으로 해체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분리·붕괴된다”며 “재벌개혁은 (금산분리 등과 같은) 소유규제로는 부족하니 (징벌적 처벌과 같은) 행위규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는 태생적 한계로 새누리당의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멘토’이다. 그의 견해는 안 후보의 경제정책에 언제든 투영될 수 있다.
■ “경제민주화는 새누리당에 부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피니언리더스클럽 경제기자회 정례포럼에서 강연하기 위해 강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김영민 기자
■ “재벌은 해체·붕괴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과거형 재벌식 기업은 더는 생존 능력이 없어 새로운 기업에 의해 대체돼야 하는데, 공정한 경쟁질서와 기회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대체 세력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재벌체제가 몇대째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며 “인위적 해체를 하지 않아도 재벌은 (경영권 및 생물학적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체·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경영권 시장원리는 일감몰아주기·중기영역 진입 제한 등의 흐름을, 생물학적 시장원리는 승계 대상 후손들이 늘어난 것을 각각 일컫는다.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승계를 위한 분리·분사 과정이 가속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재벌은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이 전 총리는 대표적 사례로 ‘LG가문’을 꼽았다. “LG그룹과 LIG, LG패션, LS 등 이미 3대째 분리가 진행돼 이제 LG를 재벌로 봐야 하는지 아닌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재벌은 가만 놔두어도 경쟁력에서 밀려, 설 땅이 좁아져 붕괴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어차피 붕괴될 재벌을) 대체할 산업을 찾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이 때) 재벌이 걸림돌이 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불법적 수혜, 총수·일가도 징벌”
이 전 총리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재벌개혁에 대해 “(금산분리와 같은) 소유규제뿐 아니라 행위규제를 병행해야 한다”며 “총수와 그 일가를 위해 (일감몰아주기, 연관 계열사 확장 등을) 열심히 일하는 행위자가 불법을 저질렀을 때 행위자만 처벌하지 말고 수혜를 입은 총수 및 총수 일가도 징벌적 행위규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 역시 공공성과 기업성이 동시에 존재해 소유규제뿐 아니라 행위규제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현재의 금융감독 체제와 감독의 질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구태의연한 감독 체제와 감독의 질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건전성 악화 등을 우려한 나머지 가계·직장인 대출에만 힘을 쏟고 모험적인 자산운용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 “산은 민영화 및 우리금융 외국자본 경영엔 반대”
이 전 총리는 “산업은행 민영화는 반대한다”며 “세계경제가 언제쯤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최후의 관리·감독할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서는 “경영권은 국내에서 보유 내지는 집행할 수 있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주권 강화에 “과도한 국가 간섭”이라고 반대했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서 주택문제를 덮고 간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위기의 원인이 주택가격 거품 등 부실자산에 기인한 것인데,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 있게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고, 할 수 있는 상황도, 능력도 없다”고 비난했다.
<김종훈 기자 kjh@kyunghyang.com>
입력 : 2012-10-17 21:29:07ㅣ수정 : 2012-10-18 0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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