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매경 MBA] 소비자·주주·사원 3각 배려 경영을

ngo2002 2012. 9. 8. 12:39

[매경 MBA] 소비자·주주·사원 3각 배려 경영을
기사입력 2011.06.24 17:19:48 | 최종수정 2011.06.24 18:00:5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한국 기업은 1998년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미국식 경영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방향을 다시 틀어야 할 때입니다."

최근 방한한 후지시게 사다요시 라이언(LION)사 사장(64)은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면서 "이제 이익추구형 경영 방식은 구습"이라며 "소비자와 주주, 사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배려해 경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사는 올해 120주년을 맞은 일본의 생활용품 기업이다. 라이언사는 한국의 생활용품 기업 `CJ LION` 지분을 81% 가지고 있는 모기업이며 유니레버, 로레알, 시세이도 등에 이어 세계 생활용품 기업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후지시게 사장은 "사람 중심 경영 방식은 우리 기업이 120년간 건재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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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도 물리친 日 라이언 후지시게 사장
"지난 120년간 끊임없이 혁신…매출 절반이 신제품에서 나온다"
고령화 사회선 시장규모 정체 프리미엄 제품은 계속 성장해
과거엔 200엔 치약 잘 팔렸지만 지금은 500엔 넘어도 선뜻 구매
만년 2등기업이라고? 천만에 때로는 숲보다 나무를 봐야 특화로 승부…구강
기사입력 2011.06.24 14:07:37 | 최종수정 2011.06.24 17:47:0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라이언사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P&G(The Procter & Gamble Company)도 겁을 내고 뒷걸음치게 한 일본 내수 기업이지만 사실 생활용품업계에선 `만년 2등` 기업이다. 언제나 생활용품 카테고리에는 라이언사 이름 위에 카오(KAO)라는 강자 이름이 붙는다. 카오는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일본 생활용품업체로 세탁용품과 화장품, 건강 보조식품을 생산한다. 카오 매출은 라이언사(2010년 기준 약 4조4300억원)에 비해 3배다. 글로벌로 확장하면 두 기업 간 갭은 더 벌어진다. 미국 생활용품업계 전문지 해피(Happi)에 따르면 카오는 전 세계 생활용품 제조업체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라이언사는 9위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각각 17위, 19위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하지만 일본 기업 중에선 2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후지시게 사장은 라이언사가 결코 2등 기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만년 2등`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 라이언사를 경영하는 데 별다른 애환이 없느냐고 묻자 후지시게 사장은 바로 반문했다. "2위라고요? 우리는 1위 기업입니다." 전체 매출 규모 면에서 경쟁사에 비해 뒤지지만 1등을 하는 제품이 많다는 설명이다.



-라이언이 좋은 기업인 것은 알지만, 1위 기업이라고는 할 수 없을 텐데.

"업계 내 순위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라이언사가 생활용품 기업으로는 2위일 수 있지요. 하지만 오럴케어 분야에서는 1위입니다."

그는 생활용품업계에서 1위로 올라가려는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때로는 나무를 봐야 한다`는 선문답으로 응수했다.

"크게 보는 것보다는 작은 것 하나하나를 살피고 사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성장하고 있는 사업 분야에서 1위를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게 우리 전략이지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면.

"치약 분야를 예를 들어봅시다. 이미 치약 분야에서는 1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시장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도전 목표가 생깁니다. `치주 질환 관련 치약에서 1위를 해야겠다`거나 `어린이 치약 분야에서 1위를 해야겠다`는 목표 말입니다. 1위가 아닌 분야라면 시야를 좁히면서 보다 빨리 달성 가능한 목표를 만들 수 있지요. `전체 세제 분야에서 1위를 하겠다`는 목표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액체 세제 분야에서 1위를 하겠다`는 목표는 실현할 수 있는 속도가 빠를 테지요."

-또 다른 전략이 있나.

"예, 또 다른 주요 경영전략은 중점화입니다. 많은 분야에 손을 뻗치기보다는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를 더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라이언사에는 연간 100억엔(약 13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단일 브랜드가 8개 있습니다. 총 8개 브랜드가 라이언사 전체 매출에서 60%를 차지하고 있지요. 이 브랜드들에 집중해 더 강하게 키워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실행 방법은 무엇인가.

"끊임없는 혁신이지요. 우리는 120년 된 회사지만 지난해 매출 중 53%는 최근 3년간 출시된 제품에서 나오고 있어요. 신선한 제품을 계속 내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타깃층을 설정하는 게 먼저지요."

◆ 유럽ㆍ미국 진출? 아시아에서도 할 일 많다

세계 생활용품 기업을 줄 세우면 라이언사는 항상 10위 안에 들지만 엄밀히 말해 그들은 `글로벌 기업`이라기보다는 `아시아 기업`에 가깝다. 이들이 진출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홍콩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총 8개국으로 모두 아시아 나라들이다. 어느 국가도 아시아 대륙을 넘어서지 않는다. 더욱이 국외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 중 약 20%로 높은 편이 아니다.

-외국 진출이 주로 아시아에 집중돼 있는데, 유럽이나 미국 등 타 대륙으로 확장할 계획은 없나.

"아시아가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시아에 주력 중입니다. 아직 이곳에도 개척해야 할 곳이 많습니다. 기존에 진출한 시장 내에서 지위를 향상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이 중에서도 태국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 시장을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라이언사만의 외국 진출 전략이 있다면.

"우리는 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 먼저 현지에서 유력 파트너를 찾습니다.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현지화를 꾀하지요. 기술이나 생산은 라이언이 제공하고 영업과 물류는 현지 파트너가 전담하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협조와 협력이 현지 진출 초반에는 가장 중요하니까요. 또한 진출 시 현지 국적 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겼지요."

라이언사가 한국에 들어올 때도 이 방침은 그대로 적용됐다. 라이언은 1991년 CJ주식회사 생활화학부문과 기술제휴 협악을 체결한 후 2004년 CJ주식회사에서 분사한 생활화학 분야 지분을 인수해 `CJ LION`을 출범했다. CJ LION에서 라이언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81%로 실질적 소유자다.

-사실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는 라이언도 굉장할 텐데, 현지 브랜드명을 함께 쓰고 있는 이유가 있나.

"한국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지요. CJ라는 브랜드는 우리가 이곳에 진출하기 전부터 있었던 브랜드지요. 이미 많은 고객에게 굉장히 친숙한 브랜드입니다. 그간 이 브랜드가 쌓아온 안정감이나 친밀감과 같은 이미지도 있죠. 물론 라이언도 일본 내 넘버원 브랜드기 때문에 브랜드 자체에 많은 이들이 큰 신뢰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버릴 수가 없는 이유지요. 일본 기술력과 라이언사가 가지고 있는 신뢰감, CJ가 한국에서 가지고 있는 좋은 이미지를 모두 활용할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현지 브랜드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는 건 아니다. 후지시게 사장은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제 `비트`와 이들이 판매하는 치약 `시스테마`를 들고 설명을 이어갔다.

"현지화를 중요시하지만 현지 브랜드와 라이언사 고유 브랜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우리 방식입니다. 비트는 한국 고유 브랜드지요. 이 제품을 만드는 데도 라이언 기술력이 들어갔지만 현지 브랜드로 씁니다.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에서는 `Top`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합니다. 하지만 시스테마는 한국에서도 `CJ LION`이 아닌 `LION Japan`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붙여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 기술력을 제대로 보여주려는 생각입니다. "

◆ 시장 규모 정체 불구 가치 높여 성장 지속

일본 기업들은 기술력과 품질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이들 모국은 25년 이상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 저출산ㆍ고령화도 이미 한국보다 수십 년 앞서 겪고 있으며 이에 따른 생산인구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제로 금리 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장기 침체는 일본 소비자 지갑을 더욱 열기 어렵게 한다.

-일본은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국가다. 오랜 침체기를 견디려면 체력 관리가 중요할 것 같은데.

"일본이 오랜 침체를 겪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저성장도 문제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게 기업에는 더 큰 문제입니다. 구매층이 줄어드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가 바라보는 생활용품업계 성장률은 긍정적입니다. 매년 2%씩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우리도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고요."

-시장이 커지는 이유가 시장파이가 커지기 때문은 아닐 것 같은데.

"물론 그렇습니다. 큰 이유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게 시장이 성장하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보다 건강에 좋은 것, 보다 품질이 좋은 것을 사려고 하는 트렌드가 성장을 가져오지요. 치약을 예를 들어보자면, 과거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치약 가격이 평균 200엔(약 2700원)이었다면 지금은 500엔(약 6800원) 이상인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3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소수만 찾던 `프리미엄` 제품이 가장 대중적인 상품이 됐다.

"그게 지금 일본 시장 트렌드입니다. 가격이 조금 더 높더라도 기능성과 품질 등 좋은 가치를 지닌 제품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Volume)는 커지지 않지만 가치(Value) 부문에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도 이 트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 이상 가치 추구는 소수만을 타기팅한 전략이 아닙니다. 한국도 곧 이런 트렌드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준비를 해야 해요."

라이언사도 처음부터 프리미엄 시장에서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7년 전 라이언사 역시 30년째 오르지 않는 치약 가격 때문에 애를 먹었다. 당시 라이언 경영진은 "30년간 즉석 우동 가격은 3.8배 올랐지만 치약 가격은 고작 20% 올랐을 뿐"이라며 시장 성장에 대한 염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프리미엄 상품 개발에 나섰다. 그들이 쓴 전략은 타깃층을 보다 세분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온 가족이 쓰는 치약`이라는 기존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충치가 쉽게 생기는 사람용`이라는 새로운 타깃층을 설정해 이들만을 위한 고가 상품을 내놓는 식이다. 이 전략은 성공했다.

후지시게 사장이 말하는 `일본 소비 트렌드`는 한국에서도 꾸준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KOTRA도 최근 발간한 글로벌 비즈니스 리포트를 통해 일본 소비시장 특성 중 하나를 마음에 드는 가치를 가진 제품은 가격이 높더라도 선뜻 구매하는 `프리미엄 소비`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여기에 `편의성 소비`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일본은 장소에 상관없이 품질이 균일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어디서나 품질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가져다주는 소비 방식이라고 KOTRA 측은 설명했다.

■ He is …

2004년 3월부터 7년째 라이언사 대표이사 사장 겸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47년생으로 1969년 게이오기주쿠대학(게이오대학) 상학부를 졸업하자마자 스물네 살에 라이언 유지 주식회사에 입사해 현재까지 42년째 한 기업에 근무해온 `라이언 터줏대감`이다. 1996년 3월 국제사업 본부장(이사), 2000년 3월 가정품 영업본부장을 거쳐 2002년 대표이사 전무를 맡았으며 2004년부터 최고경영자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이새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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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람 중시하는 경영이 120년동안 장수 비결"
생활용품 전문 日라이언 후지시게 사장
기사입력 2011.06.24 14:13:04 | 최종수정 2011.07.01 19:23:30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후지시게 사다요시 라이언사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충정로 CJ LION 본사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라이언사의 120년 장수 비결과 경영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때는 1972년,`아이보리` 비누와 `팸퍼스` 기저귀를 포함한 30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생활용품업계의 공룡 P&G가 일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을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포석이었다. P&G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미 세계인에게 검증받은 고품질의 세탁 제품들을 일본 열도 내에 알리는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이들의 야심찬 계획은 일본 내 두 터줏대감의 저항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일본 내 토종기업은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은 탄탄했다. P&G가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이들은 금세 유사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심지어 이들이 후발로 내놓은 제품은 P&G 제품보다 성능이 더 뛰어났다. P&G의 제품에 관심을 가지던 소비자들도 이들의 새 제품이 나타나면 바로 발길을 돌렸다. 결국 일본 시장 진출 10년 후인 1983년, 이들은 창립 100년 만에 최초로 실패를 경험했음을 인정했다. 막대한 손실을 보고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정도였다. 작지만 강한 일본 생활용품회사가 `골리앗` P&G를 물리친 셈이다.

의기양양했던 `골리앗` P&G의 무릎을 꿇게 한 주인공 중 하나가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은 일본의 `라이언(LION)`사다. 국내에서는 라이언이라는 이름만으로 이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앞에 `CJ`가 붙으면 금세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라이언은 1991년 CJ와 기술제휴 협약을 맺으며 처음 한국에 발을 들였고 이후 2004년 CJ생활화학 분야 지분을 인수해 `CJ LION`의 주인이 됐다. 라이언은 전 세계 10위 안에 드는 생활용품ㆍ스킨케어 제조업체로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진출해 있다. 국내에서는 세제 `비트`, 세척제 `참그린`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후지시게 사다요시 사장(64)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CJ LION이 주최한 `초등학생 이 닦기 교실` 참석을 위해서다. `음식먹기 체험`이나 이 닦기 실습 등을 진행하는 단순한 행사를 위해 본사 최고경영자가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에 다소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이 닦기 교실은 우리 회사에서 79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캠페인이자 우리 회사가 장수할 수 있는 이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닦기 교실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이뿐 아니라 라이언은 일본 정부가 `가치 있는 공익재단`으로 지정한 치위생연구소도 89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을 방문해 직원들의 치아상태를 진단하고 스케일링을 해주기도 하지요.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의미에서 비즈니스라고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오랜 기간 진행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활동이 라이언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제품의 신뢰도도 함께 높여주고 있더군요."

이들의 사회공헌활동의 시작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지금은 일상화했지만 당시에는 생소하던 `쿠폰`을 자선에 활용했다. "`자선(Charity) 치약`이라고 해서 치약 케이스에 자선 티켓을 붙인 제품을 70여 년간 판매했어요. 치약을 다 쓴 다음 자선단체에 가지고 가면 그 자선단체는 이 티켓을 라이언으로 보내고, 라이언은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시스템을 많이 활용하지만 그 당시에는 매우 독특하고 획기적인 발상이었죠."

120년 전 생소했던 것은 이들이 활용한 `쿠폰`뿐만이 아니다. 그들이 만들고 팔아야 했던 치약 역시 일반인에게는 희귀한 물건이었다. 쓰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또 하나의 낯선 시도를 감행했다. `치약으로 이 닦는 방법을 노래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고 이들은 120년째 치약을 팔게 됐다. 라디오도, TV도 없던 시절 칫솔과 치약을 들고 일본 방방곡곡을 다니며 이들이 부른 노래는 일본 기업 최초의 커머셜송(CM송)이 됐다. 많은 기업들이 이들의 마케팅 전략을 따랐다.

후지시게 사장은 라이언이 장수하게 된 비결은 바로 이웃과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을 중시한다는 신뢰가 고객들에게 심어졌고 이 같은 믿음이 이 회사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매경 MBA팀은 42년간 라이언에 몸담은 토박이 후지시게 사장에게서 120년간 견고하게 성장해온 라이언의 장수 비결을 들어봤다.

[이새봄 기자]

미국식 경영은 답이 아니다…사람이 답이다
라이언人이 본 라이언 경영
① 육아휴직 최대 6년까지 사용해
② 정년 60세지만 65세까지 가능
③ 지방발령땐 배우자직장 찾아줘
기사입력 2011.06.24 14:01:20 | 최종수정 2011.06.24 17:47:30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후지시게 사장은 라이언사에 42년째 몸담고 있는 `라이온 인(人)`이다. 20대 풋풋하던 청년시절부터 돋보기 쓴 60대 중반의 사장님이 될 때까지 120년 장수기업의 역사 중 3분의 1을 지켜봐 왔다. 일본의 최호황기도, 1991년부터 시작된 장기 불황도 라이언과 함께 겪었다. 그는 40년 이상 라이온에 머문 산증인이다. 라이온의 건재 비결을 물었을 때 그는 단 1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그것은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내가 이 회사에 42년간 있으면서 몸소 느낀 게 있습니다. 이 회사는 사람 중시 경영을 하는 회사예요. 다양한 인재는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힘이라는 사실을 라이온은 창사 초기부터 알고 있었던 거죠. 세계가 글로벌화되고 있는 미래에는 다양성 있는 인재가 내부에서 대우받으며 활약하는 게 회사에 더 큰 힘이 될 겁니다."

-라이온사만의 인재관리 시스템이 있나요.

"정년 연장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정해둔 정년은 60세지만 희망하면 65세까지 정년을 늘릴 수 있어요. 해외에서 입사한 사람들이나, 여성을 배려하기 위한 시스템도 운영 중이에요. 여성의 경우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최대 6년간 연속 휴직이 가능합니다."

사실 한국에도 웬만한 규모의 기업이라면 육아휴직제도는 마련돼 있다. 국내 법상으로도 최대 3년은 육아휴직이 가능하며 이 중 1년은 재직기간으로 인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 이 제도가 제대로 활용될 수 없는 이유는 `문화` 때문이다. 휴직을 권유하지 않고, 휴직 후 돌아와서는 부서를 옮기는 게 당연한 문화에서는 아무리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어 있어도 실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질문에 답변을 하는 그의 목소리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들어갔다.

"6년간 휴직하면 많은 이들은 다시 본인의 업무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100% 돌아올 수 있어요. 이들에게 언제든 다시 `활약할 수 있다는` 신뢰를 회사에서 주는 게 중요한 겁니다."

-직원에게 회사를 강력하게 신뢰하게 만드는 비결이 있나요.

"오랜 기간 직원 입장에서 고안해 다양한 시스템을 선보이고 무엇보다도 이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는 모습을 여러 선례를 통해 보여줘야죠. 우리 회사는 개인 사정 때문에 회사를 퇴사해야 하는 사람을 잡지 않아요. 다만 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두죠. 5년 안에는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재입사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어요. 만일 아내가 다니던 직장에서 지방 발령이 났다고 칩시다. 우리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가족과 떨어지지 않고 싶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겠지요. 우리가 이런 제도가 없었다면 그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겠지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결정은 좀 더 쉬워지겠지요."

-직원이 가족을 배려하게끔 하는 회사군요.

"우리가 직접 배려하기도 해요. 맞벌이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직원을 다른 지역으로 발령낼 때는 그의 아내가 그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회사에서 알아봐 줍니다."

그는 회사의 존재 이유를 `사람`이라고 말한다. "회사라는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을 위해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이 사람은 회사 내부의 사람이기도 하고, 외부의 사람이기도 해요. 그를 구분할 필요는 없어요. 내 회사에 속한 직원도 사실은 우리 물건을 구입하는 고객입니다.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 게 우리의 의무라면 제품을 만들고 또 이 제품을 구입하는 `내부 직원`을 먼저 만족시키는 것 역시 우리의 의무예요."

후지시게 사장이 말하는 `사람 경영`은 전형적인 일본식 경영방식이다. GE 등의 경영방식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경영의 목적이 `주주 이익 극대화`라면 일본식 경영은 회사 직원과 거래처, 고객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배려하는 경영이다.

-많은 기업이 지금까지는 일본식 경영보다는 `미국식 경영`을 따라온 게 사실입니다.

"지금까지는 미국식 경영방식이 굉장히 존중받았습니다.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는 기간이 짧죠. 주주 이익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효율성도 높고요. 하지만 나는 미국식 경영은 틀렸다고 봅니다. 사람을 비용으로 보고, 기계로 보면서 낸 성과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있는 회사가 사람을 기계 취급한다는 건 올바른 경영방식이 아닙니다. 종업원이 만족하는 형태를 만들지 않으면 사업은 영속될 수 없는 법입니다. 미국식 경영을 따르는 기업들은 많은 실패를 겪었고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람 중시 경영을 고수할 예정인가요.

"일본에 장수기업이 많은 이유는 회사와 이해관계자,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갈 수 있는 기업 방식 때문입니다. 이건 우리가 120년간 고수한 방식이지요. 우리뿐 아니라 많은 일본 기업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가치를 상징하는 용어도 생겼더군요. 마이클 포터 교수가 주창하는 `공유가치(shared value)` 말입니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공유가치`는 기존의 이익공유보다 공유가치 창조가 훨씬 더 큰 효과를 낸다는 개념이다. 그는 식품업체들이 아프리카 카카오 재배 농민들에게 기술 지원 등으로 함께 가치를 창조했을 때는 농민 수입이 300% 늘어났지만 이익 공유 때는 10~20%만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열도를 강타한 일본 대지진에도 이 `사람 경영`이 힘을 발휘했나요.

"다행히 우리는 방사능 피해를 입지 않았어요. 물류창고에 쌓아둔 물건이 떨어지면서 포장이 긁히거나 물건이 부서지는 등 생산 관련 사고로 인해 총 35억엔(약 47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많은 일본 기업이 손실을 입었지요. 하지만 지진이 일어났을 당시 피해 상황보다도 우리가 먼저 확인했던 것은 사원과 사원 가족들의 안전 확인이었습니다. 우리는 생필품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상품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확인했습니다. 피해를 입긴 했지만 우리 역시 지원금 1억엔(13억원)을 성금으로 보냈어요."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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