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매경 MBA] 미쉐린 123년 장수비결

ngo2002 2012. 9. 8. 12:07

[매경 MBA] 미쉐린 123년 장수비결
기사입력 2011.06.03 17:18:01 | 최종수정 2011.06.03 18:07:3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타이어 기업 미쉐린이 차도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미쉐린이 만든 차는 시중에 판매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터쇼에서 구경할 수도 없다. 이 `시크릿 카`는 오직 미쉐린 타이어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만 생산된다. 타이어 개발을 위해 팔지도 않는 차를 만드는 미쉐린의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프랑스 중남부 소도시 클레르몽페랑 미쉐린 박물관 안에 전시된 트럭 타이어 개발용 자동차는 100년 장수기업 미쉐린의 저력과 비결을 보여준다.

올해 창립 123주년을 맞은 미쉐린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 단연 톱이다.

이 회사 사전에는 세 가지 단어가 없다. `실패, 행운, 기회`다.

대신 지치지 않는 연구개발 투자가 있을 뿐이다. 미쉐린이 세계 타이어 업계 부문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배경이다.

[파리 클레르몽페랑 = 이새봄 기자]

 

 

不老長生 기업 미쉐린은 달랐다…미쉐린 가이드도 제작
기사입력 2011.06.03 14:58:49 | 최종수정 2011.06.03 17:52:0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이 잠들어 있는 앵발리드를 지나 한 길로 걷다 보면 허름하고 투박해 보이는 현대식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쉐린의 파리 지사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 맛집을 쥐락펴락하는 `미쉐린 레드 가이드`와 최근 한국에서도 발간된 세계적인 여행 안내서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만들어진다.

보안 점검 절차를 거쳐 방문한 건물 지하에는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미쉐린 가이드 전시실이 있다. 110여 년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붉은 책자들 사이에 타이프라이터로 쓰여진 오래된 종이 한 장이 눈에 띈다. 여행지에 가기 위한 길을 묻는 한 고객의 편지다.

"이 편지 한 장이 미쉐린 가이드를 만드는 시초가 됐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총책임자 크리스티앙 델라예는 "미쉐린이 고객에게 지도와 주유소, 정비소, 여행 중 필요한 식당 정보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을 때는 프랑스에 차가 단 2500대뿐일 때"라고 말했다. 당시 여행은 `모험`이었다. 차가 있어도 지도와 도로가 없고 정비소를 찾기도 어려웠다. 여기서 미쉐린이 떠올린 첫 아이디어는 `이동(Mobility)의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동을 편리하게 해 운전자들에게 여행을 도우면 타이어 소모도 많아질 것이라는 발상이다.

도로에 표지판을 만들고, 도로마다 번호를 붙이기 시작한 것도 미쉐린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세계 최초다. 이후 여행안내 사무소를 개설해 운전자들에게 길안내를 해주다 직접 가이드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고객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까지도 창업 당시 비전을 사업으로 지켜가고 있습니다."

미쉐린은 몰라도 저는 많이 보셨죠?
이름은 비벤덤…1898년에 태어났죠
올해 114살인데 젊어 보이지 않나요
`이동성의 향상`이라는 이들의 비전은 소비자에게 미쉐린을 타이어기업이 아닌 `여행의 동반자`로 각인시켜 그들이 보다 친근하게 여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재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 90개국에서 연간 1700만부 이상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계속 이 사업을 끌어가는 게 미쉐린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이제 `미쉐린 가이드`를 보며 `미쉐린 타이어`를 구입해 여행을 해야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델라예 역시 "사실 지도와 가이드를 판매해 나오는 매출은 그룹 전체 매출에서 0.3%밖에 되지 않는다"며 "가이드 제작은 매출 대비 이익도 거의 나지 않는 고비용 사업"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지도와 가이드제작을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으며 100년 이상 지속하고 있는 이유 역시 `문화`다. 그린 가이드 사업을 총괄하는 올리비에 브로솔레는 "가이드를 제작하다 보면 우리 역시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며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가이드 제작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 있는 `미쉐린 가족`들의 지역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파리에도 지사가 있지만 미쉐린 `본가(本家)`는 프랑스 중남부 소도시인 클레르몽페랑이다. 인구 25만명인 이 작은 도시는 `미쉐린의 도시`라 불러도 무방하다. 공항에 내려 `미쉐린로(路)`를 지나 달리다 보면 미쉐린 스타디움이 있다. 미쉐린이 만든 전차가 도시를 관통하며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다. 클레르몽페랑 주민들은 주말에 `미쉐린 박물관`을 찾아 자동차 역사를 살핀다. 클레르몽페랑 기념품 가게에는 일명 `타이어 맨`으로 불리는 미쉐린 마스코트인 비벤덤이 가장 주요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처럼 사실 대부분 기업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연고를 떠나 본사를 수도로 이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미쉐린의 본사는 123년째 한 자리다.

왜 다른 회사들처럼 더 큰 도시로 본사를 옮기지 않고 클레르몽페랑에 본사를 두고 있느냐고 묻자 연구개발 담당 임원 파스칼 쿠아스농은 의아해하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우리가 왜 파리로 가야 하죠? 파리에는 대를 이어 미쉐린이라는 회사에서 일하는 숙련되고 충성도 높은 기술자가 없어요. 교통 체증도 심하고요.(웃음)"

그의 이야기 속에는 미쉐린이 중시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창업 당시부터 이어온 `직원 중시`라는 가치다. 이는 클레르몽페랑을 미쉐린의 도시로 만들고 직원에게는 자신이 미쉐린의 가족이라는 유대감을 심어줬다. 클레르몽페랑에는 미쉐린이 직원들을 위해 만들었던 병원과 학교, 직원 아파트들이 주요 건물로 들어서 있다. 미쉐린은 더 이상 이 건물들을 운영하지 않지만 100년 이상 한 도시에 자리를 잡으며 만든 흔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클레어 크뤼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은 "직원이 회사를 자랑스러워한다는 게 우리 회사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첫 직장에서 2년 근무 후 미쉐린으로 이직해 35년을 근무했다는 미셸 레트 씨(57)는 "미쉐린에 와서는 정말 `가족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전 직장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이곳에 와서 확실히 느끼고 있는 것은 지금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이곳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35년간 직장은 바꾸지 않았지만 업무를 총 7번 바꿨죠. 2년마다 한 번씩 매니저가 일을 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준비기간을 충분히 거쳐 업무를 바꾸면 나 역시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연구개발 부문장 필리프 드니말은 "미쉐린 직원은 재능이나 기술을 소유해서 미쉐린에 입사한 게 아니라 우리의 멤버 구성원이 되기 위해 회사에 들어온 것"이라며 "재능이나 기술은 이들이 미쉐린의 철학을 회사와 공유하고 난 다음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미쉐린에서는 `인적 구조조정`이라는 말은 찾을 수 없다. 미쉐린은 지난 3년간 경제위기 속에서도 직원을 감축하지 않아 더욱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보통 프리미엄 제품은 소비자가 씀씀이를 줄이는 경제위기에 남들보다 더 큰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미쉐린 매출 그래프는 흔들림이 없었다.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비결은 어떠한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들의 연구개발(R&D) 투자다. 미쉐린은 매년 5억유로(약 7700억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이 중 20%는 기간을 정해 두지 않은 장기적 관점의 기술 개발에 쓰인다. 미쉐린 연구개발 인력은 총 6000명에 달한다. "우리는 저가 상품을 만드는 데는 전문가가 아니에요. 하지만 최고 가치를 지닌 타이어를 만드는 데는 전문가입니다." R&D 총책임자 필리프 드니말은 "구매단계에서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격 대비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만드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R&D 분야 임원 파스칼 쿠아스농은 "막상 소비자들은 주목하지 않지만 미쉐린은 타이어와 노면 저항 때문에 손실되는 연료에 주목한다"며 부연설명을 시작했다. "타이어 회전저항으로 손실되는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중 20%에 달합니다. 다섯 번 주유를 하면 그중 한 번은 타이어와 노면 마찰로 소진되어 버린다는 소리지요. 미쉐린은 연구를 통해 타이어 효율성을 20% 향상시켰습니다. 전체 연료 소모로 따지면 미쉐린 타이어 장착 차량은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총 4% 정도 연료 절감 효과를 보는 거지요. 타이어 수명 역시 타이어 업계 평균보다 1년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나는 것까지 감안하면 미쉐린 타이어는 전혀 비싸지 않습니다. 위기가 닥칠수록 사람들은 경제성을 보다 철저히 따집니다. 어떤 순간에도 R&D 투자를 줄이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한 데 대한 성적표는 위기의 순간이 됐을 때 항상 빛을 발합니다."

미쉐린 사람들이 믿지 않는 두 단어는 `행운`과 `기회`다.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룰(rule)을 지키면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주목을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아무도 타이어와 연료효율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80년대에 우리가 연료효율성과 지속성(타이어수명)을 향상시킨 제품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는 `도대체 그런 부분에 왜 관심을 기울일까`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들 `그린`을 외치며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 우린 이미 4세대 제품을 내놓으며 관련 산업 1위를 고수하고 있죠. 이건 우리가 운이 좋거나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얻은 성공이 아닙니다."

최근 미쉐린은 친환경 분야에서 또 하나 실험적인 제품을 내놨다. 자동차가 지나간 길에도 풀이 다치지 않고 계속 자랄 수 있도록 고안한 농기계용 타이어 `울트라 플렉스(Ultra flex)`다. 타이어의 유연성이 커 차가 지나가도 식물 뿌리가 다치지 않는다. 농기계용으로 고안됐지만 추후 일반 자동차용 타이어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미쉐린, 타이어 아닌 이동문화 파니 존경 받으며 `튼실`
[커버스토리] 不老長生 기업 미쉐린의 `알토란 DNA`
기사입력 2011.06.03 15:14:51 | 최종수정 2011.06.03 16:18:5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에 있는 미쉐린 본사.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럭나그가 등장한다.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은 많은 지구인들의 꿈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병약하고 추악해진 모습으로 죽지 못한 채 살아가는 럭나그의 영생인들에게는 도리어 `죽는 것`이 꿈이다. 몸은 병들고,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없어 무시당하는 그들에게 장수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장수`를 꿈꾼다. 그것도 단순히 오래 존속하는 기업이 아니고 `늙지 않고 오래가는` 기업이다. 여기에 연륜에 걸맞은 존경을 받고, 향후 100년 동안 늙지 않고 건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강진단서까지 받으면 금상첨화다.

1889년 설립돼 올해로 123세가 된 타이어 기업, 미쉐린은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100년이 넘은 기업이지만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자타 공인 업계 1위 회사다.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 순위 8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관련 업계에서는 1위다. 2009년 미국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앞으로 100년간 살아남을 100대 기업`에도 미쉐린은 빠지지 않았다.

자동차 구조상 가장 하부에 있고 자동차의 `신발` 격인 미쉐린이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는 최고인 이유가 뭘까? 미쉐린 이사회 멤버이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인 클레어 크뤼젤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이동성의 향상에 기여하라는 창업자 정신을 계승해 왔기 때문"이라는 원론적인 말로 답했다. 보충 설명을 요구하자 "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내놓기 위한 끝없는 혁신"이라는 모범답안을 하나 더할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답은 좀 얄밉다.다 알지만 실천이 어려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타이어를 만들어 `이동성의 향상`에 기여하라는 창업자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미쉐린은 매년 5억유로(77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사람(직원)을 먼저 생각한다는 원칙을 지키려 경제위기가 닥쳐도 `대량 해고`를 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이동성의 향상은 단순히 제품 품질 향상에서 그치지 않았다. 창업 초기 소비자 편의를 돕기 위해 세계 최초로 만든 `도로 표지판`은 전 세계 모든 도로의 표준이 됐다. 여행자에게 정비소와 식당을 안내하기 위해 만들었던 지도와 가이드는 세계적인 여행ㆍ레스토랑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로 재탄생해 10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혁신 역시 제품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이자 세계 최초 상업적 마스코트 중 하나로 꼽히는 비벤덤(미쉐린 맨)은 마케팅 업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왔다. 창업자가 공장 앞에 출고를 앞둔 타이어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착안해 만든 비벤덤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타이어`라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설명할 수 있는 든든한 안내자로 100년 이상 미쉐린 곁을 지켰다. 이러한 `캐릭터 마케팅`의 성공은 미쉐린의 브랜드 가치를 키움은 물론 향후 많은 기업이 벤치마크할 수 있는 교본이 됐다. 비벤덤은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20세기를 빛낸 최고의 기업 마스코트로 뽑히기도 했다.

매경 MBA는 미쉐린의 성공 DNA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프랑스 소도시 클레르몽페랑에 위치한 미쉐린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 중 한 사람인 디디에 미라통(Didier Miratonㆍ53) 대표에게도 미쉐린의 불로장생 비법을 들었다. 그가 밝힌 비결 역시 간단하다. 그는 미쉐린은 인간의 이동성을 어떻게 하면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를 위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원 존중과 중단없는 연구개발(R&D)에 해답이 있다"고 덧붙였다.

[커버스토리] 不老長生 기업 미쉐린의 `알토란 DNA`
[커버스토리] 不老長生 기업 미쉐린은 달랐다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