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고객관리는 `수비` 위주였어요. 불만이 쌓여 기업에 항의하는 고객들을 달래는 게 최선이었지요. 하지만 생큐 이코노미에서는 공격을 해야 합니다. 제대로 비즈니스를 할 생각이 있다면 고객들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게리 바이너척(Gary Vaynerchukㆍ36)은 하루 평균 9만여 명이 시청하는 와인라이브러리TV의 진행자이자 와인 전문가다. 87만명의 트위터 폴로어를 보유한 트위터계 유명인사이자 파워 블로거이기도 해 소셜미디어 업계의 구루(Guru)로 통한다.
유명인사들의 강연을 모아둔 세계 최고 지식 공유의 장 테드닷컴(TED.com)에 올라온 그의 강연은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과 함께 `반드시 봐야 하는` 최고의 강의로 꼽히기도 했다. 책을 두 권 냈고 모두 뉴욕타임스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됐다.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와인 전문가, 강사, 작가, 파워 블로거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사실 그의 본업은 아버지가 물려준 와인 가게인 `와인라이브러리` 경영자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제대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트위터를 하는 이유를 "고객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기 위해"라고 말했다. 온라인 방송을 진행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강의를 하는 이유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도 모두 "고객에게 공격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 비즈니스 성공 공식에 `마음과 영혼`이라는 새로운 재료 추가돼야
-이렇게 `고객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제 높이 쌓아서 최대한 멀리 날려보내자는 구시대의 마케팅 방법으로는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대일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멀리까지 날아가는 `한 방`, 즉 핵폭탄을 준비하려 고심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핵폭탄보다는 만 명의 육군 병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새로운 공식에는 마음과 영혼이라는 새로운 재료가 추가돼야 한다."
-`만 명의 병사`라는 표현에서 `병사`란 고객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 이제는 고객에게 물건 구입을 강요하는 `푸시 마케팅`의 개념이 사라져야 할 때다. 문화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TV 광고, 라디오 광고, 전체 메일정보를 모으고 이 정보를 새롭게 정의하고 개조하며 게임화해서 결국 고객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게 새로운 마케팅의 주요 포인트다. 고객과 유대관계가 생기면 결국 그들은 자신이 기업에 받은 감동을 주변인에게 전달하는 충실한 병사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고객에게 공격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들이 물건을 많이 구입하는지 혹은 적게 구입하는지 여부를 떠나 접근을 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저서 `생큐 이코노미(The thank you economyㆍ2010년 발간)`를 보면 경영인들이 `구멍가게 운영자`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 때문이다. 이들이 만든 새로운 문화는 사람을 모이게 하고 서로 끈끈하게 맺어준다. 100여 년 전 작은 마을에 살고 있을 때와 같이 만들어준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는 큰 기업들도 과거 단골손님을 하나하나 챙기던 구멍가게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생큐 이코노미다. 고객과 관계를 맺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데 기업이 투자를 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는 문화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고객관리도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통 고객관리 투자는 ROI가 거의 없는 분야라는 게 통념이다.
"고객관리를 통한 ROI는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한 통신사는 단 한번의 트윗으로 수많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로 인해 벌어들인 비용은 수천 달러다. 한 치과의사는 환자의 온라인을 통한 `사이버 진료`로 수십 명의 오프라인 단골손님을 만들었다. 이게 바로 고객관리를 통해서 ROI를 높일 수 있는 실제 사례다. 세계적인 리서치 회사 닐슨처럼 아직 이들의 존재조차 눈치 채지 못하는 게 문제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것이다."
◆ 흐름을 주시하라…가지 않은 길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핑계일 뿐
-대부분의 고객들의 일과 트위터에 직접 댓글을 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쉽지도 않고 힘든 부분도 많을 텐데.
"사실 모두에게 답하지는 못한다. 2006년부터 3년간 타율이 10할이라면 이제는 9할 정도 된다. 놓치는 부분이 많다. 또 재미있는 것은 내 답에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한번씩 뭔가 빠뜨리면 그곳에 더 집중할 때가 많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인은 소셜미디어를 멀리하는 경우가 많다. `잠깐 뜨고 사라질 트렌드 때문에 큰 피해를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기업도 있다.
"그들에게 나는 늘 `2020년에 보자`고 말을 한다. 사실 그들과 나, 둘 중 하나는 옳은 말을 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2020년이 되면 소셜미디어가 우리가 앞으로 소통을 하는 보편적인 미디어가 될지 그렇지 않을지가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소통`이다.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소통의 한 방법이다. 웹 2.0시대가 이제는 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하지만 웹 2.0은 현재의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게 한 발판이고 또 현존한다. 소셜미디어 역시 소통하기 위한 수단이다. 나 역시 소셜미디어 이전에도 꾸준히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더 많이` 소통하고 있을 뿐이다."
-소셜미디어라는 소통수단의 독은 `악성 댓글` 아닌가. 이 독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나는 악성 댓글을 다는 고객이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내 생각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대화의 장에서 노이즈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뿐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는 게 아니다. 관계의 맥락(context) 속에서는 누군가 나쁜 말을 했다고 쉽게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 보다 심오하다는 소리다. 예를 들어보자. 내 경우는 나의 어머니가 한 회사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하면 나 역시 이에 동조할 것이다. 반면 아버지가 또 다른 회사에 대해 험담을 하면 흘려들을 것이다. 내 어머니는 거의 불평을 안 하는 분이지만 아버지는 매사에 불평불만을 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결국 `필터링` 기술을 익히게 될 것이다. 누구의 말이 들을 만하고, 누구의 말이 버려도 될 이야기인지는 조금만 겪다 보면 다 알게 될 일이다.
-때로는 비방에 초연해지는 둔감함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공개적 비방이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히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에 접근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 기업들은 사실 숙제를 덜 한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핑계만 대는 것과 같다. 기업이 무엇인가를 정말 잘못했을 때에만 비방이 기업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
바이너척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경영자들에게 "스스로를 먼저 파악하고 행동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직접 고객 앞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바이너척의 주문은 `귀와 입을 열라`는 것이다.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고객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한 사이즈의 신발이 모든 사람의 발에 맞을 수는 없다. 다만 사람들이 이렇게 소통을 하고, 또 소통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리더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무시하는 순간 당신은 가장 힘든 순간을 겪게 된다. 말을 하며 대화를 시도하기 힘들면 눈과 귀를 고객에게 최대한 열어라. 이게 지금 이 순간 비즈니스 세계가 흘러가고 있는 방향이다."
■ He is…
1975년 벨라루스에서 태어났다. 22세가 되던 해 뉴저지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연매출 400만달러의 와인가게를 맡아 대형 와인마트로 성장시켰다. 2006년부터 와인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인터넷 TV 쇼 `더 선더 쇼(The Thunder showㆍ현 와인 라이브러리 TV)`를 시작해 일약 와인업계와 소셜네트워크업계 스타로 떠올랐다. 2009년 발간한 저서 `Crush it`은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올 초 출간한 `생큐 이코노미(The thank you economy)`도 뉴욕타임스와 포브스 등 유력 매체에 소개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2009년 미국의 남성 포털 사이트 애스크맨닷컴(Askman.com)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성 순위 49위에 올랐고, 그의 블로그는 비즈니스위크에서 `모든 기업가가 폴로해야(follow) 하는 블로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새봄 기자 / 황미리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