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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八字기행] 팔자 고치는 6가지 방법 `팔자도 10%는 바꿀 수 있어`

ngo2002 2012. 7. 5. 10:31

[조용헌의 八字기행] 팔자 고치는 6가지 방법 `팔자도 10%는 바꿀 수 있어`
기사입력 2012.07.02 08:52:50 | 최종수정 2012.07.02 13:19:1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인도 철학에서 오랜 시간 동안 논쟁을 했던 주제가 결정론이다. 운명이 이미 결정돼 있는가, 아니면 중간에 바꿀 수 있는가다.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 인중유과(因中有果)론이다.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 인중무과(因中無果)론이다. 인중유과론의 주장은 원인(因) 가운데 이미 결과가 내장돼 있다는 것이다. 어떤 행위를 하는 순간에 이미 그 결과가 정해진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좋은 행위를 하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오고, 나쁜 행위를 하면 언젠가는 거기에 상응하는 나쁜 결과가 온다. 완전히 결정론이다. 그 결정의 배후에는 원인이 문제가 된다고 보는 원인 중시론이 깔려 있다. 애시당초 행동을 잘해야 한다. 인중무과는 입장이 다르다. 원인 가운데 결과는 없다는 것이다. 중간에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중무과의 입장은 인간의 자유의지나 노력에 의해 팔자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유과론과 무과론이 박 터지게 싸우다가 타협을 본 중재안이 7.3론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 그것이다. 결정된 요소가 70%, 노력이 30%라는 설이다. 필자의 생각은 팔자론이다. 팔자가 정해져 있다. 어지간해서는 바꿀 수 없다. 자기 팔자대로 산다. 그래서 9.1론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가? 10%는 있다. 그 10%의 방법이 무엇인가?
첫째는 적선(積善)이다. 서울 경찰청 근방의 동네 이름이 적선동(積善洞)이다. 참 좋은 동네 이름이다. 다른 사람의 가슴에 저금을 들어 놓는 것이 적선이다. 고아원에 돈을 갖다 주는 것도 적선이지만, ‘자기가 죽이고 싶은 사람을 죽이지 않고 용서해 주는 것’이 좀 더 효과 높은 적선이라고 한다. 재물로 하는 적선도 있고, 마음으로 배려해 주는 것도 적선이다. 평소에 성질 안 내는 것도 적선이고, 고통을 들어주는 것도 적선이다. 적선이라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자기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갖도록 투자하는 이치와 같다. 주변이 우호적인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으면 그 사람은 덕(德)이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덕이 있다는 것은 자기 둘레에 우호적인 사람의 층이 두껍게 쌓여 있는 사람을 말한다. 외호(外護)가 두텁다는 말이다.
둘째는 스승을 만나야 한다. 스승이 있고 없고는 결정적인 순간에 차이가 난다. 인생의 중요 고비에서 이쪽인가, 저쪽인가를 고민할 때 상의해 주고 해법을 제시해줄 수 있는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이자 복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스승이 없었기 때문에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서 사람이 죽는 불행한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때 스승이 있었더라면 ‘지금 가만히 있어도 정권은 네 손에 들어오게 된다’는 충고를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1980년 광주의 비극은 없었다고 여겨진다. 스승이 없으니까 자기 맘대로 서두르다가 천추에 씻지 못할 불명예를 남겼다. 만약에 이성계를 도왔던 무학대사 같은 인물이 주변에 있었더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런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승은 제자가 찾아 나서야 발견된다. ‘스승이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야만 스승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옛날 도인들은 스승 좀 만나게 해달라고 전국의 명산을 돌아다니며 산신(山神) 기도를 했다고 전해진다.
셋째는 독서다. 독서는 역사적으로 뛰어난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운이 나쁠 때는 밖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 운이 좋지 않을 때 밖에 나가면 대부분 재수 없는 사람 만나기 쉽다. 운이 좋을 때는 길바닥에서도 자기 도와주는 사람을 만나지만, 운이 좋지 않을 때는 만나는 사람마다 사기꾼이기 쉽다. 이때는 집 밖을 나가지 말아야 한다. 집에서 독서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1970년대 정보부장을 지내며 권세를 휘둘렀던 이후락 씨. 이후락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고 난 뒤에 자기 시대가 끝났음을 절감하고 이천의 도자기 공장으로 숨었다.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만약에 국회의원을 해야 되겠다고 밖으로 나왔다면 노후가 편치 못했을 것이다. 이후락 씨는 자기가 잘나가던 전성기 때에도 여러 고승이나 도사들을 찾아다니며 수시로 앞날 운세에 대해 자문했다. “내 운이 언제까지입니까?” 그런 다음에 운이 갔다고 여겨지니까, 이천 도자기 공장에서 도자기나 만들든지 아니면 고금의 역사책을 몽땅 갖다놓고 봤을 것이다. 권력을 누렸지만 누구에게 크게 보복당하지도 않고, 비교적 천수를 누리며 고향에서 죽었다. 이것도 지혜다.
넷째는 기도다. 하루에 1시간씩 기도, 명상, 참선을 하는 것도 팔자를 바꾸는 방법이다. 브레이크가 없으면 부딪치기 십상이다. 하루에 1시간씩 브레이크 밟고, 자기를 되돌아보면 아무래도 실수가 적어진다. 기도가 어려우면 1시간씩 운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년에 운동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병에 걸리게 된다. 필자는 아주 바쁠 때는 음식점 방석에서라도 몇 가지 요가 자세를 취한다. 옆에서 보든지 말든지 상관 안 한다. 쟁기 자세와, 후굴 자세, 그리고 파스치모타나 아사나(전굴 자세)를 취한다. 몸이 시원해진다. 식전에 10분이라도 한다.
다섯째는 명당을 써야 한다. 명당에는 음택(陰宅)과 양택(陽宅)이 있다. 음택은 묫자리이고, 양택은 집터다. 시대가 바뀌어서 음택은 쓰기가 어렵게 됐다. 화장이 대세다. 화장을 하면 무해무득(無害無得)이다. 왜냐하면 뼈(骨)를 불에 태워 버리면 뼈에 붙어 있던 백(魄)이 사라진다. 혼(魂)은 사람이 죽기 일주일 전쯤에 하늘로 올라간다. 옛날 어른들의 ‘불 나간다’는 말은 혼불이 나가는 모습을 보고 한 말이다. 그 대신 백은 뼈에 붙어서 묫자리 속에 보존되는데, 이 뼈를 매개체로 해서 망자(亡者)와 후손이 교신을 한다. 명당에 들어가면 “나 잘 있다. 오바. 너 사업 잘돼라 오바”로 무전을 때린다. 만약 물이 있는 묫자리에 들어가면 “나 물속에서 물 먹고 있다. 너 부도나라 오바, 너 교통사고 나라 오바”로 무전을 때린다. 화장을 해버리면 이 무전기를 폭파해 버리는 셈이다. 골치 아픈 전화는 받지 않는 것이 최고다. 그래서 화장을 하면 해도 없고 득도 없는 것이다. 집터(양택)가 명당이면 잠자리가 편안하다. ‘백(百)커피가 불여(不如)일숙(一宿)’이라는 말도 있다. 백 번 커피 마시는 것보다 한 번 잠자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집터도 마찬가지다. 잠을 자봐서 숙면이 되고 편안하면 명당이다. 이런 명당에서 살아야 승진도 하고 돈도 생긴다. 우선 명당에서 살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그 집터가 명당인지, 아닌지를 잠을 자보기 전에 아는 방법은 없는가? 있다. 꿈이다. 대개 와이프들이 꿈을 꾼다. 그 집터를 보고 와서 다음 날 꿈을 꿨는데, 큰 구렁이가 꿈틀거리는 꿈을 꿨다든지, 조상이 나타나 열쇠를 줬다든지 하는 꿈을 꾸는 수가 있다. 이런 집은 자기가 들어가서 살아도 좋다는 뜻이다. 인연이 있다. 명당이라는 판단을 해도 좋다. 이런 영몽(靈夢)은 대개 여자들이 꾼다. 와이프가 꿈도 못 꾸면 남편이 큰 사업을 하기 힘들다.
팔자를 바꾸는 여섯 번째 방법은 자기 사주팔자를 아는 것이다. 내 팔자가 밴텀급인지, 웰터급인지, 미들급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면 크게 헛손질을 하지 않는다. 내 팔자는 관운이 있으니까 돈은 적게 벌더라도 조직생활을 해야겠구나, 내 팔자는 물이 많으니까 요식업이나 유흥업을 해야겠구나 하는 것을 대강 알고 있으면 아무래도 고생을 덜 한다. 이상의 6가지가 지난 20년 동안 필자가 고금의 문헌들을 보고 주변 사례들을 목격하면서 정리한 팔자 바꾸는 방법이다.

[조용헌 동양학자·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정윤정]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63호(12.06.27~7.03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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