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난방비…빗장풀린 무상복지
與野ㆍ多選의원 막론 퍼주기식 공약 경쟁 늘어난 예산 3조3천억중 1조가 쪽지예산 | |
기사입력 2012.01.10 17:37:23 | 최종수정 2012.01.10 20:53:45 |
◆ 2012 신년기획 / 추방! 포퓰리즘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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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은 지난해 12월 31일 밤 포퓰리즘 색채가 짙은 입법안을 무더기로 통과시키며 올해 포퓰리즘 경쟁을 예고했다. 경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지만 정치는 20년 전 구태를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격을 실추시키는 주범`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치권의 경쟁적인 퍼주기 공약 속에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80조원대였던 국가부채는 2010년 말 현재 392조원을 넘어서며 12년 동안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났다. ◆ 12년 동안 국가채무 5배 늘어 정부는 당초 만 5세 아동에 한해서만 무상보육 예산을 책정했다. 하지만 `복지 이슈` 선점을 놓고 치열하게 줄다리기를 해왔던 여야 정치권은 새해부터 0~2세 아동도 소득과 관계없이 보육료를 전액 국가에서 지급받을 수 있도록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현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약 70만명의 영유아 부모는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월 최고 39만원까지 보육료 면제 혜택을 받는다. 정부는 3697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별도로 필요해졌다. 보육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은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선제적 투자`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상위 1% 부유층도 똑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쟁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는 "무상복지 정책은 올해 선거 때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고 새로운 정치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이 강력하게 요구해 무상급식과 관련된 중앙정부 지원도 신설됐다. 새해 예산안에 1264억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2009년 민주당이 `무상복지` 정책을 도입했다가 2년도 채 안돼 대부분 폐지ㆍ수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무상급식 논쟁에서 야권이 승리한 이후 여야 정치권은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무상복지 정책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경로당에 대한 난방비와 양곡비 지원(539억원)도 `노인층 표심`을 의식한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간주된다. `박근혜 예산`으로 불리는 취업활동수당은 기존 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취업활동수당은 분배ㆍ전달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지원 대상과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정부가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업성공패키지도 취업 상담 1개월간 20만원, 직업훈련 3개월간 매월 31만6000원, 훈련비 지원 명목으로 200만원을 지급하는 등 대표적 현금 급여 사업이라는 점에서 `꼼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무상복지 여야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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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에서 정부안 대비 증액된 규모(3조3000억원) 가운데 지역구 `쪽지 예산`은 총 1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쪽지 예산이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쪽지를 건네며 지역구 선심성 사업 예산을 따내는 것을 가리킨다. 실제로 경북대 칠곡병원 개원 준비 비용(20억원) 등 각 지역 국공립대 시설 증축에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씩 증액이 이뤄졌다. 부산과학관(27억원) 등 각 지역 연구개발(R&D) 인프라스트럭처 예산은 물론 지역 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여야가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특히 정갑윤 예결위원장(울산 중구)과 여야 간사인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 강기정 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광주 서구 출마 등록)이 지역구 예산에서 톡톡히 한몫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자립 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을 제외하고 특정 집단이나 지역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은 포퓰리즘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전남에서 열리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에 대한 조세특례법 개정안도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세금 감면 규모는 연간 6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F1 대회를 위해서만 세법을 개정한 셈이다. F1 대회 경기 운영과 관련 시설을 위해 외국에서 제작 또는 수입하는 물품과 특수 전자 설비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조항은 물론 F1조직위원회 소득에 대한 법인세 비과세와 인지세 면제 조항 등 상상 가능한 모든 세제 혜택이 부여된다. 대회가 적자에 허덕이는 데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연간 30조원을 훌쩍 넘는 비과세ㆍ감면 규모를 줄여 재정건전성을 향상시키겠다는 정부 의지는 무색하게 됐다. [채수환 기자 / 이기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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