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전 신제품을 만들면 중국 전자업체도 한두 달 뒤 유사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요. 기술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보면 됩니다." 칭다오 중심가 난징루(南京路)에 있는 중국 최대 가전유통매장 궈메이(國美). 이곳에서 만난 루시우안 궈메이 난징루점 부경리의 설명이다. 매장 곳곳에는 TV, 휴대전화, 냉장고 등을 쇼핑하는 칭다오 시민들로 북적였다. 칭다오에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과 중국 TV의 간판업체인 하이센스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국의 자부심`으로 꼽히는 하이얼은 궈메이 가전매장의 노른자위 자리를 어김없이 차지하고 있다. 루시우안 부경리는 "휴대전화를 제외하면 삼성과 LG는 중국에서 마이너 업체"라며 "중국인들은 품질,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삼성보다 중국 가전제품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화웨이의 연구ㆍ개발(R&D)센터 지하에 위치한 전시관. 중국 선전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반티엔이라는 공업단지가 나타난다. 이곳에 1.4㎢(43만평) 규모 화웨이 단지가 있다. 싱하이샤 화웨이 과장은 전시관 목 좋은 곳에 놓여 있는 스마트폰을 들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날렵하다. 6.68㎜의 세계 최저 두께로 올해 초 전자업계를 놀라게 한 화웨이의 첨단 스마트폰 `어센드 P1S`다. ZTE, 화웨이, 레노보 등 중국 휴대폰업체들은 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형편이 못됐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선두업체가 의식해야 할 만큼 하드웨어 경쟁력이 급신장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샤오양 화웨이 최고마케팅임원(CMO)은 "5년 안에 세계 톱3 스마트폰 업체가 될 것"이라며 "애플과 삼성이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세계 TV시장 1ㆍ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도 유독 중국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LCD TV 시장은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창홍, 콩카 등 로컬 브랜드가 1~5위를 휩쓸었다. 삼성과 LG는 각각 8ㆍ9위에 머물렀다. 중국 정보기술(IT) 평론가인 후융 인터넷발전센터 대표는 "중국 업체들이 그동안 저가제품 생산에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제품군 확대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약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업체들과의 IT제품 기술 격차가 최소 3개월 정도로 좁혀졌다"며 "신흥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하는 양상이어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매일경제 취재팀은 삼성경제연구소와 가전, 휴대폰,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중국 산업경쟁력을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글로벌 `G2`로 조명받는 중국의 국력에 걸맞게 각종 산업경쟁력이 눈에 띄게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 = 황인혁 기자 / 칭다오 = 고재만 기자] ■ 中화웨이, 삼성·애플과 톱3 경쟁 자신 ■ ◆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① ◆
"화웨이의 성장동력의 한 축은 바로 연구ㆍ개발(R&D) 역량에 있습니다." 2010년만 해도 삼성과 애플 스마트폰의 `아류`쯤으로 여겨지던 화웨이(Huawei) 휴대폰은 2년 새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다. 화웨이는 모토롤라의 7.1㎜ 스마트폰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6.68㎜ 두께 스마트폰을 올해 초 선보인 데다 자체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단숨에 전자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스콧 사이크 화웨이 부사장은 "지난해 화웨이의 R&D 투자액은 전체 매출 대비 11.6%(약 38억달러)나 된다"며 "R&D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화웨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2007~2010년까지 매출액 대비 9%대 R&D 투자를 집행할 만큼 기술력 확보에 열을 올렸다(삼성전자의 2011년 R&D 투자액은 매출액의 6.2%인 10조3000억원이었다). 1987년 설립된 화웨이는 지난해 32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통신 네트워크와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톱 수준에 올라 있다. 14만명의 직원 중 44%가 R&D 인력일 만큼 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ZTEㆍ화웨이 등 중국 휴대폰기업들이 `R&D 투자→매출 확대→R&D 강화`의 선순환 발전 궤도에 이미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차세대 통신기술로 꼽히는 롱텀에볼루션(LTE) 부문에서도 핵심특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휴대폰시장에서 ZTE는 5.1%의 점유율로 5위, 화웨이는 3.5%로 6위를 차지했다.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림, HTC, 모토롤라 등을 제치고 세계 4위 LG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해온 양상이다. 중국 휴대폰은 아직까지 브랜드 인지도가 취약하지만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의 성장세가 놀랍다. 샤오양 화웨이 최고마케팅임원(CMO)은 "2010년 314만대, 2011년 2000만대, 2012년 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고 말했다. ZTE가 글로벌 점유율 면에서 화웨이를 앞서지만, 화웨이의 눈은 중국 내 경쟁사가 아닌 애플과 삼성에 향해 있다. 스콧 사이크 부사장은 "향후 수년 내에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계 톱3 수준의 1급(Tier one)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IBM, 액센추어 등 글로벌 컨설팅을 통해 세계 일류 수준의 경영시스템을 접목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이미지를 벗고 세계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게 화웨이와 ZTE 등의 야심 찬 목표다. [선전 = 황인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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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의 최첨단 55인치 OLED TV에 세계가 `깜짝`
품질·혁신기업으로 업그레이드, 한국제품보다 10 ~ 40% 저렴 ROE 20% 넘는 `괴물기업` |
| 기사입력 2012.05.02 17:15:06 | 최종수정 2012.05.02 21:1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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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① ◆
중국 산둥성의 칭다오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30분을 달리면 왕복 4차로로 시원하게 뻗은 `하이얼 로드(海爾路)`를 만난다. 하이얼 로드 1번지에는 중국인들이 자국기업 중 `넘버 1`으로 꼽는 중국 최대 가전회사 하이얼의 본사와 160만㎡에 달하는 하이얼파크(전자단지)가 있다.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 이름을 따 길 이름을 지은 것은 하이얼 로드가 처음이다. 안내를 맡은 하이얼 관계자를 따라 본사 로비에 들어서자 붉은색으로 씌여진 `직업에 충실해 국가에 헌신하자` `최고를 추구하자` `신속하게 적응하고 신속하게 행동하자`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이얼 관계자는 "세계 1위 가전기업인 하이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중국 업체가 세계 1위라니…. 믿기지 않아 다시 한 번 물어 보니 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전시장에서 하이얼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매출에서 세계 시장의 7.8%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1.7%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이얼의 전신은 1984년 중국 정부가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세운 `칭다오냉장고공장`. 조그만 시골 공장이었던 하이얼은 현재 전 세계 21곳에 24개 공장이 있으며 7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하이얼이 짧은 시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중국업체와 달리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싸구려 복제품을 만들기보다는 품질과 사후관리에 주력했다. 하이얼 전시관에는 장루이민 회장이 직원들 앞에서 불량 냉장고 76대(당시 냉장고 1대 값은 중국 평균 근로자의 석 달치 임금)를 때려부쉈다는 망치가 전시돼 있다. 하이얼의 성장은 놀랍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233억달러(약 27조원)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21년 연속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냉장고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넘는다. 하이얼은 단순히 백색가전의 강자로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2`에서 하이얼은 투명한 TV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하이얼이 공개한 55인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는 TV가 꺼져 있을 때는 투명한 유리지만 전원이 들어오면 TV 화면이 나온다. 그동안 △짝퉁 △모방 △저가로 악명을 떨치던 하이얼이 최첨단 신기술을 선보인 것이다.하이얼의 TV 부문은 중국 업체 가운데서도 후발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차곡차곡 쌓아온 연구ㆍ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제품을 출시한다면 하이얼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확실하다. 하이얼은 현재 10곳의 R&D 센터를 운영하며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R&D 능력 순위에서 하이얼은 조사대상 723개 중국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에게 하이얼 브랜드는 `신뢰` 그 자체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매장 궈메이(國美)에서 만난 대학생 장루웬 씨(22)는 "하이얼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외국 제품보다 10~40% 싼값에 판매하고 있다"며 "하이얼은 중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장루이민 회장의 자서전을 쓴 후융 인터넷발전센터 대표는 하이얼의 급성장 비결에 대해 "`선난후이(先難後易ㆍ어려운 일을 먼저, 쉬운 일은 나중에)`의 창업정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얼 냉장고는 중국이라는 커다란 내수시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 진출해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하이얼은 여전히 값싼 중국 제품 중 하나일 뿐이다. 이에 대해 후융 대표는 "하이얼의 수출 전략은 글로벌화-지역화-고급화의 3단계인데 한국은 아직 첫 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로 저가TV 등 틈새상품으로 대형 마트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단계에서 자리를 잡으면 그 지역 소비자들 요구에 맞는 특화제품을 선보이고,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해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이다.후융 대표는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글로벌 가전회사가 있기 때문에 하이얼의 공략이 쉽지는 않다"며 "그러나 하이얼이 한국에서 인지도를 서서히 높여가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칭다오 = 고재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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