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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과학세상 ⑬] 사람 눈처럼 작동하는 `로봇 눈`

ngo2002 2012. 4. 27. 16:58

[알쏭달쏭 과학세상 ⑬] 사람 눈처럼 작동하는 `로봇 눈`
한국연구재단 공동 기획
기사입력 2011.12.28 17:22:14 | 최종수정 2011.12.28 17:24:2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17세기부터 천문 관측이나 항해에 사용한 망원경은 네덜란드의 한 안경점 주인 아들의 장난 덕에 태어났다. 렌즈 두 개를 적당한 간격으로 두고 바라보니 멀리 있는 교회탑이 훨씬 크게 보였던 것이다. 안경점 주인인 한스 리페르세이는 무릎을 쳤다. 그리고 이 현상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망원경을 만들었다.

렌즈 간 거리 조절이라는 단순한 원리에서 출발한 망원경의 렌즈 시스템은 발전을 거듭해 대기권 밖에서 우주 현상을 수집하는 허블망원경부터 디지털카메라, 감시시스템, 로봇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상장치에 적용되고 있다.

영상기기와 정보통신 기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어떻게 하면 렌즈 시스템을 더 작게 만들면서 기능은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과학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존 렌즈 시스템은 유리렌즈 여러 개를 나열해 렌즈를 앞뒤로 움직이며 초점을 조절한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보려면 그만큼 초점 거리를 길게 해야 하므로 망원 줌렌즈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사람 눈은 각막과 수정체라는 두 가지 렌즈를 이용한다. 특히 수정체 두께 변화로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 카메라 렌즈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물체를 봐야 할 때 망원렌즈처럼 눈이 튀어나올 필요가 없는 이유다.

안구 속에 있는 투명한 조직인 수정체를 둘러싸고 있는 모양근이 이완하며 수정체를 잡아당기면 수정체 두께는 얇아진다. 이로써 우리는 초점 거리를 늘려 멀리 있는 물체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가까운 물체를 볼 때는 모양근이 수축하면서 수정체가 두꺼워진다.

과학자들은 사람눈처럼 다양한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초점을 맞춰가며 볼 수 있는 소형 렌즈를 개발하면 쓰임새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연정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사람눈의 초점 조절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생체 모방 로봇눈` 시스템을 만들었다. 로봇눈은 실리콘 계열 겔(gel)형 소프트렌즈와 렌즈를 고정시키는 렌즈잡이, 렌즈 시스템을 구동하는 형상기억합금 구동기 등 세 가지 구성 요소로 이뤄진다.

작동 원리는 사람눈이 초점을 조절하는 방식과 같다. 탄성력이 있는 겔형 소프트렌즈는 인간의 수정체 역할을 한다. 또 전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형상기억합금 구동기는 수정체 두께를 변화시키는 모양근과 같다. 렌즈잡이는 수정체와 모양근을 이어주는 근육이 되는 셈이다.

초점이 고정된 기존 폐쇄회로TV(CCTV)에 이러한 로봇눈을 적용하면 범인을 쉽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IT기기에 장착하면 DSLR 카메라 등에 부착하는 50㎜ 렌즈(표준형 카메라 렌즈) 기능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겔형 소프트렌즈를 이용한 로봇눈은 초점 조절 렌즈 시스템을 매우 작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며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망원경뿐만 아니라 지능형 로봇과 서비스 로봇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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