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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과학세상 ⑩] 독가스·폭발물 탐지하는 전자코

ngo2002 2012. 4. 27. 16:55

[알쏭달쏭 과학세상 ⑩] 독가스·폭발물 탐지하는 전자코
한국 연구재단 공동 기획
기사입력 2011.12.07 17:16:11 | 최종수정 2011.12.07 17:54:1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코는 냄새를 맡는 기능을 하지만 음식이나 공기 중 오염 물질, 독성 가스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구별하는 감시장치 역할도 한다. 후각을 잃으면 위험 요소를 감지하지 못해 건강에 위협을 받는다. 사람의 코는 일시적으로는 냄새에 민감하지만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냄새를 감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다른 동물에 비해 후각 능력도 떨어지는 편이다.

과학자들은 사람 코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전자코(Electronic nose)`를 개발하고 있다.

전자코는 사람이 직접 하기 어려운 유독가스 검출, 폭발물 탐지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식품에 들어 있는 잔류 농약, 독성, 항생 물질, 내분비 장애 물질(환경호르몬) 같은 오염물질을 분석하는 절차는 복잡하다. 식품에 화학약품을 처리해 시료로 만들어 오염물질을 추출한 뒤 이를 농축해 분석기기에 넣어야 한다. 결과를 해석하려면 며칠이 걸리고 비싼 장비와 시약,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누구나 간단한 방법으로 이상 물질을 검출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전자코가 필요한 주요 이유다.

전자코 작동 원리는 사람이 냄새를 맡는 원리와 같다. 코에는 냄새를 인식하는 후각 수용체 단백질이 무려 370여 가지가 있다. 이 수용체가 냄새 분자와 결합해 신경세포에서 전기신호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뇌로 전달되면서 우리는 1만가지 이상의 냄새를 구별한다. 전자코 역시 냄새 감지, 전달, 해석의 3단계를 거치도록 센서, 신호변환기, 해석장치로 구성된다. 핵심은 물론 센서다.

기존 1세대 전자코는 반도체, 수정 진동자와 같이 화학물질을 이용해 냄새센서를 만들었다. 요즘은 후각 수용체를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센서가 주목받고 있다.

박태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이 센서를 이용한 `바이오 전자코(bio-electronic nose)`를 개발했다.

먼저 대장균을 이용해 인간의 후각수용체 단백질을 만든다. 이후 전기가 통하는 나노튜브(나노미터 크기의 관ㆍ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에 단백질을 고정시킨다. 후각 수용체는 1차 신호감지 역할을 하고 나노튜브는 2차 신호전달기 역할을 한다.

수용체 단백질 끝에 냄새를 내는 물질이 달라붙으면 단백질의 전기적 성질이 바뀌어 나노튜브를 통해 초소형 전극으로 전달된다. 받은 신호를 해석 장치를 이용해 이미 알려진 냄새 물질의 신호와 비교해 판단한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바이오 전자코는 민감도가 높은 나노튜브를 적용해 냄새 분자의 탄소 원자 하나까지 구별할 수 있는 검출 기능을 자랑한다. 특정 냄새를 내는 물질만 골라내는 능력도 있는데 이는 질병 진단에 활용될 수 있다.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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