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입자로 극미량 병균도 잡아내요 | |
기사입력 2011.11.16 17:12:43 | 최종수정 2011.11.16 19:14:57 |
◆ 알쏭달쏭 과학세상 ⑧ / 한국연구재단 공동기획◆
치료 시기를 놓치면 제아무리 명의라도 환자를 살려내지 못한다. 특히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암 등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은 병이 진행되기 전에 얼마나 빨리 병을 잡아내느냐가 생명을 좌우한다. 초기에 알아낼수록 치료가 쉽고 환자가 느끼는 부담도 작다. 그래서 치료만큼 관심이 높은 것이 진단이다. 과학자들은 최근 질병을 일으키는 항원이 혈액 속에 소량만 포함돼도 `병에 걸렸다`고 바로 감지할 수 있는 `나노입자`를 연구하고 있다. 나노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로 미세한 입자다. 나노입자는 현재 진단에 쓰는 물질(효소-항체 결합물질)보다 부피 대비 표면적이 넓어 미세한 자극에도 큰 화학반응이 나타난다. 지금은 혈액 등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나 세균 또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몸이 만든 항체를 검출하기 위해 대부분 효소면역검지법(ELISA)을 쓴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초기 진단이 어렵다. 에이즈바이러스(HIV)나 AㆍBㆍC형 간염 등 전염성 질환에 걸린 혈액을 감지하지 못해 수혈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지원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새로운 단백질 나노입자를 사용해 급성심근경색증을 기존보다 100만배 이상 민감하게 진단하는 `나노바이오진단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에 사용된 단백질 나노입자는 대장균을 배양해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 구조 지지체를 말뚝으로 삼고 여기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서 얻은 단백질 나노입자를 결합했다. 기존 진단 시스템에서는 항원을 잡는 탐정 역할을 하는 항체들이 2차원 평면에 무작위로 흩어져 있었던 반면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 항원을 잡아내는 항체를 공 모양 나노입자 표면에 규칙적으로 배열했다. 항원과 결합할 수 있는 표면적이 넓어져 ㎖당 항원 입자가 600개밖에 없어도 항체 탐정이 `아픈 심장`을 골라낸다. 나노입자에 입체적으로 실린 항체가 잘 훈련된 요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항원 입자가 최소 100만배 이상 많아야 급성심근경색 진단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뿐 아니라 제1형 당뇨병과 영유아 급성장염 진단기술 개발도 마친 상태다. 난치성 질환인 암이나 에이즈, 자가면역질환 등을 초기에 잡아내는 응용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단백질 나노입자는 특이한 항원 단백질을 찾아낼 수 있는 다양한 항체들을 고정시키는 공 역할을 한다"며 "유해물질 검출용 환경 모니터링이나 식품안전성 평가 센서로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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