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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 인술]역류성 식도염의 적, 흡연·과음·야식

ngo2002 2012. 4. 7. 09:24

[의술 인술]역류성 식도염의 적, 흡연·과음·야식

인체에는 음식물이 입과 식도를 거쳐 위에 도착하면 다시 역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하부식도 조임근’의 활약이다. 그러나 이 기능이 약해지면 위액이 식도로 자주 역류하는 현상이 빚어진다. 강한 산성을 띠는 위액으로 인해 식도의 점막에 손상이 오며, 신물이나 쓴물을 맛보는 것뿐만 아니라 가슴쓰림이나 흉통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최근 유병률이 늘고 있는 ‘위식도 역류질환(역류성 식도염)’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86만여명에 달했다. 2006년의 146만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어난 수치다.

위식도 역류질환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도 바람직하지 못한 식습관이다. 음식 자체보다 늦은 야식이나 과식, 그리고 급하게 먹는 습관이 질환을 유발한다. 비만과 식도염의 상관성도 많은 연구에서 언급되고 있다. 또 상복부를 지나치게 조이는 옷만으로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식도염을 재발없이 치료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식습관 및 생활습관 교정, 전문의 지시에 따른 처방, 비만 관리 등이 필요하다. 흡연이나 과음을 비롯해 커피·초콜릿·탄산음료 등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키는 음식물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녁은 잠들기 최소 3시간 전에 먹고 야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수면 시 상체나 머리를 약간 높인 자세가 증상 완화와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자주 누워있는 자세는 괄약근의 기능을 계속 떨어뜨린다.

역류성 식도염은 이처럼 일상 생활을 구속하는 귀찮고 불편하며,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하지만 불치의 병은 아니다. 잘 듣는 약제가 있고 생활 및 식습관 등에 유의하며 꾸준히 관리를 할 수 있다.

대개 약제를 투여해 증상이 줄어든 뒤 투약을 끊게 되면 3분의 2 이상의 환자에서 증상의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증상이 좀 나아졌다고 스스로 판단해 단번에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의해 증상의 조절 여부를 관찰하면서 약제를 감량해 갈 것을 권한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약물의 효과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매일 복용하는 ‘지속적 요법’, 격일이나 3일에 1회 복용하는 ‘간헐적 요법’, 증상이 나타날 때부터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수일간 복용하는 ‘필요시 요법’이 있다. 환자의 증상뿐 아니라 생활 방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방이 이뤄진다. 증상을 조절하는 주된 약제에는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물(프로톤 펌프 억제제)이 쓰이는데, 위의 궤양이 있을 때 사용하는 약제들과 동일한 것이다. 위산분비를 억제하여 식도점막을 공격하는 인자를 줄여주는 것이 치료의 원리다.

문제는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된 환자들이 모두 증상이 잘 조절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에 의하면 표준 용량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사용하였을 때 약 15~30% 환자에서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환자들은 표준 용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약물을 2~3년 이상 장기간 사용하거나, 표준 용량을 초과할 경우 골절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 만성 설사, 폐렴의 빈도 증가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역학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장기간 사용의 위험성뿐 아니라 용량에 대해서도 환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1일 2배 용량의 ‘프로톤 펌프 억제제’(위산 분비 억제제)를 사용하더라도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불응성 식도염’으로 정의한다. 난치성에 속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불응성 식도염’ 치료를 위한 2배 이상의 약제 증량은 보험적용을 받지 못한다.

최근 외래 환자들 중에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다른 질환으로 오인돼 치료를 받다가 오는 경우도 있다. 불응성 식도염 환자도 적지 않다. 필자는 이들에게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과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꾸준한 적정용량의 약물복용과 생활 습관에 대한 교정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번거롭지만 잘 관리할 수 있고 완치도 가능한 병”이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조윤주 을지병원소화기내과 교수>


 

입력 : 2012-01-05 18:47:04수정 : 2012-01-05 18:4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