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편의시설은 사치재… 경제 발전할수록 더 중요해져"
- ▲ / 글래이서 교수 제공
"도심의 편의시설을 주거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도심 편의시설은 소득증가 속도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사치재와 같은 것이어서, 경제가 발전할수록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대표적인 도시경제학자인 에드워드 글래이서(Glaeser·사진)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의 기능이 생산에서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는 '소비도시론(Consumer city)'을 주창한 학자다. 보스턴글로브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게재하는 40대의 인기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글래이서 교수는 Weekly BIZ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도심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것은 세계적 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940~50년대에 자동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중산층들이 더 넓은 집, 더 좋은 학교, 범죄가 없는 지역을 찾아 교외로 대거 이주했어요. 하지만 1980년대부터 도심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도심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고, 레스토랑·미술관 등의 편의시설을 쾌적성과 교육환경보다 중시한다. 글래이서 교수는 "이들이 선택하는 도심 지역의 집값이 급등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의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도심의 중요성과 가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한때 인터넷과 교통의 발달로 대도시 쇠퇴론이 성행했다. 이에 대해 글래이서 교수는 "대도시는 다른 나라와 문화를 연결해주는 특화된 지역"이라면서 "한국의 관문 도시(gate city)인 서울은 글로벌화가 진전될수록 그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또 "글로벌 시대의 도시 개발 전략은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편리한 출퇴근 수단, 낮은 범죄율, 다양한 도심 편의시설이 필요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미국의 집값에 대해 글래이서 교수는 "당분간 지금의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1991년 미국 집값이 급락한 후 1996년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던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한편 한국의 신도시개발 정책에 대해 글래이서 교수는 "만일 서울 교외에 대량으로 집을 짓고 사람들이 자동차로 출퇴근한다면 탄소 배출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교외 개발 대신 도심에 고층의 소규모 주택을 많이 짓는 편이 차량 운행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훨씬 더 친환경적인 도시 개발"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