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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올뉴 CR-V, 가격대는 국산…승차감은 세단

ngo2002 2012. 2. 14. 10:04

혼다 올뉴 CR-V, 가격대는 국산…승차감은 세단
옹골차게 돌아온 베스트셀러
기사입력 2012.02.13 15:20:3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자동차 시장이 개방된 1987년 10대에 불과했던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는 2000년 1만대를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10만5037대로 급증했다. 이처럼 수입차시장이 성장하는 데는 국산차와 가격경쟁력을 벌인 일본차들이 앞장서 `수입차=고급차`라는 공식을 깬 게 한몫했다.

`공식 파괴`를 이끈 1등 공신은 다름아닌 혼다다. 2004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혼다는 2008년까지 어코드, CR-V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고, 일반 직장인과 젊은 층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중 `Comfortable Runabout Vehicle`이라는 뜻인 CR-V는 1995년 첫선을 보인 뒤 160여 개국에서 5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2004년 출시된 뒤 일본 콤팩트 SUV 리더로 국산 SUV 시장을 위협하는 동시에 유럽계 프리미엄 SUV와 싸움에서도 앞장섰다. 인기 비결은 적당한 가격, 신뢰성 있는 파워 트레인, 무난한 디자인, 넓은 공간과 다목적성이다. 오프로드는 거의 가지 않고 포장도로를 달리는 시대적 흐름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한 승용 감각의 SUV라는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CR-V는 그러나 2008년 이후 하락세를 걸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으로 국내 수입 SUV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고 2008년에는 쟁쟁한 승용차들을 제치고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지만, 2009년에는 10위로 떨어졌고 2010년부터는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절치부심한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12월 말 올뉴 CR-V로 명예회복에 나섰다. 이번에 나온 모델은 4세대로 활동적이고 스마트한 일상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앞과 옆을 보면 기존 3세대보다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다. 그릴은 날카로운 `일본도` 3개를 위아래로 전시해둔 모습이다. 그릴은 또 헤드램프를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후면부를 보면 루프에서 내려오는 라인은 CR-V 존재감을 알려주는 커다란 세모 꺾쇠(<) 형태로 된 리어 램프와 어우러져 공격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내부는 군더더기를 줄여 깔끔하다. 센터페시아는 간결하게 디자인됐다. 수수한 느낌을 주지만 3세대보다는 짜임새가 있고, 재질도 느낌도 고급스러워졌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5인치 컬러 모니터인 인텔리전트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가 있어 연비와 오디오 등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계기판은 운전자가 각종 정보를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설계됐다. 속도계는 계기판 가운데에 커다랗게 배치됐고 RPM 게이지는 왼쪽에 있다. 대용량 센터 콘솔 등 수납 공간도 넉넉하다. 시트는 실용적이다. 뒷좌석 손잡이를 당기면 시트가 한번에 접혀 손쉽게 트렁크 공간을 넓힐 수 있다.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없는 것은 단점이지만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수입차라면 당연히 폼나는 내비게이션이 있어야 한다는 소비자는 불만을 가질 만하다. 반면 저렴하고 편리하면서도 선택폭이 넓은 거치형 내비게이션을 원하는 소비자는 환영할 수도 있다.

승차감은 중형 세단 수준이다. 세단보다 운전 위치가 높지만 실제로 몰아보면 여느 승용차와 다르지 않은 느낌으로 손쉽게 조종할 수 있고 차체 흔들림도 적다. 시속 70~80㎞로 달릴 때는 편안한 승용 감각을 맛볼 수 있다. 시속 100㎞를 넘어서자 노면에서 소리가 올라오지만 다른 SUV와 달리 바람소리가 적다.

2.4L I-VTEC DOHC 엔진이 발휘하는 힘은 공차 중량 1530~1610㎏인 차체를 움직이는 데 부족하지 않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탄력 있게 튀어 나간다. 독일 프리미엄 SUV보다는 상대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부족하지만 콤팩트 SUV 치고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제원상 최고 출력은 190마력으로 기존 모델보다 20마력 세졌다. 최대 토크는 22.6㎏ㆍm로 기존 모델(22.4㎏ㆍm)과 비슷하다.

연비도 향상됐다. 2WD 모델은 11.9㎞/ℓ, 4WD 모델은 11.3㎞/ℓ다. 기존 모델은 각각 10.4㎞/ℓ, 10.0㎞/ℓ다. 연비 절감 시스템인 에콘 모드도 있어 경제적인 운전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디자인과 성능이 모두 향상됐지만 가격은 오히려 기존 모델보다 120만원 내렸다. 혼다가 띄운 승부수다. 2WD가 3270만원, 4WD가 3470만~3670만원이다. 기존 모델은 각각 3390만~3790만원에 판매됐다. 혼다 측 승부수는 일단 시장에서 통했다. 올해 1월 181대가 판매돼 수입차 판매 10위를 기록한 것이다. CR-V보다 앞선 수입 SUV는 폭스바겐 티구안(7위)뿐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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