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도입 자산재평가株주목" | ||||||||||
조문원 로데오투자클럽 대표 | ||||||||||
"이번과 같은 급락세는 이미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0년 이상의 주식투자 경력을 갖고 있는 조문원 로데오투자클럽 대표(54·사진)는 이같은 급락 사태가 무분별한 테마주 사재기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보통 종목 자체에 대한 연구보다는 시장에서 움직이는 테마주에만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이들 투자자들조차 실적이 아닌 수급에 의해 시세가 결정됐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즉 테마주는 불안한 마음에 언제든지 시장에 내던질 수 있는 물량이 대부분인만큼 이들 종목들은 언제 급락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25일 코스닥을 휘청이게 만들었던 주범도 다름아닌 원자력 테마주들이었다. 최근 급등했던 원전주들이 일제히 무너지자 순식간에 코스닥도 꼬꾸라질 정도로 테마주 거품은 대단했다. 조 대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모멘텀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다소 위험이 따르는만큼 기업의 본질가치를 연구해 투자하는 것이 더욱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재료나 수급상황 등에 의존하는 `모멘텀 투자`보다는, 기업가치와 현 주가를 비교해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 투자`를 표방하는 고수다. 그는 "`모멘텀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근과 같은 장이 다소 조심스러운 장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가치주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증시에는 항상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종목들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 조 대표는 종목 자체 발굴에 주력하는만큼 사실상 장세 변화에 대해서는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올 증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매년 증권가 전문가들이 내놓는 증시 전망도 빗나가기가 일쑤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섣부른 예측을 자제했다. 그는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한 다음 "경기 선행지수인 주가는 이미 올랐고 이제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시점"이라면서 "당분간 요즘과 같은 등락이 계속되겠지만 결국은 하향세로 돌아서기보다 상향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서브프라임과 같은 대형 악재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당분간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올해는 특히 중소형주의 해가 될 것이라고 조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대형 우량주, 옐로칩들을 사들이면서 이들 종목들은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간 상태"라며 "반면 개인들의 투자 움직임은 다소 주춤했던만큼 올해는 이들이 투자에 적극 가담하면서 개미들이 주로 사들이는 중소형주 위주로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중에서도 조 대표가 눈여겨보는 종목들은 일단 실적이 뒷받침되면서도 증시에서 소외되고 있는 저평가 중소형 종목들이다. 그가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해당 기업의 순자산이라 할 수 있는 자본총계(자산총계-부채총계) 값을 현재 시가총액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시총이 자본총계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기업일수록 저평가 매력도 높은 기업이라고 그는 판단하다. PBR(주가순자산비율) 산출 방식과 기본적인 맥락은 같은 셈. 조 대표는 "과연 부동산 시장에서 10억원짜리 아파트가 1억원에 매매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부동산과 달리 주식시장에서는 이러한 종목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과거 종근당을 발굴해 약 30배의 차익을 거둬들인 것도 이러한 방식의 가치주 투자 원칙 때문이라고 그는 털어놨다. 매수 당시 종근당은 부채 비율만 높은 이른바 볼품없는 기업처럼 보였지만 그는 이 회사의 높은 부채가 신규 공장 투자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 기본적인 펀더멘털을 훼손할 만한 요소는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공장 부지를 비롯한 부동산 자산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그는 종근당의 재무제표에서 숨겨진 거대한 자산가치를 발견했고 이것이 재평가될 경우 주가도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3200원에 매수했던 주식은 한때 14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듯 했으나 다시 고공 질주하며 4만9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신규 공장이 가동되고 영업이익도 증가하면서 숨겨진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모두 함께 제 빛을 발했다. "보통 주가가 어느정도 오르게 되면 사람들은 급한 마음에 일단 내다파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10배로 뛰어도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종목들이 있죠. 이러한 종목들은 급히 차익을 실현하기보다는 계속 보유하면서 기다리는 편입니다. 그럼 결국은 주가가 회사의 본질가치를 찾아가게 됩니다." 조 대표는 자신의 투자원칙을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그는 해당 종목이 적정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종목 변경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일단 매수하면 2~3년간 묵어두는 것은 기본. 동양에스텍이나 삼현철강의 경우 현재 5년째 보유중이다. 동양에스텍이 보유한 포스코 지분가치와 포항공장 설비 등에 비해 주가가 턱없이 낮다고 판단한 그는 5년전 동양에스텍을 매집했다. 이어 같은 업종 내 또다른 저평가 종목을 찾던 중 비슷한 상황의 삼현철강을 발견해 함께 사들였다. 최근에는 KEC(반도체 관련 회사) 계열 지주사인 KEC홀딩스도 매입했다. 이 종목은 현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그는 "현 시총이 장부평가액과 비교했을 때 약 20% 수준밖에 안될 정도로 주가가 턱없이 낮은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조 대표는 아직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업종에 대한 관심도 많다. 그가 최근 눈여겨보는 보는 업종은 태림포장이나 아세아제지와 같은 골판지 업종. 그는 "원래 이 분야는 업체간 출혈 경쟁이 심한 분야였으나 최근 몇년간 업계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데다 원재료값 상승으로 실적 호전세도 계속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자산평가액은 시총을 훨씬 넘어서고 있을 정도로 아직 증시에서 소외되고 있는 업종 중 하나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인 태림포장의 경우 현 시총은 730억원 수준으로 자본총계(1591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말 기준으로 장부가액 580억원의 토지에 대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약 2배 수준인 1068억원으로 평가된 점을 감안해 볼 때 실질적인 자본총계는 2000~3000억원대 수준으로 시총의 4배 수준까지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물론 국내 골판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아세아제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증권 업계에서는 골판지 업계 특성상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일반 소비자나 투자자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지면서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어 조 대표는 창원 내동 본사와 신촌 공장에 이어 지난해 11월 대구에 새 공장을 준공한 STX엔파코를 비롯해 의류업체 신성통상에 대해서도 추천할만한 기업으로 손꼽았다. 그는 "보통 주식 투자 시 각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자칫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의외로 숨겨진 자산가치로 재부각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자산이 재평가될 경우 공장 부지를 비롯한 기존 자산가치가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강조했다. 조문원 대표는 로데오투자클럽을 6년째 운영해오고 있으나 여의도 증권가를 밟아본 적은 없다. 그야말로 순수 재야 주식 고수인 셈이다. 주식투자 초창기에는 여느 투자자들처럼 테마주 위주로 투자하기도 했으나 경동산업 등 보유 종목들이 잇따라 부도 처리되면서 순식간에 전 재산을 탕진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넘나들던 그는 다시 5년간의 슈퍼마켓 운영을 통해 재기를 위한 기반을 다져나갔고, 이후 가치 투자로 전향하면서 현재 60억원대의 자금을 운용하는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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