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완의 기찬여행- 지리산 둘레길 -남원의 주천~운봉구간 입력시간 : 2011. 04.08. 00:00
800여리 옛길인 숲길과 고갯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과 장날이면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다니던 길을 복원. 전체길이 약 300km에서 현재 6개구간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에서 경남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까지 71km만 걸을 수 있다. 꽃이 피고 동·식물이 활짝 날개짓하는 계절이다. 웅크리고 갇혀 지내던 계절이 지나고 이젠 훨훨 털어버리고 자연과 가장 친숙하게 지내고 싶은 계절이 왔다. 들판에 나서면 파릇파릇 새싹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할머니들은 양지바른 밭두렁에 앉아 애쑥을 캐고 있다. 향긋한 봄 내음 풍기는 쑥국 한사발로 봄소식과 고향의 마음을 가지러 들판으로 가보자. 지리산의 산과 들에 봄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다. 겨우내 사람들의 발길을 거부한 채 제 몸을 살피던 지리산 둘레길도 문을 열었다. 지리산 둘레길은 느리게 걸으며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길이다. 그 길을 따라 봄맞이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동안 머릿속을 괴롭혔던 근심과 걱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나를 찾고 가족을 찾고, 우리를 찾는 걷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땅은 걷기열풍이다. 제주의 올레길에서 불어오는 걷기열풍은 나랏님마저 전국토를 걷기바람 속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요 며칠 전 지인들과 우리도 걷기 광풍에 빠져보려고 지리산으로 갔다. 역시 그 좁은 시골길은 걷기 광풍에 빠지고 있었다. 광주에서도 매 주말마다 관광버스가 2개 구간으로 나누어 정기적으로 운행 된다고 이야기 들은 적이 있다. 필자도 지난해 6개 구간 중, 4개 구간을 다녀온 적이 있다. 지리산은 '어리석은 사람이 들어와 살면 곧 지혜로워진다'고 해서 '지이산(智異山)'이라고 쓰고 '지리산'이라고 읽는다. 봄이 시작되는 지금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조금 더 현명해지는 건 어떨까? 묻고 싶다.
지리산 둘레 800리의 도보 길을 잇는 장거리길이다,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3개도(전남, 전북, 경남) 5개시군(구례, 남원, 하동, 산청, 함양) 100여개 마을의 옛길인 숲길과 고갯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과 장날이면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다니던 장보러가던 길 등을 복원 했다. 전체길이 약 300km에서 현재 6개구간 전북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에서 경남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까지 71km만 걸을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이 처음이라면 둘레길의 시작인 주천~운봉구간을 가보자. 남원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에서 운봉읍까지 14.3km이며, 약 6시간정도 소요된다.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던 옛길이 잘 보존된 구간이다. 인기가 있는 구간이거나 가장 화려한 풍경을 보여주는 구간은 아니다. 하지만 해발 500m에 나 있는 이 구간은 사색을 즐기며 가장 좋은 길이라 할 수 있다.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마을을 잇는 옛길과 제방길 농로길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초반 구간을 제외하고는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걷기에 편하다.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다. 가족 여행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어린아이와 동행해 구룡치(525m)가 부담스러우면 주천면 소재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 회덕마을에서 시작해도 된다. 면사무소소재지인 외평마을에서 출발하여 치안센터 앞길인 징검다리도 건너보고 호젓한 시골길도 걷다보면 재미가 있다. 이 길은 구례 사는 양민이 지리산에서 화전을 일구던 화전민이 남원장, 운봉장을 2박3일로 다니던 시절에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다녔던 길목이다. 원천천을 건너면 개미정지가 나온다. 정지란 쉼터를 표현한다. 이곳은 남원, 운봉장을 넘어가는 길목인 구룡치를 앞두고 쉬어가는 곳으로 여기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조금 오르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똥재가가 나온다. 아마도 힘이 든다고 해 똥재라 하였는지는 몰라도 가파른 언덕 오르면서 가쁜 숨을 쉬다보면 솔정지가 나오는데 이곳 모두가 그윽한 솔 향으로 머리마저 맑게 만들어 준다. 솔정지에 쓰러진 노송에 걸쳐 앉아 쉬면 나도 모르게 신선이 되는 듯 한 느낌이 온다. 솔정지에서 잠기 숨고르기 하면서 단숨에 구룡치를 오르면 이젠 더 오를 곳이 없이 솔 내음 그윽한 솔밭사이를 걷다보면 나절로 너절로 한가락씩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고 작은 오솔길 사이로 작은 계곡의 물줄기 흘러 내려 땀에 적신 얼굴을 시원하게 물을 묻힐 수 있어 좋다. 오솔길에서 가슴속에 간직된 도심에 묽은 때를 한참 닦다보면 정감어린 이름을 가진 사무락다무락을 만난다. 사무락다무락, 사무락은 바람을 뜻한 소망(所望)이 변해 만들어졌고, 다무락은 담벼락의 남원사투리로 작은 돌무더기 즉 성황당 마냥 돌을 쌓아 소망을 비는 돌담이라는 뜻이 된 듯하다.
이곳을 바로 지나면 첫 번째 동네인 회덕마을이다. 이곳의 옛 이름은 ‘모데기’인데 사람들이 모였던 마을이란 뜻으로 이곳을 지나던 양반이든 상민이든 장돌뱅이든 모두 주막에서 쉬어 막걸리 한잔에 목을 축이며 가던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회덕 아니 모데기 마을은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지리산 어느 마을치고 역사의 아픔이 없으리. 이곳의 집들은 한국전 당시 모두 불타고 없어졌다. 현재마을은 53년 이후로 한 채 두 채씩 짖다보니 마을이 형성 되었단다. 모데기에는 샛집이 있다. 샛집은 억새로 지붕을 한집이며, 짚으로 하는 집은 초가집이라 한다. 동네 입구 갈림에서 아래로 가면 주천 방향으로 위로가면 운봉으로 가는 길이다. 노치마을이 나온다. 노치(蘆峙)마을 갈대가 많은 고개 뜻으로 즉 갈재이다. 정령치와 여원치 중간에 자리하며, 이 마을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마을로 섬진강과 낙동강의 수게를 나누어지는 곳으로 마을 왼쪽은물은 낙동강의 수계인 남강으로, 오른쪽으로 흐르는 물은 섬진강이 흐르게 된다. 여기서부터 운봉까지는 옛길과 제방길이며, 특히 행정마을의 숲은 개어서나무 이루어 지금도 싶고 보호 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건넛마을인 삼산마을은 소나무로 꾸며져 있어 햇볕아래 쉬어가는 것도 운치가 있다. 회덕에서 주천쪽으로 약 500m 내려오면 구룡사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작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구룡사가 나오고, 구룡폭포로 가는 길이 있다. 이 구간을 지리산 둘레길은 아니며, 폭포를 경유하여 내려가면 육모정을 경유 주천면 소재지가 나온다. 산길이 거의 철제계단으로 형성돼 체력이 소모가 많은 편이며, 가파른 경사로는 오금이 저릴 정도다. 지금 보다는 한 달 후 정도면 산 벚꽃과 진달래가 피면 훨씬 멋이 있다. 구룡폭포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구간일부가 지리산국립공원 구역 내 구룡폭포 계곡 탐방로로 연결되어 있어 함께 둘러보기 편하다. 순환 코스는 8㎞ 정도에 달한다. 구룡폭포는 비스듬히 누운 와폭이다. 폭이 30m에 달한다. 9마리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남원사람들은 제1경으로 언제나 구룡폭포를 꼽는다. 소리꾼들에게는 '득음의 폭포'로 불리기도 한다. 박초월과 강도근, 송만갑 등 명창들이 이곳에서 폭포소리와 겨루며 자신만의 소리를 다듬어낸 곳으로 유명하다. 육모정 근처에 탐방객을 위한 안내소가 있다. 가는 길 남원으로 진입하여 춘향테마파크에 무료주차 하던가. 주천면 면사무소 앞에 주차 하고 운봉에서 주천, 남원행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주천면 사무소 앞에 지리산 둘레길 안내 센터가 있어 자료를 얻으면 된다. 무등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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