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은 역시 한옥이 제일이여! 입력시간 : 2009. 07.03. 00:00
공기 잘 통하고 피부병 등 건강에도 좋아 마을 인구 늘고 주민 공동체 의식 높아져 민박 체험 등으로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 창고 없고 겨울에 추운점 불편…개선 필요 정오가 꽤 남은 오전이었지만,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었다. 이마를 때린 햇볕이 이내 어깨와 목덜미, 등짝을 옮겨다니면서 땀샘을 자극했다. 차리리 한 곳에만 머물지, 왜 햇볕은 내 온몸을 샅샅히 헤집고 다니는 지,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햇볕에 대한 원망은 금방 거둬드릴 수 밖에 없었다. 두가지 이유에서였다. 하나는 햇볕이 내 몸을 헤집는 게 아니라 내가 온몸으로 햇볕을 헤집고 다녔는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것이요. 또 하나는 시원한 한옥 마루에서 솔잎차를 마시면서다. 무안 약실마을에서다. "지금 우리 마을에는 37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원래 27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한옥마을을 조성하면서 10가구가 이사를 왔습니다. 전입해온 사람들도 모두 50대 이하로 젊습니다. 마을 인구도 30여명이 늘어 지금은 95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무안군 몽탄면 약실마을 이장 박광일(49)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한옥으로 객을 초대해 시원한 한옥 마루에서 차 한잔을 내주며 이렇게 말했다. 차 한잔을 미처 다 마시기 전에 서늘한 기운이 목덜미를 거쳐 등짝으로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이마의 땀방울도 금방 식었다. '역시 한옥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 마을에 인구가 늘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큰 소득은 마을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게 됐다는 점입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갖게 됐고, 마을 회관 등을 함께 짓고 이용하면서 마을의 공동체 의식도 높아졌지요. 실제 농촌체험 민박체험 등을 통해 주민의 소득이 높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올 여름부터 이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박씨는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산골 오지 약실 마을에 한옥마을이 조성되면서 사람들이 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옥에서 3개월만 살면 아토피는 반드시 치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아토피가 없다. "주말마다 사람들이 약실마을을 찾는 등 요즘 살맛이 납니다. 마을 땅값이 많이 오르지 않도록 해 외지인이 입주하는 데 어려움을 덜고, 또 입주도 5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 위주로 할 수 있도록 해 마을에 활력이 넘치도록 하겠습니다." 박씨의 말이 귓볼에 여전히 남아 있을 무렵 어느새 영암 구림마을에 도착했다. 나도 한번 이런 곳에 꼭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쁜 한옥을 발견하고 마당에 들어섰다. 집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의 아주머니는 처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취지를 설명하자 시원한 물 한사발을 건네며 말문을 열었다. "우선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리고 건강에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아파트에 살다 이사온 지 6개월 조금 넘었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 기분이 달라요. 공기가 통하는 느낌이랄까, 하여간 몸이 무지 가뿐해요. 다만, 창고가 없는 점이 조금 불편하고 천정이 그대로여서 겨울에는 조금 추웠어요." 이름을 묻자 그녀는 '박정희(50·여)'라고 대답했다. "우리집은 ㄱ자형 한옥인데 우선 볕이 잘 들어와. 또 건강에 아주 좋제. 이곳으로 이사온 뒤로 내가 한 10년은 젊어진 느낌이 든다니까. 손주들이나 자녀들이 더 자주 집을 찾게된 것도 좋은 점이제." 옆집 한옥에 살고 있다는 최준기(82) 할아버지가 아낙의 말을 거들었다. 어르신은 실제 나이 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영암 구림은 전체 가구가 500여가구에 이르는 큰 마을이었다. 이 중 100여 가구가 한옥이었다. 기존의 60여가구에 새로 30여 가구가 조성된 것이란 설명이다. 구림마을을 떠나 광주로 돌아오면서 나는 새삼 한옥의 장점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옥이 세계의 으뜸 주거지로 평가받고, 한옥을 통해 주민들이 잘살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가장 잘하고 있는 정책 중의 하나로 한옥마을을 꼽던 어느 촌부의 촌평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남 행복마을 A부터 Z까지 "한옥 마을을 농어촌 마을 성공 모델화" 4천만원 무상 지원에 3천만원 저리 융자 혜택 기존마을 10호·신규 20호 이상 신축해야 자격 2006년 시작 도내 43곳 조성…매년 확대 방침 지난 2006년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행복마을 조성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낙후된 농촌 마을을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마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마을내 한옥을 지으면서 주거환경 개선 효과는 물론 주민들의 소득증대로까지 이어지면서 농어촌 마을의 성공모델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옥마을의 추진 상황, 향후 계획, 지원 내역 등에 대해 알아본다. ▲추진 배경 전남도가 도지사 공약사업으로 행복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농어촌지역에 지원되는 각종 개발사업비를 여건이 좋은 지역을 선정, 집중 지원해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 농어촌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 인구는 52%가 늘었지만, 전남도 인구는 42%나 줄었고, 이 중 20대 인구는 무려 57%나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국 평균인 8.9%를 훨씬 초과한 15.6%로 전 지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없어진 학교가 300여개에 이르고 앞으로 80여개의 학교가 더 사라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언제 없어질 지도 모르는 지역에 예산을 투자하는 것 보다 여건이 좋은 지역에 예산을 집중 투입, 마을을 살리고, 나아가 농어촌을 살리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추진상황과 성과 지난 2006년 8월 전남도에 행복마을과를 설치한 이래 지금까지 행복마을로 지정돼 한옥마을을 조성하고 있는 지역은 전남도내 43곳에 이른다. 지난 2008년까지 30곳(기존마을 정비형 18개, 신규단지형 12개)을 지정, 추진한데 이어 올해 13개의 기존마을정비형 한옥마을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한옥마을이 조성되면서 실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외지에서 인구 전입이 늘어나고 있다. 무안 약실 35명을 비롯, 함평 오두 15명, 장흥 우산 9명, 해남 매정 11명, 고흥 명천 12명 등 모두 135명의 인구 유입이 이뤄졌다. 이와함께 마을 주변 토지상승도 80%에 달했으며 외지인들의 전입 문의가 지금도 쇄도하고 있다. 또 마을 방문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고흥 명천의 경우 월 10여명이던 방문자 수가 월 50명으로 증가했으며 해남 매정마을은 월 50명에서 무려 10배가 늘어난 500여명에 이른다. 함평 오두마을도 월10여명이던 방문자 수가 월 600여명에 달하며 무안 학례마을도 월10여명에서 60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작게는 월 50여명에서 많게는 700여명까지 한옥 마을을 찾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도농교류가 확대된 것도 성과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민박 등을 유치, 소득 증가와 함께 유입된 인구가 대부분 젊은층으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은 점도 소득이다.
▲추진계획 전남도는 한옥마을이 지속가능한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전주여건 개선은 물론 주민들의 일정한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주민소득증대 사업에 역점을 두고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옥을 이용한 민박 사업, 경쟁력 있는 자원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 운영, 마을별 특화작물을 브랜드화해 판매하는 사업 등을 함께 추진한다는 것이다. 도는 이 사업을 구체화 하기 위해 민박·체험·특산품판매를 인터넷으로 예약 구매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시스템(행복마을 홈페이지)을 구축, 이달 중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행복마을 선정방식을 기획공모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한옥 대중화 및 세계화 추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옥 대중화를 위해 맞춤형 한옥을 실용화 하고 프리컷 공법으로 목재를 대량으로 치목할 수 있는 업체를 도내에 유치, 한옥단가도 낮추겠다는 것. 아울로 한옥의 장점을 국내외로 홍보해 한옥의 대중화 기반을 구축하고 한옥관련 산업과 시공업체 등을 체계화 해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올 11월 6일부터 11일까지 영암 구림마을 일대에서 전국 최초로 한옥건축박람회를 개최한다. ▲선정요건 행복마을 선정 요건으로는 필수요건과 입지요건이 있다. 필수요건은 일정동수 이상의 한옥 신축희망자가 있어야 하는데 기존 마을의 경우 10동 이상, 신규단지의 경우 20호 이상 전가구가 한옥으로 신축해야 한다. 입지요건(추가요건)은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에 자리잡고 있어야 하며 마을 뒤편으로 산이 둘러싸고 있어 전원적 분위기가 느껴져야 한다. 주택은 남향 또는 남동향 배치가 가능하면서 집터는 가능한한 150평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마을 안길은 자동차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넓게 확장이 가능한 마을이어야 한다. ▲선정절차 마을 주민들이 시군에 행복마을 신청을 하면 시군에서는 행복마을 선정요건에 부합한 지를 검토해 도에 추천을 하고, 도에서는 현지 확인을 거쳐 예비 행복마을로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마을은 한옥관광자원화사업지구로 지정, 한옥 신축사업을 하고 한옥신축이 가시화된 지역은 행복마을로 지정해 각종 국도비 사업을 우선 지원한다. ▲지원내용 행복마을로 지정된 마을은 공공기반 시설비로 마을당 5억원(도비 3억원 시군비 2억원)을 지원해 진입로, 상하수도, 마을 회관 등의 설치사업을 추진토록하고 있다. 또한 각종 국도비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해 정주여건을 개선해 나간다. 한옥을 신축하는 자에게는 전남도한옥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원대상자로 확정, 보조금 2천만원과 융자금 3천만원(3년거치 7년 상환 연리 2%)을 지원해 준다. 또 시군별로 별도의 지원조례를 제정해 2천만원 정도의 추가 보조금을 지원해 준다. 총 7천만원의 지원금(융자 3천 포함)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왜 한옥인가 전남도가 행복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왜 한옥만을 시축토록 했을까? 전남도 관계자는 "행복마을은 모든 가옥을 한옥으로 개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행복마을로 지정된 지역은 몇 년의 세월이 흐르면 마을 전체가 한옥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처럼 행복마을에 한옥만을 고집한 것은 한옥이 자연을 이용하고, 건강에도 이롭고, 농어촌 경관에 가장 잘어울리는 주거 형태인 만큼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살려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와함께 전남 농어촌 만의 특색을 살린 한옥을 지음으로써 민박으로 활용하고, 체험프로그램을 통한 관광자원화 등을 통해 주민소득 증대와 연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년한옥 천년사랑 전라남도 행복마을과장 이승옥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필수요건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발전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고 먹는 문제는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주택분야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수도권 등 대도시는 인구집중화가 갈수록 심화되어 주택난이 가중되면서 교통난과 더불어 사회 병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농어촌은 이농현상이 지속되면서 60대가 젊은층에 해당될 만큼 노인층만 늘어나고 빈집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어촌의 주택은 대부분이 시멘트 건물로 오래되고 낡아 주거여건이 좋지 않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멘트 건물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는 21세기 환경병인 아토피를 유발시킬 뿐 아니라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크롬을 다량 발생시킨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시멘트에서 인간의 체온을 빼앗아가는 냉복사 현상이 나타나 사람의 자율신경계, 호르몬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모 대학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황토와 시멘트 모형집에 각각 생쥐를 암수 5마리씩 넣고 4주동안 생장과정을 관찰한 결과 시멘트 모형집은 6마리가 폐사하였으나 황토 모형집은 10마리 모두 건강하였다. 이제 황토와 목재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한옥은 21세기 웰빙시대를 맞이하여 시멘트 주택의 대안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한옥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건물에 비해 건축비가 비싸고 생활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 반세기동안 외면당해 왔다. 그러나 전남도에서는 전통한옥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살린 현대식 생활한옥을 보급하고 있다. 한옥은 주민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관광자원화하여 도민들의 소득을 높이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 그런데 한옥은 건축비가 높아 농어민이 기피하고 있어 지난 2005년에 '전라남도 한옥지원조례'를 제정하였고 최근까지 22개 시군에서도 자체 한옥지원조례를 제정하여 보조(4천만원 내외)와 융자금(3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는 한옥건축을 희망하는 농가가 별로 없었으나 현재는 한옥의 장점들이 널리 홍보되어 금년에는 800여동 이상 신축하는 등 한옥 붐이 크게 일고 있다. 이러한 한옥 건축 붐이 조성됨에 따라 전남도에서는 한옥의 장점을 널리 홍보하고, 관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한옥건축박람회'를 올 11월에 개최한다. 대부분의 박람회가 대도시의 컨벤션센터에서 일회성으로 개최되는데 반해 전남도는 전통한옥이 집단화되어 있는 농촌마을의 중심지인 영암군 구림마을에서 개최하여 전통한옥과 현대식 한옥을 두루 살펴볼 기회를 제공하고 한옥민박 등 현장체험위주로 진행된다. 또한 한옥박물관 등 관련 시설들을 연차적으로 설치하여 관광자원화 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한옥관련 산업인 목재제재와 황토, 창호제작 공장등을 도내로 유치하여 한옥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한옥시공도 도편수 등 개인시공보다 전문공사업 이상으로 등록한 업체로 제한하여 한옥산업을 기업화함으로써 견실시공을 유도하고 사후관리에도 철저를 기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한옥신축은 단순한 주택보급에 그치지 않고 한옥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산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제 한옥은 전남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넘어 전국화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떠났던 도시민이 다시 돌아오는 곳으로 바꿔 놓고 있다. 이종주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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