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여행-완주 만덕산 얼마나 많은 덕을 쌓았기에 입력시간 : 2007. 08.31. 00:00
백두대간의 장수 영취산에서 분기된 금남호남정맥은 주화산에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어 곰치재를 지나 약 3km 거리에 빚어 놓은 산이 만덕산이다. 만덕산에서 계속 남쪽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은 슬치재~경각산~오봉산~추월산~내장산~백암산으로 이어진다. 산 이름이 그렇듯 만인에게 덕을 베푼다는 뜻이다. 임진왜란과 6·25 때 크게 전화를 입지 않았는데, 그 덕을 주민들은 만덕산에 돌리고 있다. 이 산은 지금도 등산코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산자락 북쪽에 화심온천, 남쪽에 죽림온천을 터뜨려 놓아 계속 덕을 베풀고 있다. 고구려 때 보덕화상이 이 산자락에다 만덕사(萬德寺)를 개창한 데서 산이름이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부처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만 가지에 달하는 덕을 가진 이는 부처 뿐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구름이 많다더니 날씨는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다. 산뜻하고 날렵한 신형버스인 토요의 애마도 2시간의 주행끝에 모래재 정수리를 오르려는가 싶더니 터널 못미쳐 휴게소다. 휴게소 옆으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 공원묘지 조성공사가 한창인 곳의 된비알을 지나 호남정맥이 시작되면서 주능선에 올라선다. 구름이 많다는 일기예보는 어디가고 햇살만 쨍쨍하다. 장엄한 능선이다. 백두대간상의 영취산에서 뻗어 나온 금남호남정맥이 진안 마이산을 지나 주화산에서 동으로는 금남정맥을, 남으로는 호남정맥을 만들어 놓은것이다.
호남정맥은 우리의 뒷편인 주화산에서 시작하여 가장 먼저 만덕산을 솟구치려고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는 그 호남정맥이 시작되는 등줄기에 우리가 올라 걷는 것이다. 된비알을 올라쳤다가 툭 떨어지기를 몇차례 적내재를 지나고 한참 만에야 곰치재다. 웅치전적비도 세워지고 한적한 비포장 도로가 보기에도 가지런스럽다. 도로를 횡단하여 숨을 몰아쉬는 그야말로 힘든 산행이다. 나뭇잎 사이로 저 아래는 드높은 교각위로 상판이 설치된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조두치를 지나 제2쉼터에 도착하니 미륵사 갈림길이다. 아찔한 산기슭에 둥지 튼 미륵사 신기할 뿐 경사진 골짜기에 어떻게 절이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바위 아래에 암자 수준의 작은 절 미륵사가 둥지를 틀었다. 미륵사 뒤에는 우뚝 솟은 바위 하나가 있어 사람들은 이 바위를 미륵바위라 부르고 있으며 그 평평한 바위에는 3m 정도 높이의 삼층석탑이 서서 부처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지대가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한 산신각에 서서 바라보는 미륵사와 삼층석탑, 그리고 미륵바위의 풍경은 압권이고 정면으로 펼쳐지는 산 풍경이 절정을 이룬 곳이다. 제2쉼터에서 숨을 가다듬은 후 8월의 따가운 기온을 해치며 된비알을 숨가쁘게 오르니 정상으로 이르는 삼거리다. '만덕산 761m'로 표기된 삼거리에 도착한다. 만덕산을 오른 사람들이 대체로 정상으로 혼동하는 곳이다. 그러나 방금 지나온 정상 표지판이 있는 봉우리와 이곳은 모두 정상이 아니다. 여기에서 북쪽 능선으로 10분 정도 더 가야 정수리에 설 수 있다. 주화산에서 시작된 호남정맥이 곰치재를 지나 남서쪽으로 뻗어오다가 이곳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정상은 호남정맥에서 약간 비켜서 있다. 정상에는 삼각점만 있을 뿐 아무런 표지가 없기 때문에 방금 지나온 삼거리나 정상 표지를 해놓은 봉우리를 정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상 일대 동서남북 막힘없는 조망 감탄
정상에서의 조망은 좋지 않고 북쪽으로 50m만 더 가면 시원한 조망처가 나온다. 특히 오늘 날씨가 가을 날씨 이상으로 청명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멀리 시야가 트인다. 북쪽으로 연석산·운장산·구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큰 파도를 그리고, 그 뒤로 대둔산과 계룡산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준다. 동쪽으로는 덕유산 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백두대간이 유장하게 흘러간다. 그리고 그 앞으로 마이산이 두 개의 귀를 내밀고, 장안산을 지난 금남호남정맥이 팔공산·덕태산·성수산을 지나 마이산으로 이어지면서 불쑥불쑥 봉우리들을 솟구쳐 올렸다. 서쪽으로 보이는 전주시내와 모악산, 고덕산의 모습도 정답다. 다만 바로 아래에 건설 중인 고속도로 때문에 수십 미터 높이의 시멘트 교각위에 상판이 깔리고 산허리가 잘려나가고 터널의 구멍이 뚤리면서 예전에 비해 산만한 모습으로 보기가 흉하다지만 우리나라 발전의 현 주소이거늘 이를 어이하랴. 현재 만덕사터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서쪽 계곡인 불당골 입구에 사는 대흥리 주민들은 “옛날 불당골에 절이 7채나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한 정상 부근 바위지대에는 옛날 진묵대사가 수도했던 바위 속에서 세 식구만 먹을 수 있는 쌀이 솔솔 나왔는데, 어느 날 버릇없는 사람이 쌀을 더 많이 나오게 하려고 꼬챙이로 쌀구멍을 쑤신 이후부터 쌀이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주능선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100m 쯤 가다보니 수십 미터에 이르는 둥그스름한 바위가 높이 솟아있고, 그 뒤로 수많은 산들이 첩첩하다. 솟대바위와 첩첩한 산줄기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산줄기들이 그리는 산 그림은 곡선이 그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화이자 한국인의 부드러운 심성을 길러준 모태다. 정상이라고 표시된 암봉으로 오르는데 가깝고 먼 산들이 가슴에 안겨온다. 고덕산과 경각산, 모악산이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다. 무엇보다도 멀리서 다가오는 지리산과 덕유산의 웅장한 모습도 가슴이 뭉클하다. 글=박길만 광주토요산악회 회장 박길만 사진=김영복 광주토요산악회 회원 무등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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