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만으론 안돼…`연금 3重보장` 갖춰야
은퇴 부부 최소 월 150만원 필요…300만원돼야 여유 저소득층 1140여만명은 공적연금서도 빠져 큰 문제 | |
| 기사입력 2011.08.16 17:25:03 | 최종수정 2011.08.16 20:34:06 | |
◆ 대한민국 은퇴보고서 / Happy 100 호모 헌드레드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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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중심가의 파크스트리트에 위치한 씨티그룹 빌딩. 은퇴를 앞둔 샘 레온 씨(62)는 부인과 함께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을 떠날 계획으로 들떠 있다. 30년간 평균 연봉 11만4000호주달러(AUD)의 15%를 호주식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에 착실히 부어 온 그에게 은퇴는 가슴 설레는 인생의 새 출발이다. 의무 납입분은 소득 9% 선이지만 그는 자발적으로 6%를 더 납입했다. 예상대로라면 3년 뒤인 65세부터 퇴직연금으로 매년 3만호주달러(약 3300만원)와 개인연금까지 합쳐 근심 없는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거주하는 마리아나 씨(64ㆍ여). 2년 전까지 네 평짜리 타코 식당에서 일했지만 극심한 관절염 탓에 결국 그만뒀다. 노후 준비가 전무한 그가 기댈 곳은 오로지 자식뿐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의류점에서 근무 중인 큰아들이 송금하는 월 150~200달러가량의 생활비가 그의 유일한 버팀목이다. 멕시코 생산가능인구의 81%는 멕시코 사회보장청(IMSS)이 지급하는 퇴직연금이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연금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셈이다. 절대 다수 멕시코 노년층의 은퇴는 자식에게 의존하는 `자(子)테크`다. 그러나 멕시코의 전통적인 가족 간 결속도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흔들리면서 노인들의 위기의식이 높아가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갈수록 이들의 불안은 팽배해질 수밖에 없다. 마리아나 씨는 "노인문제를 방치해온 정부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는 연금천국 호주와 시시각각 어두운 구름이 다가오는 멕시코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국민연금연구원이 2009년 50대 이상 중고령자 5209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2%가 노후생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국무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이 지난 5월 통계청의 2010년 가계소비지출 동향 자료를 토대로 은퇴 후 2인 부부 기준 생활비 지출내역을 산출해 본 결과 궁핍단계를 벗어난 최소 수준의 생활 유지에는 150만원 정도가 들어가고 보통수준의 생활 유지에는 200만원, 약간의 저축이 가능한 여유수준의 생활 유지에는 300만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활동기간 지출의 약 70% 수준이다. 식료품비와 함께 도시생활에 꼭 필요한 통신 및 교통비, 자가용 운영에 필요한 유지보수 및 보험료, 세금 등은 줄이기 힘든 항목이다. 가구 기준 10만~20만원 선으로 책정한 의료비 지출이 예상외로 늘어날 경우 지출 균형이 깨지면서 빚이 늘어나기 십상이다. 노년이 될수록 지인과 자녀들의 경조사가 많아지는 만큼 경조사비 지출도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150만원은 최소한의 생활안정을 보장해주는 마지노선이 아니다. 또 이따금 여행이라도 다니면서 노년의 여유를 찾고 싶다면 300만원도 많은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대표적인 노후준비 수단인 국민연금 지급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다. 월소득액 300만원인 근로자가 국민연금을 30년 동안 가입해 60세 은퇴시점에 받는 노령연금은 매월 약 100만원에 불과하다. 근로기간 월소득액의 70%인 210만원을 지출 기준으로 삼는다 해도 110만원 정도 적자다. 그렇다고 소비수준을 무리하게 줄여야 한다면 먹고살기에만 급급한 상태로 떨어지게 된다. 국민연금이 고령인구 증가로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적 연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 연금은 5년에 한 번씩 재정계산을 통해 장기운용계획을 세우고 있다. 2008년 제2차 국민연금재정 계산에서는 최근 급속히 빨라진 기대수명 연장 추세가 반영되지 않았다. 생존기간에 비례하는 국민연금 지급 기간이 늘어나면 월수급액 규모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과 함께 직장의 퇴직연금, 개인연금에도 가입해 3층 소득보장 장치를 미리 갖춰두는 것이 꼭 필요한 이유다. `역모기지`로 불리는 주택저당 연금과 농촌 고령자들을 위한 농지저당연금도 긴급 수단으로 주목해 둬야 한다. 은퇴재무설계 전문가들은 자산, 부채, 부동산 등 자신의 재산상태를 평가한 뒤 은퇴 이후 지출 수준과 생활비를 산정하고 부족한 자금이 얼마인지 파악해두는 것을 서두르라고 조언한다. 부족 자금을 메우기 위해 30대~40대 초반에는 주식이나 창업 등 리스크가 큰 전략도 활용할 만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노후설계의 첫걸음은 연금 가입이다. 문제는 공적 연금에도 가입할 수 없는 저소득층 1140만명의 노후대책이다.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월 9만1000원의 기초노령연금만으로는 생활이 될 수 없고 무작정 연금지급액을 늘릴 경우 머잖아 재정이 파탄나고 만다. 또 자발적으로 연금을 가입하려는 동기도 약화된다. 저소득층을 위해 본인의 연금 가입부담을 전제로 그 액수만큼 정부가 매칭펀드 형태로 지원해 연금 가입을 유도하면서 재정 안정의 절충점을 찾는 방안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 호모헌드레드는 현 인류 조상을 호모 사피엔스(Homo-sapiensㆍ생각하는 인간)로 부르는 것에 비유해 100세 장수가 보편화하는 시대에 인간을 지칭하는 학술 용어다. 100세 시대는 고령자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대를 사는 인류 전체가 새로운 경제ㆍ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인류학적 패러다임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생겼다. 유엔은 2009년 `세계인구고령화(World Population Aging)` 리포트에서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가 2000년에는 6개국뿐이었지만 2020년에는 31개국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호모 헌드레드 시대`로 정의했다. 국무 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100세 시대`를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한 연령(최빈사망연령)이 90대가 되는 시점으로 정의했다. 현재 우리나라 최빈사망연령대 추이로 보면 2020~2025년께가 그 시점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매일경제는 100세 시대를 재앙이 아닌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 타이틀을 `Happy 100, 호모헌드레드`로 이름지었다. [기획취재팀 = 서양원 팀장(동남아) / 이창훈 기자(북유럽) / 임상균 기자(일본) / 김인수 기자(미국) / 송성훈 기자(중유럽) / 전정홍 기자(호주·뉴질랜드) / 김유태 기자(남미)]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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