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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⑱태국-미얀마 국경, 정치는 그들을 막지만 경제는 강을 타고 흐른다

ngo2002 2011. 7. 7. 09:56

태국-미얀마 국경, 정치는 그들을 막지만 경제는 강을 타고 흐른다
배고픈 미얀마인들 생필품·일자리 찾아
고무튜브로 강 건너 공공연히 `불법왕래`
기사입력 2011.06.27 17:10:04 | 최종수정 2011.06.28 09:26:2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⑱ ◆

매솟(태국)과 미야와디(미얀마)는 므이(Moei)강을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국경도시다. 국경선을 이루고 있는 폭 30m가량의 므이강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며, 미얀마 동쪽을 흐르는 살윈강과 합쳐진 후 방향을 남쪽으로 돌려 인도양으로 흘러간다. 매솟과 미야와디는 `아시안하이웨이 1번 도로(AH1)`에 속하는 `태국-미얀마 우정의 다리`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태국을 통과한 `아시안하이웨이 취재팀`은 다리 앞에서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다. 태국과 늘 갈등관계에 있던 미얀마가 지난해 7월 태국이 제방을 건설하려는 계획에 반발해 우정의 다리를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우정의 다리` 규모는 길이 430m, 폭 13m인 왕복 2차로다. 아시안하이웨이를 관할하는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가 추진해 1997년 완공됐다. 다리가 이처럼 늦게 건설된 것은 두 나라 간 뿌리 깊은 앙숙관계 때문이다.

깊은 적대관계에도 불구하고 AH1을 완성하고자 하는 ESCAP 측 의지와 오래전부터 단일 생활권이었지만 다리가 없어 불편했던 양국 주민의 숙원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태국과 미얀마 측 공감대 덕분에 다리는 완공됐다. 다리 건설을 위해 태국은 약 300만달러를 부담했고, 미얀마는 노동력을 제공했다.

하지만 다리는 지난해 7월부터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태국이 므이강에 제방 건설을 시작하자 미얀마는 이 제방이 자국 영토 내에서 침식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하며 국경을 막아버린 것. 다리를 통한 차량 이동과 미얀마인 출국은 아예 봉쇄됐다.

미얀마인들이 고무튜브를 타고 므이강을 건너 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무튜브 사공이 줄을 놓치자 손으로 물을 저어 건너고 있다.
취재팀은 건너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강 건너 미얀마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강폭이 좁은 곳을 찾아 므이강 상류(남쪽)로 걸어갔다.

우정의 다리에서 남쪽으로 200여 m 떨어진 곳에 다다랐을 때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굵은 로프 두 개가 강을 가로질러 놓여 있었고, 그 로프를 따라 커다란 고무튜브가 강을 건너 태국 쪽으로 오고 있었다. 뱃사공으로 보이는 10대 후반 청년은 로프를 잡고 지름 3m가량인 튜브를 태국 쪽으로 몰고 왔다. 가슴에 자루와 가방 등을 안은 `승객` 8~9명은 서로 어깨에 의지해 강물에 흔들리는 튜브 위에서 중심을 잡았다. 태국으로 오는 `상행선`이었다. 튜브가 맞은편 강변에 도착하자 곧이어 또 다른 튜브가 사람들은 싣고 강물 위로 올라섰다. 굵은 로프를 놓쳤을 때는 헤엄을 쳐 태국 쪽으로 건너왔다. 상류 쪽에는 미얀마로 돌아가는 `하행선` 고무튜브가 강물 위에서 로프를 따라 움직였다. 역시 자루를 가슴 혹은 어깨에 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

고무튜브 출발 지점인 미얀마 쪽 강변에는 20여 명이 탑승 차례를 기다렸고, 그 뒤 강둑에서는 고무튜브 관리인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사람들에게서 뭔가를 받았다. 통행료인 듯 보였다. 튜브를 통한 통행은 우정의 다리 북쪽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었다.

튜브에서 내린 미얀마인들은 우정의 다리 근처 한곳에 모여 자루를 내려놓고 뭔가를 기다렸다. 그 옆 파라솔에는 태국 쪽 안내인으로 보이는 3명이 앉아 있었다. 5분쯤 뒤 미니버스 한 대가 오더니 자루를 모두 싣고 갔고, 이어 트럭이 나타나 미얀마인들을 태우고는 매솟 시내 쪽으로 이동했다.

안내인으로 보이는 태국인에게 물었더니 "미얀마인들이 쌀ㆍ담배 같은 것을 싣고 와서 팔아 연필ㆍ신발 등을 사서 돌아가거나 공사장 혹은 농장에서 잠시 일을 해 돈을 벌어간다"면서 "다리가 막혔어도 미얀마 사람들이 하루 200명 넘게 오간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1인당 소득이 500달러 내외로 태국에 비해 8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많은 미얀마 사람들이 태국에 일하러 온다.

그는 "옛날부터 미얀마 사람들이 배를 타고 오갔고 다리가 막혔어도 지금도 계속 왕래한다. 늘 이웃처럼 살았기 때문이다. 봐라, 태국 군인이 저기 있지만 막지도 간섭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변에 위치한 림모에이 시장 내 식품점 주인도 "미얀마인들이 강을 자유롭게 건너와서 미리 준비한 물건을 팔거나 태국 물건을 사서 돌아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널따란 시장을 둘러보니 태국 사람은 물론 미얀마인들을 겨냥한 듯한 각종 잡화류가 보였다. 정치적인 이유로 다리는 막혔지만 옛날부터 단일 생활권인 이곳 국경도시 사람들은 이동을 멈추지 않았다. 삶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므이강 고무튜브와 림모에이 시장에서 엿볼 수 있었다.

[기획취재팀 = 김상민 부장대우 / 이상훈 기자 / 서유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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