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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⑰방콕시내 쫙 깔린 일본車…日 기침하면 태국경제는 `몸살`

ngo2002 2011. 6. 23. 09:03

방콕시내 쫙 깔린 일본車…日 기침하면 태국경제는 `몸살`
외국인투자 36%·수입 21% 日에 의존…대지진후 車공장가동 50% 줄어
기사입력 2011.06.22 17:25:30 | 최종수정 2011.06.22 20:45:1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아시안하이웨이 대장정 ⑰ ◆

캄보디아ㆍ태국 국경을 `아시안하이웨이 1번도로(AH1)`를 따라 넘어가는 풍경은 대조적이다. 캄보디아 국경도시인 포이펫은 높은 건물이 늘어서 있는 데 비해 태국 국경도시인 아란야쁘라텟은 별로 눈에 띄는 건물이 없다. 얼핏 보면 캄보디아가 더 발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반대다. 캄보디아는 관광 수입을 늘리고자 국경 도시에 카지노와 호텔을 허용했다. 당연히 외관은 번드르르한 모습이다. 반면 태국은 그렇지 않으니 높은 건물을 보기 어렵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경제 격차는 국경 건물이 아니라 오가는 차량에서 발견된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가는 차량은 화물을 가득 싣고 있었다. 반면 태국으로 돌아오는 차량은 텅 빈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캄보디아가 내세울 것은 관광업과 농업인데, 태국도 농업대국이다보니 캄보디아로서는 태국으로 보낼 물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도로도 두 나라의 격차를 확실히 보여줬다. 캄보디아 도로도 외국 원조를 받아 많이 개선됐다지만 왕복 2차로에 불과한 반면, 태국 도로는 완벽한 고속도로였다. 시속 120㎞를 우습게 넘기 일쑤였다. 아시안하이웨이 표지판도 잘 정비돼 과연 `동남아시아의 중심국가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콕 시내를 관통하는 메남강과 연결되는 운하에서 목욕을 하며 놀고 있는 태국 청소년들.
하지만 도로변 마을의 낙후된 모습, 수도 방콕 시내의 낡은 건물, 제대로 완비되지 못한 교통망 등에서 태국 경제가 생각만큼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태국은 제조업이 취약한 데다 지나치게 일본 의존도가 높고, 관광산업 비중이 높다는 약점을 보인다.

태국 경제의 취약성은 올해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검증됐다.

올해 4~5월 태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대지진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태국은 연간 약 160만대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자국 회사나 자체 브랜드는 없다. 대부분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닛산 등 일본 업체가 생산 비중 89%(2010년 기준)를 차지한다. 당연히 일본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태국자동차협회(TAI)에 따르면 가동률 하락으로 태국의 2분기 자동차 생산량이 15만대 감소하고 750억바트(2조68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연간 생산대수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3~5월 방콕을 중심으로 태국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유혈 진압 속에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자 자국민의 안전을 우려한 세계 각국이 태국을 여행 주의 국가로 지정했다. 이 바람에 태국을 찾은 관광객이 크게 줄어 약 50억달러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08년 12월 반정부 시위대의 방콕 국제공항 점거 당시에도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2위 경제대국인 태국은 지난해 GDP 성장률이 7.8%에 달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수출이 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도 4%를 웃도는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외부 요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가 깔려 있다. 태국의 수도이자 경제중심지인 방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두 가지 있다. 일본 자동차와 일본 기업의 간판,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이다.

일본에 대한 태국의 경제적 의존은 절대적이다. 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가운데 일본 기업들의 비중은 지난해 35.9%에 달했다. 2009년 40.5%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1위다. 유럽 기업 전체의 투자 비중 26.7%와 비교하면 태국의 일본 의존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자동차산업이 가장 극명한 사례다. 태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외국 자동차업체 14개 가운데 8개가 일본 기업이다. 이런 탓에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흔들리자 태국의 공장도 몸살을 앓았다.

무역에서도 일본 의존도가 높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2010년 378억달러로 전체 수입 가운데 20.8%를 차지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13.3%)을 따돌린 압도적인 1위였다. 수입 물건 5개 중 1개가 일본 제품인 셈이다. 대일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0.5%로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러다 보니 일본이 흔들리면 태국은 중병을 앓는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 삼성전자 태국법인 손종국 차장은 "1990년대 말 태국에 외환위기가 닥쳤을 당시 외국 기업 대부분이 철수를 했지만 일본 기업들은 그대로 남았고 이를 태국 정부와 태국인들이 높이 평가했다. 이때부터 일본의 위상이 더욱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태국 국내 경제는 화교들이 장악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저축률은 20%를 웃돌지만 중국계(화교) 출신자들의 저축을 제외하면 저축률은 크게 낮아진다. 태국인 대부분은 거의 저축을 하지 않고 바로 소비해 버린다.

[기획취재팀=김상민 부장대우 / 이상훈 기자 / 서유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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