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귀농시대

3.`노후 5층보장`으로 복지시스템 수술 필요

ngo2002 2009. 11. 25. 10:31

국가주도 `국민+퇴직+개인연금` 한계
부동산에 편중된 개인 자산 리모델링
◆ 베이비부머 은퇴쇼크 시작됐다 제1부 / ③ 사회보장 3층에서 5층으로 ◆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개인, 국가 차원의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개인들은 자칫 저소득층으로의 추락까지 염려되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산 형성과 배분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한 재테크 전문가는 "사교육 한 건 줄이고 본인 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자녀 미래에 더 도움이 된다는 시각에서 자체적인 강제 저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처럼 부동산과 자녀교육에 올인하는 식의 재원 배분은 가까운 장래에 큰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란 경고다. 입시제도를 시급히 손질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 능력없는 국가 대신 스스로 준비해야

= 국가는 현 수준의 노후 보장을 지속할 능력마저 이미 상실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앞으로 국민연금ㆍ건강보험 지출 스케줄을 감안하면 현상유지조차 어렵다.

오영수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지는 공짜점심이 아니다"며 "복지를 요구하면서 증세를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확실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택은 크게 두 가지다. 국가가 많은 세금을 거둬 개인의 노후를 보장하는 유럽식 모델과 적은 세금을 내는 대신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는 영미식 모델이다.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하며 어설픈 중간자적 선택은 실패로 그칠 공산이 크다.

현재의 영미식 경제체제를 이탈해 유럽식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대폭적인 증세가 불가피해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능한 길은 보다 확실한 개인책임주의로의 전환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럽 은퇴자들이 편안한 노후를 즐기고 있다고 해서 이 같은 현상만 보고 그들을 벤치마킹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3층에서 5층으로 시스템 혁신

= 개임책임주의를 전제로 한 한국식 은퇴설계 시스템의 핵심은 기존의 `3층보장론`을 뛰어넘는 `5층보장론`이다. 3층보장론은 국민연금(국가)-퇴직연금(기업)-개인연금(개인)을 통해 노후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오영수 연구위원은 "기본적인 보장은 정부가, 표준적인 보장은 기업이, 충분한 보장은 개인이 준비한다는 것이 3층 보장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라며 "정부 주도 사회보장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3개 연금이 순차적으로 도입돼 운영 중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도입 단계에 있고 개인연금은 주택대출, 자녀 교육비 등에 밀려 충분하지 않은 형편이다. 명목상의 3층보장 체제는 구축돼 있지만 실질적으론 유명무실한 셈이다.

그래서 5층보장론이 필요하다. 기존의 3층보장론을 한층 강화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복지제도 도입과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노후까지를 추가 목표로 하는 체제다.

◆ 개인연금 위주의 3층보장 강화

= 1층은 극빈층 및 차상위 계층을 보장하는 체계다. 그러나 이들의 국민-퇴직-개인 연금의 수혜율은 사실상 `0`에 가깝다. 이에 따라 기초사회보장 수급 등 별도의 프로그램에 따라 지원하다 보니 지원도 충분치 못한 데다 막대한 재정부담까지 유발하고 있다.

정성태 선임연구원은 "시장원리를 가미해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연금 가입 인센티브, 근로 비례 연금 수급 등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센티브를 통해 저소득층이 3층보장체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원을 위해 자발적인 모금으로 구성된 `사회연금펀드`를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2, 3, 4층은 기존 3층 체계를 구성했던 국민-퇴직-개인연금의 확대 개편이다. 개편 과정에서 개인책임주의 원칙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위주의 3층보장론을 개인연금 위주의 3층보장론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제지원 강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국민 모두가 개인연금과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개인이 은퇴, 질병 등 일생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비하는 체제를 갖출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재정부담 등을 고려해 최소 보장 수준을 정한 뒤 이를 반드시 지키고 포퓰리즘 등에 의해 선을 넘어서는 안 되며, 개인의 자조노력을 뒷받침하는 선에 머물러야 한다.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 등 각종 방계 조직들을 흡수합병한 뒤, 40년 가입시 생애 평균소득의 40%를 안정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인세 등 세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개인퇴직계좌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 베이비붐 세대 은퇴는 일자리 지원으로 대처

= 마지막 5층은 적절한 일자리 제공이다. 정부 재정부담 능력이 부족한 이상 일하는 노후가 불가피하다. 다만 일하는 노후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퇴직 후 현 직장에서 계약직으로의 재고용 등 단계적 은퇴 시스템, 직업전환교육, 근로인센티브 부여, 중소기업의 대기업 퇴직자 흡수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이는 당장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곧바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도 단카이 세대 은퇴에 대응하기 위해 뒤늦게 관련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선 기업 노력도 절실하다. 은퇴자의 저소득층 추락은 소비활력 상실 등 거시적으로도 기업에 손실이다.

정성태 연구원은 "당장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기업들이 나서지 않으면 결국 누구도 나서지 않는 `죄수의 딜레마` 현상이 벌어진다"며 "모두가 나서면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시각에서 공동화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제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생생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 하고 직업, 세대, 가족구성 등으로 케이스를 구분해 구체적인 자가진단 및 새로운 은퇴설계 모델을 모색(시리즈 2부 예정)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 매경ㆍ보험연구원 공동기획

※ 후원=삼성생명ㆍ대한생명ㆍ교보생명ㆍING생명ㆍAIA생명ㆍPCA생명ㆍ뉴욕생명ㆍ생명보험협회

[특별취재팀 = 박유연 기자 / 윤성훈 기자 / 류건식 기자 / 오영수 기자 / 변혜원 기자 / 김대환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2009.10.26 17:29:38 입력, 최종수정 2009.10.26 17:4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