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주식..경매)

12.고수 인터뷰 "원자재값 폭등 이달말이 정점

ngo2002 2009. 11. 19. 10:11

"
해외펀드는 중국ㆍ브라질 유망
주식으로 고수익 올리는 시대 지나…경기흐름ㆍ기업이익만 보고 투자를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홍성국◆

"원자재 관련 펀드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오히려 조금씩 나눠서 환매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때입니다. 지금 새롭게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최근 유망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는 실물투자가 꼭지에 다다른 것 같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였고, 최근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증권가의 미래학자`로 불리기도 하는 사람. 그는 현재 천연자원과 곡물시장에서는 전형적인 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시장 전반에 걸쳐 공급 사이드의 비이성적인 가격 상승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적인 현상(그는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지칭하지 않고 약한 표현으로 `~적인 현상`으로 표현했다)이 나타나고 있지만 3월 말이 정점일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지만 70년대 오일쇼크 때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은 다신 오지 않을 겁니다. 그것은 글로벌 경제가 `상호의존적 세계화`와 `세계 경제 효율화`로 인해 급격한 공급 위축을 완충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 증시 바닥근접…내릴때마다 사라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이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적 현상`을 예상하고 모든 자산에 대한 투자에 비관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3월을 정점으로 줄어든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의견을 서서히 바꾸고 있다. 공급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실물시장 거품도 많이 빠질 것이고, 다시 새로운 투자 기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새로운 투자 기회는 그가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듯 부동산도 채권도 아닌 주식이다.

"주식은 반드시 한 번 더 상승 모멘텀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처럼 급격한 상승은 아니겠지만 다시 한번 그런 기회가 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분명히 한 차례의 상승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홍 상무가 주식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확신하는 근거는 뭘까? 아주 쉽고 기본적인 논리다. 주식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하는 것인데 지금은 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밸류에이션으로 볼 때 글로벌시장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미국이 89년 당시 금리가 12%대였을 때 주식시장의 PER가 평균 13배였습니다. 반면 지금은 금리가 3%대로 낮아졌는데도 PER는 역시 13배에 머물고 있습니다. 돈을 은행에만 넣어놔도 10% 이상 금리를 받던 때와 지금의 밸류에이션이 비슷하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는 89년 당시 일본 증시의 PER는 80배였으나 지금은 14배에 머물고 있는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모두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수십 년간 지켜보면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습니다. 위기의 정점에서 주가는 바닥을 친다는 것입니다. 3월이 불확실성의 정점이라면 주가는 그 전후가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 상무는 국내 대표 전략가(Strategist)로서 수십 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사례로 조언했다.

"TV 9시 뉴스 톱기사와 신문 1면 톱기사로 증시가 활황이라고 나올 때가 `꼭지`가 아닌 때가 없었고, 그 반대로 세계가 불안하다고 할 때가 바닥이 아닌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원자재 펀드는 꼭지에 가까웠고, 지지부진한 증시는 바닥에 가까웠다는 해석이다.

# 동유럽 국가 투자 신중해야

노련한 훈수꾼답게 홍 상무는 지금 바닥에 왔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이번 하락장세가 PER 9.5배였던 전 저점(1만1570)에서 반등할지 그 아래로 내려갈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연말 전에는 다시 한번 상승 모멘텀을 가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더 잦은 분할매수`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를 사려면 10번에 나눠서 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가가 내리면 사고, 또 내리면 다시 사는 식으로 10차례로 나누라는 것이지요." 시장이 불확실하고 등락을 거듭하니 비싸게 사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내 주식을 사는 게 좋을까 해외 주식을 사는 게 좋을까. 그는 국내 증시는 아직도 아주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익이 좋아지는 모멘텀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 전 저점보다 25%가량 하락했으므로 빠질 만큼 빠져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판단도 긍정적이다. 해외 펀드에서 유망한 지역은 중국과 브라질을 꼽았다. 중국(특히 국내 펀드투자자들이 투자하게 되는 H증시)은 너무 많이 하락한 상태며 브라질은 자원부국으로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유라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아주 조심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모라토리엄(국가부도 등으로 인한 지불유예조치)`이란 단어가 나오는 기사도 가끔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머징마켓을 노린 해외 투자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인플레이션이 염려되는 상황인데 정작 이들 국가의 정부나 금융 시스템은 이를 통제할 만한 여력이 안 된다는 것이다. 헝가리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은 잘 관찰하고 주의해 투자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 다음 장세 주도주는 ITㆍ금융주

미국과 선진국에 대한 투자는 회복하는 기미를 확인한 후 천천히 진입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가 회복된다면 분명히 이머징마켓 중심일 것입니다. 경기가 좋아진다면 투자보다는 소비 쪽이 먼저 수혜를 볼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 이미징마켓의 대표인 중국 관련주, 소비와 직결되는 IT(정보기술)와 금융주가 유망해 보입니다."

경고성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투자한 사람들이라면 당신들은 그동안 너무 좋은 장만 봐 왔다. 다시는 그런 증시를 만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미래의 변화를 읽지 못하면 수익을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그는 이제부터 두 가지만 보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요소는 바로 경기의 방향과 기업 이익이다.

"욕심 부리지 말라는 것이 요체입니다. 예를 들면 경기가 호전되고 있을 때 A기업의 올해 이익이 10% 늘어날 전망이면 주가도 10% 정도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상한 정보나 소문을 듣고 30~40% 수익률을 바라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겁니다."

[김선걸 기자]

2008.03.07 09:02:53 입력, 최종수정 2008.03.07 14:2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