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주식..경매)

11.[고수인터뷰] 5년뒤를 보면 한국이 최고의 투자처

ngo2002 2009. 11. 19. 10:10

산업 성장성ㆍ넘쳐나는 자본ㆍ기업이익 변동성 축소
황성택 IMM투자자문 사장

1996년 현대종합금융에서 한창 주식 운용에 열을 올릴 때였다. `벤처`라는 용어조차 생소할 때 황성택 IMM투자자문 사장은 다우기술 미래산업 등의 벤처기업을 보면서 " `금융벤처`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꿨다고 했다. 이 꿈에 도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황 사장은 1997년 주식운용 전문가인 자신과 채권 전문가, 파생상품 전문가, 구조화상품 전문가 등 동료ㆍ친구들과 함께 회사를 떠나 `금융벤처` 창업에 도전했고 1998년 4월 지금의 `IMM투자자문`을 세웠다.

10년이 흐른 요즘 황 사장은 제2 도전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것.

지난 2월 15일 IMM투자자문의 운용업 진출과 관련된 인가 신청을 금융 당국에 제출한 후 담담하게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연내 운용사로 전환한 이후 2012년까지 사업계획을 세워놓는 치밀함도 보였다.

# 중국증시 밸류에이션 너무 부담

굳이 `제2 미래에셋`이 되겠다는 말은 없었지만 "운용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는 열정이 대단하다. 실제 IMM투자자문은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사모형 펀드긴 하지만 7년 이상 된 수익률 기록을 갖고 있는 국내 몇 안되는 회사 중 하나다.

그러고 보니 금융벤처 설립을 위해 잘 다니던 회사를 뛰쳐나온 후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간 황 사장에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처음 8명이 모여서 3000만원씩 냈어요. 자본금이 2억4000만원이었던 셈이죠. 이것을 10억원으로 불려 투자자문사를 세웠고, 다시 30억원을 만들어 투자일임사가 됐죠. 주식에만 미쳐 있었던 것 같아요. 운도 따랐습니다. 1999년엔 호주 맥쿼리와 손도 잡게 됐으니까요. 프레젠테이션을 마쳤더니 맥쿼리 대표가 우리 보고 `30년 전 맥쿼리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황 사장은 당시 맥쿼리-IMM운용(현 골드만삭스운용)에서 채 1년도 활동하지 않았다. 2001년 3월 IMM투자자문사로 복귀했다.

"제가 하고 싶은 건 IMM투자자문의 철학이 담긴 운용 스타일을 만들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어요. 투자자문 산업에서 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다시 자문사로 돌아왔죠. 오자마자 첫 번째 기관 고객인 서울보증보험을 만나 200억원을 위탁받았죠.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고, 영혼을 바쳐서라도 수익을 올려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 후 얼마 안돼 두 번째 기관 고객인 행정공제회에서 50억원을 위탁받았다. 아직도 황 사장은 이 감격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IMM투자자문사는 현재 연기금 보험사 등 총 15개 기관에서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국민연금 운용사 평가에서 3년 반 동안 계속 `최우수 등급`을 받고 있으며 대표 펀드의 경우 5년간 시장 벤치마크 대비 연 16%의 초과수익을 올렸다.

"주식 운용의 핵심은 항상 `신뢰`입니다. 테크닉? 이런 거 절대로 아니거든요. 저 사람을, 저 기관을 믿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그런데 그 신뢰의 핵심은 바로 과거 수익률 기록밖에 없어요. 그 기록이 우리 회사를 말해주는 겁니다. 2001년 처음 기관 자금을 운용하면서 우리끼리 그랬어요. 3년, 5년, 아니 10년을 바라보고 운용하자고요. 확실한 기록만 남기면 굳이 오버해서 영업하지 않아도 고객은 우리를 찾아온다고요."

사실이었다. 운용 펀드의 3년 성과가 쌓였던 2005년을 기점으로 기관 고객과 위탁자금이 빠르게 증가했다. 그리고 싱가포르 현지에 운용법인도 세웠고 매년 순익 가운데 1%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도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맥쿼리-IMM운용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수익도 올렸지만 그 이상으로 회사에 재투자했다. 그리고 이젠 자산운용사가 되려고 한다. 일반 개인투자자를 위한 공모형 펀드의 첫 시작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운용사 설립허가 이후 첫 번째로 개인들에게 선보일 공모형 펀드 이름을 공모 중입니다. 운용사가 되면 회사 이름도 바꿀까 합니다. 공모형 주식형 펀드 역시 초심을 잃지 말아야죠. 단기간 수익률을 띄우기보다 지금부터 3년, 5년간의 수익률 기록을 쌓겠다는 자세로 임할 겁니다."

# 국내선 여전히 성장주가 더 매력

증시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너무 부담이 된다고 했고, 국내에선 여전히 성장주가 더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라고도 말했다.

산업의 성장성, 제도 완비, 넘쳐나는 가계 및 기업의 잉여자본, 기업 이익 변동성의 축소, 기관투자가의 잠재력, 정부의 자산운용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 등 향후 5년을 놓고 보면 한국 증시야말로 최고의 투자처라고 했다.

그러나 `투자의 고수`로서 그가 가장 강조하는 건 바로 도전정신과 열정이었다.

"주식 잘하는 친구들 많죠. 하지만 세상으로 직접 나가서 금융벤처를 세우고 10년 넘게 버티면서 회사를 키우는 건 또 다른 차원입니다. 도전과 열정이 없으면 엄두도 못 내는 일이죠. 그래도 전 이 길을 권해보고 싶어요.

한국인의 타고난 운용 재능을 갖고 수십조 원을 운용하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를 만드는 일, 그것만큼 보람 있고 훌륭한 대박 투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정철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2008.02.29 09:28:59 입력, 최종수정 2008.02.29 14:3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