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
이번주는 미국 금융주 실적과 소비지표의 악화가 확인되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거렸다. 그만큼 최고 전략가로 통하는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42)과의 인터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는 시황을 꿰뚫고 증시 방향을 제시해 주는 투자전략가(Strategist) 부문에서 지난해 매경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석권했기 때문이다.
# 하반기 미국 경기반등 기대 그는 미국 경제지표 중에서도 궁극적인 리스크 지표로 고용지표 악화를 꼽았다. 고용이 악화되면서 모기지 대출 연체율이 추가로 상승하면 금융기관 손실이 더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택경기는 올 4분기나 돼야 지표 개선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조 센터장은 "올여름까지 미국 경기가 나쁘지만 경기침체(recession) 국면까지 떨어질지 예단하기 힘들다"며 "침체 국면으로 떨어진다 해도 올해 2분기를 넘겨서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 상승이 둔화돼 경기 리스크를 완화시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금리 인하는 유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 탓에 효과가 미미했다. 미국 경기에 대해 희망을 놓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 경기침체와 달리 신흥시장 성장과 약달러 수혜로 수출이 양호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상호 연결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보겠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중국과 중동 국부펀드의 미국 금융기관 지분 인수는 신흥시장의 견조함이 미국과 세계 경제를 받쳐준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조 센터장은 "중국은 지난해 3분기 경기선행지수가 꺾였으나 올해 3~4월께면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형성해 회복될 것"이라며 "중국 고성장 기조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올림픽 전후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 그는 중국 경제성장의 체질이 달라지는 것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신흥시장 투자에 기반해 한국 증시가 2년 이상 한 방향으로 쏠렸으나 올해 조정 국면에서 IT와 자동차 등 소비재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달러화도 2분기부터 추가 하락을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데 IT와 자동차 업종이야말로 그때 빛을 볼 대표적 부문이다. 중국 올림픽도 소비재 투자를 촉발할 주요 동인으로 들었다. 조 센터장은 "올림픽 전후로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수입물가 하락과 개인소득 증가를 통해 구매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수요 증가와 관련해 그는 "신흥국들은 2003년부터 원자재로 돈을 벌었고 이것이 개인소득으로 연결되면서 2007년부터 소비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처럼 신흥국의 환율절상은 소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지난 연말 국내 경기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내수가 견조하고 수출이 호조였던 만큼 미국과 중국 경기가 상승국면에 들어설 때 국내 주가 회복 흐름도 빨라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그러나 신정부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아직 정책이 방향을 잡아가는 단계여서 직접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못박았다. 조 센터장은 "신정부가 경기 둔화 시점에 출범하는 데다 투자를 강조하고 있어서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데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중국 경제 흐름과 한국 경기의 연동성이 높아지고 있어 중국 경기가 돌아서는 봄쯤에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 1분기가 펀드 가입 적기 조익재 센터장은 "공포감이 절정에 달하는 1분기야말로 펀드에 가입하거나 주식투자하기에 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는 지역 펀드보다는 섹터 펀드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 성장에 기대는 지역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차별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소비재와 인프라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섹터 펀드 전략이 현명하다"고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여의도 증권가에 광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공학적 분석을 하는 `퀀트`를 도입한 인물로 통한다. 그래서 그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그래프와 같은 근거부터 제시하려 든다. 근거가 없으면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도 설득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과거에는 자료를 수집하는 데 열심이었다면, 요즘은 그래프를 맞춰보고 투자자 관점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구조적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혼자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투자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이한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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