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 맛, )

추석때 세심한 관찰이 부모의 암 찾아낸다

ngo2002 2010. 9. 18. 11:35

 

급격한 체중감소ㆍ피섞인 가래ㆍ속쓰림ㆍ혈변ㆍ황달 증상 땐 의심
암, 노화증상과 헷갈려…발견땐 3~4기 많아
가족력있다면 위ㆍ대장ㆍ폐이상 꼼꼼히 확인

'민족의 명절' 추석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추석은 징검다리 연휴여서 길게는 9일 동안 쉬는 회사들이 많아 다른 해보다 부모님을 찾아뵙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랜만에 찾아뵙는 부모님의 말소리, 행동, 신체 변화는 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과 달리 병이 있으면 신체 외관상의 변화와 함께 내적인 변화가 동반된다. 조경환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오랜만에 찾아뵙는 부모님의 작은 변화를 알아내어 큰병을 막는다면 그만한 추석선물은 없을 것이며 부모님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부모에게서 발견될 수 있는 대표적 중증질환은 뇌졸중과 암이다. 당뇨, 난청, 백내장, 퇴행성 관절염 등과 같은 질환도 위험하지만 암은 엄청난 경제적 부담과 함께 사망으로 이어져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70ㆍ80대 암발병률 20% 웃돌아 = 암은 초기에 대부분 증상이 없고 다른 질환과도 구별이 어렵다. 이는 노인들이 암진행이 한참 지났어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로 풀이될 수 있다. 노인들은 암발병 시 초기에 나타나는 체중 감소와 식욕 저하, 피로, 속쓰림 등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상이라고 치부하기 쉽다. 노인의 경우 암이 발견됐을 때 상당수가 3~4기로 판명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암은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주요 원인인 만큼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겠지만 미국의 경우 30대는 암발병률이 1만명당 73명에 불과하지만 40세가 되면 1만명당 206명, 50세는 672명, 60세는 1571명, 70세는 2308명, 80세는 2198명 등으로 급격히 증가한다. 우리나라는 1년에 12만명의 암환자가 발생하고 30만여 명의 말기암 환자가 투병과 죽음에 직면해 있다. 또 해마다 전체 사망의 28%에 해당하는 6만7000여 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남자는 3명 중 1명, 여자는 4명 중 1명꼴로 암으로 죽고 있다. 정현철 연세암센터 원장은 "암환자는 육체적 고통을 비롯해 심리ㆍ정서적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생활하게 되고 이는 건강을 회복하는 데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어 삶의 질을 더욱 떨어뜨리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 최돈관 씨 가족이 추석 준비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추석은 온 가족이 모이는 만큼 고향을 오랜만에 찾은 자식들은 부모님의 언어 구사력, 신체 변화, 체중 감소 등을 꼼꼼히 살피며 건강 상태를 파악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매경DB>

암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은 = 암은 조기 검진을 통해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암은 초기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암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징후와 증상이 나타난다. 암이 자라면서 주위의 기관, 구조물, 혈관,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위암은 속쓰림, 오심, 구토, 식욕 부진, 체중 감소, 조기 포만감이 나타난다. 대장암은 지속적인 설사와 변비, 가늘어진 대변, 대변에 피가 묻어나오거나 복통이 지속된다. 유방암은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온다. 또 유방암은 유방의 피부가 변하고 가슴이 붓거나 커지는 경향이 있다. 폐암은 기침이나 혈액이 섞인 가래가 나온다. 간암은 오른쪽 상복부의 덩어리가 잡히거나 황달, 복부팽만, 갈색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췌장암과 담도암은 담관을 막아 황달 등의 징후를 보이기도 한다. 이와 함께 암은 체중 감소, 발열, 피로, 전신쇠약, 식욕저하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암세포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며 신체대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체중 감소는 당뇨나 갑상선기능항진증, 우울증, 소화기 장애를 앓을 때도 나타난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어려운 증상은 심장질환,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 천식, 폐렴, 소화기 장애 등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암 가족력은 얼마나 영향 있나

= 암은 유전적 요인이 20% 이하라고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들은 가족이 수십 년 동안 같은 식습관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가족력이 그 이상의 암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위암은 부모ㆍ형제가 위암에 걸렸을 경우 발병률이 2.85배나 더 높다. 위암환자의 직계가족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됐을 경우 그 위험이 5.3배까지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위암 직계 가족력이 있다면 20대 젊은 연령에서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검사해 적극적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암환자의 90%가 흡연자이며 폐암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약 2~3배 높아진다. 전체 대장암의 15~20%는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 부모나 형제 중 1명의 대장암환자가 있으면 발병확률은 2~3배가 된다. 2명의 대장암환자가 있으면 그 확률은 4~6배로 높아진다. 유방암은 환자의 직계가족일 때 위험도가 2~3배 정도 증가한다. 췌장암은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가능성이 9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건강검진 아닌 암검진이 가장 중요 = 암검진은 크게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가 암조기검진 프로그램과 개별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암검진 프로그램이 있다. 기본적인 암검진은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위암의 경우 만 40세 이상 남녀가 대상이며 위장조영술이나 위내시경으로 검사를 한다. 2년에 한 번꼴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은 만 50세 이상 남녀가 검진 대상이다. 분변잠혈반응검사를 받은 후 대장암이 의심되면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이중조영술을 통해 검진을 한다. 간암은 만 40세 이상 남녀 중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 항원이 양성인 사람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인 사람, 또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간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을 한다.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방암의 경우 만 30세 이상 여성이라면 매월 자가검진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만 40세 이상 여성이라면 유방촬영술로 검사를 한다. 2년에 한번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은 만 30세 이상 여성이 대상이며 2년마다 자궁경부질세포 검사를 통해 암 유무를 검사한다. 이와 함께 흡연 등으로 폐 건강이 의심되면 1년마다 흉부촬영과 객담검사를 통해 폐암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갑상선암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1~2년 간격으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1년마다 전립선 초음파검사나 전립선 특이항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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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7 14:26:0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