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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칼럼] 국민의무 0순위는 '출산'

ngo2002 2010. 9. 16. 10:20

편집부칼럼] 국민의무 0순위는 '출산'

시골 고향을 찾으면 3가지에 놀란다. 노인분들이 많고, 빚으로부터 자유로운 가정이 없으며, 밭이나 산에 묘들이 즐비하다. 이른바 노(老)-부(負)-묘(墓)의 ‘3多 시골’이 고향을 찾는 발길을 무겁게 만든다. 10년이 지난 2020년에 시골을 찾으면 어떻게 될까. 노인분들은 더 많아질 것이고, 농어촌 부채탕감이 있더라도 가계부채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화장문화가 확산되고 있다지만 시골산천은 ‘묘 공화국’으로 전락할지 모를 일이다. 출생률이 오르지 않으면 2018년부터 우리나라 총인구는 줄어든다. 일본은 2005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했고, 전 세계적으로 17개국 인구가 감소 중이다. 총인구 감소는 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위기보다 더 위험한 한국 경제의 암적 요소다. 외환위기나 글로벌위기는 일시적인 충격에 불과할 뿐이며 시간이 흐르면 치료되는 팔골절이나 다리골절 정도에 불과하나, 총인구 감소는 당뇨병이나 암과도 같다. 한 나라의 경제성장은 노동력-자본-기술에 의해 좌우된다. 이같은 3대 생산요소 가운데 노동력이 줄고 있는 셈이다. 총인구가 줄어드는 낌새가 느껴지면 외국자본도 투자를 꺼리기 때문에 자본도 감소할 것이다. 그나마 기대할 만한 요소는 기술뿐이다. 총인구 감소는 출생률 하락과 고령자 증가를 동반하기 때문에 경제성장이 될 리 만무하다. 삼성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층이 1%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은 0.32% 떨어진다고 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9년부터 마이너스성장이 불가피하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016년에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핵심노동인력(25~54세)은 올해부터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총인구가 줄면 자산시장이 위축된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이고 특히 부동산이 그렇다. 헤리 덴트가 얘기했던 ‘자산시장붕괴가설’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고령인구가 많아질수록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생활비로 쓰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기에 가격 하락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인구가 늘어나는 구조에서 만들어진 사회보장제도도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국민연금제도의 대수술이 불가피한 이유다. 출생아 수가 줄어드니 산업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부인과 의사가 고객이 줄어 적자영업을 걱정하고,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유아용품회사나 분유업체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반면 실버산업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산시장과 사회보장제도가 무너지지 않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선 출생률을 높여 총인구가 줄어들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이민정책을 통해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일할 수 있는 문호 개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불행히도 출생률 상승은 요원해 보인다. 자녀 한 명이 대학 교육을 마칠 때까지 드는 비용이 무려 2억3000만원에 달할 정도니 간 큰 남자 아니면 2자녀 이상 출산은 꿈도 꾸지 못한다. 임을 봐야 뽕을 딸 텐데, 결혼 자체가 늘지 않으니 출생률이 높아질 리 없다. 출산장려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하겠지만, 이제는 출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패널티를 주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해볼 시점이다. 국방, 교육, 납세의무보다 더 중요한 게 ‘출산의무’가 될 정도로 다급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경 편집부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73호(10.09.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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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5 04:00:3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