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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건강] 류머티스 질환, 방치하면 큰일나요

ngo2002 2010. 9. 15. 10:04

[성인 건강] 류머티스 질환, 방치하면 큰일나요

`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질환` 아침에 통증있으면 의심해야
일단 시작되면 진행속도 빨라…증상후 2년내 치료가 관건

50대 주부 김씨는 최근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 마디마디가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심한데, 2~3시간 지나면 금세 괜찮아지기 때문이다. 몇 달째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김씨는 별일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직 병원을 찾지 않고 있다.

'류머티스 질환'은 이름 자체만으로도 생소하다. 관절염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은 '퇴행성 관절염'만 떠올린다.

류마티스 질환은 관절과 관절 주변의 연골, 뼈, 근육, 인대 등에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면역 이상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자가면역질환'으로 불리기도 한다. 몸을 보호하는 면역세포들에 이상이 생겨 '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질환'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면역체계가 오작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다.

◆ 류머티스 질환의 공통 증상, '관절염'

= 류머티스 질환에는 류머티스 관절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베체트병, 루푸스, 쇼그렌증후군, 강직성척추염 등도 류머티스 질환 중 하나다. 이런 질환들의 공통적인 증상은 관절염이다. 면역반응 이상으로 인해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염이 나타나는 것이다. 관절이나 관절 주변 피부에 열감이 느껴지고 부으면서 통증이 있다면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피부 색깔 변화도 류머티스 질환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루푸스가 발생하면 입 안이 헐거나 둥근 반점 모양으로 피부색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베체트병은 구강 점막에 둥근 모양의 궤양을 유발하거나 외부 생식기 주변 피부를 헐게 만들 수 있다.

◆ 아침에 마디마디가 뻣뻣하면 '류머티스 관절염' 의심

=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관절이 마모돼서 나타나므로 대부분 노년층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류머티스 관절염은 30대 이하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2009년 7월부터 12월까지 류머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은 환자 210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40%가 30대 이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20대 이하에 진단을 받은 환자도 15%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관절이나 엉덩이관절, 척추처럼 큰 관절 에 통증을 유발하지만 류머티스는 손가락이나 손목,발가락,발목 같이 작은 관절을 주로 침범한다.

두 가지 모두 관절이 뻣뻣해지는 강직현상을 부르는데, 퇴행성은 주로 관절을 많이 사용하고 난 오후나 밤에 뻣뻣할 때가 많다.

류마티스는 반대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뻣뻣하다가 오후가 되면 부드러워지는 것이 특징적이다.

◆ 조기 치료해야 진행 막아

= 주의할 점은 통증이 아침에 심했다가 오후 무렵 괜찮아진다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무서울 정도로 진행속도가 빠르다.

대한류머티스학회 자료에 따르면, 증상 시작 후 1년 안에 관절이 파괴되는 비율은 21%나 되고 2년이 지나면 이 비율은 52%로 급격히 증가한다.

배상철 한양대류마티스병원 원장은 "증상이 생긴 뒤 2년이 지나면 이미 관절 파괴가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가 더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해 기존에 많이 사용해온 면역치료제를 쓰더라도 뼈의 파괴를 막을 수 없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김호연 아·태류마티스학회 전 회장(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장)은 "면역치료제는 질병 진행을 늦출 뿐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면서 "특히 면역 기능 자체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여러 감염성 질병에 취약해지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관절 염증을 악화시키는 특정 물질만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시장에 나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획기적인 치료제로 평가받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면 뼈의 파괴를 상당히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연골과 뼈가 상하기 전에 조기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생물학적 제제는 가격이 비싸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보험 적용 범위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미 MK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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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4 15:28:2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