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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암과 싸우는 사람들⑤ 이석환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외과, 대장암 복강

ngo2002 2010. 8. 6. 10:37

기획]암과 싸우는 사람들⑤ 이석환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대장암 복강경 수술을 리드하다

[MK헬스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암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암환자들의 암 극복 의지를 응원하기 위해 '암 정복 기획특집'을 마련한다. 이번 기획은 지난 3월 성공리에 막을 내린 제1회 국제암엑스포의 성과를 한데 모으고, 2011년 개최되는 제2회 국제암엑스포의 성공적 출발을 알리기 위해 진행된다. '암 정복 기획특집'은 △암과 싸우는 사람들 △암 예방이 희망이다 △암정복 신기술이 앞장선다 등 3개 주제로 구성된다.]

이석환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


"지금의 3세대 복강경 수술은 90년대 후반 경 우리나라에 도입됐습니다. 10년 정도 된 것인데요. 그동안 복강경 수술기구는 물론 수술방법도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노력과 연구 끝에 복강경 수술에 숙달된 의료진이 많아진 것입니다. 이제는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효과에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이석환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환자의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대장암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남성암 3위, 여성암 4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환자들이 암 세포의 크기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배를 열고 수술을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이석환 교수는 말한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 교수는 새로운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 교수는 그를 중심으로 국내 6개 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3기 대장암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비교연구'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해 6월 '17차 유럽복강경 의과학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지난 3월에는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도 우수포스터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충수염과 진행성 대장암 분야에서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 효과'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 복강경 전성기 곧 시작된다

"복강경수술연구회의 2008년 데이터를 보면 전체 대장암 수술의 50% 정도를 이미 복강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의사가 쉽게 할 수 없는 분야였지만 이제 복강경 수술의 초창기는 모두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복강경 수술의 범위는 점점 더 넓어질 것입니다."

복강경 수술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보다 국외에서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이석환 교수는 그 주도권을 우리나라가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수술법과 장비를 빠르게 받아들여 익힌 다음 더 진보한 방법과 기술을 개발해 다른 나라에 노하우를 제공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 교수가 여기까지 온 것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복강경 수술을 익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개복 수술보다 길 수 밖에 없다. 개복 수술은 직접 환자의 장기를 만지고 눈으로 보면서 시행하지만 복강경 수술은 작은 구멍으로 넣은 카메라가 전송하는 화면을 보면서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2차원 모니터를 통해 내부 장기를 보면서 3차원적으로 그 깊이와 거리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로봇을 이용하면 3차원 입체 화면을 통해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지만 이 교수는 로봇을 선호하지 않는다. 로봇으로 가능한 수술의 범위가 사람의 손으로 하는 것보다 넓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 교수는 말한다. 로봇의 이동 범위에 어느 정도 제한이 있을 뿐 아니라 환자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 수술 상처를 더 줄여라

복강경 수술은 원래 배꼽이나 명치 부위에 1㎝정도의 구멍을 3~4개 정도 뚫고, 그 속으로 배 안을 들여다보는 카메라와 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이 정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아무리 1cm의 작은 상처라도 3~4개까지 허용하지 않겠다는 집념 때문이다.

이석환 교수는 최근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에 집중하고 있다.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은 배꼽만 약 3~4cm 정도 절개해 카메라와 기구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잘라낸 암 세포는 배꼽을 통해 밖으로 꺼내게 된다.

움푹 들어가 있는 배꼽의 특성상 흉터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배꼽 옆으로 2cm 내외의 흉터 하나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러시아에서 온 타마라씨를 단일포트 복강경으로 수술했다. 7cm 크기의 2기 대장암이었는데, 배꼽 주변을 5cm 가량 절개해 수술을 진행했다. 림프절과 주변 장기로의 전이는 없었지만 종양이 컸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다소 길 수밖에 없었다.

수술 후 3cm 정도의 흉터가 남았고 타마라씨는 작은 흉터에 만족하면서 수술 후 일주일만에 퇴원해 러시아로 돌아갔다.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은 절개부위가 작은 만큼 감염위험이 낮을 뿐 아니라 회복속도도 빠르다.

현재까지는 초기암에 있어서만 단일포트 복강경이 가능하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진행암에도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이석환 교수는 말한다.

이 교수는 현재 이길연 경희의료원 외과 교수와 함께 '진행성 대장암에서 단일포트와 다중포트의 장단점 비교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미 두 달 전 임상시험위원회의 동의를 받았고 총 6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포트와 다중포트 복강경 수술을 시행한 뒤 결과를 비교할 계획이다.

"단일포트 복강경의 과제는 그 수술기구에 있습니다. 기구가 마음대로 휘어질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기구끼리 충돌하는 것을 막고 기구가 닿지 못하는 곳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죠. 기구가 더 발전하면 조만간 대장암 수술의 90% 이상을 단일포트 복강경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 균형 잡힌 식습관이 대장암 예방의 제1원칙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이석환 교수는 정기검진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예방의 1원칙으로 꼽았다.

"무증상에 가족력이 없으면 50세부터 대장내시경을 꾸준히 받으면 됩니다. 그러나 혈변 등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빨리 검진을 받아야 완치될 수 있습니다."

서구적인 생활습관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면서 비만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대장암 발생과 큰 연관이 있다. 이 같은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대장암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이석환 교수는 "특정 음식으로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면서 "단백질, 섬유질 등 모든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만 대장암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미 MK헬스 기자 [lsmclick@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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