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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은퇴쇼크 시작됐다 / 제2부(下)◆베이비부머 은퇴쇼크…나라별

ngo2002 2010. 7. 28. 10:27

베이비부머 은퇴쇼크…나라별 대응 방식 제각각
기업 중심 美…퇴직연금이 금융자산 34% 차지
개인 책임 英…공적연금 공백 개인연금이 메워
정부 주도 日…단기 효과 좋아도 재정엔 부담

◆베이비부머 은퇴쇼크 시작됐다 / 제2부(下)◆

한ㆍ미ㆍ일 베이비붐 세대
※ 자료=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ㆍ미국 인구조회국
한국보다 앞서 은퇴 쇼크를 경험한 대표적인 나라들로 미국 일본 영국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경제 상황이 다른 만큼 대처 방안도 달랐다. 일본은 정부가 전체 대책을 주도하면서 기업과 민간이 이에 호응하고 있고, 미국은 기업이 전면에 나서면서 정부가 이를 후선에서 지원하고 있다. 영국은 개별 책임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이를 일부 지원하는 형태다. 한국은 이 같은 앞선 사례를 잘 살펴 적절한 대응 방안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노ㆍ사ㆍ정 공동 대응형` 일본

= 일본 베이비붐 세대를 뜻하는 `단카이 세대`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단카이 세대는 약 680만명에 달한다. 민간 연구소 통계로는 800만명에 육박하기도 한다. 이들은 2007년부터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해 일본 사회를 크게 흔들어 놓았다.

일본 경제 성장기 주역이 대거 은퇴를 시작하면서 본인 삶은 물론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04년부터 이에 적극 대응했다. 우선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해 `60세 정년 의무화`를 규정했다. 이와 함께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에는 1인당 지원금 월 5만~7만엔과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 법은 2006년 4월부터 시행 중이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자 기업들은 이를 규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퇴 쇼크에 대한 범국가적인 대응 필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정책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현재 △65세까지 정년 연장 △정년제 임의 선택(종업원이 정년 시기를 선택) △계속고용제도(퇴직 후 재고용이나 근무 연장제도) 중 한 가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복수로 운영 중인 기업도 많다.

한 기업체 임원은 "일본 경제 고성장을 이끈 세대의 노동력을 계속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단순 계산으로 추산할 수 없다"며 "고령자 고용은 기업 생존에도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은 단카이 세대 대량 은퇴 충격을 크게 완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2009년 8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고령자 고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2004년 50.5%에서 2009년 59.4%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노동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보다 2.4%포인트 늘어난 10%를 기록했다.

◆ `Save More, Work Longer, Retire Later` 영국

= 55세 이상인 영국 인구는 2010년 현재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33%를 차지한다. 이 인구는 2025년께 24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영국은 은퇴자들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2009년 현재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30.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5.7%는 물론 한국 42.1%보다도 낮다.

하지만 그 공백은 개인연금으로 메우고 있다. 개인연금 소득대체율은 39.2%로 여기에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을 더하면 해당 수치는 정확히 70.0%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은퇴 후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소득대체율 70%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실제 영국인들에게 개인연금은 보편화한 상태다. 2008년 한 해에만 42만5000건이 판매됐다. 이는 2008년 출생자 수를 뛰어넘는 수치다. `1인당 1연금` 시스템이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스티븐 화이트 헤드 PCA그룹 총괄이사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개인연금 시장으로 자금이 안정적으로 순유입되고 있다"며 "위기 이후 자금이 크게 유출된 은행권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세제 대책으로 이를 지원하고 있다. 개인연금에 대한 각종 세금 혜택을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에드워드 브루스터 이사는 "2000년대 초 연금시장을 전반적으로 개편하면서 민간이 정부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마련했다"며 "금융위기를 계기로 개인 연금자산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정부가 세제 혜택을 추가로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 은퇴설계 슬로건은 `Save More, Work Longer, Retire Later`다. `저축을 더 하고, 오래 일하고, 늦게 은퇴하라`는 말이다. 이 가운데 저축을 앞 머리에 두면서 저축 필요성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공공연금 개혁 논의도 활발하다.

◆ `기업 중심형` 미국

= 미국 베이비붐 세대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46~64세 인구를 가리킨다. 규모는 7800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26%를 차지한다. 미국은 이들 은퇴를 1980년대부터 대비했다.

1986년 `연령차별금지법`을 개정해 정년 제도를 폐지했고, 채용 승진 급여 등에 나이 차별을 금지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60세 이후에도 오랫동안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이에 따라 2009년 기준 미국인 공식 은퇴 연령은 65.8세로 한국인보다 8세 가까이 늦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정년이 8년 가까이 연장되는 것이다.

연금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이제 도입단계인 퇴직연금을 집중 육성했다. 2009년 6월 말 현재 미국 퇴직연금 총자산은 14조4000억달러로 가계금융 자산 중 34%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소득대체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제이슨 피츠너 미국 사회보장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은퇴설계 시스템에서는 기업이 중심 기능을 한다"며 "기업은 개인들이 가급적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하고, 근무 기간에 개인과 함께 퇴직연금 기금을 쌓아 이를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 쏟아질 은퇴자들…일본식으로 `응급처방`

`노ㆍ사ㆍ정 공동 대응형` `기업 주도형` `개인 중심형` 가운데 사회적으로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모델은 영국에서 실시하는 개인 중심형이다. 젊어서부터 소득 중 일정 부분을 개인연금에 투입해 스스로 노후에 대비하면 사회적으로 큰 비용 부담 없이 노후를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체제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현재 한국 사회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특히 당장 은퇴에 직면한 베이비붐 세대는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부족해 이를 바로 도입할 수 없다.

기업 주도형은 개인 중심형 다음으로 비용 부담이 작다. 특히 고용부터 노후까지 기업이 책임짐으로써 일자리 창출이 곧 은퇴설계체제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국가는 일자리 창출에만 매진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기업 운명에 따라 개인 노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현재 한국 사회가 당장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일본식 `노ㆍ사ㆍ정 공동 대응형`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내놓으면 기업과 개인이 적극 호응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정년 연장, 세제 지원, 연금구조 개편 등 각종 대책이 포함된다.

오영수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사회 베이비붐 세대 은퇴 문제는 이미 닥친 문제라 단기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각종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체제는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다.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단기간으로는 일본식으로 은퇴설계체제를 구축하되 장기적으로는 영국식 모델로 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제2 베이비붐 세대인 1968~1974년생 출생자부터 적용할 수 있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 인구 수와 맞먹는 68~74세대 은퇴 쇼크는 2021년께 시작될 전망이다. 이때까지 일본식 전면 대응을 하게 되면 재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책을 통해 젊은 층 개인연금 가입률을 크게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식 체제를 혼합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 적립에 대한 노동자 부담분을 신설 혹은 확대하는 노력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하면 현재 소득 가운데 일부를 강제 저축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기업에는 특별한 비용 부담 없이 보다 안정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 "단카이 세대 잡아라"…일본 은행ㆍ보험ㆍ증권사 전방위 경쟁

일본 금융회사들은 단카이 세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이 미즈호은행 `제2 출발 응원플랜`이다. 이 상품은 앞으로 받을 연금을 미리 관리해 준다. 개인이 받을 연금을 계산해 이를 재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 200만원씩 연금을 받는다면 이 가운데 일부를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해 주고 직접 관리도 해준다. 이렇게 하면 물가 상승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실질 연금 수령액이 감소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미토모은행 `계절의 편지` 상품은 연금식 정기예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반적인 예금은 만기가 되면 일시불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지급하지만 이 상품은 예치 1년 후부터 3개월마다 원금과 이자를 나눠 지급한다. 이에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다.

보험권에서도 경쟁이 뜨겁다. 최근 일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니혼생명 `의료명인`, 아사히생명 `이중의 대비` 등은 모두 60세 전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략상품이다. 의료명인은 5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암 등 치명적 질병을 보장하고, 이중의 대비는 연금과 의료보험을 혼합한 형태다. 즉 계약 하나로 연금 수급과 질병 보장을 함께 받을 수 있다.

■ 후원 = 삼성생명대한생명ㆍ교보생명ㆍING생명ㆍAIA생명ㆍPCA생명ㆍ뉴욕생명ㆍ생명보험협회

[특별 취재팀 = 손일선 기자 (도쿄) / 박유연 기자 (서울) / 임성현 기자 (런던) / 문지웅 기자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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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2 04:00:03 입력, 최종수정 2010.02.02 07:4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