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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왼쪽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말이지만, 강등(降等)시키다라는 뜻으로 전용됐다. 우존좌비(右尊左卑)인 셈이다. 영어권에서도 오른쪽(right)에는 옳다라는 의미가 덧붙는다. 왼쪽보다 우월한 셈이다. 동양에서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까지는 오른쪽이 우월했다. 황제 권력이 등장한 진(秦) 이후부터 좌존우비(左尊右卑)로 변했다. 황제는 북쪽에서 남면(南面)했다. 남면은 지존(至尊)의 뜻이고, 남면술(南面術)은 황제의 통치술을 의미했다. 북향은 패배(敗北), 신복(臣服)의 뜻이다. 황제의 왼쪽, 즉 동쪽은 서쪽보다 우위에 있었다. 황후(皇后)는 동궁(東宮)에, 비빈(妃嬪)은 서궁(西宮)에 살았다. 남좌여우(男左女右), 문좌무우(文左武右)도 이때 시작됐다. 조선에서도 좌의정의 지위가 우의정보다 높았다.
천안함 사건의 주범이 북한군 총참모장을 역임했던 김격식 상장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는 지난해 초 중장급의 4군단장으로 좌천당했다. 김정일은 당시 그에게 “강등되는 것이 아니다. 잘하고 돌아오라”고 말했다. 좌천에 주눅들지 말라는 언질이었다.
어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대통령이 군의 해이함을 강하게 질타했다. 천안함 진상 조사가 끝나면 문책성 좌천 인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사를 통한 분위기 쇄신은 필요하다. 하지만 실패한 장수들에게도 재기의 길을 열어줌으로써 군의 종합 전투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