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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변화는 못막아…韓택시 스스로 차량공유 연구해야"

ngo2002 2019. 1. 8. 09:56

"기술변화는 못막아…韓택시 스스로 차량공유 연구해야"

매경 - 한미경제학회 `애틀랜타 포럼` 기조강연

수전 애시 스탠퍼드대 교수

시카고 우버 운전자 분석
"택시보다 싸고 양질 서비스"

韓 카카오 카풀 도입 논란에
"기술발전으로 직업지형 변동
정부, 직업전환 대책 고민을"

  • 서양원, 장용승, 신헌철, 노현, 서동철, 최승진, 김인오 기자
  • 입력 : 2019.01.06 18:12:11   수정 : 2019.01.06 21:00:26

◆ 2019 전미경제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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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 일환으로 매일경제와 한미경제학회(KAEA)가 공동 주최한 `매경포럼`에서 강연자인 수전 애시 스탠퍼드대 교수가 공유경제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많은 택시기사가 결국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택시 업계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그들 스스로 차량공유 업체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수전 애시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5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한미경제학회(KAEA)가 공동 주최한 `애틀랜타 포럼` 강연에서 "기술 변화의 흐름은 우리 앞에 이미 다가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은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애틀랜타 메리어트 마키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애시 교수는 미국 경제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주자다. 2007년 전미경제학회가 40세 이하 최고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여성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경제학, 수학, 컴퓨터공학을 함께 전공한 애시 교수는 인공지능(AI), 신기술 기업,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시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기그 경제(Gig Economy)에서의 서비스 질`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의 운전사 행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기그 경제`란 근로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는 유연한 근로 방식을 의미한다.

그는 "미국 시카고에서 수집한 우버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버와 택시 서비스를 분석해보니 우버가 택시보다 저렴한 이용료를 받으면서도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그 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우버 운전사들은 정규 근로 체계에 속하지 않는다. 특정한 운전 교육을 받지 않고, 자격 기준도 따로 없다. 그러다 보니 훈련과 자격 기준이 필요한 택시에 비해 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기본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애시 교수는 "이 같은 통념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애시 교수는 "우버와 같은 공유 서비스는 소비자의 반응과 운전사에 대한 평가 등으로 자격 기준이나 훈련을 대체한다"며 "그리고 이들 서비스는 개별 서비스 제공자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있어 낮은 가격에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버 운전사들은 택시보다 이용자들 피드백을 더 자주 받고, 이 같은 정보에 의해 자신들의 행동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모니터링과 평가, 리뷰 등이 유연한 근로 형태를 보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시 교수는 한국 내에서 `카카오 카풀` 도입과 관련한 사회 갈등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택시 업계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택시요금이 현재 서비스 수준에서 적정한지부터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자들은 수요자가 원하지 않는 물건을 만들지 않는다"며 "차를 소유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어딘가를 가야 할 때 차량공유 서비스는 소비자 복지 측면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애시 교수는 장기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가 택시를 구축하게 되는 상황에 대비하고 택시 업계 종사자들의 직업 전환을 위해 정부가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노동 시장에서 택시·우버와 같은 문제는 상당히 논란이 되는 문제"라며 "정부가 이들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고령인구를 돌볼 인력 수요가 커질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새로운 일자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독점`으로 인해 몇 개의 서비스 중개 업체만 남게 되면 시장의 힘이 지나치게 독점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애시 교수는 "만약 한 차량공유 서비스의 독점으로 인해 경쟁이 줄어들면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검색엔진을 비롯한 모든 기술기업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애시 교수는 우버와 택시의 서비스 비교뿐 아니라 뉴스 플랫폼의 등장과 뉴스의 질에 대한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구글·페이스북 등이 뉴스를 제공하면서 뉴스 소비자들이 낮은 질의 뉴스를 검색하고 공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구글 뉴스 등 신규 플랫폼의 등장으로 소규모 뉴스 공급자들이나 블로그에 실린 글들이 일반 독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됐다"며 "뉴스 플랫폼은 질 나쁜 뉴스를 공급하는 매체와 일반 언론사들을 나란히 나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시 교수는 "질 나쁜 뉴스가 마치 `좋은 뉴스`인 것처럼 여겨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는 오랜 기간 신뢰와 명성을 쌓아온 뉴스 매체로부터 독자들을 멀어지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틀랜타 특별취재팀 = 서양원 이사 / 장용승 뉴욕 특파원 / 신헌철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