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손웅익의 작은집이야기(3) 전원마을의 성공조건, 대도시 가깝고 소득창출 기능도
손웅익 입력 2017.09.13. 01:05 수정 2017.11.01. 14:07
1억5000만원 정도 작은 집 지을 수 있으면 좋아
그림을 전공하고 광고대행 회사를 하고 있던 그는 건축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꿈꿔왔던 전원주택의 평면과 외관을 스케치하고, 건축자재 전시회에 다니면서 건축 재료까지 공부해 기록해 두었다. 그의 스케치북을 펼쳐보니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설명을 더 들을 필요가 없었다. 잔디 마당에서 친구들과 주말 파티를 즐기는 꿈을 꾸면서 그는 전원생활로 들어갔다.
그러나 서울에서 온 그에게 원주민들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지 않았다. 작지만 논농사와 밭농사를 해서 수확한 청정농산물을 먹겠다는 희망이었지만 농사경험이 전혀 없었다. 원주민들에게 농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힘들었고 농기구를 빌리기도 어려웠다. 밭작물이 말라가고 논이 갈라져도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더라고 했다.
━ 생활 불편도 역귀농 원인
오래 전에 서울에서 그리 멀지는 않은 북한강변 산수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간 젊은 부부가 있었다. 자녀가 어려 학교 문제에서 아직 자유로운 시기에 전원생활을 누리고 싶어 서울 아파트를 정리하고 강이 바라보이는 언덕에 그림 같은 집을 지었다.
그러나 이사 간 첫해 겨울에 사고가 터졌다. 폭설이 내리던 밤에 아이가 열이 펄펄 끓었다. 도저히 차를 운행할 수 없는 폭설이었다. 그들은 아이를 들쳐 안고 캄캄한 밤길 수㎞를 뛰어 큰 길로 나와 병원으로 갔다. 그 부부는 이듬해 봄에 집을 팔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러나 도시를 떠나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앞의 예처럼 원주민과의 갈등도 문제지만 생활의 불편도 만만치 않다. 도시의 여러 가지 편의를 포기하기로 각오하는 것과 전원생활에서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며칠 전 중앙일보 기사를 보니 전국 228개 지자체 중 3분의 1 이상은 30년 후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과거 일자리 찾아 서울과 대도시로 인구가 몰렸는데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으니 젊은 층이 떠나,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지역이 많다. 이렇게 고령자가 대부분인 지역엔 의료나 복지·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스트레스 지수가 도시거주자보다 비도시 거주가가 더 높게 나온 조사 자료도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인을 유치할 수 있는 전원마을의 모델개발이 필요하다. 교통 여건이 좋아졌으므로 서울을 기준으로 1시간 반 정도의 거리라면 적당한 지역이 많다. 이 정도라면 도시의 기능을 공유하면서 전원생활을 누리는데 별 무리가 없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것이 그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주요 요인이다.
━ 주민공동시설은 고급스럽게
주민공동시설은 아주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입주민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편의·문화·건강 관련 시설과 방문객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추어진 공동시설은 입주민에게 여러 가지 소득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작은 집으로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1억5000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작고 아름다운 내 집을 가질 수 있으면 좋다. 작지만 멋진 디자인이 필수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관광마을이어야 한다. 집이 예쁘고 조경도 사계절 특별한 마을, 꼭 가보고 싶고 살고 싶은 마을이라는 소문이 나면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진다. 계속 이곳에 살 수도 있고, 언젠가 도시로 돌아올 수도 있다. 아름다운 이 마을에 살고 싶어 하는 입주 대기자가 많다면 입주할 때보다 비싼 가격에 팔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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