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겨울, 중소기업 A사를 방문한 적 있다. 그 시기 A사는 경영이 위태로웠다. 월급이 몇 개월 밀려 제품으로 대신 주기도 했다. A사 B사장은 생산 공장을 팔까 고민했다. 작고한 선친이 1987년 창업한 A사는 15년여 만에 최대 위기였다. 해가 바뀌고 봄이 됐을 때 B사장과 인사를 나누게 됐다. B사장과 처음 악수할 때 필자의 입에서 불쑥 나온 말이 “전생에 공부를 많이 하고 오셨네요.”였다. B사장과 사장실로 올라가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인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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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장이 몇 군데 땅이 있는데 좋은 터가 있는지 봐주면 좋겠다고 해 둘러봤다. 4곳 중에 명당이 있었다. “저 논(沓) 가운데에서 자면 복 받는다” 하니 어이없어 했다. B사장은 풍수 공부도 많이 했다. 흔히 명당은 양명하고 마른 땅, 오색토(五色土)가 나온다고 알고 있다. 일반론으로는 맞는 이론이다. 그런데 필자는 물이 고였고 발목까지 빠지는 물구덩이를 명당이라 하니 기가 찰만하다. 나중에 보니 필자가 답사하기 전에 지리산, 계룡산, 설악산 등 전국 도사들이 터를 보고 갔다. A사는 도사계, 한의학계, 불가에서는 유명하다. 그러나 보고도 알지 못했다. 회사 사정은 시한부 환자 같은데 B사장은 차일피일 날을 미뤘다. 젊은 애송이의 황당한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발복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집 놔두고 논바닥에서 자라고 하니 머릿속이 복잡한 거다. 참다가 필자도 화가 나 B사장에게 전화해 한마디 했다. “명당에 들어가면 사장님이 복 받지 내가 복 받나요? 논으로 안 들어갈 거면 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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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 명당 터를 잡아주고 100원도 받은 적 없다. 그 이유는 2가지다. 첫째 필자가 창업자인 B사장 부친과 전생에 좋은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살아계실 때 뵌 적은 없었으나 그 어른과는 스승과 제자 같은 존재였다. 그 인연으로 그 분의 아들이 가장 힘들 때 필자가 명당을 점지해준 것이기에 만족했다. 둘째 A사는 건강식품 업체다. 건강을 위하는 식품회사가 잘돼야 많은 국민이 건강해진다. 건강해야 인간은 사업도 잘하고 타고난 복도 다 누릴 수 있다. 결국 국가에 이로운 일이기에 즐겁게 했다. 이론에 얽매여 본성을 못 보는 사례는 성불을 이루려는 불가(佛家), 인간의 운명을 예측하는 역술계(易術界), 도를 깨우치려는 도계(道界)에 흔하다. 이론보다 자연의 이치를 체득하려는 시도가 선행돼야 큰 도를 이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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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DA 300
◇백재권은
풍수지리학 석·박사. 교육학 박사수료
경북대 평생교육원 관상학 강사. 한국미래예측연구원장
대구한의대학원 강의교수. 경북·전북지방공무원교육원, 부산시인재개발원, 한국전통문화대학, 서울시 교육청, 전통문화센터 등에서 관상과 풍수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