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은 장관, 비서실장도 아닌 비서관 3인이었다.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이다. 이 3명은 처음부터 청와대 권력의 핵심이 됐다. 여러 인사에도 개입한다는 루머도 돌았다. 참모들의 파워는 지도자와의 거리와 비례한다. 가까울수록 갑(甲)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이들의 수사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권한이 컸기에 책임도 크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통해 측근들의 관상(觀相)의 중요성과 인물 됨됨이를 검토한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여우 관상(狐相)이다. 여우 관상은 머리가 비상한 인물이다. 3명 중에 두뇌 회전이 가장 빠르다. 여우는 재주도 많아 다방면에 능숙한 재능을 자랑한다. 수치에 능하고 계산도 잘하는 장점도 지니고 태어났다. 단순한 수적인 계산을 넘어 이해타산적인 셈법도 능하다. 이유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리면 쉽게 답을 얻는 재주를 타고났기 때문이다. 복잡한 상황에서도 유불리를 신속하게 가늠한다.주군 입장에서는 도움 되는 인물로 여길 것이다. 그러나 여우 관상은 결정적일 때 자기 꾀에 빠져 버린다. 스스로 판 함정에 자기가 빠지는 우(愚)를 범하면 치명적이다.
이재만은 속으로만 생각하고 쉽게 본인의 마음을 내보이는 경우가 드문 관상을 지녔다. 아주 친한 지인들에게만 언뜻 비칠 뿐이다. 머리는 많이 쓰나 입을 놀리는 시간은 적은 관상이다. 온몸에 음산한 기운이 덮여 있다. 이런 음기(陰氣)에 사로잡히면 시련이 따르고 말년이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