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04:04:04 |
■ 세계경제포럼 선정 `2017 떠오르는 10대 기술` 비즈니스에서 기술이 강력한 이유는 일일이 설명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기술은 등장과 함께 즉시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양식을 바꿔놓는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스타트업은 물론 산업 내 리더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2017년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시점에 올해 새롭게 부상한 기술을 정리·조명하는 차원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미국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과 함께 선정해 발표한 `2017 떠오르는 10대 기술(2017 Top 10 Emerging Technologies)`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세계경제포럼은 2012년부터 매년 학계와 산업계에서 인정을 받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10대 기술을 선정해오고 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기술 분야는 생체·의료·헬스케어 분야 기술이었다. 혈액 등 액체를 활용한 생체 검사, 인간 세포지도, 유전자 백신 기술 등 이 분야에서만 3개가 꼽혔다. 먼저 액체를 활용한 생체 검사는 혈액과 침 등 사람의 몸에서 얻을 수 있는 액체를 검사해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 검사도 가능하다. 특히 기존에는 암 세포에서 조직을 채취해 검사를 해야 했지만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암 세포에서 나온 유전 정보가 피 속을 통해 돌아다니는데 이를 활용하면 조직 검사보다 암의 진행 경과 등을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등이 관련 기술 개발을 완성한 상태이며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예로 세계 최대 유전체 분석장비 기업 일루미나에서 분사한 기업 `그레일(Grail)`은 지난 3월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9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들은 이를 활용해 대규모의 임상실험과 보완 과정을 거쳐 상용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인간 세포지도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게놈 프로젝트`보다 더 폭넓은 기술이다. 유전체뿐 아니라 특정 단백질과 분자 등 세포의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 인간의 몸과 질환에 대해 더욱더 면밀하게 파헤친다는 목표다. 현재 전 세계 연구진으로 이뤄진 국제 컨소시엄이 오픈 데이터 조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DNA와 RNA 형태로 구성된 백신인 유전자 백신은 지카, 에볼라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낼 수 있는 기술로 현재 임상실험 중에 있다. 이어 컴퓨터 비전 기술 역시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컴퓨터 비전 기술은 인공지능(AI)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이 탑재돼 있어 스스로 학습하며 이미지와 영상을 읽어낸다. 현재 SNS와 포털 등에서 적용되고 있지만 특히 CT와 MRI 등 검사 이미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어 의료 분야에서의 기대가 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스타트업 `알터리(Artery)`가 심장 질환 진단을 돕기 위해 심장 속 피의 흐름을 시각화한 접근법을 승인하기도 했다. 석유 등 기존 에너지 자원이 고갈돼 가는 동시에 지속가능하면서도 효율적인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분야의 기술들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인공 광합성을 통한 액체 연료 생산, 수소차 촉매 대체 기술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하버드대의 다니엘 노세라(Daniel Nocera) 교수 연구진은 미생물을 활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자연 광합성보다 더 효율적으로 유기물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세라 연구진은 관련 기술을 프로토타입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실제 몇몇 기업과 파트너십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곧 전기차와 수소차가 주류를 차지하게 될 시대를 대비해 수소차의 확대를 위해 필요한 기술도 선정됐다. 수소차 촉매 대체 기술은 수소차에서 촉매 작용을 일으키는 부품을 보다 효율화하는 기술이다. 현재 쓰이고 있는 백금속 등은 값이 비쌀 뿐 아니라 재료 자체가 적어 수소차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주요한 장애물로 여겨져왔다. 대표적으로 미국 브룩헤븐국립연구소의 라도슬라브 애드직(Radoslav Adzic) 선임 연구원 등은 백금속에 철, 구리 등 값싼 재료를 섞어 활발한 촉매 반응을 일으키는 대체 재료를 만들어냈다. 환경 분야에서는 공기 중에서 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선정됐다. 기존에도 관련 기술은 있었지만 습도가 높아야 했고 많은 전기가 필요한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레바논의 농업 투자 기업 `야기(Yaghi) 그룹`과 미국 MIT의 엔지니어 에벌린 왕(Evelyn Wang)은 지난 4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기술을 발표했다. 많은 구멍을 갖고 있는 유기금속 구조 물질 `MOF-801`을 활용함으로써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를 추출해 구멍 속 공간에 저장하게 한 뒤, 이후 추가 전기 공급 없이 태양에서 받는 열만으로도 다시 물로 변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소재의 스타트업 `제로매스워터(Zero Mass Water)` 등이 이미 관련 상품을 팔고 있다. 마을 단위의 친환경 공동체를 구축하는 기술도 주목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주도하에 30~40곳의 인접 가구에 친환경 설비를 만들어주는 `오클랜드 에코블록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양자 컴퓨팅과 정밀 농업이 10대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양자 컴퓨팅은 현재의 슈퍼 컴퓨터가 풀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적화(optimization)에서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 모든 산업 분야에서 파괴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밀 농업은 센서, GPS, 로봇 등 각종 장비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한 후 이를 농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몬산토, 듀폰, 존 디어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 등이 새로운 센서와 드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지만 장비 설치 비용이 비싸 일반 농가로까지 널리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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