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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재물運이 있는 운세

ngo2002 2010. 5. 7. 10:03

[김세형 칼럼] 재물運이 있는 운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근들 인기가 상한가를 치는 시즌이다. 위세가 하늘을 찌르는 그들을 만나면 좀 뻐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세상의 그림을 만들어 나가는 주인공이니까.

실세인 L 의원에게 "MB가 될 걸로 확신했나요?"라고 물었더니 재미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떤 역술가도 된다는 이가 없었어요. 막판이 되니까 대구에 있는 박 모라는 사람이 MB 사주로는 안 되는데 주변에 닭띠가 있는지 봐달라고 했대요. 한번은 내게 무슨 띠냐고 묻는 전화가 왔더라고요."

물론 L 의원은 닭띠다. 닭은 쪼는 공격성이 있어서 약한 기(氣)가 보충됐다는 거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번 대선처럼 역술ㆍ풍수가들이 철저히 틀려 망신을 당한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조사상 답이 훤히 나와 있는데도 "누가 된답니까"라고 물으면 계속 딴청을 부렸다. "사주 관상으로 보면 ○○○후보가 가장 유리한데…"라는 평을 받은 사람은 조상 묘를 이장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풍수가들은 MB 조상 묘는 별 볼일 없다고 했다. 이제 와서 제왕의 땅 기운이니, 좌청룡 우백호니, 무슨 혈(穴)이니 하는 소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사자성어로 된 괴상한 한자풀이를 들고 나와 세상을 현혹하는 ○○법사니 하는 사람들은 제발 헛소리로 남의 주머니를 털지 말라.

어김없이 새해 벽두에도 `역술로 본 2008년 운세`니 `역학으로 본 2008년 증시(證市)`니 하는 콘텐츠가 횡행한다.

돌아다니는 내용은 대충 이렇다. "MB를 뽑아놨더니 그도 별 수 없군"이라고 실망할 정도로 2008년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고 기다리면 2009년에는 아주 좋아지겠다는 것.

재테크시장 기운은 주식은 연말로 갈수록 불안해지고 부동산은 상반기에 죽을 쑤다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 한다.

한반도 대운하를 강행하면 월악산 기를 끊어 대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당장 그만두라는 풍수가도 있다. 관심을 미국으로 돌려 여성 대통령 탄생은 아직 이르다며 힐러리 낙선을 예고하기도 한다.

이들 역술가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은 바로 부의 양극화가 새해에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할 것도 없이 양극화 심화 현상쯤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 것도 예언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바로 그것이다. 역술가나 점성술가는 일반 사람 누구나 가진 사실을 점치러 온 사람에게 말하면 "맞아, 어쩜 그렇게 용하지"라고 스스로 감탄해버리는 인간 속성을 역이용한다. `바넘효과`다. 바넘(PT Barnum)이란 심리학자가 곡예단 멤버를 대상으로 실험해 알아낸 사실이다. 1940년대 말 심리학자 포러(Bertram Forer)가 성격진단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함으로써 `포러효과`라고도 한다.

사람들은 대개 어떤 성공을 하고 나서 비결을 물으면 "운이 좋아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그의 피땀 어린 노력과 연마한 기예는 뒤로 숨기고 `운세`를 말하는 것은 겸손이다.

지난해 갑자기 세계골프 여제(女帝)로 등극한 로레나 오초아는 가냘파 보인다. 이 선수는 부잣집 옆집에서 5세 때부터 골프를 배웠고 12세 때는 멕시코 최고봉인 피코 데 오리사바(해발 5610m) 정상에 오르는 극한 단련을 한 인물이다. 17세 때는 나흘 동안 산악자전거ㆍ트레킹ㆍ수영ㆍ카약ㆍ밧줄타기가 이어지는 산악 종주경기 에코톤(ecothon)에 최연소 선수로 출전해 완주하기도 했다. 항상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연습을 한다. 그녀는 출전한 지역마다 어렵게 사는 멕시코인들을 불러모아 파티를 연다.

마음을 버리면서 `너 자신을 잃지 말라`는 좌우명을 되새기곤 한다. 이 선수가 지난해 7승을 했는데 "운이 좋아서"라고 말했다고 해서 액면대로 평가하면 되겠는가.

역술가 풍수가 누구도 MB의 대통령 당선을 확언하지 못했다. MB의 성공을 역술학상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역술 시장에서도 "사주보다 관상이 낫고 관상보다 심상이 으뜸"이라는 것은 진리다. 즉 마음의 경영학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마음 먹고 설계하기에 이 세상이 달렸다는 얘기다. MB는 그걸 증명한 사람이다.

연말연초 많은 사람이 역술가를 찾아 "내 미래를 읽어달라"고 말했을지 모르겠다. 인간은 앞날을 알 수 없고 불안해하는 나약한 존재다.

그러기에 미리 알고 싶은 조급한 욕망은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그래서 국내 점(占)시장 규모는 매출 4조원에 60만명이 붙어 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공, 재물, 자식, 승진운이 있는 행운아임을 확인하러 그들을 찾아갔을 터다. 괜찮다. 역술은 심리관리학이니까. 그러나 참 생활인이라면 돌아서면 잊어버려라. 당신이 그토록 듣고 싶어하는 운세는 당신 하기에 달렸다!



[편집국장 김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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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4 07:15:13 입력, 최종수정 2008.01.04 07:5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