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핫라인] 작가들의 보금자리 평창동 | ||||||||||
◆고제희의 新풍수택리지◆
SK그룹 최종현 회장은 생전에 워커힐 안에 있는 에메랄드 자택에서 살았는데 그곳은 한강이 광나루 쪽을 향해 찌르듯이 달려드는 곳이라 살림집보다는 잠시 머물며 마음을 쉬는 정자가 더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자 최 회장은 "이 세상 모든 것 중에서 사람이 가장 귀한데 어찌 사람의 기가 땅의 기운에 눌릴 수 있겠는가. 나는 이곳이 좋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집을 옮길 수는 없다"라며 껄껄 웃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가 센 사람의 경우와 달리 `기가 센 터`라는 말은 지기가 약해 문제가 있는 터를 가리킨다. 보통 사방이 탁 트인 산마루나 정상에 입지해 밤이면 달이 환히 비치는 달동네, 흙 한 줌 덮여 있지 않은 돌산, 그리고 가파른 산비탈에 입지한 집과 마을이 여기에 해당한다. 서울 보현봉 아래 평창동은 호화로운 저택이 밀집해 한국 상류사회를 형성하는데 그곳은 대체로 암석이 밖으로 드러나 토심이 얕은 지역이고 가파른 산기슭에 해당한다. 풍수에서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지기는 흙에 따라 흐르고 흙에 머문다고 해 풍수사상은 흙을 사랑하는 동양철학이다. 생기의 본체인 물은 흙에 의존해 생기로서 역할을 담당하니 풍수는 단단하고도 고운 입자로 이뤄진 흙을 생기 덩어리 또는 혈(穴)이라 부르며 귀하게 여긴다. 그 결과 암석은 애당초 물을 품지 못하는 물질이니 생기가 없는 흉물이고 모래 역시 생기가 부족해 그곳에 집을 짓고서는 큰 부자도 큰 인물도 배출되기 어렵다고 해 `사상누각(沙上樓閣)`이란 말이 생겨났다. 한강 가운데 있는 모래섬 여의도(汝矣島)는 지명이 `쓸모없으니 너나 가지세요`라는 뜻이다. 그리고 산마루나 정상에 자리한 집은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와 집과 터에 함유된 수분이 증발해 버리니 혈이라 해도 생기를 잃고 푸석푸석해져 예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평창동을 에워싼 연봉들은 마치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형상의 화산(火山)이다. 이처럼 산세가 유순하지 못한 채 많은 바위가 마치 창을 꽂은 듯 바라다보이면 문필봉이라 부르고 이런 마을은 작가나 학자를 배출할 터로 여긴다. 박종화 문학의 산실인 작수루와 현대 작가들의 보금자리인 영인문학관이 그곳에 있게 된 것은 평창동이 작가의 땅임을 대변해 준다. 왜냐하면 작가들은 묵묵히 시간과 열정을 녹여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장인이면서도 기가 매우 센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치열한 작가정신을 가진 사람만이 평창동의 실질적인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7.07.05 11:31:36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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