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그린노믹스

ngo2002 2015. 3. 28. 10:47

그린노믹스

내 연봉도 탄소세가 좌우하는 시대 온다.

탄소라벨 붙은 상품만 팔리고 TV구입땐 에코포인트로 할인

Greenomics / 1- 녹색성장이 미래다 (1)

영국 제과업체인 워커스 크리스프스(Walkers Crisps). 이 회사는 자사 과자봉지에 `75, CO`라는 탄소라벨을 부착하고 있다. 이 라벨은 `이 제품을 제조, 포장, 운반해 매장 선반에 올려놓기까지 이산화탄소(CO) 배출량이 75`이라는 뜻이다.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매장에서 팔리는 7만개 상품 모두에 탄소라벨을 부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킴벌리 클라크, 코카콜라 등도 탄소라벨을 도입하기로 했고, 일본 삿포로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미 많은 선진국 소비자들은 탄소라벨을 `웰빙` 표식이나 마찬가지로 이해하고 있다. `저칼로리` `()콜레스테롤`과 같은 라벨이 붙어야 소비자들이 안심하는 것처럼 저탄소 제품이 각광받고 있는 것. 탄소라벨은 인간의 삶을 평가하고 통제하는 가장 무서운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긴 탄소발자국에 따라 세금(탄소세)을 내고 탄소 발생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연봉이 좌우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그리노믹스` 사례는 지구촌에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지난달 일본 정부는 `에코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장고, 에어컨, TV를 산 사람에게 포인트를 지급해주고 나중에 다른 가전제품을 살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매주마다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고 일회용 비닐 봉지를 돈주고 사는 게 당연한 패턴이 됐지만 이제는 더욱 강도 높은 생활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눈여겨볼 점은 이 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에코포인트를 통해 구입한 TV 판매가 50% 이상 늘었다는 것. 그리노믹스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 호응이 강력했다는 뜻이다. 영국 광고회사인 WPP의 마틴 소렐 CEO"월마트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40% 가격을 더 지불하더라도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리노믹스라는 새로운 키워드는 인간의 삶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뼛속까지 바꿔놓고 있다. 팀 플래너리 코펜하겐 기후회의 의장은 "지금 개인이건 기업이건 환경과 성장을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녹색 파고가 일고 있다. 예금 수익의 일부를 친환경 사업에 쓰는 녹색통장은 물론이고 녹색성장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그린펀드가 등장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그린페이`라는 저탄소 리워드 포인트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차에 기름을 넣을 때나 에너지 공과금을 지불할 때 1달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10파운드를 줄일 수 있는 저탄소 리워드를 적립해준다. 그리노믹스의 `녹색물결`은 인간의 교통수단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개발이 붐을 이루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차량 운행을 줄여보자는 뜻에서 그간의 교통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스마트 제조사인 다임러는 지난 3월 독일 남부의 한 소도시인 울름에서 `카투고(Car2go)`라는 차량공유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미국 등에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집카(ZipCar) 방식과는 다소 다르다. 기존 차량공유 프로그램은 예약이 필요하고, 차량 이용이 제한적이지만 `카투고`는 완전한 자유 공유제를 실현하기 위해 도입했다. 이용요금 자체가 파격적이다. 울름시에서는 1시간에 9.9유로만 내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길거리에 있는 카투고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다. 경차 200대는 이렇게 독일 남부의 한 마을을 조용하게 저탄소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다임러사는 올가을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시에서도 `Car2go`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에포 고너 울름시장은 "카투고 서비스가 울름에서 시작해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9년 회사원 그리니씨는

집에서 태양광발전, 옆집 판매

전기차 한번 충전에 3일 너끈

Greenomics / 1- 녹색성장이 미래다 (1)

#오전 7====201912월 미 텍사스주 오스틴시. 마이클 그리니 씨는 오전 7시 일어나자마자 침대 위 실시간 전력량계를 체크했다. 집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보기 위해서다. 이날 벌어들인 돈은 10달러 20센트. 흐린 날을 빼더라도 한달에 200달러가 넘었다. 그리니 씨가 이처럼 발전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발전차액지원제도 때문. 그는 9년 전인 2010년 과감하게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물론 여름철 에어컨 탓에 전기료를 내야 하지만 1년 중 나머지 세 계절은 남는 장사다.

#오전 830===그리니 씨는 늘 하듯이 차고 앞에 주차된 차에서 플러그를 빼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어 배터리 충전량과 충전비용을 체크한다. 미 전력시장 운영기관인 PJM의 분석결과 2500승용차 충전에 드는 전기료가 2달러 50센트(3000)밖에 들지 않았다. 이 정도를 충전하면 3일간 출퇴근할 때 쓰는 데 문제가 없다. 장거리 운행도 고민할 게 없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수백 까지 휘발유 없이도 운행이 가능하다. 퇴근한 후에 차에 딸린 전기코드를 콘센트에 꼽으면 된다. 이 역시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으로 가장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 자동으로 전기가 연결돼 충전이 되니, 편리하고 경제적이기 이를 데 없다.

#오전 10====회사 회계부서에서 연락이 왔다. 연말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CO배출량을 항목마다 정확히 기재하라는 주문이다. 업무상 해외 출장이 많은 그리니 씨는 이 소식에 울상이다. 항공사를 이용할 때마다 따라오는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1마일당 1센트의 탄소세를 연말 정산시 납부해야 한다. 그리니 씨가 한해 동안 출장을 다닌 거리는 약 3만마일. 그가 연말 정산시 추가로 납부해야 할 탄소세는 300달러. 그러나 올해 연말 정산시에는 `에코 포인트` 덕을 톡톡히 본다. 월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제품들만을 사온 덕택이다.

#오후 620===바이어와 저녁 미팅을 위해 나서기 10분 전이다. 그는 `Car2go`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텍사스주의 주도인 오스틴시의 도심을 드나들 경우 내야 하는 비용이 고민스러워서다. 한번 도심에 진입할 때마다 내야 하는 25달러에 별도로 주차비까지 포함하면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래서 차량공유 시스템인 `Car2go`를 종종 활용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회사 바로 옆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Car2go 차량을 찾아 예약하기만 하면 된다. 2시간 30분 동안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19.8달러에 불과했다. 유류비까지 다 포함해서다. 차를 직접 끌고 나갔다면 도심통행료 25달러에 주차비, 유류비까지 3배 가까이 비용이 들었을 터다.

#오후 9===저녁을 마치고 사무실 근처 공영주차장에 돌아와 Car2go 차량을 반납한다. 그리고 자신의 차에 올랐다.

 

녹색기술 활용 무궁무진태양광 비행기로 세계일주

나무 박테리아서 연료 추출

Greenomics / 1- 녹색성장이 미래다 ②◆

2년 전 스위스 중부 도시 루체른 음악원. 열기구를 이용해 세계 일주에 성공한 스위스 모험가 베르트랑 피카르가 편안한 차림으로 강단에 올랐다. 모험가 집안 출신인 그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미래 태양광 비행기의 원형이 될 `솔라 임펄스` 개념도를 펼쳤다.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오직 태양 에너지만으로 세계를 일주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2년이 지난 지난달 27일 솔라 임펄스 모습이 드디어 공개됐다. 말벌 모양의 길쭉하고 하얀 비행기였다. 이르면 앞으로 2년 후 세계를 일주하게 된다. 스위스 로잔공대에서는 연료감응형 태양전지 개발이 한창이다. 내년 상용화가 목표다. 태양전지 소재인 실리콘 가격이 올라가면서 제조단가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연료감응형 태양전지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다. 비실리콘계 태양전지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구리와 인듐 갈륨 셀레늄 박막태양전지는 미국의 메인대학과 벨 연구소에서 개발해 지난해 효율이 19.9%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풍력은 육상에서 해상으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아직 해상풍력 비중이 전체 중 1%로 낮은 수준이지만 잠재성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덴마크 1위 풍력기업인 베스타스 관계자는 "비용은 많이 들지만 육지보다 해상에서 바람이 두 배 이상 강하게 불어 효율성이 좋다"고 말했다. 바이오에탄올 2세대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식용 여부에 따라 1세대와 2세대를 구분하고 있다. 옥수수와 콩 등 사람들이 먹는 식량에서 에탄올을 추출해 에너지를 만드는 것을 1, 풀이나 나무 등 박테리아에서 에너지를 추출하는 것을 2차로 구분한다. 지난 5월 만난 바이오 기업 노보자임의 니키 스필 부사장은 "나무나 풀 등 박테리아에서 효소를 분해하고 유전자를 변형해 산업용 효소를 만들고 있다"며 내년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그리노믹스 기술개발의 여지는 무한하다는 지적이다. 한 환경 전문가는 "녹색 기술은 이미 다 개발돼 있다. 다만 인류가 쓸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27개 녹색기술에 대해 총 14076억원을 투자하는 등 그리노믹스 원천 기술 개발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99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을 출범시켜 에너지환경기술 영역 5개 사업단을 창설한 이래 그리노믹스 관련 기술 개발 수준을 크게 높였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제품 생산과정에 적용할 차세대 올레핀 제조기술은 오는 2020년까지 32000억원 규모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3000억원 규모 탄소배출권 수입이 기대되고 있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송전 효율성이 뛰어난 초전도 케이블 역시 2010년 이후 기존 전력 케이블 시장을 대체하면서 12000억원에 달하는 전력 손실률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크기가 작고 무게가 적게 나가면서도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초전도 모터 제조기술은 2011년 상용화되면 1억달러에 달하는 전력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20154억달러 규모 시장 선점을 기대할 수 있다.

 

Greenomics 가 경제위기 해법이다

Greenomics / 1- 녹색성장이 미래다

덴마크 코펜하겐 다운타운 내 유명 백화점 가운데 하나인 일룸백화점 임원인 그레타 룬드그렌 씨(45)는 주말이면 과학관을 찾는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 클레어에게 화석에너지 고갈과 대체에너지 필요성에 대해 가르쳐주기 위해서다. 룬드그렌 씨는 "어려서부터 아이가 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환경을 생각하게 교육해왔다"면서 "환경 속에서 경제를 생각하는 것은 덴마크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에너지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밴다. 덴마크는 지난 1973년 오일쇼크 때 다른 유럽 나라보다 훨씬 심각한 에너지 부족사태를 겪었다. 충격적이었던 오일쇼크 이후 덴마크는 혁명적인 조치를 시행한다. 휘발유 판매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기름값을 올리고 자동차 판매가와 보험료, 관련 세금을 모조리 올렸다.

 

 

 

 

 

북해 원유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풍력과 바이오메스, 지열발전 등 가능한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코니 헤데가드 덴마크 기후에너지 장관은 "오일쇼크 당시 덴마크 정부와 국민이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그 대가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각자가 생활방식을 바꾸고 `그리노믹스(GreenomicsGreen+Economics)`를 중시하는 교육이 합쳐지면서 73년 오일쇼크 이후 유럽의 주변국이었던 덴마크는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났다. 이처럼 우리도 그리노믹스를 본격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노믹스는 환경을 발판으로 성장동력을 만드는 경제학을 뜻한다. `그리노믹스가 경제위기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해법`이라는 인식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이미 현 정부 들어 녹색성장이 국가적인 전략으로 채택돼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보다 광범위하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노믹스를 생각하는 개인 생활방식 변화가 중요하고 아울러 그리노믹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니컬러스 스턴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전략은 지구온난화 방지와 녹색성장을 실천하는 데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그리노믹스(Greeno-mics) = 환경에 기반을 두고 녹색성장을 통해 이룩해가는 경제를 뜻한다. 녹색을 바탕으로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녹색을 환경론적 시각에서 보는 환경경제학과 차이가 있다.

 

그리노믹스란? 환경을 성장동력으로 `파이` 키워

Greenomics / 1- 녹색성장이 미래다 (1)

그리노믹스(Greenomics)는 환경(Green)과 경제(Growth)가 상충된다는 고정 관념에서 탈피하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한다. 경제 성장이 환경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옛 개념에서 벗어나 환경을 더 개선해야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더 나아가 환경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 경제성장을 이루자는 것이다. 그리노믹스의 개념은 아직 명확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만들어가는 개념인 것이다. 중국 에너지 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푸 쳉유 CEO"녹색 성장 전략은 당장 효과가 나는 게 아니다"면서 "5년 이상 긴 호흡으로 투자를 생각해야만 한다""지금 시점은 녹색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는 아니지만, 투자하기에는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그리노믹스의 `거품`을 지적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그러나 그리노믹스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스탠더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보기술(IT) 성장성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파이`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으로 이해된다. 미국 버클리대 환경연구소 대니얼 카먼 소장은 "저탄소 에너지 부문에서 미국 한 나라에서만 수백만 개 신규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면서 "그린 에너지를 통한 신규 고용창출은 미래뿐만 아니라 당장 크게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녹색성장위 관계자는 "녹색성장은 계곡(Chasm)을 뛰어넘는 변화의 전략이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상력의 개념"이라면서 "결국 누가 먼저 잘 움직이느냐가 이기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