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서비스 빅뱅으로 65만개 일자리

ngo2002 2013. 9. 24. 16:17

`서비스 빅뱅`으로 65만개 일자리
의료·교육·콘텐츠 등 5大산업 진입장벽 철폐
기사입력 2013.09.23 17:41:07 | 최종수정 2013.09.24 09:32:23

서울 잠실에서 자동차 흠집 제거 점포를 운영하는 백형봉 씨(39). 백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벌금 70만원을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수개월 전 자동차에 컬러 스프레이로 색상을 입히다가 공무원 단속에 걸렸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면적 5㎡ 이상 또는 동력 3마력 이상의 차량 도장시설은 대기배출시설로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전국에는 백씨처럼 차량의 찌그러진 부분을 고치고 광택을 내는 업소가 1만3000곳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서비스 분야는 기득권 세력이 진입 장벽과 규제의 벽을 쌓아놓고 있어서 10여 년째 새로운 업태의 출현이나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있다.

국회도 여야 정쟁에만 매달리고 신규 서비스 분야 개발이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을 챙기지 않아 서비스 부문 신규 고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의료ㆍ법률 서비스는 `진입 장벽 덩어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규제가 많다. 의사와 변호사 등 소위 `사(士)`자 직업군이 국가자격증을 통해 다른 직군의 진입이나 산업 간 융합이나 복합화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의 연구자료를 토대로 자체 분석한 결과 의료, 교육, 법률, 관광, 콘텐츠 등 5대 서비스산업의 빗장을 풀고 규제를 대대적으로 없애는 `빅뱅` 조치를 취할 경우 2020년까지 약 65만3631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추산됐다.

세부적으로는 △의료 18만7000개 △교육 9만3217개 △법률 4만3035개 △콘텐츠 22만2379개 △복합리조트 10만8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추산됐다.

매일경제가 국가입법정보포털을 활용해 창업 시 업종별 허가 여부를 분석한 결과 대분류 127개 업종 중 허가 업종 비중이 전체 중 25%를 차지했다. 허가 업종은 31개(25%)로 등록 업종 80개(6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며 신고 업종이 13개(10%)로 뒤를 이었다.

진입 장벽은 해당 산업의 신규 진출을 가로막아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 이는 한국의 맛 없는 맥주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말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맥아 함량이 낮은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는 2010년 이전까지 존재해온 제조시설 허가기준이 과도하게 높았고 생산량이 아니라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조세 체계가 소량의 고급 맥주를 제조하지 못하도록 장벽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 53.9%, 하이트맥주가 40.7%에 달할 정도로 기득권의 장벽을 쌓아놓자 갈수록 많은 소비자들이 맛 없는 국산 맥주를 외면하고 수입 맥주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기획취재팀 = 김대영 팀장 / 이호승 기자 / 이상덕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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