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서비스빅뱅으로 65만 일자리 1.교육

ngo2002 2013. 9. 24. 09:34

 

 

태국병원 年156만 몰리는데…한국 영리병원은 10년째 허송세월
병원설립도 의사만 가능…투자 발목잡아
의료산업 키우면 일자리 18만7000개 창출
기사입력 2013.09.23 17:37:28 | 최종수정 2013.09.23 20:34:35

◆ 서비스업 빅뱅으로 65만 일자리 / ① 의료 ◆

사례1. 태국의 대표적 병원인 범룽랏국제병원(Bumrungrad International). 매년 약 190개국에서 4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환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 병원은 호텔식 로비와 레스토랑을 전면에 배치했으며 비자 발급 대행, 공항 수속, 통역 서비스 등으로 외국인 이용객의 불편을 줄여줬다. 이 병원 홈페이지에서 본인이 원하는 의료 서비스를 클릭하면 100개국 화폐 단위로 비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심장 우회수술(heart bypass surgery)을 클릭해 보니 우리나라 돈으로 2434만~3328만원이라고 나온다.

사례2. 국내 처음으로 제주도에 설립될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이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앞서 정부와 국회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계에 한해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의료법인인 CSC그룹이 제주도 서귀포 일대에 지상 4층~지하 2층, 48병상 규모로 싼얼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설립 승인을 잠정 보류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MD앤더슨병원. 대표적인 영리병원으로 꼽히는 이곳은 암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사진 제공=MD앤더슨>
CSC그룹은 7월 줄기세포 관련 시술은 하지 않는다는 각서도 제출했지만 복지부는 외국인 의료 인력관리 방안이 허술하다는 이유로 승인을 보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1월 대통령 신년 연두 기자회견에서 의료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국내 의료산업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 최고의 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진학하고, 성형을 비롯한 몇몇 분야 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이를 활용해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리 의료법인을 도입하고 의료산업을 한국의 핵심 산업으로 키울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1% 상승하고, 일자리는 18만7000개, 부가가치유발액은 10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산업이 핵심산업이 되지는 않더라도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만 적극적으로 확보해도 GDP가 0.5% 상승하고 일자리는 10만2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됐다.

한상완 현대연구원 산업연구본부장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도입되면 의료서비스는 물론 제약과 의료기기 부문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국내 최상급 병동의 경우 환자 2.5명당 간호사 1명을 배치하고 있는 것만 봐도 고급 의료시장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매우 크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5개 대학병원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의 진료비는 1200만원으로 내국인보다 4배나 많았다. 외국인 의료관광객 증가가 곧바로 의료기관의 수입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16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태국 156만명, 싱가포르 72만명, 인도 73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

의료산업 선진화를 가로막는 장벽은 많다. 현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는 의사 또는 일부 법인(의료법인 및 비영리법인)뿐이다. 투자자가 월급쟁이 의사를 고용해 투자를 하고 싶어도 문이 막혀 있는 셈이다.

또한 현행 의료법 제27조는 복지부 장관 승인을 전제로 외국 의료인의 의료행위가 가능하지만 승인 절차 등 규정이 정비돼 있지 않아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기획취재팀 = 김대영 팀장 / 이호승 기자 / 이상덕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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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바퀴 도는 원격진료…`당뇨폰` 조차 규제 묶여 난항
美는 군대까지 확산
기사입력 2013.09.23 17:37:34 | 최종수정 2013.09.23 20:10:02

◆ 서비스업 빅뱅으로 65만 일자리 / ① 의료 ◆

국내 IT기업 유라클은 원격으로 간단하게 소비자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용자는 유라클이 제공한 혈당ㆍ혈압기, 체중계, 체온계 등을 집에 두고 스스로 측정하기만 하면 된다. 측정된 정보는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되는 동시에 간호사로 구성된 상담센터로 보내진다. 이상이 감지되면 맞춤 식단과 운동 프로그램, 건강 관리 동영상을 제공받는다. 이른바 U헬스케어 솔루션 서비스다.

하지만 이 사업은 벽에 부딪혔다. 당초 이 업체는 이상 신호 발생 시 의사들이 영상 채팅을 통해 그 자리에서 진료를 하고 약을 처방해 주는 원격 진료 사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은 기대에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격 진료가 허용되고 U헬스케어 산업이 커지면 각종 의료기기 관련 산업이 커지고 수만 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이미 2010년 U헬스 산업을 육성하고자 원격 진료를 전격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의료계가 소수 IT 대기업과 대형 병원 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가 제도를 밀어붙인다고 반대하면서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원격 진료는 의료사고 위험이 있다며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주정부 가운데 상당수는 환자가 초진이 아니면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교도소 군대 등 특수 지역까지 텔레메디신 범위를 넓히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현재 스마트폰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까지 개발한 상태다. 하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진척이 더딘 편이다. 일명 `당뇨폰`을 판매하려면 판매대리점별로 의료기기 판매업자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형성 자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획취재팀 = 김대영 팀장 / 이호승 기자 / 이상덕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세웅 기자]


47만 한국유학생 年5조원 쓰는데…외국학교 유치는 `표류`
영리법인 설립·과실송금 `원천봉쇄`
규제만 풀어도 10만개 일자리 창출
기사입력 2013.09.23 17:38:02 | 최종수정 2013.09.23 20:12:32

◆ 서비스업 빅뱅으로 65만 일자리 ① 교육 ◆

해외유학으로 막대한 외화를 지출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외국인학교 유치는 필수적이다. 사진은 경기도 분당에 있는 한국외국인학교(KIS) 판교 캠퍼스.
사례1. "학교 설립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를 했는데도 이익금 송금을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외국 명문학교들이 한국에 들어갈 이유가 없겠지요." 경제계 고위인사 A씨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만난 경제개발청(EDB) 관계자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한국이 외국 교육기관 유치 때 금지하고 있는 영리법인 설립과 과실송금에 대한 규제가 있다고 들은 뒤 나온 반응이었다. 싱가포르는 MIT, 인시아드 등 유수 명문대를 유치해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 유학생들까지 유치하고 있다

사례2. "중앙 컨트롤타워가 없으니 매번 각기 다른 정부기관과 논의해야 하더군요. 기관 간 의사소통도 잘 이뤄지지 않아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하니 시간과 비용도 만만찮게 들어가고 승인과정에서 기관 간 역학관계까지 고려하자니 학교 설립이 정말 힘들었어요." (외국 교육기관 관계자 B씨)

"제출해야 할 서류도 너무 많고 승인 심사과정도 정말 까다로웠습니다. 승인까지 무려 2년이나 걸렸고요. 비영리법인이란 걸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란 한국 정부의 요구도 황당했어요."

한국에서 외국 교육기관을 설립해 운영 중인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는 자녀들을 외국에 유학 보내느라 해마다 4조원이 넘는 교육수지 적자를 내고 있는 국가치고는 너무 안일한 대응이다.

2011년 47만명에 달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약 4조8000억원(44억달러, 2011년 기준)을 송금받아서 유학비용과 연수비용으로 썼다. 외국의 유수 학교 캠퍼스를 유치한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국내로 돌아올 것이며 외국인 유학생도 끌어들일 수 있다.

이시욱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 대학 유치를 활성화하고 국내 대학 퇴출을 유연하게 바꾼다면 대학 간 경쟁이 활발해져 국내 대학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외국 교육기관 유치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정원이 모두 충족되는 교육시장 빅뱅이 일어날 경우 2020년까지 모두 22개 안팎의 외국인 초ㆍ중ㆍ고와 대학이 운영될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50여 개 외국인학교에 재학하는 국내 및 외국인 유학생 수를 더하고 내국인과 유학생 비율 4대6 달성과 외국인 유학생 20만명 유치, 외국으로 나간 한국인 유학생 20%를 흡수하게 되면 한국인 학생수는 7만9300명에 달하게 된다. 이를 통해 9만3217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이 일자리 가운데 임금을 받는 고용직만 7만5122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는 8조515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조3570억원으로 추산된다.

외국 학교의 국내 진출을 막는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제주도의 경우 영리법인 설립은 가능하지만 과실송금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영리법인이 들어오기 힘든 구조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진입장벽부터 제거하라고 입을 모은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경제정책실장은 "영리법인 설립과 과실송금을 허용하지 않으면 외국교육기관은 비영리법인으로만 설립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로열티, 세금, 용지 및 시설 등을 정부가 부담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줘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실송금을 허용하되 이익의 일정 부분을 학교 시설 확충 등 재투자에 사용할 것을 명시하는 `재투자 조건부 과실송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용어 설명>

▷ 서비스 분야 빅뱅 : 우주의 태동을 설명하는 빅뱅(Big Bang)은 대폭발과 함께 형성된 우주가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진입 장벽이 무너지고 규제가 철폐되는 빅뱅이 일어나면 신규 진입자들이 크게 늘고 산업 간 융ㆍ복합이 활발해져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부가가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취재팀 = 김대영(팀장) / 이호승 기자 / 이상덕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세웅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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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선진화` 막는 주범은
나만 챙기는 의료계·눈치보는 복지부
기사입력 2013.09.23 17:37:41 | 최종수정 2013.09.23 18:54:57

◆ 서비스업 빅뱅으로 65만 일자리 / ① 의료 ◆

경제자유구역 내에 외국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외국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정비됐지만 여전히 설립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인 `의료 민영화 저지와 무상 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본부)`도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립 반대를 주장했다. 무상의료본부는 "보건복지부는 의료비 폭등을 유발하는 제주 영리병원 승인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이유는 싼얼병원 승인을 시작으로 국내 영리병원 도입을 본격화하려는 속내라는 주장이었다.

영리병원 도입이 법제화된 것은 10년 만이다.

2002년 12월 당시 정부 내에서는 침체된 내수시장을 살리고 고용을 증대하려면 영리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2005년께 인천 송도에 송도국제병원을 건립하는 구상이 있었지만 인천시가 송도국제병원 비영리화를 추진하면서 물 건너갔다.

우여곡절 끝에 작년 10월 경제자유구역 내에는 외국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한 관련 규칙이 제정됐지만 실제 설립은 불투명하다. 의료계와 의료 시민단체 등이 크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대한의사협회는 원격의료 대책 태스크포스와 영리 의료법인 대책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료서비스 선진화에 대한 반대는 전방위적이다. 올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의료호텔업 신설 방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시 의협은 "투숙 대상에 내ㆍ외국인 구분이 없기 때문에 외국 환자 유치보다는 국내 지방환자 유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법안의 당초 취지인 외국 환자 유치와 관광산업 육성은 퇴색하고 국내 의료기관 간 불균형만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획취재팀 = 김대영 팀장 / 이호승 기자 / 이상덕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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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부족` 어린이집 진입장벽 허물자
"원생 39명에 권리금 1억7천만원"
기사입력 2013.09.23 17:38:24 | 최종수정 2013.09.24 09:12:27

◆ 서비스업 빅뱅으로 65만 일자리 ① 교육 ◆

"서울 노원구 민간어린이집, 원생 수 39명, 권리금 1억7000만원."

"대전 유성구 아파트 어린이집, 원생 수 20명, 아파트 32평 2억5000만원 + 권리금 5500만원."

`어린이집 전문 복덕방`이라고 광고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최근 올라와 있던 10여 건의 매물 중 일부 사례다. 정부의 어린이집에 대한 규제로 설립이 어려워지면서 이처럼 원생수를 기준으로 거대한 권리금이 붙어 있다. 권리금은 대표적인 진입장벽의 산물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보육예산(지방정부 분담분 50.6% 제외)은 2003년 약 3000억원에서 2013년 4조1400억원으로 10년간 13배 이상 불어났다.

하지만 평가인증을 유지하고 있는 어린이집 비중은 67.3%에 불과하고, 유치원은 평가 결과를 개별 기관에 고지할 뿐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진입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지침을 통해 지자체에 인가 제한 가이드라인을 내리고 있다. 지역 어린이집 정원이 수요 또는 현재 인원보다 많을 경우 등이다. 이 때문에 정원충족률이 기준 이하로 하락해야만 새로운 보육 공급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진입은 어려운데 일단 진입만 하면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과도한 권리금까지 붙은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2012년 발표한 전국보육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어린이집의 35.6%, 가정어린이집의 30.7%가 개설할 때 권리금을 주고받았다. 평균 권리금은 민간어린이집이 6686만원, 가정어린이집이 3223만원이다. 인기가 높은 강남ㆍ서초 지역 민간어린이집은 권리금이 1억원을 넘는다. 수도권 일부 지역 권리금은 최고 3억원을 호가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번 진입장벽이 만들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송파구에 사는 네 살짜리 딸을 둔 워킹맘 임정현 씨(37)는 아직도 지난해 발생한 `어린이집 대란`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임씨는 딸이 다니던 어린이집이 갑작스럽게 휴업 통보를 하자 세 살 난 딸을 맡길 곳을 찾아 동분서주했다.

대부분의 민간어린이집들이 휴업이 아닌 부분 태업 정도로 사태를 마무리 지으면서 `어린이집 대란`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임씨는 아이를 인질로 한 어린이집의 횡포에 떨어야 했다.

[기획취재팀 = 김대영(팀장) / 이호승 기자 / 이상덕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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