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日 로컬푸드 5大성공비결 식품유톤 제3의 물결 포컬푸드 (하)

ngo2002 2013. 8. 8. 09:22

日 로컬푸드 5大성공비결
① 농산물 품질에 올인…까다로운 고객도 만족시켰다 ② POS 등 대형 유통업체 못지않은 투자
③ 포장지에 생산자 이름·사진 신뢰 높여 ④ 농민회원에 지속적 품질·서비스 교육
⑤ 식육소믈리에가 매장 상주 신선도 관리
기사입력 2013.08.07 17:20:07 | 최종수정 2013.08.07 20:08:21

◆ 식품유통 제3의물결 `로컬푸드` (下) ◆

지난달 말 일본 지바현 쇼이카고 JA(일본농협) 직거래 장터에서 고객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손동우 기자>
"로컬푸드 하면 대개 `싼 가격`만 떠올리죠.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품질`입니다. 일반 슈퍼나 백화점과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거든요. 품질을 잘 관리하기 위해선 현대적인 유통 시스템과 마케팅 기법을 적용하는 등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이시이 신지 쇼이카고 JA 점장)

지난달 말 일본 지바현 쇼이카고 JA(일본농협) 직거래 장터. 매장을 둘러보던 이시이 신지 점장이 갑자기 식육 소믈리에인 기무라 히로키 씨를 불렀다. 매장에 갖다 놓은 무 중에서 판매할 수 없는 제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시이 점장과 기무라 씨는 잠시 서서 의견을 주고받더니 해당 상품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이시이 점장은 "무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일단 매대에서 뺐다"며 "상품을 진열한 농민 회원을 불러 사정을 설명하고 원인을 기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로컬푸드 매장은 대형부터 중소형을 아우르며 1만6000개에 이른다. 하지만 로컬푸드라는 개념이 나타나고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한 것은 1990년 중반부터다. 약 20년 만에 현지 유통 업계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셈이다. 그렇다면 일본이 짧은 시간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현지에서 만난 로컬푸드 매장 관계자들은 "다른 유통 업태와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시이 점장은 "최상급 품질의 농산물을 정당한 가격에 판다는 게 일본 로컬푸드의 원칙"이라며 "무조건 물건을 싸게 판다는 인식부터 지우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쇼이카고 매장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 중에선 일본 대형마트보다 비싼 가격을 매긴 것들도 있었다. 가령 도쿄 이토요카도에서 15엔이던 양파 감자 당근 등은 오히려 30~45엔에 팔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품의 품질은 최상급이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호시나 하루코 씨는 "신선도와 안전성에 대해선 이곳을 따라올 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가격이 비싸다고 해도 값을 지불할 용의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상품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일본 로컬푸드 매장의 노력은 각별하다. 일본 농협에선 농산물을 출하하는 회원에게 포장지에 이름과 사진, 주소를 꼭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농가는 정기적인 메시지까지 적어 출하해 자신만의 고객을 확보해가는 사례도 있다. 이시이 점장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거래의 지속성을 이루게 하려는 게 목적"이라며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육 소믈리에가 매장에 상주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들은 주로 상품 판매 과정에서 나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듣고 해당 농민 회원에게 전달하는 일을 한다. 각 농협이 운영하는 `농산물 직매소 전략연구회`에 참석해 농민과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이들의 업무다. 대형 매장의 경우 대개 7~10명의 소믈리에를 고용한다. 기무라 씨는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따야 하는데 시험이 상당히 어렵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형 유통 업체 못지않은 시스템을 갖춘 것도 일본 로컬푸드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이다. POS(판매 시점에 구매 정보가 중앙컴퓨터로 바로 전달되는 시스템)를 통해 농민은 당일 판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책정한 가격의 적정성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게 일본 농협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농협이 매달 15일과 월말에 회원들에게 매장 운영비 내역을 보고하도록 해 방만한 경영을 방지하도록 만들었다. 이시이 점장은 "매장 이용 수수료가 농산물은 15%, 가공식품은 20%에 이른다"며 "회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없으면 로컬푸드 체제는 금방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새로운 `유통 실험`도 시도한다. 농가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오야마 농협의 `고노하라카르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케팅 기법도 계속 바꾼다. 가령 쇼이카고 점포에선 `흠집 난 상품`을 반값에 판매하는 정책을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시이 점장은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해 이런 상품들이 요즘 매출 효자 노릇을 한다"며 "생산자 입장에서는 아예 버려야 할 상품들을 팔 수 있어 30% 정도의 추가 소득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로컬푸드 관계자들은 "최대한 다양한 상품을 진열해 판매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며 "지역 사이 연계 체계를 잘 갖추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원칙인 `지산지소(地産地消ㆍ그 지역에서 난 것을 그 지역에서 먹자는 것)`도 깰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리즈 끝>

[지바현 = 손동우 기자]


1~2주마다 로컬푸드 도심 가정 배달 `밥상꾸러미` 확대 나서야
국내 활성화 방안은
충북오창농협의 실험…SK그룹 등과 연계해 회원 2만1000명 확보
기사입력 2013.08.07 17:20:18 | 최종수정 2013.08.07 20:12:07

◆ 식품유통 제3의물결 `로컬푸드` (下) ◆

7일 충북 오창읍 청원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직원들이 밥상 꾸러미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오창농협>
7일 찾은 충북 오창읍 오창농협의 청원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이날 직원들은 컨베이어벨트 옆에서 상추와 양배추, 달걀 등 소포장된 농축산물을 주문에 맞춰 포장하느라 연방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10여 종의 친환경 먹을거리를 한데 모아 탄생한 오창농협의 밥상 꾸러미 `자연이랑`은 현재 1~2주마다 전국 2만1000여 명의 회원 집으로 배달되고 있다.

신환희 오창농협 유통센터장은 "꾸러미 사업은 회원들은 믿을 만한 친환경 먹을거리를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고 농민 역시 계약재배 형태로 1년 내내 일정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만족하는 모델"이라며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05년에는 7억원 수준이던 꾸러미 사업 규모가 현재는 75억원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로컬푸드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밥상 꾸러미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해당 점포가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는 형태라면, 꾸러미 사업은 소비자 회원에게 지역 농산물을 종류별로 모아 생산자가 직배송하거나 혹은 택배로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특히 여건상 직매장이 들어서기 힘든 대도시 주민이 간접적으로 로컬푸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직매장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점에서 농협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밥상 꾸러미는 직매장과 생산자 직판장 등과 함께 로컬푸드 유통 형태 중 하나로 분류된다.

국승용 한국농업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 회원에게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다품목 소량 포장으로 구색을 갖춰 배송하는 사업이 밥상 꾸러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꾸러미 사업을 펼치는 곳은 농협이다. 현재 부산 강동농협ㆍ충북 오창농협ㆍ나주 남평농협ㆍ제주지역본부의 지역 꾸러미와 중앙회의 친환경 꾸러미 사업 등 전국에서 총 5개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2005년 SK그룹의 사내 복지 서비스로 출발한 충북 오창농협의 꾸러미 사업은 이후 일반 소비자에게도 문호를 넓힌 덕에 현재 전국 최대인 2만1000여 명의 회원을 갖출 만큼 성장했다. 다른 지역 역시 200~400여 명의 회원을 모으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모인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하는 중앙회의 꾸러미 하나로 서비스는 지난 5월 시작된 지 3개월 만에 2000여 명의 소비자가 가입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병곤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부장은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해당 지역 주민이 소비한다는 로컬푸드의 사전적 정의를 고려하면 근교농업이 힘든 대도시 주민은 여기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꾸러미 사업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직거래 형태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사회적 거리를 줄이는 또 다른 로컬푸드 모델 역할을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단점은 `꾸러미`로 제품이 구성되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권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병곤 부장은 "다음에 배송될 농산물을 사전에 알려주거나 회원들이 직접 원하는 채소를 골라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꾸러미 사업을 위해서는 농산물의 다품종 생산이 필수적인 만큼 이를 위한 농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오창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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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의 역사…미국 대공황 당시 파머스마켓서 유래
2000년대 초반 확산
기사입력 2013.08.07 17:20:27 | 최종수정 2013.08.07 20:11:56

◆ 식품유통 제3의물결 `로컬푸드` (下) ◆

역사적으로 볼 때 로컬푸드라는 개념이 나타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미국 로컬푸드 매장의 대표 격인 파머스마켓은 1930년대 대공황이 시작되면서 농산물이 팔리지 않자 수확한 과일을 농민이 직접 내다 팔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컬푸드가 본격적으로 조직화하고 체계를 갖춘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일본의 경우 2000년 JA 전국대회에서 `지산지소(地産地消ㆍ그 지역 생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 개념이 나타나고 2003년 대회에서 `파머스마켓헌장`이 제정되며 본격적으로 로컬푸드운동이 시작됐다.

미국에선 2005년 분자생물학자인 셰릴 네커먼이 `100마일 다이어트운동(내가 사는 곳에서 100마일 반경 안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운동)`을 주창하면서 로컬푸드 개념이 전역으로 확산됐다. 영국 등 유럽에선 학교나 병원 등 급식을 중심으로 로컬푸드 개념이 퍼져나가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로컬푸드 매장 수는 1만6816개에 이른다. 종사자 1인당 연간 판매액도 1069만엔으로 식료품 슈퍼(1946엔), 편의점(1103만엔)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7800여 개까지 늘어난 미국 파머스마켓은 농산물뿐 아니라 각종 먹을거리와 잡화, 지역 특색을 살린 기념품점을 입점시킨 쇼핑몰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 양측에 모두 이득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로컬푸드 개념이 정착하려면 먼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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