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주가하락 예상때 주식 빌려 파는 투지기법

ngo2002 2013. 7. 25. 11:00

[경제신문은 내친구] 주가하락 예상때 주식 빌려 파는 투자기법
Q = 최근 자본시장 떠들썩하게 한 `공매도` 는 뭔가요
기사입력 2013.05.10 16:15:17 | 최종수정 2013.05.10 17:00:05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펀드매니저가 되는 게 꿈인 중학교 2학년 혜진이는 신문을 보다가 공매도(空賣渡)란 용어를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파는 공매도가 요즘 유행한다고 하고, 이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죠. 심지어 셀트리온이라는 회사는 이른바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어요. 혜진이는 생각했어요. 주가가 하락해서 다른 사람들은 피해를 입을 때 자기만 돈을 번다고요? 나쁜 사람들이네요. 공매도란 제도는 아예 없애는 게 좋지 않을까요.

2010년에 개봉된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란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올리버 스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열연한 샤이아 러버프가 주연으로 나와 맹활약을 펼쳤던 영화죠. 이 영화는 2008년 금융위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샤이아 러버프는 `켈러 제이블`이란 투자회사에 다니는 증권브로커로 나옵니다. 이 회사를 인수하려는 처칠 슈왑이라는 경쟁사 대표 브렌든이 일부러 악성 소문을 부풀려 퍼트리고 불법 공매도 등을 통해 회사 주가를 79달러에서 2달러 수준까지 폭락시킨 다음 헐값에 회사를 인수하죠. 결국은 공매도 세력의 음모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주인공은 복수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공매도는 멀쩡한 회사를 망가뜨리거나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라는 악명이 높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우선 공매도가 어떤 투자기법인지 알아보죠.

공매도(short selling)란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입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할 때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아버리는 투자방법인데요. 예를 들어 GS건설이란 주식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해외 공사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 4월 초만 해도 5만5000원 정도 했던 주식이 불과 보름 만에 반 토막이 나서 2만9000원까지 급락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한 헤지펀드가 올해 건설업계 시황이 별로 안 좋을 것을 예측하고 이 회사 주식을 다른 증권사에서 빌려다가 미리 팔아뒀답니다. 그럼 무슨 일이 발생했을까요. GS건설 주식 20만주를 빌려서 5만5000원에 팔았다고 생각해봐요. 그럼 `5만5000원×20만주=110억원`이 계좌로 입금됩니다. 폭락한 후에 2만9000원에 20만주를 사서 갚으면 `2만9000원×20만주=58억원`만 쓰면 되죠? 그럼 고스란히 52억원을 벌게 됩니다. 주식을 빌리는 대가로 증권사에 연이율 3~6% 정도의 이자와 기타 매매수수료 등만 내면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거액의 돈을 벌어들이는 겁니다.

희한하죠? 주가가 올라가면 주식을 매수해서 들고 있을 때 돈을 벌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잃는 게 아니라 때로는 돈을 벌 수도 있게 됩니다. 물론 이 같은 공매도 투자방법이 항상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크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아뒀는데 주가가 거꾸로 올라가 버리면 어떡하죠? 당연히 돈을 잃게 됩니다.

만약 5만5000원 하던 GS건설 20만주를 공매도해 놓고 주가가 떨어지기만 학수고대했는데 거꾸로 두 배가 올라 11만원이 됐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에는 똑같은 방식으로 하면 110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 주가가 빠질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요? 글쎄요. 이처럼 주식을 차입해서 매도하는 공매도 투자기법은 큰돈을 쉽게 벌 수도 있지만 위험한 투자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고도로 숙련된 전문투자가가 아니면 공매도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위험합니다.

그렇다면 영화 월스트리트에 나온 것처럼 불법 공매도를 통해 개별 기업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는 게 가능할까요? 물론 가능합니다.

그래서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주가를 서로 짜고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이른바 `작전 행위`를 금지하면서 공매도 투자를 위해 허위 정보를 유통시킨다든지 해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는 것 역시 같은 불법 행위로 보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두는 것도 위법이고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정보를 미리 알고 기존에 갖고 있던 주식을 먼저 팔거나 공매도하는 것도 이른바 내부자거래라고 해서 위법입니다.

공매도가 돈 놓고 돈 먹기식 투기적인 거래인 것은 알겠는데 정부에서 왜 금지를 시키지 않느냐고요?

사실 공매도는 원성의 대상입니다.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매매 방식으로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나쁜 제도라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 볼까요. 현금이 없는 사람이 현금을 꾸어다 주식을 매수하는 것과 주식이 없는 사람이 주식을 꾸어다 현금을 매수하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요. 현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이른바 신용융자는 좋고 주식을 빌려 현금을 매수하는 공매도는 나쁘다고 생각해야 할 근거가 뭘까요. 금지시키려면 둘 다 금지해야 하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이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을 기대한다고 해보세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려는 공매도 투자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보유한 주식을 빌려주는 대신 자신이 직접 매도하려는 투자자도 증가할 것입니다. 공매도 세력에게 주식을 빌려줬던 투자자도 주가가 더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빌려준 주식을 다시 돌려받아 자신이 직접 팔고 싶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공매도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다른 시장 참여자들이 주가 하락을 예상하기 전에 미리 파는 것일 뿐입니다. 공매도 세력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는 게 아니라 주식을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입니다. 공매도가 증시 폭락을 부추긴다기보다는 정보가 좀더 빨리 시장에 반영되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폭락 사태로 금융시장에 쇼크가 터지자 일부 국가에선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규제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찮았습니다. 오히려 경제학자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매도 제한은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고 오히려 시장에 더 혼란을 초래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규제만 하려고 들어선 자본시장이 제대로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독도 상황에 따라 잘 쓰면 약이 됩니다. 오히려 요즘처럼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증시가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장에서는 다양한 투자기법을 사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들이 더 나은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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