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가 3人 일자리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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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6.04 17:17:28 | 최종수정 2013.06.05 12:11:43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① ◆
▶ 창업 13년차ㆍ직원 90명 함영이 대표
`공간 마케팅` 개척했더니 삼성 등 대기업서 러브콜
올해 32세에 불과한 함영이 플러(FLUR) 대표는 창업 경력 13년차인 베테랑 기업인이다. 서울대 디자인학부에 재학 중이던 2001년 이미 웹에이전시를 차려 학업과 비즈니스를 병행하다 2004년 졸업과 함께 지금의 회사인 플러를 창업했다.
최근에는 청년 구직난 때문에 직업을 스스로 만들라는 뜻의 `창직(創職)`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떠도는데 그야말로 플러 창업은 창직의 전형이었다. 그가 뛰어든 분야는 당시 개념도 생소했던 `통합 공간마케팅`. 사람의 몸짓을 인식해 반응하는 미디어아트를 기업의 광고ㆍ홍보에 접목하는 것이 초기 사업 아이템이었다.
함 대표는 "당시에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분야에서 회사를 설립해 사업화하려는 시도가 없어 우리가 개척자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직원이라고는 함 대표를 포함해 고작 3명에 불과했다. 같은 학과 선후배 셋이 모여 조그맣게 시작했다.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은 지금의 플러가 있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사람이 지나가면 바닥에 꽃이 피고 물고기가 지나가는 미디어아트 `가든(garden) 2004`를 선보였는데, 이 작품을 본 기업 관계자들이 너도나도 관심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명품관에 문을 여는 스파 `디아모레스파` 입구에 미디어아트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고, 삼성그룹에서도 문의가 이어졌다.
새로운 홍보 수단을 찾던 기업들의 니즈와 맞물리면서 3명이던 직원은 2006년 6명이 됐고, 2009년에는 90명으로까지 늘었다. 창업을 통해 함 대표는 물론 80명 이상의 직원들까지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함 대표는 "대학생 시절 웹이라는 매체가 갓 등장해 호기심이 생겨 혼자 공부를 했고, 기업들의 프로모션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일을 소소하게 하다 보니 창업까지 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업은 했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함 대표는 토로한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회사는 오히려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는 것이다.
함 대표는 "정부가 단순히 사람을 고용하면 지원금을 줄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제대로 뽑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인재 채용 풀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단기적으로 금전 지원을 해줘도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찾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달에만 20명 신규채용 박영욱 대표
14만명과 `블로그 마케팅`…벌써 새 회사 인수했어요
올해 31세인 박영욱 비씨엔엑스 이사회의장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그가 광운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4년은 인터넷 블로그가 한창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박영욱 의장도 네이버ㆍ야후 등 각종 유명 포털 사이트에 블로그를 하나씩 운영하며 블로그의 매력을 몸소 체험했다. 그러다 모든 블로거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위드블로그`라는 사이트가 탄생했다. 위드블로그는 블로그 마케팅 사이트로, 이제는 블로그 마케팅을 하는 국내 블로거 대부분을 회원으로 두고 있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파워블로거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고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도록 매칭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사이트다. 박 의장은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시작했다"면서 "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취업에 대한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자연스럽게 창업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 위드블로그를 시작해 2006년 `블로그카테일`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회사 운영에 뛰어들었다. 3명이 모여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회원 수만 14만295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한 달에 30여 개 업체의 마케팅을 진행하던 회사는 4월에 69개 업체를 맡게 됐고, 지난달에는 75개로 더 늘었다. 직원 수도 2011년 말에는 32명까지 늘어났다.
또 지난해에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엑스피`와 합병해 `비씨엔엑스`라는 새 이름의 회사로 거듭났다. 이 회사에서는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다. 블로그 마케팅과 전자상거래가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올해는 영업사원만 5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그는 "회사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 5명을 채용하면 다음달에 또 추가로 채용해야 할 것 같다"며 "이달에만 신규 채용 인원이 20여 명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박 대표도 고민이 있다. 회사는 커지는데 원하는 인재를 찾기 어려워서다. 그는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고급 병역특례자들을 배정받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며 "고급 인력들이 병역특례 제도를 통해서라도 벤처로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창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실패한 뒤에도 재기할 수 있는 안전망 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취업이 안 되면 창업을 하라고 하면서도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실패했을 때 복구할 길은 열어주지 않고 있다"며 "창업을 권장만 할 것이 아니라 제도 정비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자본 2억 투자ㆍ창업 1년만에 20명 고용 윤문진 대표
배달 일자리, 어엿한 정규직 만들었죠
"배달 문화와 배달 일자리에 대한 편견을 바꾸고 싶습니다."
지난해 3월 윤문진 띵동 대표(35)는 또 한 번 창업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다니던 벤처회사를 그만둔 2007년 쇼핑몰을 창업한 후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선 것이다.
그가 주목한 분야는 생활편의 서비스 대행 분야였다. 윤 대표가 생활편의 서비스에 주목한 것은 직접 이용하면서 느낀 편리성과 중독성 때문이었다. 배달이 안 되는 맛집들의 음식을 일정한 수수료만 더 내면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직장일로 바빠 챙기지 못하는 각종 민원 업무 등을 손쉽게 대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 400여 개 업체가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대부분 5인 미만의 영세한 규모고 동네에서 일부 서비스가 되고 제대로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곳이 많지 않아 도전해볼 만하다고 판단해 자본금 2억원을 투자했다.
윤 대표는 "보통 고객들이 배달업종 하면 인식이 좋지 않아서 우리 회사는 믿을 만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직원들 관리에 신경을 썼다. 유니폼을 갖춰 입도록 하고 배달을 다닐 때도 헬멧을 쓰고 안전운행을 하도록 수시로 교육했다. 성실하게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직원을 뽑기 위해 보통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배달에 나서는 근로자들의 4대 보험을 보장하고 급여 수준도 높였다.
윤 대표는 "보통 중국집이나 야식집에서 배달하는 인력들이 월 180만원가량의 임금을 받는데, 우리 회사는 대기업 수준까지는 못 미쳐도 대졸차 초임 평균임금은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의 인력관리 노력과 대행서비스의 편리함이 입소문 나면서 띵동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 60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배달의 민족`에서 지난해 10월 2억원가량의 투자를 받고 협력 파트너로서 사업을 함께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서울 강북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강남구 역삼동 번화가로 이동했다. 사업 초기에 윤 대표를 포함해 5명이던 인력이 이제는 21명에 달하고 있다. 그는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말까지 직원이 40명가량으로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 서동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창업 13년차ㆍ직원 90명 함영이 대표
`공간 마케팅` 개척했더니 삼성 등 대기업서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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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이 플러 대표 | ||
최근에는 청년 구직난 때문에 직업을 스스로 만들라는 뜻의 `창직(創職)`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떠도는데 그야말로 플러 창업은 창직의 전형이었다. 그가 뛰어든 분야는 당시 개념도 생소했던 `통합 공간마케팅`. 사람의 몸짓을 인식해 반응하는 미디어아트를 기업의 광고ㆍ홍보에 접목하는 것이 초기 사업 아이템이었다.
함 대표는 "당시에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분야에서 회사를 설립해 사업화하려는 시도가 없어 우리가 개척자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직원이라고는 함 대표를 포함해 고작 3명에 불과했다. 같은 학과 선후배 셋이 모여 조그맣게 시작했다.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은 지금의 플러가 있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사람이 지나가면 바닥에 꽃이 피고 물고기가 지나가는 미디어아트 `가든(garden) 2004`를 선보였는데, 이 작품을 본 기업 관계자들이 너도나도 관심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명품관에 문을 여는 스파 `디아모레스파` 입구에 미디어아트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고, 삼성그룹에서도 문의가 이어졌다.
새로운 홍보 수단을 찾던 기업들의 니즈와 맞물리면서 3명이던 직원은 2006년 6명이 됐고, 2009년에는 90명으로까지 늘었다. 창업을 통해 함 대표는 물론 80명 이상의 직원들까지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함 대표는 "대학생 시절 웹이라는 매체가 갓 등장해 호기심이 생겨 혼자 공부를 했고, 기업들의 프로모션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일을 소소하게 하다 보니 창업까지 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업은 했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함 대표는 토로한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회사는 오히려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는 것이다.
함 대표는 "정부가 단순히 사람을 고용하면 지원금을 줄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제대로 뽑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인재 채용 풀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단기적으로 금전 지원을 해줘도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찾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달에만 20명 신규채용 박영욱 대표
14만명과 `블로그 마케팅`…벌써 새 회사 인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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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욱 블로그칵테일 대표 | ||
박영욱 의장도 네이버ㆍ야후 등 각종 유명 포털 사이트에 블로그를 하나씩 운영하며 블로그의 매력을 몸소 체험했다. 그러다 모든 블로거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위드블로그`라는 사이트가 탄생했다. 위드블로그는 블로그 마케팅 사이트로, 이제는 블로그 마케팅을 하는 국내 블로거 대부분을 회원으로 두고 있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파워블로거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고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도록 매칭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사이트다. 박 의장은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시작했다"면서 "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취업에 대한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자연스럽게 창업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 위드블로그를 시작해 2006년 `블로그카테일`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회사 운영에 뛰어들었다. 3명이 모여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회원 수만 14만295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한 달에 30여 개 업체의 마케팅을 진행하던 회사는 4월에 69개 업체를 맡게 됐고, 지난달에는 75개로 더 늘었다. 직원 수도 2011년 말에는 32명까지 늘어났다.
또 지난해에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엑스피`와 합병해 `비씨엔엑스`라는 새 이름의 회사로 거듭났다. 이 회사에서는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다. 블로그 마케팅과 전자상거래가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올해는 영업사원만 5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그는 "회사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 5명을 채용하면 다음달에 또 추가로 채용해야 할 것 같다"며 "이달에만 신규 채용 인원이 20여 명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박 대표도 고민이 있다. 회사는 커지는데 원하는 인재를 찾기 어려워서다. 그는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고급 병역특례자들을 배정받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며 "고급 인력들이 병역특례 제도를 통해서라도 벤처로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창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실패한 뒤에도 재기할 수 있는 안전망 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취업이 안 되면 창업을 하라고 하면서도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실패했을 때 복구할 길은 열어주지 않고 있다"며 "창업을 권장만 할 것이 아니라 제도 정비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자본 2억 투자ㆍ창업 1년만에 20명 고용 윤문진 대표
배달 일자리, 어엿한 정규직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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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진 띵동 대표 | ||
지난해 3월 윤문진 띵동 대표(35)는 또 한 번 창업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다니던 벤처회사를 그만둔 2007년 쇼핑몰을 창업한 후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선 것이다.
그가 주목한 분야는 생활편의 서비스 대행 분야였다. 윤 대표가 생활편의 서비스에 주목한 것은 직접 이용하면서 느낀 편리성과 중독성 때문이었다. 배달이 안 되는 맛집들의 음식을 일정한 수수료만 더 내면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직장일로 바빠 챙기지 못하는 각종 민원 업무 등을 손쉽게 대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 400여 개 업체가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대부분 5인 미만의 영세한 규모고 동네에서 일부 서비스가 되고 제대로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곳이 많지 않아 도전해볼 만하다고 판단해 자본금 2억원을 투자했다.
윤 대표는 "보통 고객들이 배달업종 하면 인식이 좋지 않아서 우리 회사는 믿을 만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직원들 관리에 신경을 썼다. 유니폼을 갖춰 입도록 하고 배달을 다닐 때도 헬멧을 쓰고 안전운행을 하도록 수시로 교육했다. 성실하게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직원을 뽑기 위해 보통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배달에 나서는 근로자들의 4대 보험을 보장하고 급여 수준도 높였다.
윤 대표는 "보통 중국집이나 야식집에서 배달하는 인력들이 월 180만원가량의 임금을 받는데, 우리 회사는 대기업 수준까지는 못 미쳐도 대졸차 초임 평균임금은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의 인력관리 노력과 대행서비스의 편리함이 입소문 나면서 띵동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 60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배달의 민족`에서 지난해 10월 2억원가량의 투자를 받고 협력 파트너로서 사업을 함께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서울 강북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강남구 역삼동 번화가로 이동했다. 사업 초기에 윤 대표를 포함해 5명이던 인력이 이제는 21명에 달하고 있다. 그는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말까지 직원이 40명가량으로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 서동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view point] `일자리` 찾아줄 보물선은 기업…젊은 기업가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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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6.04 17:18:35 | 최종수정 2013.06.04 19:04:58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① ◆
보물 지도가 곧바로 우리를 보물섬으로 인도해 주지는 않는다. 지도만 보면 보물섬으로 가는 길은 너무 쉽고 가까워 보인다. 지도 안에는 보물섬으로 가면서 만나게 될 폭풍우도 없고, 악당도 없기 때문이다. 또 보물섬에 도착할 때까지 지도 속 그 길이 맞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도 않는다.
로드맵은 일종의 보물 지도다. 4일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인 `고용률 70% 로드맵`이 발표됐지만 이 로드맵이 우리 사회를 바로 `고용률 70%` `238만개 일자리`라는 보물섬으로 이끌지는 못한다.
로드맵에 담긴 일자리 목표는 달성하기 쉬워 보인다. 로드맵에 정리된 도표처럼 `스펙 초월 채용 시스템`을 만들고`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하면 금방 청년 일자리 49만개가 만들어질 것 같고,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면 여성 165만명이 새롭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자리 만들기가 이렇게 쉬운 일이라면 애초에 이것이 핵심 국정 목표가 되지도 않았고, 이런 로드맵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고용률 70%`라는 보물섬을 향해 거친 파도를 뚫고 나갈 보물선은 결국 기업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공공부문의 일자리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로 공공 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주안점을 둔 로드맵만으로는 2017년까지 238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해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에 다가갈 수 없다.
로드맵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키워드로 창업과 창직을 말하고 `고부가가치 창조 서비스업`을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결국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도전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다.
플러의 함영이 대표가 그런 경우다. 함 대표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통합 공간마케팅`으로 활용해 창업에 도전했고 그의 도전은 9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이번 로드맵에서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일자리 창출의 요술봉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는 법이다. 비정규직 제도도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사용자에게는 비용절감 및 노동인력 조정의 신축성을 제공해 주고, 근로자에게는 시간 스케줄, 능력, 기술수준에 따라서 근로할 수 있게 해주는 `선진형 제도`였다.
이 역시 해법은 도전하는 기업에 있다. 배달 서비스업체인 `띵동`의 윤문진 대표는 모두가 꺼리는 `배달일`을 정규직 `번듯한 일자리(decent job)`로 만들었다. 그들이 느끼는 자부심이 서비스의 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로드맵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을 동참하게 하고 도전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보물지도를 보고 바다로 도전하는 배들이 많을수록 보물섬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회부 = 서동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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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은 일종의 보물 지도다. 4일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인 `고용률 70% 로드맵`이 발표됐지만 이 로드맵이 우리 사회를 바로 `고용률 70%` `238만개 일자리`라는 보물섬으로 이끌지는 못한다.
로드맵에 담긴 일자리 목표는 달성하기 쉬워 보인다. 로드맵에 정리된 도표처럼 `스펙 초월 채용 시스템`을 만들고`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하면 금방 청년 일자리 49만개가 만들어질 것 같고,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면 여성 165만명이 새롭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자리 만들기가 이렇게 쉬운 일이라면 애초에 이것이 핵심 국정 목표가 되지도 않았고, 이런 로드맵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고용률 70%`라는 보물섬을 향해 거친 파도를 뚫고 나갈 보물선은 결국 기업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공공부문의 일자리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로 공공 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주안점을 둔 로드맵만으로는 2017년까지 238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해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에 다가갈 수 없다.
로드맵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키워드로 창업과 창직을 말하고 `고부가가치 창조 서비스업`을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결국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도전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다.
플러의 함영이 대표가 그런 경우다. 함 대표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통합 공간마케팅`으로 활용해 창업에 도전했고 그의 도전은 9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이번 로드맵에서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일자리 창출의 요술봉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는 법이다. 비정규직 제도도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사용자에게는 비용절감 및 노동인력 조정의 신축성을 제공해 주고, 근로자에게는 시간 스케줄, 능력, 기술수준에 따라서 근로할 수 있게 해주는 `선진형 제도`였다.
이 역시 해법은 도전하는 기업에 있다. 배달 서비스업체인 `띵동`의 윤문진 대표는 모두가 꺼리는 `배달일`을 정규직 `번듯한 일자리(decent job)`로 만들었다. 그들이 느끼는 자부심이 서비스의 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로드맵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을 동참하게 하고 도전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보물지도를 보고 바다로 도전하는 배들이 많을수록 보물섬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회부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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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사례·아이디어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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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6.09 18:48:16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③ ◆
일자리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회ㆍ경제적 문제의 근원입니다. 일자리 부족으로 세대 간 갈등이 생기고 일자리가 없어서 가정이 해체되기도 합니다.
정부는 최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며 앞으로 5년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력투구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매일경제신문도 올해 화두로 제시한 `Go Together Korea(우리 함께 갑시다)`를 실천하기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지키는 일에 앞장서는 사례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신다면 매일경제신문이 이를 보도해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매일경제신문 사회부(social@mk.co.kr, 02-2000-2312)로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자리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회ㆍ경제적 문제의 근원입니다. 일자리 부족으로 세대 간 갈등이 생기고 일자리가 없어서 가정이 해체되기도 합니다.
정부는 최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며 앞으로 5년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력투구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매일경제신문도 올해 화두로 제시한 `Go Together Korea(우리 함께 갑시다)`를 실천하기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지키는 일에 앞장서는 사례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신다면 매일경제신문이 이를 보도해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매일경제신문 사회부(social@mk.co.kr, 02-2000-2312)로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산·울산시 창업 도우며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확대
원주시는 지역특성 살려 캐디인력 양성 | |
기사입력 2013.06.09 18:48:19 | 최종수정 2013.06.09 19:53:17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③ ◆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부산인적자원개발원과 함께 `부산형 착한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를 도와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부산인적자원개발원은 창업을 위한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실제 창업을 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한 인력을 1년간 고용하면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형태다.
지난해 6개 기업 창업을 지원해 26명의 일자리가 생겼다. 이 중에서도 `디자인스푼`은 1년 만에 8명의 일자리를 신규로 만들었다.
부산인적자원개발원 관계자는 "인건비를 지원할 때 창업자와 1년간 직원 고용을 보장하도록 약정을 체결했다"며 "지원금을 받은 회사들이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고용을 유지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창업을 촉진하거나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시가 일자리를 늘리도록 창업을 지원했다면, 울산시는 조선ㆍ선박 산업이 발달된 특성을 살려 여성들 일자리를 마련했다.
울산시와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는 울산에 대형 조선회사 외에 선박 관련 하도급업체들이 즐비하고 조선ㆍ선박 분야 컴퓨터 지원 설계(CAD) 프로그램의 수요가 큰 만큼 이 분야에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을 추진했다.
인력 수요는 넘치지만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복잡한 구조 등으로 관련학과 전공자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여성의 진출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최경란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장은 "기업들과 함께 여성 조선ㆍ선박 설계 전문가 과정을 개설했는데 예상 밖으로 여성들 호응이 뜨거웠다"며 "지난해 여성 조선ㆍ선박 설계사 과정을 수료한 75명은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등에 100% 취업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등 관광레저 인프라스트럭처가 우수한 강원도는 춘천시와 원주시, 횡성군 등이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골프전문인력(캐디) 양성사업을 진행해 지난해에만 93명을 지역 내 골프장 등에 취업시켰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역 내 캐디에 대한 인력 수요가 많은 데 착안해 관련사업을 진행했다"며 "마침 한솔오크밸리골프장이 캐디 교육을 담당하겠다고 나서 사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와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지역 내 섬유업체들이 한 해 버리는 8만3000t의 자투리 원단을 기부받아 디자인 상품을 개발했다. 지난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해 노인들과 경력단절 여성 200여 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줬다.
[서동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부산인적자원개발원과 함께 `부산형 착한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를 도와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부산인적자원개발원은 창업을 위한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실제 창업을 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한 인력을 1년간 고용하면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형태다.
지난해 6개 기업 창업을 지원해 26명의 일자리가 생겼다. 이 중에서도 `디자인스푼`은 1년 만에 8명의 일자리를 신규로 만들었다.
부산인적자원개발원 관계자는 "인건비를 지원할 때 창업자와 1년간 직원 고용을 보장하도록 약정을 체결했다"며 "지원금을 받은 회사들이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고용을 유지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창업을 촉진하거나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시가 일자리를 늘리도록 창업을 지원했다면, 울산시는 조선ㆍ선박 산업이 발달된 특성을 살려 여성들 일자리를 마련했다.
울산시와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는 울산에 대형 조선회사 외에 선박 관련 하도급업체들이 즐비하고 조선ㆍ선박 분야 컴퓨터 지원 설계(CAD) 프로그램의 수요가 큰 만큼 이 분야에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을 추진했다.
인력 수요는 넘치지만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복잡한 구조 등으로 관련학과 전공자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여성의 진출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최경란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장은 "기업들과 함께 여성 조선ㆍ선박 설계 전문가 과정을 개설했는데 예상 밖으로 여성들 호응이 뜨거웠다"며 "지난해 여성 조선ㆍ선박 설계사 과정을 수료한 75명은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등에 100% 취업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등 관광레저 인프라스트럭처가 우수한 강원도는 춘천시와 원주시, 횡성군 등이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골프전문인력(캐디) 양성사업을 진행해 지난해에만 93명을 지역 내 골프장 등에 취업시켰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역 내 캐디에 대한 인력 수요가 많은 데 착안해 관련사업을 진행했다"며 "마침 한솔오크밸리골프장이 캐디 교육을 담당하겠다고 나서 사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와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지역 내 섬유업체들이 한 해 버리는 8만3000t의 자투리 원단을 기부받아 디자인 상품을 개발했다. 지난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해 노인들과 경력단절 여성 200여 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줬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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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기업 1명씩 뽑자" G밸리 프로젝트 한달새 104명 채용
서울시장·벤처기업 대표, 일자리 늘리자 의기투합 시는 도로·임금 지원하고 기업은 직원 채용 `화답` | |
기사입력 2013.06.09 18:48:24 | 최종수정 2013.06.09 19:5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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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밸리 일자리 10000 프로젝트`에 참여한 하나지엔씨 박동일 대표(맨 오른쪽)와 임직원들이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본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
병원 수술실 내 바이오클린 시스템 설비를 만드는 회사인 하나지엔씨는 올해 직원 2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미 1명은 근무를 시작했고 나머지 1명은 이달 중 채용할 예정이다. 회사 전체 직원이 12명인 점을 감안하면 2명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는 큰 결심이 필요했다.
박동일 하나지엔씨 대표의 결심을 이끈 건 서울시의 `G밸리 일자리 10000 프로젝트` 덕분이다. 박 대표는 "비즈니스센터나 디자인센터를 만들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서울시 정책에 공감해 일자리 늘리기에 동참했다"며 "상황을 보면서 인원을 더 뽑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G밸리 기업이 인턴직원 1명을 채용하면 서울시가 3개월간 임금의 50%를 지원하고, 3개월 후 고용이 결정되면 9개월간 임금의 70%를 지원한다. 올해 인건비 지원 관련 예산만 40억원이 마련돼 있다.
수질 오염ㆍ음식물 처리 업체인 바이오크린코리아는 당초 1명만 신규 채용하려 했지만 서울시의 프로젝트 가동으로 최소 3명을 더 뽑기로 했다. 이 회사 백현미 대표는 "서울시의 맞춤형 정책이 없었다면 직원을 3명이나 뽑을 생각을 못했을 것"이라며 "협약만 맺고 끝나는 탁상행정이 아니라 정책 기획부터 결정까지 기업들의 속사정을 제대로 파악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자체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인프라스트럭처)을 만들어주면 기업인은 일자리를 늘려 화답한다`는 발상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집적지인 G밸리 기업인들과 손잡고 G밸리 일자리 100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산업단지가 있는 G밸리(구로ㆍ금천ㆍ가산)에 입주한 1만개 기업이 직원을 1명씩 채용해 일자리를 1만개 늘려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4월 G밸리를 직접 방문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같은 해 12월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G밸리에 있는 1만개 기업체가 한 사람씩만 채용해도 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인력 채용 협조를 요청한 것이 시초다.
서울시는 대신 이 지역 기업인들의 오랜 민원인 교통체증 개선, 보육시설 확충, 문화ㆍ복지시설 건립 등을 통해 G밸리가 다시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 취임 이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공공근로를 늘리거나 시 본청과 산하 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그러나 기업인들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일자리 만들기 정책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프로젝트 가동에 앞서 지난해 4월 서울시와 구로ㆍ금천구,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 G밸리경영자협의회, 녹색산업도시추진협의회가 함께하는 민관 협의체인 `G밸리발전협의회`도 구성했다. 1년여에 걸쳐 협의회를 중심으로 6번의 본회의와 15번의 실무회의를 거쳐 기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수렴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산업단지공단, 기업과 함께 거버넌스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례는 서울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올 5월에는 서울시가 협의회와 일자리 창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일자리 창출에 시동을 걸었다. 5월 초 기준으로 32개 기업체가 프로젝트 동참에 서명했고, 이 중 21개 업체가 이미 104명의 인력 채용을 결정한 상태다. 서울시는 G밸리 기업들의 인력 채용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산업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에 착수했다.
이곳 기업인들의 가장 오래된 숙원 과제인 `수출의 다리` 교통체증 해소가 대표적이다. 수출의 다리는 G밸리 3단지에서 2단지로 연결되는 유일한 도로로, 서울 시내에서 교통이 가장 혼잡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기업인들은 관계 장관이나 서울시장과의 대화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해결이 요원했다.
서울시는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올 연말 서부간선도로 진입로를 준공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또 디지털 3단지와 두산길 간에 지하 차도를 만들어 2016년까지 개통하기로 약속했다. 예산도 반영해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지어 달라는 요청에도 이미 화답했다. 4월 가산 3단지에 공립 어린이집을 1곳 설치했고, 다음달에는 구로 1단지에 1곳을 더 연다.
G밸리 기업 지원시설도 8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기업인들이 서로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공간인 `G밸리 살롱`을 비롯해 전시ㆍ판매ㆍ기술교육장을 갖춘 패션센터, 비즈니스 매칭 공간이 있는 비즈니스센터가 G밸리 2단지 내 `하이힐`에 나란히 문을 연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환경 개선과 지원시설 확충 등을 통해 G밸리가 세계적인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발전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에 인건비 지원 등 상호 협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민 혈세가 쓰이는 만큼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부 여건상 채용을 유보했던 경계선상의 기업들에 무엇보다 인건비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해당 기업들이 채용을 미루던 직원을 늘려 하루빨리 기술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 사업 성장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함께하기 위해 지원을 받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에 눈먼 예산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다영 기자 / 김정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동일 하나지엔씨 대표의 결심을 이끈 건 서울시의 `G밸리 일자리 10000 프로젝트` 덕분이다. 박 대표는 "비즈니스센터나 디자인센터를 만들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서울시 정책에 공감해 일자리 늘리기에 동참했다"며 "상황을 보면서 인원을 더 뽑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G밸리 기업이 인턴직원 1명을 채용하면 서울시가 3개월간 임금의 50%를 지원하고, 3개월 후 고용이 결정되면 9개월간 임금의 70%를 지원한다. 올해 인건비 지원 관련 예산만 40억원이 마련돼 있다.
수질 오염ㆍ음식물 처리 업체인 바이오크린코리아는 당초 1명만 신규 채용하려 했지만 서울시의 프로젝트 가동으로 최소 3명을 더 뽑기로 했다. 이 회사 백현미 대표는 "서울시의 맞춤형 정책이 없었다면 직원을 3명이나 뽑을 생각을 못했을 것"이라며 "협약만 맺고 끝나는 탁상행정이 아니라 정책 기획부터 결정까지 기업들의 속사정을 제대로 파악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자체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인프라스트럭처)을 만들어주면 기업인은 일자리를 늘려 화답한다`는 발상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집적지인 G밸리 기업인들과 손잡고 G밸리 일자리 100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산업단지가 있는 G밸리(구로ㆍ금천ㆍ가산)에 입주한 1만개 기업이 직원을 1명씩 채용해 일자리를 1만개 늘려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4월 G밸리를 직접 방문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같은 해 12월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G밸리에 있는 1만개 기업체가 한 사람씩만 채용해도 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인력 채용 협조를 요청한 것이 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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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박 시장 취임 이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공공근로를 늘리거나 시 본청과 산하 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그러나 기업인들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일자리 만들기 정책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프로젝트 가동에 앞서 지난해 4월 서울시와 구로ㆍ금천구,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 G밸리경영자협의회, 녹색산업도시추진협의회가 함께하는 민관 협의체인 `G밸리발전협의회`도 구성했다. 1년여에 걸쳐 협의회를 중심으로 6번의 본회의와 15번의 실무회의를 거쳐 기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수렴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산업단지공단, 기업과 함께 거버넌스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례는 서울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올 5월에는 서울시가 협의회와 일자리 창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일자리 창출에 시동을 걸었다. 5월 초 기준으로 32개 기업체가 프로젝트 동참에 서명했고, 이 중 21개 업체가 이미 104명의 인력 채용을 결정한 상태다. 서울시는 G밸리 기업들의 인력 채용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산업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에 착수했다.
이곳 기업인들의 가장 오래된 숙원 과제인 `수출의 다리` 교통체증 해소가 대표적이다. 수출의 다리는 G밸리 3단지에서 2단지로 연결되는 유일한 도로로, 서울 시내에서 교통이 가장 혼잡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기업인들은 관계 장관이나 서울시장과의 대화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해결이 요원했다.
서울시는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올 연말 서부간선도로 진입로를 준공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또 디지털 3단지와 두산길 간에 지하 차도를 만들어 2016년까지 개통하기로 약속했다. 예산도 반영해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지어 달라는 요청에도 이미 화답했다. 4월 가산 3단지에 공립 어린이집을 1곳 설치했고, 다음달에는 구로 1단지에 1곳을 더 연다.
G밸리 기업 지원시설도 8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기업인들이 서로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공간인 `G밸리 살롱`을 비롯해 전시ㆍ판매ㆍ기술교육장을 갖춘 패션센터, 비즈니스 매칭 공간이 있는 비즈니스센터가 G밸리 2단지 내 `하이힐`에 나란히 문을 연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환경 개선과 지원시설 확충 등을 통해 G밸리가 세계적인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발전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에 인건비 지원 등 상호 협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민 혈세가 쓰이는 만큼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부 여건상 채용을 유보했던 경계선상의 기업들에 무엇보다 인건비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해당 기업들이 채용을 미루던 직원을 늘려 하루빨리 기술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 사업 성장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함께하기 위해 지원을 받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에 눈먼 예산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다영 기자 / 김정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트판매직 1차 전형 통과한 50대 "복권 당첨된 기분"
박람회장서 만난 중장년 재취업자들의 희망가 18개월만에 1차합격 "사람답게 살게됐다" 연봉 2억받던 남 모씨 "2000만원도 좋아" | |
기사입력 2013.06.12 17:41:02 | 최종수정 2013.06.13 08:1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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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일자리 어디 없을까`…12일 열린 `2013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에 참가한 중년 구직자들이 현장에서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날 박람회에는 삼성생명, 이마트 등 134개 기업의 채용 정보가 상세히 공개돼 구직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다. <김재훈 기자> | ||
"지난해 1월부터 10개가 넘는 곳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번번이 실패하고 나니 사람답게 살 수 없겠다는 절망감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1차 전형을 통과하고 나니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겨 너무 기쁩니다."
경비업체인 건창시스템 채용시험에서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이 모씨(59)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한껏 들떠 있었다.
이씨는 20대 때부터 동네에서 작은 체육관을 운영했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경비 일로 간신히 생계를 꾸려왔다. 월급여는 160만원가량. 하지만 그나마도 40대 중후반들이 경비 일로 몰리면서 2011년 말 재계약에 실패하고 백수 신세가 됐다.
경제적인 상황보다도 이씨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집에서 자신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무력감이었다. 그는 "딸은 시집가고 아들은 요리사로 일하고 아내도 공장에 다니는데 나만 일을 하지 않으니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업체에 최종 합격하면 시니어들의 숨겨진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이씨는 "그동안 운동으로 다진 체력과 경비원 경력을 살려 고령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상품 진열ㆍ판매 업무 분야 1차 전형에 합격한 문 모씨(56)도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문씨는 중소기업에서 10년간 전자부품 판매 일을 하다 1993년 퇴직금을 모아 한식당을 시작했다. 아내가 은행원이라 사업이라도 할 여유가 있었다. 초기에는 연순수익이 3000만원 정도 됐지만 점차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식당 문을 닫았다.
그는 "빚까지 지기 전에 접어야겠다 싶어 그만뒀지만 막상 앞길이 너무 막막하더라"며 "아들 둘 대학은 아내가 보낸다고 하더라도 노후를 대비할 돈도 없고 아버지로서 체면도 서지 않아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문씨는 지난 한 달 동안 눈에 불을 켜고 구직활동을 했지만 모두 서류전형에서 낙방했다. 중소기업 사무직만 찾던 그는 결국 눈을 낮추고 대형마트 판매원에 지원해 1차 전형을 통과했다. 그는 "다시 일할 수만 있다면 집과 회사가 아무리 멀어도 좋고 계약직이어도 상관없다"며 "최종 합격하면 평생 직업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장 한쪽에 따로 마련된 해외취업관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무역회사에서 28년을 근무하다 올 2월에 정년 퇴직한 박 모씨(55)는 "4개월 남짓 놀았는데 이렇게 지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어 이곳을 찾았다"며 "중국어 실력을 살려 아예 중국 쪽에서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해외 취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2011년 회사를 그만뒀다는 김 모씨(54)는 "국내에서는 체면 때문에 힘든 일을 하기 어려운데 해외라면 남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돼 해외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여성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이후 남편 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들려는 여성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학교 교사 출신인 김혜정 씨(59)는 "가정주부로 살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다들 거절하더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박람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중장년층 구직자들은 한결같이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인데도 일자리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기업체 임원이나 고액 연봉자 출신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종합상사 해외지사를 거쳐 중소기업 CEO를 역임한 김남기 씨(75)는 "해외에서 일을 오래했기 때문에 영어에는 자신이 있다"며 "연봉은 상관없으니 해외시장 활로 개척이 필요한 중소업체들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정부의 중장년 취업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박람회장을 찾아 여러 업체에서 면접을 본 조복근 씨(65)는 "예전에는 정부 차원에서 뽑는 중장년을 위한 계약직 일자리가 많았는데 요즘은 구경하기도 힘들다"며 "젊은 층이 비정규직이 되는 것은 막아야겠지만 중장년층은 계약직 일자리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서동철 기자 / 강다영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인오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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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업체인 건창시스템 채용시험에서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이 모씨(59)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한껏 들떠 있었다.
이씨는 20대 때부터 동네에서 작은 체육관을 운영했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경비 일로 간신히 생계를 꾸려왔다. 월급여는 160만원가량. 하지만 그나마도 40대 중후반들이 경비 일로 몰리면서 2011년 말 재계약에 실패하고 백수 신세가 됐다.
경제적인 상황보다도 이씨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집에서 자신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무력감이었다. 그는 "딸은 시집가고 아들은 요리사로 일하고 아내도 공장에 다니는데 나만 일을 하지 않으니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업체에 최종 합격하면 시니어들의 숨겨진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이씨는 "그동안 운동으로 다진 체력과 경비원 경력을 살려 고령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상품 진열ㆍ판매 업무 분야 1차 전형에 합격한 문 모씨(56)도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문씨는 중소기업에서 10년간 전자부품 판매 일을 하다 1993년 퇴직금을 모아 한식당을 시작했다. 아내가 은행원이라 사업이라도 할 여유가 있었다. 초기에는 연순수익이 3000만원 정도 됐지만 점차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식당 문을 닫았다.
그는 "빚까지 지기 전에 접어야겠다 싶어 그만뒀지만 막상 앞길이 너무 막막하더라"며 "아들 둘 대학은 아내가 보낸다고 하더라도 노후를 대비할 돈도 없고 아버지로서 체면도 서지 않아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문씨는 지난 한 달 동안 눈에 불을 켜고 구직활동을 했지만 모두 서류전형에서 낙방했다. 중소기업 사무직만 찾던 그는 결국 눈을 낮추고 대형마트 판매원에 지원해 1차 전형을 통과했다. 그는 "다시 일할 수만 있다면 집과 회사가 아무리 멀어도 좋고 계약직이어도 상관없다"며 "최종 합격하면 평생 직업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장 한쪽에 따로 마련된 해외취업관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무역회사에서 28년을 근무하다 올 2월에 정년 퇴직한 박 모씨(55)는 "4개월 남짓 놀았는데 이렇게 지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어 이곳을 찾았다"며 "중국어 실력을 살려 아예 중국 쪽에서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해외 취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2011년 회사를 그만뒀다는 김 모씨(54)는 "국내에서는 체면 때문에 힘든 일을 하기 어려운데 해외라면 남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돼 해외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여성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이후 남편 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들려는 여성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학교 교사 출신인 김혜정 씨(59)는 "가정주부로 살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다들 거절하더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박람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중장년층 구직자들은 한결같이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인데도 일자리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기업체 임원이나 고액 연봉자 출신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종합상사 해외지사를 거쳐 중소기업 CEO를 역임한 김남기 씨(75)는 "해외에서 일을 오래했기 때문에 영어에는 자신이 있다"며 "연봉은 상관없으니 해외시장 활로 개척이 필요한 중소업체들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정부의 중장년 취업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박람회장을 찾아 여러 업체에서 면접을 본 조복근 씨(65)는 "예전에는 정부 차원에서 뽑는 중장년을 위한 계약직 일자리가 많았는데 요즘은 구경하기도 힘들다"며 "젊은 층이 비정규직이 되는 것은 막아야겠지만 중장년층은 계약직 일자리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 일자리가 희망이다 / 시리즈 더 보기 |
[기획취재팀 = 서동철 기자 / 강다영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인오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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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40% "직종 상관없이 빨리 일했으면"
"재취업 걸림돌은 나이" 60%…오래 일할 수 있는지도 중요 | |
기사입력 2013.06.12 17:41:05 | 최종수정 2013.06.12 20:1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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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 구직자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된 일자리였다. 특히 오랜 구직활동으로 지쳐 있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직종을 선호하기보다는 빨리 취업이 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열린 `2013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에 참석한 374명을 대상으로 매일경제와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현장 설문조사 결과 `선호하는 재취업 직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직종에 상관없이 빨리 취업되는 곳이라는 응답이 40.4%에 달했다.
퇴(이)직 전과 같은 직종이라는 대답은 31.1%였다. 직업훈련을 받는 등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경우는 26.3%로 가장 적었다.
아직 자녀들의 대학 입학과 결혼 등으로 들어갈 비용이 많은 중장년층이 많은 만큼 직전에 하던 일과의 연계성보다도 빨리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구직까지 걸린 기간을 물었을 때 1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45.9%에 달했다.
특히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고용 보장 여부였다.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8.3%가 일자리를 구하면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으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지라고 꼽았다.
임금이 높고 일자리도 안정돼야 한다는 대답이 23.5%로 뒤를 이었다. 일자리만 있으면 임금 수준과 일자리 안정 여부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16.1%에 달해 중장년의 일자리에 대한 절심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퇴(이)직 전에 하던 일과 비슷한 일자리로 재취업을 할 경우 30% 정도 임금이 적더라도 기꺼이 일하겠다는 의견이 32.1%로 가장 많았다. 10% 이하와 20% 이하라는 응답은 각각 28.3%, 22.5%였다.
재취업의 걸림돌로는 절반이 넘는 59.3%가 자신의 높은 연령을 꼽았다. 직업능력 부족(10.6%)과 구인정보 부족(16.5%), 낮은 임금수준(12.5%)이라는 답은 의외로 적었다.
행사에 참석한 68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장년을 채용하는 데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사항으로 업무수행능력이라는 답이 70.6%였다. 건강이라는 답이 16.2%였고, 기존 직원들과 화합이라는 답도 10.3%에 달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한 기업들이 장년 고용에 적극적인 기업들인 만큼 나이와 건강보다는 업무수행능력을 중요시한다는 답이 가장 높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장년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정부 지원금 확대(50.7%)를 꼽았다.
[기획취재팀 = 서동철 기자 / 강다영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인오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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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열린 `2013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에 참석한 374명을 대상으로 매일경제와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현장 설문조사 결과 `선호하는 재취업 직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직종에 상관없이 빨리 취업되는 곳이라는 응답이 40.4%에 달했다.
퇴(이)직 전과 같은 직종이라는 대답은 31.1%였다. 직업훈련을 받는 등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경우는 26.3%로 가장 적었다.
아직 자녀들의 대학 입학과 결혼 등으로 들어갈 비용이 많은 중장년층이 많은 만큼 직전에 하던 일과의 연계성보다도 빨리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구직까지 걸린 기간을 물었을 때 1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45.9%에 달했다.
특히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고용 보장 여부였다.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8.3%가 일자리를 구하면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으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지라고 꼽았다.
임금이 높고 일자리도 안정돼야 한다는 대답이 23.5%로 뒤를 이었다. 일자리만 있으면 임금 수준과 일자리 안정 여부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16.1%에 달해 중장년의 일자리에 대한 절심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퇴(이)직 전에 하던 일과 비슷한 일자리로 재취업을 할 경우 30% 정도 임금이 적더라도 기꺼이 일하겠다는 의견이 32.1%로 가장 많았다. 10% 이하와 20% 이하라는 응답은 각각 28.3%, 22.5%였다.
재취업의 걸림돌로는 절반이 넘는 59.3%가 자신의 높은 연령을 꼽았다. 직업능력 부족(10.6%)과 구인정보 부족(16.5%), 낮은 임금수준(12.5%)이라는 답은 의외로 적었다.
행사에 참석한 68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장년을 채용하는 데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사항으로 업무수행능력이라는 답이 70.6%였다. 건강이라는 답이 16.2%였고, 기존 직원들과 화합이라는 답도 10.3%에 달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한 기업들이 장년 고용에 적극적인 기업들인 만큼 나이와 건강보다는 업무수행능력을 중요시한다는 답이 가장 높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장년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정부 지원금 확대(50.7%)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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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미련 버리면 제2의 일자리 보여…박람회서 800명 취업
김기문 中企중앙회장 | |
기사입력 2013.06.12 17:41:09 | 최종수정 2013.06.12 20:14:33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④ ◆
"퇴직자들이 제2의 직장을 찾으려면 퇴직 전에 받던 연봉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낮은 자세로 나서야 합니다."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김기문 회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CEO로 일하던 사람이 퇴직한 직장에서 경비원으로 떳떳하게 일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체면만 너무 중시한다"며 "욕심을 버리고 다시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은행, 공무원, 대기업 출신 은퇴자들 가운데 중소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사람들이 많지만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집에서 노는 것도 고통스럽지만 체면이 떨어지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은퇴 후 제2의 일자리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올해 일자리 박람회를 통해 800명 이상의 중장년이 새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 행사를 통해 600여 명이 제2의 일자리를 찾았다. 그는 "일자리 박람회에서 당장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구직자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자리 박람회가 일자리를 잡는 `마켓 플레이스`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베이비부머들과 인력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을 적재적소에 연계시키기 위한 데이터베이스(DB)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고용정보시스템 워크넷이나 대한은퇴자협회가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 등을 은퇴자들이 더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취재팀 = 서동철 기자 / 강다영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인오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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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중장년 일자리 대박람회`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김기문 회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CEO로 일하던 사람이 퇴직한 직장에서 경비원으로 떳떳하게 일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체면만 너무 중시한다"며 "욕심을 버리고 다시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은행, 공무원, 대기업 출신 은퇴자들 가운데 중소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사람들이 많지만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집에서 노는 것도 고통스럽지만 체면이 떨어지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은퇴 후 제2의 일자리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올해 일자리 박람회를 통해 800명 이상의 중장년이 새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 행사를 통해 600여 명이 제2의 일자리를 찾았다. 그는 "일자리 박람회에서 당장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구직자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자리 박람회가 일자리를 잡는 `마켓 플레이스`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베이비부머들과 인력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을 적재적소에 연계시키기 위한 데이터베이스(DB)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고용정보시스템 워크넷이나 대한은퇴자협회가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 등을 은퇴자들이 더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취재팀 = 서동철 기자 / 강다영 기자 / 장재웅 기자 / 김인오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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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어린이집 확대 효과는…
일·가정 양립문화 만들어…30代여성 경제활동 60%로 | |
기사입력 2013.06.13 17:22:05 | 최종수정 2013.06.13 19:33:19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⑤ ◆
여성 근로자 경력 단절의 가장 큰 원인은 `아이`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 여성 평균 근속연수는 4.5년에 불과하다. 어렵게 취업했지만 결혼과 임신ㆍ출산 후 자연스럽게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것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 취업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로 결혼을 꼽은 사례가 46.9%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육아(24.9%) 임신ㆍ출산(24.2%) 자녀 교육(4%) 순이었다.
이유가 다양하게 나뉘는 듯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역시 `아이` 때문이다. 따라서 보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여성 고용률을 높일 수 없고 `고용률 70%` 달성도 불가능하다.
또 여성 근로자 일자리 양극화가 남성 근로자 양극화보다 훨씬 심각하다.
역시 원인은 `아이`다. 출산ㆍ육아휴직, 직장 내 어린이집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제공해줄 수 있는 복지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여성가족부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직장 어린이집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발적ㆍ독자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마련해 운영할 수 없는 기업들을 지원해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2000억원을 지원해 현재 39.1%인 의무사업장의 직장 어린이집 설치 비율을 2017년에는 최소 7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17년까지 직장 어린이집 284개를 추가로 더 지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284개 어린이집에서 일할 보육교사 등을 신규로 더 채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직장 어린이집`이 가져올 일자리 창출 효과의 본질은 아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며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현재 56%에서 60%대 초반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여성 근로자의 경력 단절 양상을 보여주는 이른바 `M 커브`가 사라질 수 있다.
더 열악한 중소기업에는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산업단지형 어린이집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전체 직원이 100명 이하인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단형 어린이집을 확대하는 데 아직까지는 걸림돌이 많다. 설립을 위해 1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해야 하고 용지 확보도 필요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지원 차원에서 산단 주변에 보유하고 있는 유휴지 등을 어린이집 설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M 커브 : 30대 초ㆍ중반 여성들이 한창 일할 나이에 출산ㆍ양육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바람에 이 연령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뚝 떨어져 마치 M자 모양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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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 취업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로 결혼을 꼽은 사례가 46.9%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육아(24.9%) 임신ㆍ출산(24.2%) 자녀 교육(4%) 순이었다.
이유가 다양하게 나뉘는 듯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역시 `아이` 때문이다. 따라서 보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여성 고용률을 높일 수 없고 `고용률 70%` 달성도 불가능하다.
또 여성 근로자 일자리 양극화가 남성 근로자 양극화보다 훨씬 심각하다.
역시 원인은 `아이`다. 출산ㆍ육아휴직, 직장 내 어린이집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제공해줄 수 있는 복지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여성가족부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직장 어린이집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발적ㆍ독자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마련해 운영할 수 없는 기업들을 지원해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2000억원을 지원해 현재 39.1%인 의무사업장의 직장 어린이집 설치 비율을 2017년에는 최소 7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17년까지 직장 어린이집 284개를 추가로 더 지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284개 어린이집에서 일할 보육교사 등을 신규로 더 채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직장 어린이집`이 가져올 일자리 창출 효과의 본질은 아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며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현재 56%에서 60%대 초반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여성 근로자의 경력 단절 양상을 보여주는 이른바 `M 커브`가 사라질 수 있다.
더 열악한 중소기업에는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산업단지형 어린이집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전체 직원이 100명 이하인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단형 어린이집을 확대하는 데 아직까지는 걸림돌이 많다. 설립을 위해 1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해야 하고 용지 확보도 필요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지원 차원에서 산단 주변에 보유하고 있는 유휴지 등을 어린이집 설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M 커브 : 30대 초ㆍ중반 여성들이 한창 일할 나이에 출산ㆍ양육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바람에 이 연령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뚝 떨어져 마치 M자 모양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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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900여産團에 어린이집 1곳씩만 만들어도 일자리 1만개
천안·전주 산업단지 어린이집 가보니 일손 부족한 中企 "어린이집 홍보하며 인력채용하니 효과…女직원 이탈도 막아" | |
기사입력 2013.06.13 17:22:13 | 최종수정 2013.06.13 18:10:49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⑤ ◆
충청남도 천안시 백석산업단지에 올해 3월부터 문을 연 백석산업단지어린이집. 이곳은 산업단지에 입주한 STS반도체 등 13개사가 정부 지원을 받으며 자사 근로자 자녀를 위해 마련한 최초의 산업단지형 공동직장어린이집이다.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 7개가 생겼다. 7명 전원이 이곳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비정규직을 전전하거나 경력이 단절된 채 집에서 쉬고 있었다. 정규직으로 신분이 보장되고 다른 어린이집에 비해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4명의 보육교사를 선발할 때는 경쟁률이 4대1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까지 중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했던 보육교사 송명선 씨(39)는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할 때의 심적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정규직 신분인 만큼 미래도 생각할 수 있게 됐고 다른 보육교사 동료들도 매우 만족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국가 지원금과 기업들이 낸 돈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보육비, 교사 인건비(월 100만원), 교재교구비(월 200만원)를 받는다. 13개 기업은 한 달에 1200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99명 정원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현재는 33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올해는 규정상 설립에 참여한 13개사 직원 자녀만 다니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산단 내 위치한 다른 기업 자녀들도 다닐 수 있게 된다.
김미정 원장은 "산단 내 다른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이 자녀를 언제 보낼 수 있는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99명의 정원을 다 채우게 되면 추가로 지금보다 인력을 2배로 뽑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집에서 전업주부로 있다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면서 새로 직장을 갖게 된 여성이 4명 정도 있었고, 직업을 갖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여성도 2명이나 된다"며 "기업들도 30ㆍ40대 주부를 생산직으로 모집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적극 홍보하면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단지에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여성들의 취업활동과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산업단지 내 25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역시 올 3월에 문을 연 전주산단 꿈나무어린이집도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아이들이 17명이어서 직원도 6명만 채용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28명으로 늘면서 직원 4명을 추가로 뽑았다.
전경아 전주산단 꿈나무어린이집 원장(43)은 "돌이 된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휴직을 고려했던 한 아이 엄마는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휴직하지 않고 계속 다니고 있다"며 "협약을 맺은 기업에 다녀야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에 해당 기업에 취업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단형 어린이집은 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없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현재는 근로자 수 500명 이상이거나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인 경우에만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있는 상황이다.
올해 처음 설립된 두 곳 외에도 올해 고용노동부의 지원 대상에 선정된 7곳의 산단에서 어린이집을 설립하기로 결정됐다. 고용부는 희망하는 곳이 있을 경우 추가 선정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900여 산단이 있는 만큼 한 곳씩만 생겨도 어린이집 관련 일자리가 1만개 이상 생길 수 있고 그 여파로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서동철 기자 / 천안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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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근로시간 줄여 일자리 나누자 13일 고용노동부 주최로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531 캠페인`에 시민들이 서명하고 있다. `531 캠페인`은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을 위해 주 5일 중 3일은 하루 1끼 가족과 식사를 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이승환 기자> | ||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 7개가 생겼다. 7명 전원이 이곳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비정규직을 전전하거나 경력이 단절된 채 집에서 쉬고 있었다. 정규직으로 신분이 보장되고 다른 어린이집에 비해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4명의 보육교사를 선발할 때는 경쟁률이 4대1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까지 중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했던 보육교사 송명선 씨(39)는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할 때의 심적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정규직 신분인 만큼 미래도 생각할 수 있게 됐고 다른 보육교사 동료들도 매우 만족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국가 지원금과 기업들이 낸 돈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보육비, 교사 인건비(월 100만원), 교재교구비(월 200만원)를 받는다. 13개 기업은 한 달에 1200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99명 정원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현재는 33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올해는 규정상 설립에 참여한 13개사 직원 자녀만 다니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산단 내 위치한 다른 기업 자녀들도 다닐 수 있게 된다.
김미정 원장은 "산단 내 다른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이 자녀를 언제 보낼 수 있는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99명의 정원을 다 채우게 되면 추가로 지금보다 인력을 2배로 뽑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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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에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여성들의 취업활동과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산업단지 내 25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역시 올 3월에 문을 연 전주산단 꿈나무어린이집도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아이들이 17명이어서 직원도 6명만 채용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28명으로 늘면서 직원 4명을 추가로 뽑았다.
전경아 전주산단 꿈나무어린이집 원장(43)은 "돌이 된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휴직을 고려했던 한 아이 엄마는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휴직하지 않고 계속 다니고 있다"며 "협약을 맺은 기업에 다녀야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에 해당 기업에 취업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단형 어린이집은 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없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현재는 근로자 수 500명 이상이거나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인 경우에만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있는 상황이다.
올해 처음 설립된 두 곳 외에도 올해 고용노동부의 지원 대상에 선정된 7곳의 산단에서 어린이집을 설립하기로 결정됐다. 고용부는 희망하는 곳이 있을 경우 추가 선정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900여 산단이 있는 만큼 한 곳씩만 생겨도 어린이집 관련 일자리가 1만개 이상 생길 수 있고 그 여파로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서동철 기자 / 천안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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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5000개 만든다
인턴후 정규직 채용…칼퇴근 보장 | |
기사입력 2013.06.13 17:22:19 | 최종수정 2013.06.13 17:31:15 |
◆ 일자리가 희망이다 ⑤ ◆
CJ그룹은 향후 5년간 여성 일자리 5000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여성 리턴십(직장 복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중심` 일자리를 제공해 여성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에서다. CJ그룹은 13일 `제일제당 백설 브랜드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경력 단절 여성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돕기 위한 맞춤형 인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리턴십에 참여하는 여성 인력은 그룹 계열사별로 △식품 신제품 개발(CJ제일제당) △패션제품 체험 컨설턴트(CJ오쇼핑) △문화 콘텐츠 기획(CJ E&M) △웹ㆍ모바일 디자인과 웹사이트 운영 지원(CJ헬로비전, CJ CGV) △매장 운영(CJ올리브영) 등 11개 주요 계열사 32개 직무 분야에서 활약하게 된다.
인턴 기간 중 평가 결과가 우수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수료자는 CJ에 정식 취업해 정직원으로 직장에 복귀하게 된다.
CJ그룹은 이번 프로그램과 함께 여성형 직무 개발과 창업ㆍ취업 컨설팅 등에도 적극 나서 그룹 안팎으로 최대 5000개의 신규 여성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여성 리턴십 프로그램`은 우선 1차 대상자(150명)를 다음달 중 홈페이지(www.cjreturnship.com)를 통해 선발한다.
지원 자격은 2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여성으로 나이나 학력 제한은 없다. 원서는 1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접수하며 인성검사와 전문성 면접을 거쳐 8월 초 합격자를 발표한다.
근무 형태는 하루 4시간 시간제와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 전일제 두 가지로 면담을 통해 원하는 근무 시간대 조정도 가능하다.
특히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무리 없이 병행할 수 있도록 초과 근무를 시킨 상사에게 `경고` 조치하고 5회 이상 경고가 쌓이면 연말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리턴십 케어 시스템`도 도입한다. 주부 인력의 `칼퇴근`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1기 150명은 희망자가 전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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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향후 5년간 여성 일자리 5000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여성 리턴십(직장 복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중심` 일자리를 제공해 여성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에서다. CJ그룹은 13일 `제일제당 백설 브랜드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경력 단절 여성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돕기 위한 맞춤형 인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리턴십에 참여하는 여성 인력은 그룹 계열사별로 △식품 신제품 개발(CJ제일제당) △패션제품 체험 컨설턴트(CJ오쇼핑) △문화 콘텐츠 기획(CJ E&M) △웹ㆍ모바일 디자인과 웹사이트 운영 지원(CJ헬로비전, CJ CGV) △매장 운영(CJ올리브영) 등 11개 주요 계열사 32개 직무 분야에서 활약하게 된다.
인턴 기간 중 평가 결과가 우수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수료자는 CJ에 정식 취업해 정직원으로 직장에 복귀하게 된다.
CJ그룹은 이번 프로그램과 함께 여성형 직무 개발과 창업ㆍ취업 컨설팅 등에도 적극 나서 그룹 안팎으로 최대 5000개의 신규 여성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여성 리턴십 프로그램`은 우선 1차 대상자(150명)를 다음달 중 홈페이지(www.cjreturnship.com)를 통해 선발한다.
지원 자격은 2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여성으로 나이나 학력 제한은 없다. 원서는 1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접수하며 인성검사와 전문성 면접을 거쳐 8월 초 합격자를 발표한다.
근무 형태는 하루 4시간 시간제와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 전일제 두 가지로 면담을 통해 원하는 근무 시간대 조정도 가능하다.
특히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무리 없이 병행할 수 있도록 초과 근무를 시킨 상사에게 `경고` 조치하고 5회 이상 경고가 쌓이면 연말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리턴십 케어 시스템`도 도입한다. 주부 인력의 `칼퇴근`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1기 150명은 희망자가 전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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