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샤워` 층간소음분쟁 현장 가보니…
심야샤워 3분이내로·횟수 줄일테니 아랫집은 취침때 귀마개 사용 하세요 | |
기사입력 2013.06.12 17:23:57 | 최종수정 2013.06.12 21:38:23 |
지난달 말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직원과 함께 방문한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아파트. 김 모씨(54)는 아예 약봉투부터 보여줬다. 현재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윗집에서 샤워를 할 때마다 배관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김씨의 신경을 긁어놓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노후 아파트의 경우 배관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클 수 있는데 이 아파트의 경우 1988년 입주했다.
김씨가 참기 어려운 점은 윗집에서 꼭 자정이 넘은 시간에 샤워를 한다는 것이다. "몇 번 항의를 해봤지만 `내 집인데 물도 맘대로 못 쓰느냐. 우리 생활습관이 원래 이렇다`고 하더군요. 윗집이 이사 온 재작년 9월부터 하루도 맘 편하게 산 날이 없어요."
윗집에 올라가 상황을 들어봤다. 윗집 장 모씨(48)도 할 말은 있었다. 그는 "2011년 9월 추석 즈음 전세로 이사 왔는데 이사 온 다음날부터 올라와 물을 쓰지 말라고 항의했다"며 "새벽 4시에 찾아와 벨을 누르고 소리를 지른 적도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한밤중에 샤워하는 것은 장씨의 남편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자정을 넘겨 퇴근하기 때문이란다.
이들의 주장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한 중재안이 제시됐다. 안관수 주거문화개선연구소 과장은 장씨에게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샤워 등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하는 게 환경부 권고사항"이라며 "계속 본인의 생활습관을 고집하고 중재를 거부한다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금 누그러진 장씨는 "남편은 심야 퇴근이 잦아 어렵다. 매일은 아니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한밤중 샤워를 할 때 2~3분 정도로 짧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김씨 집으로 내려가 윗집이 중재에 합의했다는 말을 전한 안 과장은 김씨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지금 물소리에 많이 집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본인 건강을 위해 취침 시 귀마개를 하고 물소리에 신경 쓰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모든 소리를 다 인지하는 게 아니라 특정 소리만 골라 듣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에선 이를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부른다. 김씨의 경우 원래 예민한 데다 윗집 거주자와 물소리 때문에 다투면서 다른 소리는 못 들어도 이 소리는 잘 들리도록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라는 것. 안 과장 설명에 김씨도 노력하겠다고 답해 이날 상담은 좋게 마무리됐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후 아파트의 경우 배관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클 수 있는데 이 아파트의 경우 1988년 입주했다.
김씨가 참기 어려운 점은 윗집에서 꼭 자정이 넘은 시간에 샤워를 한다는 것이다. "몇 번 항의를 해봤지만 `내 집인데 물도 맘대로 못 쓰느냐. 우리 생활습관이 원래 이렇다`고 하더군요. 윗집이 이사 온 재작년 9월부터 하루도 맘 편하게 산 날이 없어요."
윗집에 올라가 상황을 들어봤다. 윗집 장 모씨(48)도 할 말은 있었다. 그는 "2011년 9월 추석 즈음 전세로 이사 왔는데 이사 온 다음날부터 올라와 물을 쓰지 말라고 항의했다"며 "새벽 4시에 찾아와 벨을 누르고 소리를 지른 적도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한밤중에 샤워하는 것은 장씨의 남편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자정을 넘겨 퇴근하기 때문이란다.
이들의 주장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한 중재안이 제시됐다. 안관수 주거문화개선연구소 과장은 장씨에게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샤워 등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하는 게 환경부 권고사항"이라며 "계속 본인의 생활습관을 고집하고 중재를 거부한다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금 누그러진 장씨는 "남편은 심야 퇴근이 잦아 어렵다. 매일은 아니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한밤중 샤워를 할 때 2~3분 정도로 짧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김씨 집으로 내려가 윗집이 중재에 합의했다는 말을 전한 안 과장은 김씨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지금 물소리에 많이 집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본인 건강을 위해 취침 시 귀마개를 하고 물소리에 신경 쓰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모든 소리를 다 인지하는 게 아니라 특정 소리만 골라 듣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에선 이를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부른다. 김씨의 경우 원래 예민한 데다 윗집 거주자와 물소리 때문에 다투면서 다른 소리는 못 들어도 이 소리는 잘 들리도록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라는 것. 안 과장 설명에 김씨도 노력하겠다고 답해 이날 상담은 좋게 마무리됐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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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윙윙` 소음이 만든 층간전쟁
"윗집은 웬수" 배려부족 탓 매경·국토부 캠페인 | |
기사입력 2013.06.12 17:41:20 | 최종수정 2013.06.13 09:17:11 |
◆ 층간소음 DOWN 국민행복 UP / ① 국민병 얼마나 심각하나 ◆
"새벽 2시에 진공청소기가 `윙윙`거리고 남자아이가 뛰는 `다다다` 소리가 울리는 걸 직접 한번 들어보세요."(아랫집) "여기가 절간도 아닌데 그럼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거예요? 이 정도도 싫으면 아파트에 살지 말아야죠."(윗집) 지난달 말 환경부 위탁을 받은 층간소음 상담ㆍ측정 전문업체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직원과 동행 취재에 나선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최근 연이은 살인 사건으로 비화한 층간소음 현장을 둘러본 인상은 자칫 잘못하면 주먹이 오고갈 일촉즉발의 현장이었다.
아랫집 주민 이용수 씨(가명ㆍ46)는 대뜸 거실과 주방에 깔려 있는 방음 매트를 보여줬다. 혹시라도 아이가 뛰면 아랫집에 피해를 줄까봐 일찌감치 마련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아랫집을 위해 신경 쓰는데 윗집은 도대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참다 못해 진동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천장을 때리는 장치까지 만들고 있다"고 실토했다. 보복 소음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현장 점검에 나선 안관수 주거문화개선연구소 과장은 "이 정도면 폭력만 없었을 뿐이지 감정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체 국민의 65%가 살고 있는 아파트 1000만가구 시대. 층간소음이 우리 삶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자기 일`처럼 여기던 이웃 간의 정은 사라진 지 오래고 "우리 위층엔 `웬수`가 산다"는 말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층간소음 관련 살인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불면증이나 만성 신경쇠약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국민병`으로 번지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주택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중 층간소음 경험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층간소음 분쟁 발생 원인으로 `저질 차음재 사용 등 건설사 부실 시공(27.8%)`보다 `이웃에 대한 배려 부족(55.6%)`을 꼽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웃 간의 배려 부족이 오해로 이어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폭력이나 살인 같은 극단적 상황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주범으로는 `발걸음, 아이들의 뛰는 소리, 가구 등을 끄는 소리`(54%)로 조사됐다. 이것은 서로 조심하거나 배려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층간소음 피해자 상당수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층간소음 자제를 요청받은 경험(23.5%)이 있지만 이웃에 층간소음 자제를 요청한 것은 43%에 달했다. 자신이 받는 피해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는 인색한 `이중 잣대`가 문제라는 것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매일경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층간소음 DOWN, 국민행복 UP`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내걸었다.
지난 11일 서울 필동 매경미디어그룹 본사에서 열린 캠페인 발대식에는 전문가 자문단과 함께 박기풍 국토부 차관, 박창민 한국주택협회장,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 등이 참석해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기념사에서 "층간소음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사회적 갈등 중 하나"라며 "국민과 정부ㆍ언론이 마음을 모아 공동체 주거문화로 바꿔나가는 게 근본 해법"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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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주민 이용수 씨(가명ㆍ46)는 대뜸 거실과 주방에 깔려 있는 방음 매트를 보여줬다. 혹시라도 아이가 뛰면 아랫집에 피해를 줄까봐 일찌감치 마련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아랫집을 위해 신경 쓰는데 윗집은 도대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참다 못해 진동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천장을 때리는 장치까지 만들고 있다"고 실토했다. 보복 소음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현장 점검에 나선 안관수 주거문화개선연구소 과장은 "이 정도면 폭력만 없었을 뿐이지 감정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체 국민의 65%가 살고 있는 아파트 1000만가구 시대. 층간소음이 우리 삶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자기 일`처럼 여기던 이웃 간의 정은 사라진 지 오래고 "우리 위층엔 `웬수`가 산다"는 말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층간소음 관련 살인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불면증이나 만성 신경쇠약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국민병`으로 번지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주택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중 층간소음 경험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층간소음 분쟁 발생 원인으로 `저질 차음재 사용 등 건설사 부실 시공(27.8%)`보다 `이웃에 대한 배려 부족(55.6%)`을 꼽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웃 간의 배려 부족이 오해로 이어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폭력이나 살인 같은 극단적 상황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주범으로는 `발걸음, 아이들의 뛰는 소리, 가구 등을 끄는 소리`(54%)로 조사됐다. 이것은 서로 조심하거나 배려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층간소음 피해자 상당수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층간소음 자제를 요청받은 경험(23.5%)이 있지만 이웃에 층간소음 자제를 요청한 것은 43%에 달했다. 자신이 받는 피해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는 인색한 `이중 잣대`가 문제라는 것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매일경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층간소음 DOWN, 국민행복 UP`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내걸었다.
지난 11일 서울 필동 매경미디어그룹 본사에서 열린 캠페인 발대식에는 전문가 자문단과 함께 박기풍 국토부 차관, 박창민 한국주택협회장,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 등이 참석해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기념사에서 "층간소음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사회적 갈등 중 하나"라며 "국민과 정부ㆍ언론이 마음을 모아 공동체 주거문화로 바꿔나가는 게 근본 해법"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층간소음 주범 "아이 뛰는소리"…중고생 가정 51% "생활 불가능" |
• "층간소음 적은 주택 비싸더라도 사겠다" |
• `새벽 샤워` 층간소음분쟁 현장 가보니… |
• 매경·국토부·업계 손잡고 `국민病` 치유 나선다 |
• `층간소음 줄이기` 연중 캠페인…전문가 자문단 6명 `드림팀` |
• `쿵쿵` 그 소음속엔…몸이 먼저 느끼는 `저주파 충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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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그 소음속엔…몸이 먼저 느끼는 `저주파 충격`
불규칙성 더해져 불쾌감 유발…네이버에만 피해자모임 수십개 | |
기사입력 2013.06.12 17:34:02 | 최종수정 2013.06.12 20:12:25 |
◆ 층간소음 DOWN 국민행복 UP / ① 국민병 얼마나 심각하나 ◆
"환청까지 들려 수면제를 먹고 잠드는데 어떨 땐 잠이 안 깨서 제가 죽은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요."
"윗집에 짐승이 살고 있어요. 경찰까지 출동해서 윗집이 폭행죄로 고소당했는데 이젠 일부러 더 소음을 내요."
인터넷 네이버카페 `층소모(층간소음 피해자의 모임ㆍ사진)`에 올라온 하소연들이다.
이 카페는 가입 회원이 1만명이 넘고 매일 수십 건의 글이 올라온다. 주로 층간소음으로 인해 생긴 피해 사례 하소연 글이다.
어떤 글들은 `죽고 싶다` 또는 `죽이고 싶다` 등 섬뜩한 내용도 상당하다. 네이버만 해도 이런 유사한 카페가 수십 개를 넘어섰다.
취미ㆍ생활정보 등도 아닌 단순 사회문제로 카페가 이 정도로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층간소음 문제를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되는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층간소음은 단순히 귀뿐만 아니라 집 진동을 통해 온몸에 스트레스를 준다. 위층에서 울리는 소리가 콘크리트, 철근 등 건축 자재를 타고 진동으로 전달돼 아래층 방에서 공명을 일으키는 구조다. 소리로 놀라는 것뿐만 아니라 촉감까지 자극하며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 같은 아이들이 뛰거나 어른이 걸을 때 위층에서 울리는 중량 충격 소음은 귀로는 분명하게 들리지 않아도 신체가 인지하는 `저주파 충격음`이기 때문이다.
저주파 충격음이 무서운 것은 예측 불가능한 불규칙성에 있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는 "이런 불규칙성은 길을 걷는데 누군가 뒤쪽으로 다가와 다리를 거는 것과 비슷하다"며 "준비가 돼 있으면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을 만한 소리도 불규칙성이 더해지면서 불쾌감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전문의들도 이 같은 층간소음 피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정재훈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불쾌한 자극이 계속되면 몸이 싸움을 하거나 무언가에 쫓겨 도망을 가는 것과 비슷한 긴장 상태가 된다"며 "중추신경이 계속 각성 상태가 되면서 불면증이 오거나 머리 쪽 근육들이 경직되고, 이런 감정이 쌓여 폭발하면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신체가 늘 긴장 상태로 있어 근골격계와 심폐계 등 활동이 활발해지고 상대적으로 소화계 활동이 위축되면서 소화 불량이 오거나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환청으로까지 발전돼 심하면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그러나 언제나 윗집만 가해자, 아랫집은 피해자가 되는 구조는 아니다. 층소모 카페에는 윗집이 아랫집 층간소음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나, 너무 민감한 아랫집 때문에 스트레를 받는 역사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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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에 짐승이 살고 있어요. 경찰까지 출동해서 윗집이 폭행죄로 고소당했는데 이젠 일부러 더 소음을 내요."
인터넷 네이버카페 `층소모(층간소음 피해자의 모임ㆍ사진)`에 올라온 하소연들이다.
이 카페는 가입 회원이 1만명이 넘고 매일 수십 건의 글이 올라온다. 주로 층간소음으로 인해 생긴 피해 사례 하소연 글이다.
어떤 글들은 `죽고 싶다` 또는 `죽이고 싶다` 등 섬뜩한 내용도 상당하다. 네이버만 해도 이런 유사한 카페가 수십 개를 넘어섰다.
취미ㆍ생활정보 등도 아닌 단순 사회문제로 카페가 이 정도로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층간소음 문제를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되는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층간소음은 단순히 귀뿐만 아니라 집 진동을 통해 온몸에 스트레스를 준다. 위층에서 울리는 소리가 콘크리트, 철근 등 건축 자재를 타고 진동으로 전달돼 아래층 방에서 공명을 일으키는 구조다. 소리로 놀라는 것뿐만 아니라 촉감까지 자극하며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 같은 아이들이 뛰거나 어른이 걸을 때 위층에서 울리는 중량 충격 소음은 귀로는 분명하게 들리지 않아도 신체가 인지하는 `저주파 충격음`이기 때문이다.
저주파 충격음이 무서운 것은 예측 불가능한 불규칙성에 있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는 "이런 불규칙성은 길을 걷는데 누군가 뒤쪽으로 다가와 다리를 거는 것과 비슷하다"며 "준비가 돼 있으면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을 만한 소리도 불규칙성이 더해지면서 불쾌감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전문의들도 이 같은 층간소음 피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정재훈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불쾌한 자극이 계속되면 몸이 싸움을 하거나 무언가에 쫓겨 도망을 가는 것과 비슷한 긴장 상태가 된다"며 "중추신경이 계속 각성 상태가 되면서 불면증이 오거나 머리 쪽 근육들이 경직되고, 이런 감정이 쌓여 폭발하면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신체가 늘 긴장 상태로 있어 근골격계와 심폐계 등 활동이 활발해지고 상대적으로 소화계 활동이 위축되면서 소화 불량이 오거나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환청으로까지 발전돼 심하면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그러나 언제나 윗집만 가해자, 아랫집은 피해자가 되는 구조는 아니다. 층소모 카페에는 윗집이 아랫집 층간소음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나, 너무 민감한 아랫집 때문에 스트레를 받는 역사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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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주범 "아이 뛰는소리"…중고생 가정 51% "생활 불가능"
매경·주택산업硏, 수도권 가구 200명 설문조사 평일 퇴근후~취침前 소음발생 가장 심해…저녁청소 자제·매트 사용順 소음방지 노력 | |
기사입력 2013.06.12 17:23:48 | 최종수정 2013.06.12 21:58:56 |
◆ 층간소음 DOWN 국민행복 UP / ① 국민병 얼마나 심각하나 ◆
층간소음에 대한 불편과 피해 정도는 중고생 자녀를 둔 경우 가장 크게 나타났다. 중고생 자녀를 둔 가정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다`는 응답이 51%를 기록했다. 미취학 아동(47%), 초등학생(43%), 영유아(38%)보다 훨씬 민감했다. 이는 층간소음으로 자녀의 학습 집중도가 떨어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전체 응답자 중 80%가 노력하고 있다고 답해 다들 층간소음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도 20%로 그 비율이 작지 않았다.
층간소음의 발생 원인은 가전제품ㆍ악기 등 비교적 일시적인 소음보다는 아이들 뛰는 소리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는 이웃 간에 배려가 있다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것들이다. 층간소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발걸음, 아이들 뛰는 소리, 가구 등을 끄는 소리`(54.1%)로 조사됐으며, `가전제품ㆍ악기ㆍ운동 소음`(16.6%) `급배수 소리`(13.7%) `이야기ㆍ언쟁`(11.3%) `방문 여닫는 소리`(4.3%) 순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주민 간에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노력과 소음 발생 원인에 대한 생각이 서로 `미스매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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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전체 응답자 중 80%가 노력하고 있다고 답해 다들 층간소음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도 20%로 그 비율이 작지 않았다.
층간소음의 발생 원인은 가전제품ㆍ악기 등 비교적 일시적인 소음보다는 아이들 뛰는 소리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는 이웃 간에 배려가 있다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것들이다. 층간소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발걸음, 아이들 뛰는 소리, 가구 등을 끄는 소리`(54.1%)로 조사됐으며, `가전제품ㆍ악기ㆍ운동 소음`(16.6%) `급배수 소리`(13.7%) `이야기ㆍ언쟁`(11.3%) `방문 여닫는 소리`(4.3%) 순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주민 간에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노력과 소음 발생 원인에 대한 생각이 서로 `미스매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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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측정 및 상담 업체인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직원들이 지난달 말 서울 상계동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심야시간 샤워, 세탁기, 청소기 사용 등의 자제`(33.3%)가 가장 높았고, `소음 방지용 매트 활용`(15.4%) `소음 방지용으로 식탁ㆍ책상 등에 커버 사용`(15.1%) `대화, 음악, TV 소리 줄임`(11.2%) `실내 슬리퍼 사용`(10.6%)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소음의 원인으로 지적된 `발걸음, 아이들 뛰는 소리, 가구 끄는 소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심야시간 샤워 자제` 등보다 응답 비율에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음을 줄이기 위해 물소리를 줄이고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기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별도의 경제적 지출을 통해 적극적으로 매트ㆍ슬리퍼ㆍ커버를 사용하는 등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1차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층간소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평일 저녁ㆍ심야`가 32.3%로 가장 높았다. `수시로 발생한다`도 23.7%나 됐고 `주말 저녁ㆍ심야`(15.2%) `평일 오후`(14.1%) 순이었다. 오전ㆍ오후보다는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인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라이프사이클 변화와 일치한다. 층간소음이 유독 최근에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결국 맞벌이 부부가 증가해 낮에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집안에서의 활동이 주로 저녁 시간대에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또 밤늦게까지 집에서 개인적인 활동을 하는 `올빼미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주민은 층간소음 발생 시 직접 대면보다는 제3자를 통해 자제를 요청했다. 층간소음 자제를 요청할 때 단계별 행동에 대해 복수응답을 받으니 1단계로 이웃 간 분쟁이 될까 봐 참고 넘어가는 경우(69.4%)가 가장 많았다. 그래도 못 참겠으면 2단계로 경비원이나 관리사무실을 통해 소음 발생 자제를 요청(37.8%)하고 3단계는 소음 발생 가구에 직접 방문해 자제를 요청(50%)하는 순서로 조사됐다.
소음 자제를 요청한 경우는 연 1~2회가 65.1%로 가장 많았고, 연 3~5회가 24.4%, 6~9회는 7%, 10회 이상 자제를 요청한 사례도 3.5%나 됐다.
이렇게 층간소음에 대해서는 다들 불편해하면서도 관련 기관이나 제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조정위원회, 환경부 이웃사이센터에 대해서는 64%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또 아파트 공동주택 관리 규약의 층간소음 관련 사항과 위약금 규정에 대해서도 80%가 모른다고 답해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 어떻게 조사했나
설문조사는 주택산업연구원과 함께 지난달 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다.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가운데 층간소음을 경험한 200명이 대상이다. 신뢰수준은 95%며 표본오차는 ±6.93%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층간소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평일 저녁ㆍ심야`가 32.3%로 가장 높았다. `수시로 발생한다`도 23.7%나 됐고 `주말 저녁ㆍ심야`(15.2%) `평일 오후`(14.1%) 순이었다. 오전ㆍ오후보다는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인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라이프사이클 변화와 일치한다. 층간소음이 유독 최근에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결국 맞벌이 부부가 증가해 낮에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집안에서의 활동이 주로 저녁 시간대에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또 밤늦게까지 집에서 개인적인 활동을 하는 `올빼미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주민은 층간소음 발생 시 직접 대면보다는 제3자를 통해 자제를 요청했다. 층간소음 자제를 요청할 때 단계별 행동에 대해 복수응답을 받으니 1단계로 이웃 간 분쟁이 될까 봐 참고 넘어가는 경우(69.4%)가 가장 많았다. 그래도 못 참겠으면 2단계로 경비원이나 관리사무실을 통해 소음 발생 자제를 요청(37.8%)하고 3단계는 소음 발생 가구에 직접 방문해 자제를 요청(50%)하는 순서로 조사됐다.
소음 자제를 요청한 경우는 연 1~2회가 65.1%로 가장 많았고, 연 3~5회가 24.4%, 6~9회는 7%, 10회 이상 자제를 요청한 사례도 3.5%나 됐다.
이렇게 층간소음에 대해서는 다들 불편해하면서도 관련 기관이나 제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조정위원회, 환경부 이웃사이센터에 대해서는 64%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또 아파트 공동주택 관리 규약의 층간소음 관련 사항과 위약금 규정에 대해서도 80%가 모른다고 답해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 어떻게 조사했나
설문조사는 주택산업연구원과 함께 지난달 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다.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가운데 층간소음을 경험한 200명이 대상이다. 신뢰수준은 95%며 표본오차는 ±6.93%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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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국토부·업계 손잡고 `국민病` 치유 나선다
낡은 아파트·다세대 대책 사각지대…당사자간 이해·에티켓이 가장 중요 | |
기사입력 2013.06.12 17:33:50 | 최종수정 2013.06.12 20:1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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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약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아파트에 사는 가구만 816만9000가구다. 전체 가구의 47.1%로,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전체 65.1%를 차지한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층간소음 문제 가능성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층간소음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나 잦은 분쟁이 이제는 일회성 사건사고로만 방치될 수 없는 현상임을 방증한다.
이제는 층간소음이 개인 간 단순한 분쟁을 넘어섰다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이다. 새로운 공동체의식과 건전한 주거문화의 확산 없이는 층간소음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국민 공동체 삶의 파괴 수준까지 이른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11일 매경미디어그룹 본사에서 국토교통부와 함께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발대식을 개최했다.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정부는 물론 언론ㆍ지자체ㆍ건설사ㆍ아파트 주민들 모두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다.
이날 발대식에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유독 우리 사회에 층간소음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은 주택의 주거환경보다는 물량 위주로 아파트를 건설해온 영향도 적지 않다"며 "이젠 국격의 업그레이드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민관이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기풍 국토부 차관도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 때도 층간소음과 함께 결로ㆍ아토피가 없는 아파트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며 "하반기에 주민자치규약과 피해배상 기준을 마련하고 대국민 홍보활동에도 전방위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를 대표해 참석한 박창민 주택협회장과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은 "국민행복시대에 맞게 층간소음이 적은 아파트 개발에 업계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고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주택산업연구원과 공동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이웃 간의 배려를 위한 새로운 주거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건설기준 측면에서 경량충격음 기준 상향 등 기준 조정도 필요하다. 현재 바닥충격음이 경량충격음은 58㏈ 이하의 구조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일본 주택성능표시 기준과 비교할 때 최하등급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오래된 아파트들이다. 사회적으로 층간소음과 바닥 두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이 안 됐다. 2005년에 들어서야 정부는 바닥기준을 150~210㎜로 처음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10~20년 전 지어진 아파트의 바닥슬래브 두께는 불과 120~130㎜ 정도에 불과하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세대주택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 5월 인천 부평에서 층간소음으로 집주인이 도끼를 휘두르고 세입자 집에 불을 질러 두 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주택은 아파트가 아닌 소규모 다세대주택이다. 소규모 다세대주택이 아파트에 비해 층간소음이 훨씬 심한 것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바닥두께, 중량ㆍ경량충격음 제한 등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30가구 이하 다가구ㆍ다세대 등 일반주택에도 바닥두께 기준 등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미 지어진 주택들은 사실상 대책이 전무하다.
자문단에 위촉된 한만희 전 국토부 차관은 "법ㆍ제도보다 자치적인 규약이 훨씬 효과도 크기 때문에 당사자 간 이해와 에티켓 같은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캠페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아파트에 사는 가구만 816만9000가구다. 전체 가구의 47.1%로,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전체 65.1%를 차지한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층간소음 문제 가능성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층간소음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나 잦은 분쟁이 이제는 일회성 사건사고로만 방치될 수 없는 현상임을 방증한다.
이제는 층간소음이 개인 간 단순한 분쟁을 넘어섰다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이다. 새로운 공동체의식과 건전한 주거문화의 확산 없이는 층간소음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국민 공동체 삶의 파괴 수준까지 이른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11일 매경미디어그룹 본사에서 국토교통부와 함께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발대식을 개최했다.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정부는 물론 언론ㆍ지자체ㆍ건설사ㆍ아파트 주민들 모두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다.
이날 발대식에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유독 우리 사회에 층간소음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은 주택의 주거환경보다는 물량 위주로 아파트를 건설해온 영향도 적지 않다"며 "이젠 국격의 업그레이드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민관이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기풍 국토부 차관도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 때도 층간소음과 함께 결로ㆍ아토피가 없는 아파트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며 "하반기에 주민자치규약과 피해배상 기준을 마련하고 대국민 홍보활동에도 전방위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를 대표해 참석한 박창민 주택협회장과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은 "국민행복시대에 맞게 층간소음이 적은 아파트 개발에 업계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고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주택산업연구원과 공동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이웃 간의 배려를 위한 새로운 주거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건설기준 측면에서 경량충격음 기준 상향 등 기준 조정도 필요하다. 현재 바닥충격음이 경량충격음은 58㏈ 이하의 구조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일본 주택성능표시 기준과 비교할 때 최하등급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오래된 아파트들이다. 사회적으로 층간소음과 바닥 두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이 안 됐다. 2005년에 들어서야 정부는 바닥기준을 150~210㎜로 처음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10~20년 전 지어진 아파트의 바닥슬래브 두께는 불과 120~130㎜ 정도에 불과하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세대주택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 5월 인천 부평에서 층간소음으로 집주인이 도끼를 휘두르고 세입자 집에 불을 질러 두 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주택은 아파트가 아닌 소규모 다세대주택이다. 소규모 다세대주택이 아파트에 비해 층간소음이 훨씬 심한 것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바닥두께, 중량ㆍ경량충격음 제한 등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30가구 이하 다가구ㆍ다세대 등 일반주택에도 바닥두께 기준 등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미 지어진 주택들은 사실상 대책이 전무하다.
자문단에 위촉된 한만희 전 국토부 차관은 "법ㆍ제도보다 자치적인 규약이 훨씬 효과도 크기 때문에 당사자 간 이해와 에티켓 같은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캠페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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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줄이기` 연중 캠페인…전문가 자문단 6명 `드림팀`
층간소음 제보·해결 아이디어 받습니다 | ||
기사입력 2013.06.12 17:33:57 | 최종수정 2013.06.12 21:56: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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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발대식에 참석한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한만희 전 국토해양부 차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박기풍 국토교통부 차관,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 박창민 한국주택협회장(앞줄 왼쪽부터)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
살인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비화되는 층간소음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이다.
애꿎은 인명 희생뿐 아니라 이로 인한 각종 송사, 피해보상금 등 여러 가지로 기회비용이 막대히 커져가고 있다.
매일경제와 국토교통부는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로고에 이런 뜻을 담아 `층간소음 다운(Down), 국민행복 업(Up)`을 선정했다. 층간소음을 줄여 삶의 행복을 높이자는 뜻이다.
캠페인은 앞으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새로운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전개된다.
이웃 간의 배려 등 공동주택의 주거 문화 개선을 위해 각계각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건설사들에는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독려하게 된다.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도 기업들의 층간소음 방지 기술 및 현장 기술 적용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제도 개선작업을 함께하게 된다.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면서 수시로 자문해줄 자문단부터 구성했다.
자문단은 관계와 기업연구소는 물론 하자보수 분쟁에 전문변호사와 국민 건강문제를 조언해줄 전문의로 구성됐다.
주택ㆍ도시전문가인 한만희 전 국토부 차관과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정부정책과 주거문화 분야에서, 건축음향박사인 염성곤 삼성물산 건축도시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문제 부문을 조언하게 된다.
자문단은 앞으로 층간소음에 대한 제도 개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층간소음 줄이기는 정부와 건설사들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밝혀졌다. 따라서 매일경제는 층간소음 줄이기를 위한 각종 기획 기사를 연재하고 별도로 층간소음 피해 사례와 해결 아이디어를 받을 계획이다.
층간소음을 자체적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아파트 단지의 우수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개한다. 당장 국내 최고 아파트를 선정하는 매일경제 `살기좋은 아파트 선발대회`에 층간소음 부문 심사를 강화했다.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층간소음은 정책적으로 건축법과 주택법 강화를 통해 법적 규제도 강화해야 하지만 지속적인 주민 홍보와 예방교육 등 공동체 의식 형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언론이 함께 진행하는 이번 캠페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전문가 자문단(가나다순)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 △염성곤 삼성물산 건축도시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건축음향박사) △윤홍배 변호사(하자분쟁 전문) △정재훈 신경정신과 전문의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 △한만희 전 국토부 차관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우수사례와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접수합니다. 자체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아파트 단지는 물론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계신 분들은 많이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매경 부동산부 estate@mk.co.kr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애꿎은 인명 희생뿐 아니라 이로 인한 각종 송사, 피해보상금 등 여러 가지로 기회비용이 막대히 커져가고 있다.
매일경제와 국토교통부는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로고에 이런 뜻을 담아 `층간소음 다운(Down), 국민행복 업(Up)`을 선정했다. 층간소음을 줄여 삶의 행복을 높이자는 뜻이다.
캠페인은 앞으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새로운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전개된다.
이웃 간의 배려 등 공동주택의 주거 문화 개선을 위해 각계각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건설사들에는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독려하게 된다.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도 기업들의 층간소음 방지 기술 및 현장 기술 적용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제도 개선작업을 함께하게 된다.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면서 수시로 자문해줄 자문단부터 구성했다.
자문단은 관계와 기업연구소는 물론 하자보수 분쟁에 전문변호사와 국민 건강문제를 조언해줄 전문의로 구성됐다.
주택ㆍ도시전문가인 한만희 전 국토부 차관과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정부정책과 주거문화 분야에서, 건축음향박사인 염성곤 삼성물산 건축도시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문제 부문을 조언하게 된다.
자문단은 앞으로 층간소음에 대한 제도 개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층간소음 줄이기는 정부와 건설사들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밝혀졌다. 따라서 매일경제는 층간소음 줄이기를 위한 각종 기획 기사를 연재하고 별도로 층간소음 피해 사례와 해결 아이디어를 받을 계획이다.
층간소음을 자체적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아파트 단지의 우수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개한다. 당장 국내 최고 아파트를 선정하는 매일경제 `살기좋은 아파트 선발대회`에 층간소음 부문 심사를 강화했다.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층간소음은 정책적으로 건축법과 주택법 강화를 통해 법적 규제도 강화해야 하지만 지속적인 주민 홍보와 예방교육 등 공동체 의식 형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언론이 함께 진행하는 이번 캠페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전문가 자문단(가나다순)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 △염성곤 삼성물산 건축도시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건축음향박사) △윤홍배 변호사(하자분쟁 전문) △정재훈 신경정신과 전문의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 △한만희 전 국토부 차관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 우수사례와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접수합니다. 자체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아파트 단지는 물론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계신 분들은 많이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매경 부동산부 estate@mk.co.kr
[기획취재팀 = 전병득 차장(팀장) /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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